클라우스 해로 監督. 카리나 하자드, 헤이키 노우시아이넨 主演의 '야곱신부의 편지'를 CGV대학로에서 보았다.

 

 헬싱키 교도소에서 살인죄로 종신형을 살던 레일라는 어느날, 누군가의 탄원으로 사면을 받고 출소한다. 교도소장의 조건부 권유로 내키지 않지만, 강과 호수 곁의 야곱신부의 사제관으로 간다.

 

 레일라가 노란 버스에서 내려 찾아간 사제관에는 눈 먼 신부가 있고 빗물이 새고 커피와 호밀빵만의 검소한 식탁이 있었다. 식탁의 옆자리를 권해준 신부의 말을 무시하고 레일라는 먼 자리에앉아 신부를 관찰하며 식사를 한다.

 

 눈 먼 야곱신부는 자신에게 편지를 보내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위로의 답장을 보내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며 삶의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차갑고 무의미하고 부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거칠고 무뚝뚝하고 투박한 레일라는 신부의 그런 일을 의미 없는 일로 여긴다.

 

 "야곱신부님! 편지가 왔습니다." 외치는 우편배달부의 소리가 나면 야곱신부는 달려 나가 편지를 받아 들고, 레일라와 함께 마당의 테이블로 나가 편지의 내용을 듣고, 성경문구를 인용한 답장을 보낸다든지, 주소가 없는 편지에 대해서는 기도를 하며 진심으로 그들을 걱정하는데, 레일라가 웃긴다는 식으로 물었다. "도대체 왜 이런 무의미한 일을 하는 거죠?" 그녀의 질문에 야곱신부는 "사람들은 그들을 위해 기도해주길 바라고, 이 세상 누구도 쓸모없거나 잊혀지지 않았음을 사람들이 알고 느끼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답한다.  그리고 제게는 " 처음 오는 편지와 계속 오는 편지가 있습니다."

 

 레일라에겐 이 모든 일이 여전히 의미가 없는 짓이라 생각됐고, 심지어 우편배달부에게 받아 든 편지의 일부를 버리기까지 한다.

 

 그리고 어느날부터인가 진짜로 야곱신부에게 오는 편지가 없기 시작한다.

 

 더 이상 편지가 오지 않자 야곱은 실의에 빠지고, 성당으로 달려가 있지도 않은 혼배미사를 준비 한다던가, 비정상적인 실의에 빠진다. 비가 퍼붓는 날, 레일라는 성당에서 절망에 빠진 신부를 버려두고 사제관으로 와 떠나려 택시를 부르지만 결국 떠나지 못한다. 레일라에겐 갈 곳이 없기 때문이었다.

 대신 상들리에를 떼어내고 목을 매던 그 순간, 야곱신부가 돌아온다. "아, 레일라. 아직 이곳에 있군요." 야곱신부는 레일라에게 "나는 하느님을 위해 이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나 자신을 위해서였죠. 눈 멀고 늙은 나같은 신부를 누가 필요로 하겠어요. 오히려 나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이 일을 했던거에요. 집으로 가는 방향으로."  말한다.

 그날 이후, 야곱신부는 사제복을 벗고 내복과 맨발로 방안에 은폐해 있는다.

 

 레일라에게도 그 일이 신부에게 얼마나 의미있는 일이었는가를 깨닫고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데, 정작 편지는 오지 않고.

 어느날 레일라는 우편배달부와 짜고 편지가 온 척하고, 신부와 마당의 테이블로 나가 잡지책을 찢으며 편지인척, 독백으로.. 읽는다.

 " 저는 어렸을때 엄마에게 맨날 맞았습니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엄마는 날 매일 때렸습니다. 그런 저를 보호해주고 대신 고스란히 매를 맞은 사람은 언니였습니다. 언니는 "제발 아기는 때리지마!" 외치며. 그렇게 저 대신 매를 맞고 산 언니가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한 언니의 집으로 갔는데 형부가 언니를 매일 때리는 거예요. 그놈은 잠시 쉬고 언니를 또 때리고 또 잠시 쉬고 언니를 또 때리고 잠시 쉰 후 또 언니를 때리는 거예요. 저는 숨어서 그 장면을 보다가 형부를 찔러 죽였습니다. 저는 언니를 위해서 그 일을 했지만 결국 언니의 인생은 저 때문에 망가져 버렸습니다." 편지를 대신해 말하는 레일라의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흐르고, 그때 야곱신부가 묻습니다. "주소가 있습니까?" 대답이 없는 레일라에게 신부는 말합니다. "레일라 스텐 아닙니까?" 그러더니 "잠시만 기다리세요. 보여줄게 있어요." 하더니 진창길을 맨발로 허둥지둥 걸어가 한 뭉치의 편지들을 꺼내온 후 레일라에게 준다.  그리고 "이 편지는 계속 오는 편지입니다. 천천히 읽어요. 나는 들어가서 커피를 준비할께요."

 야곱신부에게 건네받은 편지를 읽던 레일라는 눈물을 그치지 못한다. 편지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신부님. 저는 동생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저를 만나려 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저의 고통을 유일하게 본 사람입니다. 저에게는 이제 동생뿐이 없습니다. 동생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리사 스텐."

 레일라가 사제관으로 들어가 신부를 찾는데, 야곱신부는 자신의 소명을 다한 것처럼 죽어있었다.

 경찰과 장의차가 야곱신부의 시신을 실고 떠나는 날 우체부는 모자를 벗고 신부에게 인사를 하고 레일라도 언니에게 떠난다.

 

 영화는 종교를 떠나서라도 인간의 연약함과 소통을 통해 우리에게 크나 큰 위로와 메세지를 준다. 편지와 기도로 반복되는 어떤 과정을 통해 외로움, 타인의 존재에 대한 이해, 위로와 격려에 대한 의미를 보여 준다.

 

 클라우스 해로 감독은 "이 영화는 소통을 갈구하던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우정을 형성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당신이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필요로 하지 않았던 바로 옆의 사람이 친구가 되는 것을 다룬 작품이다." 말한다.

 

 그리고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기도 한 레일라역의 카리나 하자드와 헤이키 노우시아이넨. 두 배우의 최고 수준의 연기력을 통해 74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핀란드의 청정한 풍경과 아날로그의 배경음악이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많은 여운과  생각을 안겨준 작품이었다.

 아직도 제대로의 생각이 잘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이다. 마치 '천국의 열쇠'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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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가 날아드는 이유


(내가 정원사로 일하는) 부차트 가든에
벌새들이 찾아오는 이유는 먹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꽃 속에 든 꿀을 주식으로 삼는 이들에게 우리 정원은
그야말로 잘 차려진 식탁이다. 2~3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벌새들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샐비어꽃 덕분이다. 우리에게
'사루비아'라는 이름이 오히려 더
익숙하고 친근한 그 꽃이다.


 

- 박상현의《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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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하고 사랑 많은 안내인


당신 가슴이
충분히 슬퍼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을 때까지
두려움과 슬픔을 뚫고 당신을 누군가 인도해야 할 때
현명하고 사랑 많은 안내인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눈물이 상처 입은 곳에 떨어질 때 그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자유롭게 놓아주길 바랍니다.
허기진 상처를 용서로
채우길 기원합니다.


- 존 오도나휴의《사람이 사람에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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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안다는 것


물을 안다는 것은
우주와 대자연, 생명의 모든 것을 아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의 몸은 물입니다. 물을 깨끗하게 흐르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법입니다. 당신의 몸을 아름다운 물의
결정으로 가득 채워야 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가가 몸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물의 성질을 바꾸고 그 변화는
바로 몸에 나타납니다.


- 에모토 마사루의《물은 답을 알고 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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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집에 쌀이 아슬아슬할 때는 어려운 이웃분들이 국수집도 어려운 줄 어떻게 아셨는지 찾아오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쌀이 있다는 것을 아시곤 찾아오십니다. 아니 가난한 이웃들이 참다 참다 너무 힘들어서 쌀을 조금 나눠달라고 찾아오십니다.

동구지체장애 지부에는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십니다. 점심을 함께 하시는데 쌀과 부식이 많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매 달 조금씩 나눠드립니다. 어제는 조금 풍족하게 20킬로 여섯 포를 나눠드렸습니다.

알코올 의존증 치료 공동체에서는 회원들이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매달 쌀을 20킬로 네 포씩 나눠드립니다.

정희할머니는 손자 돌봐주시다가 발을 삐었습니다. 경로식당을 다니시기가 너무 힘듭니다. 쌀을 한 포 드렸습니다.

농협 앞에서 좌판을 벌리고 호떡을 파시는 할머니, 생선을 파시는 할머니, 조개를 까서 파시는 할머니, 마른 생선을 파시는 할머니께 쌀을 한 포씩 드렸습니다.

분녀할머니와 정순할머니는 동네에서 혼자서 사십니다. 쌀을 드렸습니다.

86세 할아버지와 마리아 할머니, 마리아 할머니 앞집에 사시는 할머니, 석분 할머니, 이발소 안집 할머니와 옆집 할머니, 은지할어버지네, 경희할머니와 안나할머니 그리고 복순할머니꼐도 한 포씩 드렸습니다.

옥점할머니께는 쌀과 라면도 드렸습니다. 집사할아버지는 쌀보다 라면이 좋다고 하셔서 라면을 드렸습니다. 하자 할머니와 용자할머니께서도 오셨습니다. 쌀을 나눠드리고 달걀도 두 판씩 드렸습니다.

이번 쌀 나눔은 탈렌트 최재성님과 강지환님 그리고 유아인님이 쌀을 나눠주신 덕분입니다. 참 고맙습니다.

어제는 서울 신촌교회 여전도 회장님께서 목사님과 함께 오셔서 봉사활동을 하시고 쌀도 듬뿍 나눠주셨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잔칫집이었습니다.

연안부두 어시장의 아녜스자매님께서 어제 생선을 열두 상자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손님들께 생선요리를 듬뿍 해드릴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아침에 콩나물을 사러 시장을 갔습니다. 마른 생선 파시는 할머니께서 홑 박대 말린 것이 참 맛있다며 맛보라고 스무 마리나 선물로 주십니다. 세상에!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살면 기쁜 일이 참 많습니다!

 

                                       -민들레국수집. 민들레소식 5/16 가난한 이웃들-에서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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