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있었던, 그러나 참으로 소중한 것들 46
정희재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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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대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을 조근조근 마음에 채워 넣어 사소하지만 안온하다. 도시에서 태어나서 살아내고 있는 일이 결코 쓸쓸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작은 안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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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군대의 장군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1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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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환상과 미망에서 깨어나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에는 적국 장군의 눈을 통해 본 알바니아의 모습과, 과거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통과의례적 여행을 통해 전쟁의 무의미성과 비인간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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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 술을 마시다 친구가 나와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니 예매를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가 백화점 지하에서 오설록에서 나온 ' 레드파파야 블랙티'를 사고 옆가게에서 권해 준 올해 나온 매화차도 마시고, 귤차도 마시다가 10층에 있는 시네마로 올라갔다.

 

 오늘 우리가 본 영화는 -언터처블 1%의 우정-.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아노 감독과 푸랑수아 클로제, 오마 사이 주연.

 상위 1%의 백인 귀족남과 하위 1%의 무일푼 무식남의 천생연분의 만남과 아무도 예기치 못한 소통과 우정을 영화는 보여준다.

 

 필립은 목위의 기능만 가능한 전신마비이고  남자도우미를 뽑는 면접에 껄렁한 흑인 드리스가 나타난다. 면접을 보러온 사람들은 왜 이 일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돈이 필요해서' '사랑으로'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봉사가 좋아서'라는 상투적인 답변들을 하고, 그 장면을 보던 나는 '저런 그럴듯한 말을 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일하는 사람은 없는데' 속으로 중얼거리고. 그때 드리스가  들어와 자기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으니 거절사인이나 빨리 하라는 말을 뱉는다. 거절을 세 번 받아야 생활보조금을 탈 수 있다고 말하며.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솔직하게 내뱉는 드리스에게 필립은 묘한 호감을 가지며, 2주안에 제발로 나갈 것이라는 말로 드리스를 자극하여 오기가 발동한 드리스는 수습기간을 시작한다. 이후, 순전히 오기로 2주를 채울 생각이었던 드리스의 간병도우미로선 절대 부적절한 반응들이 속출하고 필립은 그런 저런 일들에 무관하게 자신의 상태에 대해 조언을 해주며 여러 에피소드가 일어나고 시간이 지나간다.

 

 어느날 , 24시간 호출폰을 지니고 있는 드리스에게 한밤중, 필립의 신음소리가 들리고 달려간 필립의 상태는 숨을 못쉬며 괴로워한다. 그때 드리스는 필립을 들처안고 나가 휠체어에 필립을 실고 강변을 산책시킨다. 그리고 매일 클래식이나 고전문학, 오페라등 관념적으로만 생각하고 즐기는 필립에게 담배도 몇 모금씩 입에 대주고, 팝송에 맞춰 춤도추고..한마디로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의 자연스러운 생동감으로 주변을 아연실책시키기도 때론 웃음짓게도 하며 뜻밖에도 아주 훌륭한 도우미로 필립과의 생활을 잘 해나가게 된다.

 

 그런데 필립의 변호사가 드리스에 대해 여러가지 조사를 했으니 그를 가까이 두지 말라는 말을 하며 특히 그는 연민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에, 필립이 말한다. "그래서 나는 그를 마음에 들어한다. 드리스와 같이 있으면 나도 마치 보통사람같은 기분이다."  그의 말에 공감이 갔고.

 

우리는 누군가 우리와 다른 상태의 사람을 대할때 은연중에라도, 그 다름에 대한 선입감으로 분리시키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병시에도 기술적인 문제는 누구나 처음엔 서툴고 실수도 많치만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 곧 익숙히 잘 해낼 수 있는 업무이다. 그러나 마음을 주고 받는 일은 의외로 힘든 일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문제는 신체의 장애뿐만 아니라 마음의 장애, 삶의 특수한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대부분 그러하다.

 그래서 보는 내내 관객들은 드리스와 필립의 좌충우돌한 나날을 보며 웃음도 짓고 그러면서도 왠지 마음 한켠으로는 싸한 기분도 들고.

 

 흑인 빈민가 출신의 드리스에게 사고를 친 동생이 찾아오고 그 일을 해결해 주기 위해 드리스가 떠나고, 필립은 다시 새로운 도우미를 채용하지만 이미 드리스를 대신 할 도우미는 없어 이후 그의 날들은 더욱 신경질적이고 피폐해진다

.

 집사인 이본 부인의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온 드리스는 필립을 차에 태우고 바닷가로 나간다.

 그리고 자기 대신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소개해준다며 자리를 비키고..그 자리에 나타난 사람과 함께 웃음 짓는 필립의 얼굴을 끝으로 영화는 별안간, 불이 나간것처럼 끝난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고 혹자는 '버킷리스트'와 함께 이야기도 한다.

 '버킷리스트'도 백인부자와 가난한 흑인과의 시한부인생들의 마지막 행복한 탈출을 그렸고, '언터처블'도 백인 백만장자와 가난한 흑인 백수청년간의 우정을 그렸다.

 

 그런데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향해 달려들 가는 시한부인생이 아닌가.

 살아있는 지금 이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살아있음의 의미를 만나고 기쁨을 만나는 일이야말로 어쩌면 사람들에게 제일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내게는 오늘 이 영화를 보았던 시간이 마치 삶의 정지화면 같이, 깊숙하고도 몽롱한  마음의 시선으로 들여다보았던 그런 느낌이다. 특히 필립을 연기한 푸랑수아 클루제(근데 자꾸만 더스틴 호프만의 얼굴과 겹치는군)와 드리스를 연기한 오마 사이의 연기가 너무나 생생하고 충실해 아직도 그들의 웃는 행복한 얼굴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율리와의 행복한 데이트였다. 오늘 밤 꿈엔 필립과 드리스와 함께 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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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 - 독거노인 열두 명의 인생을 듣다
김혜원 지음, 권우성.남소연.유성호 사진 / 오마이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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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이 책을 얘기해준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더 많이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해 물질적, 정신적 지원이 이루어지려면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 우선 나부터 무엇을 해야할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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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2킬로미터의 행복 - 우리가 가장 행복을 느끼는 삶의 속도는 얼마일까요?
강수돌 지음, 황중환 그림 / 굿모닝미디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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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부터의 시각`으로 사회와 삶을 바라보는 강수돌 교수의 이 책은, 시속 12Km인 네팔 테라이 기차를 예시로 삶은 속도나 높이, 결과가 아니라 내용과 방향과 과정임을 천천히 조용하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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