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집에서 지금도 제사를 하지요?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져 온 유교식 제사말입니다.
신앙에 따라선 유교식 제사를 하지 않은 분들도 있다 싶으니다만 그래도 많은 집에서 기일이라든가 설라든가 추석에 제사를 지낸다는 것 맞죠?

우리 집안에서도 제사는 연 4번(본격 제사) + 2번("작은" 제사) 올립니다.
본격 제사는 친척 일가 다 모여, 양력 1월 1일의 설 제사, 음력 3월 2일의 할머니 기일 제사, 양력 8월 15일의 "추석" 제사(10년전까지는 음력 8월15일이었어요.), 음력 12월 2일의 할아버지 기일 제사.

제사를 올린다는 건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지요.(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우리 집은 많이 간소화한 편이다고 늘 아버지가 말하십니다.
재일교포에서도 옛날의 제사 방식을 엄격히 지키는 집에선 연간 10번 이상 제사를 올린다고 합니다.


궁금한 것 (1)
우리나라에선 1년간에 몇번 제사를 올리나요?
집안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2번의 기일 제사는 밤에 올리고, 설과 양력8월15일은 아침에 올립니다.
10년전까지 할아버지, 할머니의 기일 제사는 밤 12시에 시작하였습니다. 설겆이까지 다 끝나는 건 거의 밤 2시가 넘었지요.
그래서 여러번 다른 작은아버지가 아버지한테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제사를 저녁에 한다던데 우리도 더 일찍 하면 안되요?", 그때마다 아버지는 "우리나라는 통금이 있어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거지. 우리는 그럴 필요 없소."

그런 아버지도 손자가 하나둘 늘어나자 12시 시작을 10시시작, 9시시작으로 변경하셔서 요즘은 거의 8시까지 양보하셨습니다.


궁금한것 (2)
지금 통금이 없어진 우리나라에서 제사는, 먼 옛날처럼 야밤에 올리는 겁니까?




내가 위에서 "작은" 제사라고 한 건 음력 1월 1일과 음력 8월 15일의 제사를 말합니다.
일본 사회에 살다보니, 음력으로 제사를 올린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직장에 지각하거나 휴가로 해야 되니까요.
그래서 설 제사는 내가 어릴 적에 벌써 양력 설에 올리게 되었고 추석 제사도 10년전에 양력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작은" 제사는 아버지 혼자 올리고 다른 친척들은 자유참가로 하고 있습니다.(둘째 작은아버지가 참가할 경우도 있지만, 다른 사람은 거의 불참가. -_-)
난 총각 시절에는 이 두 제사도 함께 올렸지만 결혼해서 먼 곳(자동차로서 30분)에 살게 되어서, 참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안의  " 며느리 동맹 (^^) " 의 불만은 이 제사에 집중됩니다.
거의 모든 친정의 제사에 비하여 우리 집의 제사가 귀찮다고 합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자기 집의 제사밖에 몰라서 귀찮다는 감각이 없어져서 오래지만, 나의 아내도 다른 작은어머니들도 제사 때마다 나나 동생들에게 "제사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 집의 제사 절차를 요약하면,
1. 남자 + 손자가 일제히 제사상에 큰 절 2번.
2. 남자 + 손자 한명씩 술잔을 올리고 큰 절 2번. (4살짜리 손자는 자기 형과 함께 합니다.)
3. 여자(며느리) 일제히 제사상에 큰 절 2번.
4. 여자(며느리) 한명씩 술잔을 올리고 큰 절 2번.
5. 남자 + 손자가 일제히 제사상에 큰 절 2번.
참가자가 거의 20명이니까 꽤 시간이 걸립니다.

아내는 제사 때마다 말합니다.
"친정에선 모든 사람이 일제히 큰 절 두번해서 그것으로 그만이야."


궁금한것 (3)
우리나라에서도 여성(며느리)들도 남자 마찬가지로 제사상에 술잔을 올리거나 큰절을 하는 겁니까?
제사는 남자만이 지낸다고 예전에 들었던 적이 있어요.





궁금한 것이 다 풀렸다고, 풍습 행사에 엄격한 아버지가 올리는 제사를 "개혁"할 힘은 나에게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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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01-06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날과 추석날 아침에 지내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차례'라고 합니다.)
저희집은 아버지가 장남이기는 하지만, 종가집이 아니라서 일년에 4번 지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기일 그리고 설날과 추석날.

기일에 올리는 제사는 원래 밤12시가 맞다고 합니다.
저희 집은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제가 학생 때까지만해도 밤10시를 꼬박꼬박 지켜서 지냈습니다. 절도 남자는 2번, 여자는 4번을 했지요.
그런데, 저와 사촌들이 모두 직장인이 된 후 부터는 귀가와 다음날 출근을 위해 저녁 8시에 지냅니다. 절도 남녀 가리지않고 2번만 하는 걸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잔 올리는 순서는 대개 항렬별, 남녀별로 나눠서 하니까 4~5번쯤 하게되네요.
저희 외가는 지금도 여자는 딸이건 며느리건 제사나 차례때 절을 하지 않아요. (근데, 그 외갓집에 손자가 딸 뿐이거든요? 나중엔 어떻게 할지 궁금해지네요)

저희집 문제는 제사상 차리기입니다. 아무래도 며칠전부터 이런저런 음식준비하고, 당일은 여자들이 아침부터 계속 음식을 지지고 볶고 해야하니까요. 추석전날은 송편, 설날 전날은 만두 만들기가 자정까지 이어집니다. 연말에 경상북도 유서깊은 양반 가문의 제사를 TV에서 봤는데, 그걸 보면서 어머니와 저는 동시에 '저것봐! 저런 집안도 남자들끼리만 몇가지밖에 음식 안차리네!'하고 소리를 질렀다니까요.
최근 결혼한 사촌의 부인은 차례 당일 '헉! 남자 사촌들은 다 작은 방에 누워서 만화 보고 있네요?'하고 놀랐답니다. '원래 그래요'하고 말았지만, 이건 뭐 제가 동생들 교육을 잘못시킨 불찰도 있지요...

저도 동생이나 사촌들과 제사 개혁 얘기합니다. 하지만, 결론은 '부모님 살아계시는 한은 어쩔 수 없다'고요.

ChinPei 2011-01-06 01:36   좋아요 0 | URL
BRINY님의 글을 보니, 우리 집과 대동소이라고 느껴지네요.
제사상 차리는 것도 그래요. 제사의 제주는 아버지(남자)인데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건 여성들의 일이어서 가끔 "며느리 동맹"부터 불만이 나오기도 합니다. ^^
우리 집은 좀 "남존여비"가 심한 집안이라서... ^^
아, 참 좋은 참고 되었어요.

조선인 2011-01-0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례야 다 똑같을 거고, 기제사를 5대조, 3대조, 2대조 중 어디까지 올리냐에 따라 제사의 총수가 달라지죠. 친정도 시댁도 본가가 아닌지라 약식으로 2대조까지만 올립니다.
제사시간 사정도 집안 분위기에 따라 많이 다른데, 친정은 보통 밤 11시에 하구요, 시댁은 저녁 7-8시면 합니다.
에, 또, 절은 원래 항렬별로 다 따로 올리는 게 맞지만 지금은 집안 사정에 맞게 적당히 바꿔서 하고 있습니다. 시댁의 경우 자손별로 나눠서 절을 드리고(큰아버님, 큰댁일가 몽땅, 아버님 일가 몽땅, 작은아버님댁 일가 몽땅, 뭐 이런 식), 친정은 항렬별로(큰오빠, 작은오빠 부부, 우리 부부, 큰새언니, 큰오빠 자식, 우리 자식)합니다.

ChinPei 2011-01-06 12:32   좋아요 0 | URL
아, 역시 그런가요.
다 집안마다 다르다, 그건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네요.
아내들이 자꾸 "제사 '본고장'인 우리나라보다 더 귀찮다."는 건 틀린 말이었네요.

하지만,아버지,작은아버지가 건강하셔서 제사를 지낸 하시는 한 그에 따르지만 우리의 시대로 되면 제사는 아마 많이 간소화될 거에요.
난 오래전부터, 현대의 제사는 친척끼리 연 몇번만이라도 모일 기회로밖에 그 역할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것이 목적이라면 친척이 다 모여서 함께 소풍이라도 가는 것이 훨씬 즐겁고 의의가 크다고 생각해요.
난 불효자식이에요. ^^

2011-01-06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6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6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7 0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1-01-09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인가요????ㅎㅎ
새로 바뀐 모습이 너무 귀여우세요~~~~~~~~~.^^
새해가 되었는데 너무 늦게 찾아뵈었죠??
새해 가족모두 건강하시고 좋은일이 많이 일어나는 한해가 되시길 바라고,
거기에 한국에도 여행을 오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hinPei 2011-01-09 01:21   좋아요 0 | URL
예, 펭귄.
최근 나이에 맞게 배가 나와서 애들이 펭귄 닮았다고 해요. ^^
살 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