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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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폴스키의 책은 2000년대 초에 처음 접했다. A Primate's Memoir 였다. 웃기면서도 흥미진진했다. 이 학자(작가)에게 반했다. 그 후 20여년이나 흘렀다. Behave가 2017년에 나왔다. 하드커버를 사고 싶었으나 늑장을 부리다 못샀다. 펭귄 트레이드페이퍼백을 샀다. 뿌듯했다. 몇 쪽 읽다 말았다. 


몇 달이 흘렀다. 우연히 Amazon에 하드커버가 아직 남았다는 것을 알았다. 또 샀다. 단권 주문에 붙는 배송료가 비싸게 느껴졌다. 다른 책도 왕창 주문했다. 또 몇 쪽 읽다 말았다. 


다시 세월이 흘렀다. 어느 날인가 킨들판이 2.91달러로 나와 있었다. 찾아보니 2020년 5월 6일이란다. 횡재한 기분이었다. 킨들에 넣고 몇 쪽 읽다 말았다. 


어제 이 책 번역본이 나온 걸 알게 되었다. 번역자가 김명남씨다. 딱 하루 망설이다 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나는 양장본을 사지 않았다. eBook으로 샀다. 조금 덜 창피하다. 


이제 나는 새폴스키의 Behave를 영문판으로 하드커버, 트레이드페이퍼백, 킨들 eBook, 번역본으로 알라딘 eBook을 소장한 멍청이가 되었다. 전혀 뿌듯하지 않다. 책 중독자 경제학 박사가 살짝 덜 합리적인 소비를 했을 뿐이라고 자위한다.


이제 딱 하나만 이루어지면 된다. 김명남씨가 새폴스키의 최신작 Determined를 번역해서 내주면 된다. (김명남씨가 The Song of the Cell: An Exploration of Medicine and the New Human도 번역해 주면 좋겠다.) Determined의 원서를 사지 않고 버틴 보람이 있다. 그 사이 나는 좀 더 합리적인 인간이 된 것이다.


행복하다. 이 책이 번역되어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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