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읽다 보면 저마다 사람만의 독특한 숨결을 내는 것을 느낀다. 그 숨결을 느끼며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명문과 같이 잘 쓰여진 리뷰를 보면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난다. 

난 왜 저렇게 생각을 정리하지 못할까? 어쩜 저렇게 부드럽고 살살 넘어가게 잘 쓸까? 하는 마음이 계속해서 솟구친다. 

그리고 나는 혼자서 주접을 떠는 리뷰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을 해 본다. 다들 자기만의 고통, 눈물이 있고 힘듦이 있는데 나만 리뷰에 다가 그런 것을 주저리 주저리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마치 혼자서 모든 고통을 겪는 인간처럼 얼굴에 철판을 깔고 리뷰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가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리뷰를 그래도 계속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참 얼굴이 정말 두꺼운 편이다. 

그리고 무엇을 위해 리뷰를 쓰고 있는지도 자문해 보기도 한다. 사실 칭찬 받으면 자신의 몸이 상하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하는 습성이 있는지라. 리뷰를 읽어주신 분들의 댓글에 힘을 얻어 또 다시 자신의 상처를 파내 그곳을 즐겨서 보며 이 상처는 어디까지 파였는지를 굉장히 즐겁게 쓰는 성향이 있는 듯하다. 정말 변태일까?? 

재수 시절, 제기동에 있는 재수 학원을 다녔다. 전철을 타고 내가 살고 있는 오지를 벗어나 대학이라는 낭만이 가득찬 캠퍼스를 가고 싶다는 그 일념 하나로 감옥과 같은 재수 학원을 버티며 다녔다. 이 학원은 스파르타 식이어서 외출증이 없으면 밤 10시 이전에는 절대 나갈 수 없는 곳이었기에 정말 감옥 같았다. 

공고를 나와 인문계 고등학교의 공부를 모두 모르는 상태에서 선생들이 말하는 수업들은 모두 외계인들이 말하는 것 같았고, 돈은 없어서 학원비는 밀리기 일쑤라 눈치를 보며 학원을 다니던 것도, 같은 반에 있던 좋아하던 누나를 보며 가난한 집에서 기를 쓰고 학원을 보내 줬는데 누군가를 좋아하다는 감정을 지니고 있던 스스로를 증오도 했었다. 

자의반, 타의반의 지옥 속에서 유일한 즐거움은 이 학원 건너편에 있는 만화 학원이었다. 이 만화 학원에는 공고 동창생이자 나를 후루야 미노루라는 거대한 사상가와 만나게 해 준 기계과를 졸업한 만화지망생이 다니고 있었다. 그를 찾아가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유일의 즐거움 이었던 것이다.

나와 똑같은 처지에서 공고를 와서 그곳 기계과에서 선반을 자르는 작업 등 기름 범벅이 되며 일 해도 이 친구의 꿈은 항상 딱 하나였다. 누가 봐도 대 감동하는 만화를 그리는 것! 

이혼한 어머니와 같이 살며 남동생을 하나 둔 이 친구는 자신이 만화를 그리기 위해 필요한 돈은 스스로 열정의 투쟁으로 벌었다. 야동을 컴퓨터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일본 야동을 판매하는 시장으로 물주들과 같이 가서 독학으로 배운 일본어를 사용해 최고 퀄리티를 자랑하는 작품을 선정해 수수료도 받고,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을 다니며 보고 싶은 책도 구입하는 등 그야말로 오로지 자신의 꿈 하나만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렸다. 

그렇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며 공고를 졸업하고는 만화 학원을 다니며 자신의 전문성을 키웠던 것이다. 

어느 화창했던 날, 그를 만나기 위해 거짓말로 외출증을 받아 이층의 만화 학원으로 올라갔다. 조용한 학원에서 수업을 받으며 그림 그리는 책상에서 펜으로 선을 그리는 열중하는 그의 모습과 그런 그를 비추는 햇살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 봤다. 

아! 저렇게 열정을 가지며 달리는 저 모습 정말 얼마나 멋진가! 저것이 인간이 사는 모습이지 않은가! 라며 말이다. 

그는 나보다 더 가난해 하루 차비와 천원을 들고와 학원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저녁에는 다시 일을 하며 학원비를 벌었었다. 

근데 그 햇살 비추는 속에서 보여진 그 친구의 표정은 이루 말할데 없이 행복한, 돈이 없는 가난한 만화 지망생의 표정이 아닌 정말 천국이 있다면 그곳이라도 들어간 표정이었다. 

그 표정 속에서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대학을 가고자 하는 것일까? 무엇이 내가 공부를 하고자 만드는 것일까? 끝 없는 자각을 하게 만들었다. 꿈도 없이 대학만 가고자 하는 그런 짧은 인생을 탓하며 말이다. 

며칠 간 돌아다닌 다른 분들의 서재 속 리뷰에서 난 그 때 그 친구의 표정을 글로 발견을 많이 했다. 아무리 가볍게 쓴 글도 혹은 자신의 일상이라도 즐겁게 아주 즐겁게 쓰여져 있었고, 그리고 열정이 있었다. 

그래! 리뷰도 열정이다. 그리고 즐겁게 읽는 사람에 희망의 철학을 줄 수 있는 그런 리뷰! 그것을 써 보자라는 새벽의 변압실에서 컴퓨터에 앉아 결심을 한다. 

밑에 책들은 내가 리뷰를 써 볼 책들이다. 후훗 리뷰의 예고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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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4-07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어의 정의를 잘못 알고 계신게 아닐까요?
자신의 상처가 어디까지 파였는지 반추해 볼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변태'라 부르지 않고 '도인'이라고 부르는 걸요~^^
님의 리뷰는 님의 상처를 다독이는 빨간약이 아닐까요?
좀 진부하지만 상처도 힘이 된다고 믿습니다~!!!

루쉰P 2011-04-07 13:04   좋아요 0 | URL
ㅋㅋㅋ '도인'이라 너무 감솨해요. 이거 너무 부끄러운데요. 빨간약이라고 한다면 완전 빨갛게 칠해서 불 태워드리겠어요. 아! 뭔가 양철댁님 덕분에 사명감이 팍팍 솟네요.

반딧불이 2011-04-08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리뷰에 대한 자책과 질투로 그보다 더 좋은 리뷰를 쓰시기 바래요.

루쉰P 2011-04-09 02:16   좋아요 0 | URL
흐흐흐 반딧불이님도 제 질투 대상 베스트 5에 들어갑니다. '궁극의 리뷰'를 쓰기 위해 오늘도 변압실의 불은 꺼지지 않고 밝아 있습니다. 아! 저 밝은 달이여!

cyrus 2011-04-08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에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독후감, 즉 리뷰라는 걸 썼을 때 약간은 두려움을 가졌어요. 사실 알라딘 블로그한지 1년도 안 되었고, 인터넷에서 나의 생각이 담겨져 있는
글을 올린다는게 제 개인적으로 호의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구요,, 하지만 예전에
읽었던 책들의 수에 비하면 과연 내가 이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 또는 무엇을 얻었는지 스스로 반성하면서 블로그는 나만의 사유를 위한 독서노트라는 마음을 가지면서
블로그질을 하게 되었어요,, 저도 블로그를 통해서 몇 몇 분들의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알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었고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던거 같아요,, ^^

루쉰P 2011-04-09 02:18   좋아요 0 | URL
아 그건 맞는 말씀이에요. 전 사실 익명성 제가 숨겨지는 것을 근거로 이렇게 못난 자신의 인생을 말하는 것 같아요. 주위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못하거든요. 제가 이렇게 서재를 만들어서 하고 있는지도 아무도 몰라요. ^^ 나만의 사유를 위한 독서노트가 참 맞는 말인거 같아요. 그래도 댓글이 없으면 너무 서운한 양면의 마음도 있죠. ㅋㅋ 미처 알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완전 공감이에요. 정말 어디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배워요. 앞으로 자주 들려서 배울께요. ^^

마녀고양이 2011-04-14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쉰님, 위에 고르신 두권의 책은 전혀 희망적인 책이 아닌데요. ^^
저두 사놓았는데, 우리 리뷰를 쓰고 같이 비교하고 그래야겠네요.
아마 루쉰님이 먼저 쓰실 듯 해요.

글구.... 전 이대로의 루쉰님 글 좋은데요.
염려, 너무 감사드립니다.

루쉰P 2011-04-15 02:40   좋아요 0 | URL
ㅋㅋ 희망적이지 않은 책도 희망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어둠의 세계의 힘을 보여드릴께요. 지금 리뷰를 쓰기 위해 엄청나게 머리를 싸메고 있습니다. 크흑! 저도 마고님의 리뷰를 기다리며 있을께요. 지금 그대로의 글이 좋으시다니 완전 감사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 이 지구상에서 댓글을 서로 남겨주는 서재 동지인데 어찌 매정하게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암튼 절대 힘 내삼!

2011-08-17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8 0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