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망이 고독을 가져다주지는 않았다 고독을 보내준 건 시간이었다 그토록 원할 때는 빗겨만 가더니 적당한 여유를 품은 이제야 추억과 함께 보내주었다 그 어떤 것에도 성급한 갈망은 바보짓일 거라는 걸 기다림으로 넓힌 공간 속에서 이제야 나는 진정으로 고독하다
젊은 연인들의 거리 맞춤 온도로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분다 마구 뿜어져 나오는 웃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받친 우산은 못 본 척 광화문 하늘은 스무 살의 내 발등 위에 따뜻한 비를 내린다 젊은 연인들의 거리에서 오늘은 나도 너와 연인이다 잘 살거다 잘 살거야 무색한 마흔 살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겠지만 스무 살 맞춤 온도로 젖어버린 나는 광화문 거리에서 이렇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