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더십 - 아이의 인생을 빛나게 하는 힘
강헌구.강봉국 지음 / 북클라우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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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아빠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늦은 밤 야근 후 집에 돌아와 곤히 잠든 아이 머리맡에 앉아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다가 갑자기 든 생각, ‘나는 저놈에게 뭘까? 무슨 존재일까?’ 아빠인 나는 늘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지만 아내에게는 남편노릇을, 아이에게는 아빠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좌절하고 만다. 하지만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남자들이 아빠 역할과 리더십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에 좋은 아빠가 되고 싶지만 정작 방법을 모르고 있다.

 

   이 책은 일종의 ‘아빠학 개론’이다. 베스트셀러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의 저자 강헌구는 이 시대의 아빠들에게 파더십(fathership)이 필요하다며 아빠공부를 주문한다. 뉴욕타임스는 얼마전 ‘21세기 알파남의 새로움 패러다임은 대외적인 능력을 갖추면서도 엄마의 역할까지 해 줄 수 있는 가정적인 아빠‘라며 전설적인 골퍼 잭 니클라우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을 돈과 명예는 기본이고 부성애까지 갖춘 슈퍼 대드(super dad)로 꼽았다.

   가족구조가 핵가족화 되고, 생계를 부부가 책임지면서 가정에서의 아빠 역할을 더욱 커졌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를 가진 아빠라면 가정은 숨 막히는 공간이 된다. 저자는 동서고금의 파더십 사례들을 통해 아빠다움은 그가 내면에 품고 있는 가치 체계가 얼마나 확고하며 일관성 있게 삶의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가에 결정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자녀경영연구소장 최효찬은 자신의 책 <아버지로 성공하라>에서 “당신은 단순히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어른이 될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신이 아이에게 하는 모든 행동이 먼 훗날 어른이 된 아이의 모습을 결정한다. 당신이 바로 아이의 미래다.”라고 말했다. 갑자기 아빠의 두 어깨에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부담 가질 것 없다. 아빠가 필요할 때 아이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는 것, 단순한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아빠의 절반은 이룬 셈이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한마디는 세상에 완벽한 아빠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평범한 아버지도, 부족한 아버지도 자식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들은 커 가면서 자기 부모와 비슷한 많은 태도와 행동 패턴을 습득한다. 걸음걸이, 말투, 표정 등의 외적인 특징부터 부모의 가치관, 도덕관, 세계관, 인간관 등 여러 가지를 닮게 된다. 아버지가 앞서 걷는 모습은 매우 중요하다. 그 뒷모습이 바로 자녀들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아빠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 책을 통해 가족의 모든 행복은 아빠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한전사보 KEPCO(71호) 북섹션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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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더쇼크 - '잊혀진 양육자'에서 '친구 같은 아빠'까지, 부성탐구 특별기획
EBS 파더쇼크 제작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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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아빠'가 버려야할 딱 한 가지

 

“엄마가 있어서 좋다 나를 이해해 줘서. 냉장고가 있어서 좋다 먹을 걸 줘서. 강아지가 있어서 좋다 나랑 놀아줘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한낱 우스개소리가 아니다. 어느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쓴 진짜 글이다. 냉장고, 강아지보다 못한 요즘 아빠.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걸까? 아빠는 힘들다. ‘아빠‘라서 정말 힘들다.

 

   오늘날의 아빠들은 혼란스럽다. 우리의 아버지는 집에서는 왕이었다. 저녁은 항상 가족이 함께 먹었다. 아빠가 늦으면 오실 때까지 굶으면서 기다려야 했다. 식사할 때 소리를 내면 ‘상놈 같은 짓을 한다’며 아빠한테 혼이 났다. 아빠의 말은 곧 법이었고,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명령이었다. 언제나 아빠는 우리집의 가장 어른이요, 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오늘의 아빠들은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느라 시달리고 집에 와서도 일을 해야 한다. 자녀들과 놀아줘야 하고, 아이들 숙제를 살펴야 한다. 저녁 설거지도 해야 하고 쓰레기도 버려야 한다. 끝이 없는 아빠의 일, 요즘 아빠는 고달프다. 엄한 아빠는 언감생심, 프랜디frendy, ‘친구 같은 아빠’가 되어주란다.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아이들도 잘 돌봐야 한다는 요구 앞에 아빠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밖에서도 집에서도 능력 있는 아버지가 될 수 있는가?

 

 

 

 

   <파더쇼크>는 이 시대에 맞는 올바른 아빠의 양육방향과 그 역할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요즘 엄마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아빠 역할에 대한 편견을 깨부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와 심리실험을 통해 부성의 여러 측면과 우리 시대 부성의 슬픈 자화상을 전해 호평을 받은 바 있는 EBS<다큐프라임 - 파더쇼크>를 책으로 옮긴 것이다.

 

   내용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내 아버지 같은 구식 아빠’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아버지는 자녀에게 생존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사랑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아빠는 사랑으로 자식에게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들려줬다는 거다. 예전엔 통했을지 모르지만 요즘 자녀들에게 이야기하면 참견이고 잔소리가 된다.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좋은 남편이 되어야 한다. 흥미로운 한 실험에서는 자신을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보다 남편이라고 여길 때 오히려 아이들을 열심히 돌본다는 결과가 나왔다. 좋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생각보다 아내를 아끼고 아내의 고충을 덜겠다고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양육에 참여할 때 비로소 아빠 역할을 잘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은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가 행복해야 하고, 관계가 행복해야 하고, 집단이 행복해야 한다.”이다. 아빠가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길 때 자녀의 인지정서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빠가 정신적, 육체적, 관계적으로 건강해서 여유로울 때 가족의 행복과 자녀교육이 원만해진다는 결론은 당연한 듯 새삼스럽다. 아빠들이 지금껏 힘들었던 이유는 ‘가족들에게 희생한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진짜 아빠’가 되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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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르는가 - 스티브 잡스의 사람 경영법
제이 엘리엇 지음, 이현주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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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 원칙

 

 

   2009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를 '지난 10년간 최고의 CEO'로 선정했다. 포춘은 "스티브 잡스가 컴퓨터와 음악, 영화 및 이동전화 등 4개 분야에서 이룩한 혁신적 성공 스토리는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라면서 “그를 최고의 CEO로 뽑은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 21세기 첫 10년은 ‘스티브 잡스의 10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애플은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내놓으며 전 세계를 상대로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렸다. 애플의 성공에 세상이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해당 제품군의 표준이 되었다는 점이다.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시장이 휴대전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처럼, 아이패드는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은 물론 영상, 음악, 게임 등의 유통 구조에 변화를 일으켰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의외로 애플 내부에서 ‘포악한 폭군’, ‘무자비한 황제’로 불렸다. 직원들과 토론을 하다가 자신의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큰소리로 ‘얼간이(jerk)'라 욕했고, 작업 결과를 보여주는 시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엔지니어들에게 “이건 완전 쓰레기야!”라고 소리쳤다. 한편 그는 직원들을 닥치는 대로 해고했다. 이른바 스티브식 종결(Getting Steved)이라고 해서 해고 대상인 직원들을 엘리베이터 등에서 만나면 구석에 몰아세우고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캐묻고 그에 대해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 못하면 해고했다. 그래서 직원들은 스티브와 함께 타는 것이 두려워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했을 정도였다.

   이쯤에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은 ‘스티브가 비록 직원들을 거칠게 밀어붙였지만 그의 밑에서 싸우고 떠난 직원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플 밖에 나가기만 하면 기업 여기저기서 최고의 대우로 모셔갈 내로라하는 똑똑한 인재들이 스티브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애플에 계속 있었던 이유는 도대체 뭘까?

 

 

   <왜 따르는가>에는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애플 수석부사장이었던 저자 제이 엘리엇은 20여 년간 스티브 잡스의 오른팔로 함께 일하면서 최고의 인재들이 애플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유는 스티브만의 독특한 경영 방식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저자는 이 책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스티브 잡스의 기본 전략과 팀원들을 혁신적으로 만드는 비결과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최고를 추구하고, 혁신적인 팀을 이끌어가는 스티브 잡스의 스타일과 방식을 소개했다. 저자는 스티브로부터 배운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리더십 교육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다른 무엇보다 제품과 사용자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스티브 잡스는 팀원들의 역량 그 이상으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그들에게 열의를 불어넣고 싶어 했습니다. 시장을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하며 흔들리지 않고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비전을 심어 준 것입니다.”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

 

   스티브는 자신의 리더십 원칙에 대해 “팀이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더욱 공격적인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팀을 밀어붙이고 그들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 내 몫”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티브는 자신을 대신할 대리인을 키우는 일과 직원들을 자신의 비전에 동참시키는 일을 무엇보다 우선해왔다. 그는 “사회를 바꾸어놓을 정도로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제품 개발로 시작되지 않고 비전에서 시작된다.”며 비전을 강조했다. 별나기로 유명했던 잡스와 함께 일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사람들이 그를 따랐을 때 늘 기대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의 비전 덕분이었다. 스티브가 직원들을 괴롭힌 것은 보다 완벽한 제품, 소비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놀라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스티브는 결코 ‘떼돈을 버는 대박제품을 만들자‘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우주에 흔적을 남기는 굉장한 물건을 만들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매킨토시를 만들 때에도 그는 ’우리는 단순히 획기적인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계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며 팀을 다독였고, 스티브가 눈에 보이듯 제시한 비전은 정말 현실이 되었다. 우수한 인재들이 애플을 떠날 수 없었던 것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스티브의 비전 때문이었다.

 

 

완벽을 향한 리더의 열정

 

 

   스티브 잡스야말로 세계 최고의 소비자다. 스티브는 자신이 소비자로서 만나고 싶은 제품만을 애플의 제품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그는 소수가 아닌 소비자 모두를 위한 컴퓨터, 즉 퍼스널 컴퓨터를 만들고 싶어 매킨토시를 만들었고, 음악을 사랑하는 그가 어디서나 마음껏 음악을 듣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와 아이팟을 만들었다. 그리고 휴대폰이 편리한 물건이지만, 너무나 무겁고 사용하기 어렵고, 예쁘지 않아서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폰을 만들었다.

   스티브가 직원들에게 폭군처럼 엄격하고 강압적이며 냉혹하게 했던 것도 그의 열정 때문이다. 제품에 대한 열정 때문에 직원들에게 폭군으로 비춰졌다는 것이다. 스티브는 일에 대한 열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진정으로 열정을 느낄 만한 뭔가를 찾기 전까지는 차라리 웨이터 조수나 그 비슷한 일을 하는 게 낫다. 성공한 기업가와 그렇지 못한 기업가의 차이 가운데 약 절반은 끈기다.” 그 끈기를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열정인 것이다.

완벽한 제품을 향한 리더의 열정은 조직을 움직이게 한다. 책 <인사이드 애플>의 저자 애덤 라신스키는 “애플 직원들은 누구나 ‘미션’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 어떤 곳에 가서 주위를 둘러봤을 때 모두 자신이 만드는 제품을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회사에 남아있을 이유는 된다.”고 말했다.

 

 

 

 

리더보다 나은 인재 채용

 

   스티브 잡스의 인재채용에 있어 “반드시 A급 인재만 채용하라”고 고집했다. ‘B급을 몇 명이라도 채용하면, 결국 B급, C급도 채용하게 되면 곧이어 회사 운영이 결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능력 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알고 지내는 법, 스티브는 유능한 A급 인재 후보자의 공급처를 회사 직원들로 보았다. 그는 회사에 인재를 추천해줄 때 마다 직원들에게 500달러를 지급했다. 스티브의 인재 채용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필요조건을 규정하라. 하지만 엄격하게 적용하지는 말라

2. 팀 자체를 채용 과정의 일부로 만들어라

3. 인재 찾기를 일상적인 방법으로 제한하지 말라

 

 

   스티브에게 면접자의 이력서는 관심 밖이다. 그는 면접자에게 “애플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해주세요.”, "회사에서 잘린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진 후 그들이 하는 말보다 반응을 살폈다. 즉 상대가 당황하는지, 의표를 찔렸는지, 진실을 말할지, 쩔쩔매는지 등의 반응을 살폈다. 당연히 애플은 외부의 헤드헌팅 업체를 이용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결국 애플 문화에 적합한 인재를 뽑는 마지막 결정은 ‘이 사람에게 어떤 느낌이 들지?‘하는 “직감”을 근거로 하기 때문이다.

 

 

사람(소비자,직원)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2의 출시를 위한 설명회 연설에서 “우리가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은 우리는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고자 했다. 기술과 인문학, 이 두 가지의 결합이 애플이 일련의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애플 제품에는 어떤 인문학적 DNA가 들었을까?

   애플은 제품을 만들기에 앞서 ‘포커스 그룹’을 만들지 않았다. 스티브는 평소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 고객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발칙하기 짝이 없는 이 말은 잘 새겨들어야 한다. 스티브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금까지 이러한 제품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애플의 모토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다. 이 말의 의미는 기존 가전회사처럼 혁신을 기술에만 둘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사람을 감동시키는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다르게 생각하기'는 애플 제품들의 비전과 안목에도 적용되었다.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인 매킨토시를 내 놓을 때 잡스는 “들어 올릴 수 없는 컴퓨터는 더는 컴퓨터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사무실 크기만 한 IBM 컴퓨터의 종말을 예고했다.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은 인간의 소유심리에 맞선 케이스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튠즈가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음반업자와 가수들은 ‘불법복제’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만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문제는 인간의 소유욕망에 있다고 봤다. 그래서 스티브는 가수나 음반업자들처럼 불법복제자들에게 헛된 양심에 의거해 구걸하지도, 그들을 적발해서 처벌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 대신 잡스는 단돈 1달러에 채 10초도 되지 않아서 다운을 받는 아이튠즈라는 더 나은 환경의 제공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해 ‘합법적인 다운로드 시장’을 창출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스티브의 경영 스타일은 현대 경영학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의 경영방식은 단순한 애플의 놀라운 성공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의 생활 패러다임을 바꿔놓으며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우리는 이러한 애플의 진화를 혁신(innovation)이라 불렀다. 애플의 혁신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야 고객이 성공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무엇이 소비자를 흥분시키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경영의 총체였다.

 

   ‘비즈니스는 리더를 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한다는 비전을 갖고 열정을 쏟을 때 비로소 나를 응원하고 따르는 무리를 만들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과연 내가 고객이라면 이 제품을 기꺼이 살 것인가?' 천 번을 되물으며 완성도를 높였다. 인텔의 앤드루 그로브 회장이 말했던 지구 종말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편집광'은 스티브 잡스가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원칙은 없지만 진정성이 담긴 스티브 잡스의 고객과 직원에 대한 사람 경영법은 소비자의 아낌없는 사랑을 갈망하는 기업의 리더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월간금융(12월호)에 기고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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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그 신화와 진실
엘렌 루이스 지음, 이기홍 엮음 / 이마고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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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 공룡, 이케아IKEA 의 모든 것

 

   이케아는 스웨덴의 가구업체로 가구 하나로 전 세계인의 생활방식을 바꾼 기업으로, 이 책은 스웨덴의 최고 유명 수출품 이케아의 성공 신화를 분석한 책이다. 영국의 브랜드 전문가인 저자는 이케아의 전ㆍ현직 직원과 각계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여러 공식·비공식 문건과 다큐멘터리영화 자료 등을 조사하여 브랜드 이케아의 배후에 놓인 아이디어, 원칙, 역사를 설명하고 베일에 가려 있던 이케아를 보여준다.

 

가구업계 공룡, 이케아IKEA 의 모든 것

 

 

“인생이란 이케아 가구 조립과 같다.

목적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부품들을 한데 맞출 수도 없으며 ,

중요한 부품은 항상 빠져 있고, 최종 결과는 기대와는 전혀 딴 판이다.“ (18 쪽)

 

 

   이케아는 현재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43 개국에 338개의 이케아 매장이 있다. 종업원은 15만4000명이고, 다루는 제품은 점포마다 무려 1만 점을 넘는다. 2012년 매출은 275억유로(약 41조원)였고, 이케아 매출은 1958년에는 300만유로에 불과했는데, 54년 만에 9167배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재정 위기에도 이케아 매출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이케아는 가구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쉴 수 있는 호텔과 레스토랑을 이케아 매장 주변에 갖추고 있다고 한다. 하루 150만 명의 고객이 전세계의 이케아를 방문하고, 한 해에 5억 8000만 명의 고객이 이케아를 찾는다. 실로 ‘어른들의 디즈니랜드’로 불릴만하다.

 

   볼보, H&M, 사브, 앱솔루트 보드카, 엘렉트로룩스 등 스웨덴이 낳은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하나인 이케아는 인구가 900만 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 이처럼 많은 국제적 브랜드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불가사의한데, 정말 놀라운 것은 이케아가 스웨덴 남부의 시골 스몰란드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로 치면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난 가구회사가 전 세계에 가장 모던한 디자인을 전파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는 뜻이다.

 

 

 

 

"누구나 이케아에서 쇼핑을 하다가 놀라는 순간이 있다. 물건이 이토록 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이것은 입이 딱 벌어지는 기발한 노하우의 영역이다. 이케아 내부에서는 이렇게 터무니없이 싼 물건들을 길거리 가게에서 파는 50페니짜리 소시지에 견주며 ‘핫도그’라고 부른다. 다른 회사가 도저히 흉내내기 어려운 이케아의 확고한 경쟁우위 가운데 하나는 간단히 말해 제품을 실제보다 더 비싸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반 대중이 원하는 바와 맞아떨어진다. 우리는 멋져 보이길 원하지만 그만큼의 돈을 지불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이케아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다음과 같다. 우선 이케아 가구는 싼 가격으로 유명하다. 이케아의 광고 중에 “이 침대는 잠옷보다 쌉니다.”라는 문구가 있을 정도로 가구가격이 싼데, 이처럼 저렴한 가격을 가능하게 한 1등 공신은 ‘고객이 함께 일하게’ 만드는 시스템 덕분이다. 제품가구를 사서 조립하는 과정을 고객들이 흥미롭게 느끼도록 하여 이케아 매장에는 ‘스웨덴식 디즈니랜드’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 유럽에 DIY 문화를 이끌기도 했다. 세련된 북유럽 디자인 제품을 싼 값에 차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고객들은 번거로움마저 달콤하게 받아들인다.

   두 번째 특징은 조립식 콘셉을 들 수 있다. 플랫팩 가구라고 불리는 이케아 제품들은 완성되지 않은 채로 납작한 상자 안에 들어 있는데, 고객들은 이 상자를 차량에 싣고 집으로 운반하여 손수 조립까지 해야 한다. 세 번째 특징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을 바탕으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이케아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도구이자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카달로그, 직원 모두가 진정한 이케아 가족이라는 독특한 기업 문화, 그리고 60년 이상 이케아를 이끌어 오고 있는 이케아의 절대자 잉바르 캄프라드 등도 이케아의 특징에 속한다.

 

 

   내가 이 책을 주목해서 읽은 이유가 있다. 요즘 국내 가구 업계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다. 업체관계자들은 요즘이 ‘IMF때보다 더 힘들다‘고 볼멘소리를 하는데, 이케아라는 세계적인 가구업체가 국내에 들어오면 국내가구업체들은 고사할 위기에 빠질지도 모르겠다는 우려 때문에 ’이케아는 과연 어떤 기업인가?’궁금해서였다.

 

   한국 가구 업계의 현실은 한마디로 존폐위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업계 1위였던 보루네오 가구는 자금난을 겪다 지난 10일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국내 가구업계 2위인 리바트는 영업이익률이 0.5% 선에서 머물고 있어 임기도 전에 대표를 바꾸고 있다. 국내 사무용 가구 시장 1위인 퍼시스도 올해 1분기 매출이 599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줄었다.

원래 가구산업인 것이 소득이 높아질수록 성장하는 업종이다. 1인당 GNP(국민총생산)가 2만 달러이상이면 사람들이 주택이나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돼 가구 산업이 성장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 인데, 한국은 예외다. 한국의 1인당 GNP는 2000년대 후반부터는 2만 달러에 접어든 이후 국내 가구 업계는 되레 그때부터 더 위축되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꼽을 수 있다. 보통 이사를 하면서 가구를 많이 바꾸는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가구 업계가 동반 침체에 빠진 것이다. 아울러 사무용 가구는 신설 법인 설립에 영향을 받고, 혼수 의존도가 높은 가정용 가구는 결혼적령층 규모에 영향을 받는데, 불황으로 문을 닫는 회사가 늘고, 결혼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가구 시장이 더 침체에 빠진 것이다. 두 번째는 국내 가구업계의 디자인 경쟁력 약화가 업계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당시 국내 가구 산업이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었다고 말한다. 세 번째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싼 값의 가구가 들어온 것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이케아는 현재 2011년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7만 8198㎡짜리 땅을 2346억 원에 낙찰받아 내년으로 예정된 이케아가 들어오면 한국 가구업계는 초토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대책은 뭘까? 우선 늦었지만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R&D를 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가구업계의 디자인 경쟁력 약화가 업계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있다. 과거에는 가구업체마다 저마다의 디자인과 특징이 있었는데, 2000년대 단순함을 강조한 디자인이 유행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그 디자인을 베끼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당시 국내 가구 산업이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었다고 말한다. 아울러 국내 가구업계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협조도 필요한데, 가구업계는 관세에 역차별이 있다고 주장한다. 즉 국내 가구업체는 원자재인 파티클보드(원목을 가공해 만든 판상 재료)를 수입할 때 8% 관세를 물지만, 완제품을 수입하는 이케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래로 우리나라에서 가구는 결혼 혼수품에도 들어갈 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재산이었다. 할아버지 세대만 하더라도 잘 쓰고 관리했다가 대를 물리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해 가구도 한철만 입고 버리는 패스트패션 같은 소모품이 되어버렸다. 이제 우리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닐지라도 아주 싸다는 이유로 집을 위해 충분히 가구를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이케아의 높은 품질과 싼 가격이 전 세계의 가구소비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품질 좋고 싼 가격의 가구를 살 수 있다니 국내 소비자로서는 반갑다. 하지만 이케아의 국내진출은 국내 가구산업에게는 더 큰 위기가 될 것이 뻔하다. 우려가 곧 현실이 될 시점에서 이 책은 지피지기知彼知己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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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 - 부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진정한 부를 얻는 방법
엠제이 드마코 지음, 신소영 옮김 / 토트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0,30대 청춘을 위한 2014년형 부자 안내서 

 

   단언컨대, 대한민국 성인 열 명중 아홉 명의 소원은 ‘부자’다. 소원이 이뤄지려면 보다 구체적이어야 하는 법, 대한민국 1% 부자가 되려면 얼마나 있어야 할까. 배우 김정은이 CF에 나와 “부자 되세요.“하고 두 손 모아 새해 덕담하던 10년 전만 해도 10억 원 정도 있으면 부자였다. 하지만 강남에 있는 코딱지만 한 아파트 한 채 값이 10억 원을 훌쩍 넘는 요즘에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소리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1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114억 원(응답 평균)이상의 자산이 있어야 한다니...내가 내일부터 100살이 되는 55년 동안 쓰리잡을 뛴다고 해도 못 벌 액수, 진즉 나는 소원을 ‘말 잘 듣는 남편 되기’로 바꿨다.

 

   요즘 젊은이들은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100대 1의 무한경쟁에 뛰어들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며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설령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취업을 하고, 공무원이 된다고 해도 그들 역시 결코 2013년이 말하는 ‘부자’는 될 수 없다. 경남 통영 사량수협의 유통판매과장처럼 백수십억 원을 횡령하면 모를까, 보통 사람들의 부자되기는 로또뿐이다.

   그래서일까. 2012년 로또 총 판매액은 자그만치 2833억 원이나 된다(그 속에 30만 원 정도는 내 돈이다). 대한민국 성인들에게 로또는 고달픈 현실을 일주일동안 버티게 하는 ‘만원의 꿈’이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욕먹으면 퇴근길에 로또사고, 아내의 구박에 못 이겨 집을 나와 담배 한 대 물고 또 로또를 산다. 로또 추첨일이 가까워지면 놓칠새라 점점 많이 산다. 목요일 11%, 금요일 19% 순으로 점점 높아지다가 추첨 당일인 토요일은 42%로 절정에 이른다. 신기하게도 추첨방송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꽝’일 게 뻔해서다. 1등 당첨확률이 814만 5060분의 1, 차라리 벼락 맞을 확률(180만분의 1)이 로또 1등보다 5배쯤 높다는 걸 잘 알기에 방송을 보지 않는다. 하지만 안 될 줄 알면서 다음 주면 또 일주일의 꿈을 만원에 살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에 의하면 확률 없는 로또 말고도 부자 되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부자 되는 여부보다 ‘언제 부자가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병헌이란 청년이 좋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 빵빵한 스펙으로 좋은 직장에 취업했다고 하자. 병헌이가 부자되는 방법은 월급을 쪼개 이율 좋은 금융상품과 퇴직연금에 투자하고, 신용카드를 없애고, 절세방법을 찾아다니면서 40년 동안 죽도록 일하는 것 뿐이다. 일에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을 때가 되면 그는 114억 원을 가진 부자는 아니더라도 부자소리는 듣겠지만, 병헌이가 65세에 부자가 되는 건 자식들에게 좋을 일 시킬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이 책의 저자는 차량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Limos.com’을 설립해 30대에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사업가가 된 엠제이 드마코, 그는 자신처럼 조금이라도 젊을 때, 인생을 즐길 수 있을 때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껏 읽어왔던 부자관련서들이 집중했던 ‘몇 십 억 부자 되기’와는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부자 되는 길’을 우리가 걷는 길과 차도를 빗대어 ‘인도人道, 서행차선, 추월차선’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인도나 서행차선은 일주일에 5일을 노예처럼 일하고, 또 다시 노예처럼 일하기 위해 2일을 쉬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는 ‘현대판 노예’의 삶이다. 즉 인도와 서행차선의 삶은 프로스트가 말하는 “하루에 여덟 시간씩 일하다가 사장으로 승진하여 하루에 열두 시간씩 일하는 삶”과 다름 아니다. 젊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추월차선인데, 취업이 아닌 사업을 통해서만 놀랄 만한 부와 자유를 얻게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한편 사업을 한다고 해서 모두 젊어서 부자가 되는 ‘추월차선’에 올라설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업에 시스템이 결합되어야 한다. 시스템은 한꺼번에 수만 명에게 영향을 끼쳐 수만 배를 벌 수 있게 해서다. 예를 들어 만 원짜리 이발을 제공하는 이발소를 운영하는 사업이라면 논리적으로 수백만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스템을 도입해 프랜차이즈 기업이 된다면 가능해진다.

   저자는 이른바 돈이 열리는 나무격인 추월차선 사업으로 임대 시스템, 컴퓨터·소프트웨어 시스템, 콘텐츠 시스템, 유통 시스템, 인적 자원 시스템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구멍가게 수준의 장사가 아니라, 인터넷 기업, 부동산 투자, 글쓰기, 발명처럼 콘텐츠나 헤게모니를 개발해 내가 잠을 자는 사이에도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거나, 이자가 붙는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사업들이 추월차선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추월차선을 달리고 있는 부자는 많다. 가수이자 기획사 대표인 박진영은 자신이 작곡한 음원 저작권 수입만으로 지난 해 약 12억 원의 저작권 수입을 올렸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첫 번째 책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첫 책<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리더스북) 1권은 논픽션으로는 드물게 100쇄(2권은 65쇄 20만부)를 찍었다. 2005년 4월1일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 6년간 30만부가 팔렸다. 최근에 쓴 책 <문명의 배꼽, 그리스> 역시 올해 초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윈도우즈를 만들어 세계최고의 부자가 된 빌 게이츠, 슈퍼잼을 만들어 전 세계에 잼을 팔고 있는 25살짜리 청년 프레이저 도허티 등도 추월차선 위에 올라탄 부자들이다.

   추월차선은 위에 언급된 유명인 뿐 아니라 당신처럼 평범한 사람도 충분히 올라탈 수 있는 길이다. 주위에 있는 신문을 펴 보자. 새로운 기계나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큰돈을 번 사람, 평범한 식당이나 카페에 시스템을 바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를 개발해 낸 사람 등 추월차선 인생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은 거의 매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특별해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부자가 돼서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부자가 흔하지 않은 이유는 부자될 깜량이 부족해서다. 즉 사람들이 부자 되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거나, 부자가 되는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아서다. 시중에 나온 재테크서들의 공통점은 ‘쉬운 부자되기’를 권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독자들은 게으르다. 부자되기는 간절히 원하면서 정작 노력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보니 ‘묻지마 투자’를 하거나, 평생해도 되지 않을 로또에 매주 돈을 걸고 있는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은 ‘쉬운 부자 되기’가 아닌 ‘빠른 부자 되기’를 권한다. 그리고 돈 대신 욕구를 좇으라고 주장한다.

 

 "돈이든 꿈이든 '진정 하고 싶은 것'이든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의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보는 것을 당장 그만두어라. 대신 욕구와 곤란함과 문제점과 서비스 결함과 정서를 좇아라.... 돈은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끌리지 않는다. 돈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사업에 끌린다. 돈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욕구를 대규모로 해소하면 대규모의 돈이 끌려온다“ (266 쪽)

 

 

   특히 ‘부는 소유물이나 돈이 아니라 3F, 즉 가족(Family, 관계), 신체(Fitness, 건강), 그리고 자유(Freedom, 선택)’라는 진정한 부富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내게 부에 대한 신선한 각성覺醒의 계기가 될 만큼 인상적이었다. 한마디로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신체가 건강하며, 내가 원하는 무엇이던 선택할 수 있다면 억만장자도 부럽지 않다는 뜻인데, 이보다 명쾌한 답은 없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부자는 젊은 나이에 일과 돈에서 해방되어 인생을 즐기는 사람인 것이다. 부자와 사업에 대한 당신의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책, 지금껏 당신이 부자가 될 수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 전문가 리뷰에 기고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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