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더쇼크 - '잊혀진 양육자'에서 '친구 같은 아빠'까지, 부성탐구 특별기획
EBS 파더쇼크 제작팀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슈퍼맨 아빠'가 버려야할 딱 한 가지

 

“엄마가 있어서 좋다 나를 이해해 줘서. 냉장고가 있어서 좋다 먹을 걸 줘서. 강아지가 있어서 좋다 나랑 놀아줘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한낱 우스개소리가 아니다. 어느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쓴 진짜 글이다. 냉장고, 강아지보다 못한 요즘 아빠.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걸까? 아빠는 힘들다. ‘아빠‘라서 정말 힘들다.

 

   오늘날의 아빠들은 혼란스럽다. 우리의 아버지는 집에서는 왕이었다. 저녁은 항상 가족이 함께 먹었다. 아빠가 늦으면 오실 때까지 굶으면서 기다려야 했다. 식사할 때 소리를 내면 ‘상놈 같은 짓을 한다’며 아빠한테 혼이 났다. 아빠의 말은 곧 법이었고,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명령이었다. 언제나 아빠는 우리집의 가장 어른이요, 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오늘의 아빠들은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느라 시달리고 집에 와서도 일을 해야 한다. 자녀들과 놀아줘야 하고, 아이들 숙제를 살펴야 한다. 저녁 설거지도 해야 하고 쓰레기도 버려야 한다. 끝이 없는 아빠의 일, 요즘 아빠는 고달프다. 엄한 아빠는 언감생심, 프랜디frendy, ‘친구 같은 아빠’가 되어주란다. 돈도 많이 벌어야 하고 아이들도 잘 돌봐야 한다는 요구 앞에 아빠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밖에서도 집에서도 능력 있는 아버지가 될 수 있는가?

 

 

 

 

   <파더쇼크>는 이 시대에 맞는 올바른 아빠의 양육방향과 그 역할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요즘 엄마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아빠 역할에 대한 편견을 깨부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와 심리실험을 통해 부성의 여러 측면과 우리 시대 부성의 슬픈 자화상을 전해 호평을 받은 바 있는 EBS<다큐프라임 - 파더쇼크>를 책으로 옮긴 것이다.

 

   내용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내 아버지 같은 구식 아빠’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아버지는 자녀에게 생존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사랑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아빠는 사랑으로 자식에게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들려줬다는 거다. 예전엔 통했을지 모르지만 요즘 자녀들에게 이야기하면 참견이고 잔소리가 된다. 좋은 아버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좋은 남편이 되어야 한다. 흥미로운 한 실험에서는 자신을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보다 남편이라고 여길 때 오히려 아이들을 열심히 돌본다는 결과가 나왔다. 좋은 아버지가 되겠다는 생각보다 아내를 아끼고 아내의 고충을 덜겠다고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양육에 참여할 때 비로소 아빠 역할을 잘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은 “아이가 행복하려면 내가 행복해야 하고, 관계가 행복해야 하고, 집단이 행복해야 한다.”이다. 아빠가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길 때 자녀의 인지정서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빠가 정신적, 육체적, 관계적으로 건강해서 여유로울 때 가족의 행복과 자녀교육이 원만해진다는 결론은 당연한 듯 새삼스럽다. 아빠들이 지금껏 힘들었던 이유는 ‘가족들에게 희생한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진짜 아빠’가 되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

 

이 리뷰는 한전사보 KEPCO(71호) 북섹션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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