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365 : 매일 복음 묵상 1 매일 복음 묵상 1
김석년 지음 / 샘솟는기쁨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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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네 번째 영남알프스 9봉, 아니 8봉 등정을 시작했다. 영축산을 시작으로 신불산과 간월산을 토요일에, 천황산과 재약산을 일요일에 다녀왔는데, 해마다 산을 오르는 시기와 그때 내 몸 상태의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물론 산을 타면서 느낄 수 있는 상쾌함과 해마다 조금씩 다른 풍광 역시 멋지다. 올해는 다른 어느 때보다 몸이 가벼웠던 것 같다. 확실히 매일 아침 회사 헬스장에서 꾸준하게 러닝머신을 뛴 게 효과가 있다. 케이블카만 제시간에 탔다면 마지막 날 산 하나를 더 타도 될 듯했다.

특정한 교회를 꾸준히 다닌 것은 아니지만, 신약성서의 로마서를 소개한 김석년 목사님의 <로마서 365>를 읽어보았다. 책을 읽기 전에 관련 정보를 조금 찾아봤는데, 평도 나쁘지는 않은 듯했고, 무엇보다도 매일 복음 묵상을 하기에 로마서가 좋다는 이야기가 많아 읽어보기로 한 책이다. 예전에 성당에 몸을 담았을 때, 미사와 성경 읽기 모임에서 보낸 시간이 머릿속에 많이 남아있었는데, 로마서를 보면서 그 기억들이 떠오르는 듯해 좋았다.

서문에는 무언가를 느리게 반복적으로 곱씹는 일은 바쁘고 분주한 현대 사회와는 맞지 않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오랜 시간을 들여 묵상하는 것은 영혼의 양식이 되고, 일상의 능력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좋은 말씀과 같은 영혼의 양식은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기에, 성경을 -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 로마서를 꾸준히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아니, 분명 큰 도움이 되리라 보인다.

아래는 책을 읽으면서 눈에 들어왔던 문구들인데 몇 개를 소개해 본다.

ㅇ 이 넘치는 은혜를 날마다 누리는 자는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ㅇ 자꾸 근심하고 무서워하고 우울해하면 마귀는 우릴 얕잡아 보고, 더 건드리고 위협한다. 오래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지 마라

ㅇ 어떤 문제든, 무슨 고통이든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만 들면, 사랑으로 충만해지다면 능히 해결할 수 있고 이길 수 있다.

ㅇ 힘이 드는 날은 내가 무엇을 놓쳤나를 생각하며 먼저 자기 돌보기를 하자

ㅇ 행복은 시각에 달려 있다. 세상을 어떻게 보고, 해석하느냐에 좌우되는 것이다.

ㅇ 평안이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ㅇ 오늘도 하느님은 우리에게 신실하시다. 그 신실하심은 고난 중에 믿는 자에게 더욱 빛을 발한다.

ㅇ 우리에게 길이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방황일 뿐이다.

사랑을 잘하는 사람이 기도도 잘한다는 사무엘 코울리지의 말처럼, 또 기도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이므로 거기에는 언제나 예의 바름과 은혜와 존중심이 질서 정연하게 갖추어져 있음을 명심하라는 리차드 포스터의 말처럼 쉬지 않는 기도의 신비로움을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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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 2024-2034 - 모든 산업을 지배할 인공일반지능이 온다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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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트렌드를 접해 보고, 또 다가올 미래를 엿보는 건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 사람들의 예측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맞춰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어렸을 때 그려보았던 미래 공상만화 속 세상이 지금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실현(?) 된 것 같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미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무언가의 축적치가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이번에 읽은 책은 박영숙 님과 제롬 글렌이라는 분이 쓴 <세계미래보고서 2024-2034>라는 책이다. 이미 많은 전작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다가올 몇 년 후를 대비하는 혜안을 제시한 바 있는 저자들은 이번 책에서는 인공지능 AI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접하는 인공지능(AI)은 인공협소지능(ANI) 또는 약인공지능(WAI)라고 불리는 수준인데, 곧 다가올 미래에는 인공일반지능(AGI) 또는 강인공지능(SAI)이라 불리는 시대가 도래할 거라고 하며, 이에 따른 미래상과 우리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을 말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인공일반지능은 새롭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간보다 똑똑하고 빠른 AI라 보면 된다. 물론 지금도 챗GPT와 같은 것들이 등장해 인사말, 간단한 보고서, 검색 자료를 대신해 주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검토와 재작성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한다. 나 역시 몇 번 이용해 보긴 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검색해 보았을 때 전혀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저기 온라인에 산재해 있는 글들을 긁어온 느낌...)

더 나아가 인공초지능이라 불리는 단계에 오면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보았던 사람과 대화하며 모델을 만들어내는 - 사람의 형체만 없을 뿐, 거의 사람과 유사하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 인공지능이 우리와 함께 할 수도 있다고 저자들은 예측한다. 그리고 이에 따른 각종 윤리 문제나 절차상의 보완점 등을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려 독자들에게도 전달하고 있다.

국제조약의 필요성과 거버넌스의 구축, 인공지능에게 권리 부여 등과 같은 구체적인 부분은 책에 많이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고, 추가적으로 인공지능이 다양한 의료 분야와 실버세대를 위한 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음을 소개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또 확실하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환경 문제의 해결에도 AI는 많은 기여를 하겠지만, 현재 기준으로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어갈 거란 사실도 분명하다. 하지만 반대로 AI로 인해 업무의 형태가 바뀌고 이에 따른 또 다른 일자리의 출현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AI의 등장에 따른 교육과 리스킬링, 업스킬링의 필요성이다. 정말 단순한 업무 분야를 제외하고는 AI로 인해 산업 분야별로 일자리가 줄어든 만큼 늘어는 부분도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직원의 역량에 대한 것이다.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력, 회복탄력성, 고객 접점 서비스나 응대력, 문제해결력 등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개발시켜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보인다. 이 외에도 기본소득이 정착되고, 초고령화 사회가 도래한다거나 지금과 같은 노동형태가 사라지고 엔터테이너나 말하기, 글쓰기와 같은 문화생활이나 만담꾼, 유머 감각과 같은 것들이 지금과는 다른 노동의 형태가 된다는 사실(어쩌면 지금의 유투버들이 그런 모습의 시발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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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력 (일력, 스프링) - 부와 성공을 부르는 하루 한 줄 명언
이민숙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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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관리사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가채점 결과는 시험 당일 확인했지만, 상대평가인데다가 쓰는 문제가 있어서 최종 발표는 11월 말에야 나왔다. 생각보다 합격선이 높았다. 상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재수생이 많아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보통 60점이면 합격했던 시험이 71점까지 올랐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분야에 있어서 조금 더 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또 오랜만에 공부 감각을 다시 끌어올린 점이 나름의 자산으로 남을 듯하다. 자격증, 아니 합격증은 12월 중으로 배송된다고 한다. 공인중개사 자격증과 함께 벽에 같이 붙여둘 예정이다.

이번 주엔 많은 일이 있었다. 경평 워크숍에다가 서울에서 열린 공공기관 성과관리과정에도 참석했다. 또 BP 발표 자료와 기재부에서 날라온 숙제거리, 그리고 후배 결혼식과 친구들과의 저녁까지. 그래도 덕분에 바깥바람(?)도 좀 쐬고, 오랜만에 서울에 가서 옛날에 지내던 동네도 가보기도 했다. 또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보르헤스'의 '픽션들'을 포함한 문학책 3권과 '에반게리온'과 '제이슨 므라즈'를 포함한 LP도 3판 득템했고. 조금 빠듯하긴 했지만 개인적인 일들도 볼 수 있어서 조금은 알찬 한주였지 않았나 싶다.

시간이 남는 틈틈이 이민숙 님의 '부자력'을 훑어보았다. 1년 365일의 달력으로 구성된 스프링 소책자에 매일 한 문장씩 유명인들의 부와 성공에 대한 문구들을 읽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부란 단순히 돈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변하는 무언가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마음가짐, 태도, 생활에 있어서의 행동과 실천력 등이 부를 따라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실제로 저자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운동과 자기 계발로 다방면에서 놀라운 행보를 보여준 바 있다. 더군다나 세 아이의 엄마로서 자녀 교육뿐만 아니라 본인의 커리어 개발에 있어서도 보통 사람들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오십 넘어서 시작한 운동으로 피트니스 대회에도 출전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최근에 자주 보는 성공한 사람들의 유튜브 숏폼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운동이라는 말과도 연결되지 않나 싶다.


책의 내용을 다 소개할 순 없고, 눈에 들어온 몇 가지 문구를 소개해 볼까 한다.

돈이 유일한 해답은 아니지만 차이를 만들어 낸다 - 버락 오바마

이 세상 어디를 봐도 기회는 어려움 속에서 생긴다 - 넬슨 록펠러

자신을 긍정적인 생각과 기분들로 채우라 - 론다 번

성공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성공이 찾아온다. 실패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실패가 찾아온다 - 나폴레온 힐

성공은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다. 늘 나아지는 것이다 - 제프 베이조스

인생은 너무 자세한 계획으로 낭비된다. 단순하게 만들자. 단순하게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당신 소득 내에서 생활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저축하라. 배워야 할 것을 배우라 - 찰스 멍거

성공은 목적지가 아니라 끊임없는 성장과 발전의 여정이다 - 밥 프록터

어리석은 자들과 논쟁하지 말라. 그들은 당신을 같은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경험으로 이긴다 - 마크 트웨인

수입과 관계없이 항상 소득 이하로 살라 - 토머스 J.스탠리

한 가지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얻지 못한다 - 래리 페이지

인생이란 절대로 공평하지 않다. 이 사실에 익숙해지라 - 빌 게이츠

절박하게 팔면 항상 싸게 팔게 된다 - 피터 린치

당신이 어제에 대해 계속 생각한다면 더 나은 내일을 맞을 수 없다 - 찰스 케터링

매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조금이나마 공부를 하고 스트레칭과 운동을 한다.

저녁에는 좋은 영화나 책을 보거나, 읽고 편안한 맘으로 잠자리에 든다.

이 책, 부자력에는 이외에도 좋은 말들이 가득하므로 기회가 된다면 한 권 구매해서 서재나 책상 위에 올려두고 수시로 넘겨보면 좋을 것 같다. 좋은 말들 속에 둘러싸여 있으면 분명 좋은 일들만 다가오게 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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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적 편협 - 우리는 필연적인 편협을 깨야 한다
라뮤나 지음 / 나비소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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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주 방을 정리하고 서재의 책장을 정리하니 집이 더 산뜻해졌다. 안방에는 조각상과 인센스로 포인트를 주었고, 거실은 더 넓어졌고 깔끔해졌다. 서재도 드디어 다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다만 바닥에 쌓인 책들을 정리하고, 최근에 많이 늘어난 문학 전집을 좀 더 깔끔하게 쌓아두어야겠다 싶다. 일단 지금은 건조가 끝난 셔츠를 다리고 나서, 이번 주에 읽은 책 <필연적 편협>에 대한 리뷰를 쓰기로 한다.

저자는 라뮤나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블로거라고 하는데 책에 대한 소개 글의 내용에 공감하는 바가 많아 읽어보기로 한 책이다. 또 깔끔하면서도 독특한 도서의 디자인도 눈에 들어왔고.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특히 나를 둘러싼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짚어볼까 한다. 지금 내가 사는 공간, 지역, 주변 사람들, 회사일 수도 있고 내가 읽고 있는 책과 자주 하는 취미생활도 중요한 환경적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에 내가 하고 있는 생각과 감정들이 아닐까 하는데,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이 바로 그것이며, 실제로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게 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 보면 환경이란 결국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떠올린 생각들로 이루어진 무언가이기에,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 역시 비슷한 생각들을 이 책에서 유사한 어조로 각 장에서 이야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데,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의 중요성과 근로소득만큼 중요한 자본소득의 필요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30대를 지나 40대에 접어든 직장인들이라면 이것의 의미를 직간접적으로 부딪히고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아파트를 장만했다거나, 특정 종목의 주식을 대량 보유하여 일정 수준의 배당 소득을 받은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특히나 40대부터는 남들보다 부유한 부모님으로부터 무언가를 받은 케이스가 아니라면 이런 준비를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서서히 커짐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 책의 제목처럼 자신의 생각한 바, 경험한 한계 안에서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눈에 들어온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해서 한쪽은 그 안에서, 또는 그 무리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교류하되, 다른 한쪽은 반드시 다른 세계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 자신의 본질을 지켜나가면서, 항상 그 안에 갇혀있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거다.

책장을을 덮으면서 저자는 다양한 책들과 정보를 접하고 또 생각해 왔었구나 싶었다. 또, 현재 지금의 시대를 구성하는 다양한 트렌드와 콘텐츠를 가지고 나누는 담론을 이 책을 통해서나마 나눌수 있었겠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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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 데미안 세트 - 전2권 - 영문판 +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 반석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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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눈이 내린 모양이다. 자세히 보니 자동차 보닛에 하얀 무언가가 살짝 쌓여있다. 어쩐지 어제부터 바람이 심하고 조금 춥다 했다. 금요일 오전. 나주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롱패딩을 꺼내 입을까 했는데 말이다. 덕분에 내려오는 길에 감기에 걸린 듯하다. 특히나 목이 심하게 부었다. 약을 먹고 나니 조금 낫다. 몸이 조금 가라앉은 느낌인데, 2~3일만 지나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새벽에 내린 눈이 좋은 것 같다. 아침 골목길의 공기가 상쾌하다. 하늘에 걸려있던 모든 것들을 깨끗하게 쓸어내린 듯하다. 약간 춥지만 오히려 좋다. 길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마저 밝아 보이는 아침이다.

열차 안에서 보던 '데미안'을 마저 읽었다. 반석 출판사에서 펴낸 영한 대역 시리즈의 열세 번째 도서다.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이자, 미국 대학위원회의 권장도서이기도 한 '데미안'은 알을 깨고 나오는 아브락사스로도 유명한 책이다. 널리 알려진 책이니 만큼 그에 따른 해석과 평론도 다양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부지런히 연마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더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는 책이라는 점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헤세는 프롤로그에서 내 진정한 자아가 이끄는 대로 조화롭게 살고자 함이 가장 어려운 일이며,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중요하고 영원하며 신성하다고 말한다. 그의 또 다른 책인 '싯다르타'와 '크놀프'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어쩌면 전적으로 완벽하게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그는 평생 고민하고 노력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미안이란 데몬을 나타낸 것일까? 보통 악마를 데빌로 표현하는데, 데몬은 인간이 아닌 정령을 표현하는 의미로 더 가깝다고 한다. 다양한 세계를 넘나들며, 삶의 투쟁 속에서 결국 데미안과 상징적으로 합쳐지는 싱클레어의 모습에서 우리는 데미안을 어떠한 길로 인도하는 수도사이자 선구자(?)로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또 아브락사스는 그리스 영지주의자들의 신비로운 의미를 상징하는 말인데, 그리스 문자로 365일을 표현한다고 한다. 신성과 마성, 선과 악을 모두 갖춘 신비로운 존재인 아브락사스(ΑΒΡΑΣΑΞ)는 수탉의 머리를 하고 뱀 모양 위 발을 가지고 있는데 세계 여러 나라의 고대 신화 속에서 등장하는 성스러운(?) 존재의 모습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 문득 헤세는 - 그 당시 기준으로 - 이교도였던 걸까라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선교사로서 기독교 신앙 뿐만 아니라 동양적 정신세계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또 수긍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부단한 노력과 꾸준한 연습, 선과 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경험과 갈등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계속된 투쟁과 열망. 스스로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과의 연대와 결속까지. 헤세는 실로 이러한 많은 가치들을 싱클레어의 젊은 시절의 경험을 빌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스스로 확신하는 힘이 있다면 더이상 끌려가지 않고, 끌어당기기 시작한다는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 부인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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