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읽기의 혁명 - 개정판
손석춘 지음 / 개마고원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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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무릇 삶이란 끊임없는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중요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간에, 우리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선택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결정을 자신의 판단에 의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차분히 한번 돌이켜보라. 자신의 선택과 결정이 과연 얼마나 독자적인 것이었나를. 혹 그 판단 자료의 대부분이 언론에 의해 주어졌거나 영향받은 것은 아니었던가. 신문보도에 의해 비로소 사회적 사실들을 알게 되고, 바로 그러한 "사실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망각하는 것은 아닌가.   - 서문 중에서 

 

 

 

 

 

0. 요즘 "내 연애의 모든 것"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배우들의 맛깔스런 연기와 재미난 대본도 마음에 들 뿐만 아니라, 달달한 OST 역시 최고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섞여 있는 현 세태 풍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새한국당과 녹색정의당이라는 완전 다른 정치 세력간의 만남을 사랑이라는 코드로 버무린 것도 참신한 시도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그 중에서도 한채아 씨가 연기하는 기자와 신문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드라마 속에서는 정치인과 언론인과의 관계와 기사가 보도가 아닌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는 과정도 보여주는데, 이번주에 보여준 인터넷 검색 순위 장면은 이 모든 걸 한꺼번에 보여준 순간이기도 했다.

 

1. 여기까진 짤막한 드라마 홍보(?)였고, 지금부터는 이번 주에 읽은 "신문 읽기의 혁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특히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신문 기사를 제대로 읽는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사진의 위치와 구도로 바뀌는 건 당신 남자 친구와 여자친구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사건의 본질과 그 실체마저 바꾸어 놓을 수도 있으며, 신문 기사의 위치와 글의 논조는 친구 사이를 이간질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사건의 중요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헤드라인은 단순히 사람들을 낚는데 쓰일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기사와 사건들을 묻히게 하곤 한다. 어디 그 뿐이랴. 아예 보도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힘에 의해 사건의 본말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다.

 

 

2. 서문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당신은 성숙한 독자인가? 온전히 신문을 읽고 있는가? 행간의 의미를 읽어낼줄 아는가? 신문의 기사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임을 인식하고 있는가? 편집적 안목을 갖추고 있는가? 이 질문들 앞에서 당당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를 통해 "참여" 할 수 있는 시민의식을 갖출수 있도록 이 책은 신문 읽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먼저 편집국과 편집부, 그리고 취재 담당의 구분과 신문사내의 위계서열 구조 등은 신문사라는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 가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며, 또 어떤 힘에 의해 왜곡될수도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가령 동일한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그리고 한겨레의 입장이 다른 경우도 있고, 반대로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의 사설이 다른 경우도 있다. 또한 사주와 광고주의 입김에 따라 기사의 어조와 기사의 크기, 위치와 배열이 달라지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를 좀더 공식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단과 표제라고 말할 수 있는데, 책에서는 각 언론사의 실제 기사를 보여주면서 동일 사건에 대해 각 신문사마다 다르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이 책의 출간은 10년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는 조금 낯설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내가 학교다닐때 5.18에 관련된 책을 읽었을 때의 기분처럼 말이다. 주류 언론에 길들여지고, 근거와 실체마저 불분명한 정보세력에 설득아닌 설득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저자가 말해주는 사실들이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사례들은 모두 그 당시에 이슈가 되었던 사실들이었다는 점이다. 왜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특정 언론사와 싸우려 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고, 한때 진보단체들과 진보 성향의 방송인들이 여중생 사망 사건을 계속 추모했는지를 말이다. 몇년 사이에 이 모든 사건들이 희화화되고, 또 실체없이 사라진 걸 보면 신문을 비롯한 언론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다.

 

4. 신문과 정치와의 역학관계를 단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의 108페이지를 읽어보자. 나폴레옹 집권과 도망, 그리고 재집권 사이에서 벌어진 신문 기사의 헤드라인은 정치 권력의 힘과 정확히 일치한다. 모니퇴르지의 이러한 보도 행태는 적어도 정치권력의 힘의 변화에 제대로 반응했다는 점에서 상이라도 줘야하는 걸까. 씁쓸하기만 한 단면이다.

 

5. 지금 현재, 2013년도의 대한민국의 상황은 이 책에서 보여준 상황과는 또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지난 몇년간, 정치권력과 자본주의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우리 모두는 실감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이 책은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더군다나 신문 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각종 기사들을 제대로 읽고 분별해내는 능력은 더 중요해졌다. 중요한 이슈에 덮을 이슈가 더해지고, 가짜를 위한 팩트가 진짜 팩트를 덮는 이 세태 속에서 우리는 제대로된 안목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춰야 할 것이다.

 

 

놀라운 집념이야.

아주 정확해.

자네는 신문 경영주 따위는 염두에 두지 않고 독직 사건을 파헤쳤어.

아주 훌륭해.

자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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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지야!

 

- 책속에서 인용한 "마이애미 뉴스"의 만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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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리빙 디자인
까사리빙 편집부 엮음 / 미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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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한편의 잡지를 보는 기분이었다. 멋진 가구들의 사진과 함께 잘 배치된 구도와 깔끔한 구성, 그리고 심플한 디자인은 너무 맘에 들었다. 까사리빙이라는 잡지의 편집부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잡지를 만들던 회사여서 그런지 책 역시 시원 시원했다. 이 책은 스칸디나비아, 프랑스, 영국, 이태리, 독일, 그리고 미국의 리빙 인테리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나는 이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한번 배워본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책을 펼쳐보았다.

 

제일 먼저 소개하는 건 북유럽 디자인인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단순함, 미니멀리즘, 실용성을 무기로 우리 시장으로 침투하고 있다. 책에서는 브랜뉴가 아닌 추억속의 콘텐츠 로 설명하고 있는데, 원목과 흰눈의 이미지와도 오버랩되는 듯 하다. 간단한 설명을 마치고 나면, 북유럽의 수많은 디자이너들을 소개하는 장이 나타난다. 예전에 읽었던 디자인 책과 웹서핑을 하면서 알게된 알바 알토(얄토)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익숙치 않았다. 물론 사진속의 의자와 가구는 한번쯤은 봤던 것이었지만, 그 디자이너의 이름은 유심히 보지 않아서 였던 것 같다. 또한 이케아와 일렉트로눅스와 같은 회사도 소개한다. 멋진 디자인의 가구들과 함께 상식을 쌓아간다고 생각하며 읽으니 생각보다 금방 읽혔다.

 

이어서 등장하는 디자인은 프랑스이다. 스칸디나비아 보다 더 화려하고, 또 미적 감각에 충실한 듯 보였는데 북유럽 디자인과는 많은 대조를 이루는 듯 했다. 나의 경우에는 북유럽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들어서 인지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름답고 또 멋진 리빙 인테리어 제품들이 많아서 눈은 즐거웠다. 또 프랑스의 인테리어와 디자인, 생활 스타일을 맛볼수 있는 축제에 대한 설명도 많으니 꼭 참고하시길 바란다.

 

세번째는 영국인데, 최근에 읽고 있는 찰스 디킨즈의 "두 도시 이야기"와 영드 열풍으로 인해 친숙한 마음이 앞섰다. 무엇보다도 산업혁명 이후 노후화된 도시들이 리모델링 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해서인지, 책속의 설명과 사진들을 더 공감할 수 있었다. 이어서 본 이탈리아의 작품들 역시 좋았다. 명품으로 유명한 나라여서 그런지 프랑스만큼 화려한 명성을 자랑하는 듯 했다. 물론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무엇보다도 제일 익숙했던 건 독일 디자인이었다. 디자이너의 이름은 역시나 생소했지만, 지멘스, 헹켈, 라미, 젠하이저, 로이텀, 몽블랑 등은 사용중인 것도 있고, 또 잡지나 인터넷에서 자주 봐왔던 것이었기에 더 다가가기 쉬웠다. 역시, 독일의 제조능력은 기술력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빛을 발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또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다양한 분야, 특히 기계분야에서도 디자인을 품고 있음은 특이할 만 했다.

 

마지막인 미국의 리빙 디자인까지 구경하고 나면 이 책의 모든 내용은 끝을 맺는다. 하나의 주제로 잘 짜여진 잡지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각 장마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매장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 주소를 보면 알겠지만, 거의 다 강남에 위치해있다. 이점은 참고하시길. - 혹시나 구매를 희망하거나, 구경을 하고픈 분은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다양한 디자이너와 회사에 대한 소개는 마치 디자인 백과사전을 보는 듯한 기분인데, 이 부분은 디자인 업계에 계신 분이거나,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에게는 좋은 가이드서적이 되리라 생각했다. 또 멋진 사진만으로도 디자인 초짜에게도 즐거운 책읽기를 가능케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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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경복궁 인문여행 시리즈 7
이향우 글 그림, 나각순 감수 / 인문산책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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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간이 역사적 시간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을때,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감춰둔 채로 그 은은한 향기를 흘려보낼때, 그리고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을 기억으로 남는 장소가 될때. 그곳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선명해지는 공간으로 변한다. 역사적 명소가 그렇고 사람들의 사랑과 슬픔을 간직한 곳이 그럴 것이며, 연인들의 흔적이 남겨진 곳이 바로 그 공간이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책의 장소인 "경복궁"은 이 모든 요건을 다 갖추고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서울에 왔을때 가장 인상깊었던 건 곳곳에 있던 조선 왕조의 유물들, 그리고 옛날의 흔적들이었다. 높은 빌딩과 잘 정돈된 도로들. 그리고 거미줄처럼 이어진 지하철도 놀라웠지만 옛 흔적들에 비할바는 못되었다. 일단 향부터 다르다고 해야 할까. 건물 사이로 쌩쌩 부는 도시의 바람이 아닌 나뭇결 냄새를 듬뿍 품은 신선한 바람은 느낌부터 달랐다. 그리고 그 거리와 공간을 걷는 사람들의 얼굴도 행복해 보였고. 무엇보다도 다른 공간에 있는 건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게 했다.

 

사실 내가 살고 있던 부산에도 옛 공간은 많다. 범어사, 석불사, 구포왜성, 몰운대, 자성대, 금정산성 등등.. 일제침략기때의 근현대 유물까지 합친다면 서울 못지 않은 유물의 보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골목길과 경복궁과 같은 옛 고궁의 모습이 인상적인 건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다른 공간에 있다는 신비감이 큰것 같다. 그리고 다른 이유들도 함께...

 

*

 

이 책에는 오랫동안 궁궐지킴이로 활동해오신 저자의 깊은 설명이 잔뜩 들어있다. 또 수많은 사진과 삽화는 경복궁에 가지 않고도, 마치 경복궁을 모두 둘러본 것 만 같은 느낌을 줄 것이다. 먼저 서울 성곽 전체를 설명해주면서 일제의 침략에 의해 훼손된 부분도 설명해준다. 이 부분은 예전에 TV의 다큐에서 한번 본 부분이어서 유의깊게 읽었다. 세종로와 광화문을 따라 들어간 경복궁은 구석구석에 많은 사연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이었다. 석상과 명판. 그리고 궁의 건물의 이름에 얽힌 이름의 유래는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된 것들이 많았다. 또 사진속의 몇몇 풍경은 경복궁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보는 것도 있어서 조금 부끄러웠다. 아마도 그냥 지나쳤거나, 다른 주변의 화려한 건물에 눈이 끌려 눈여겨보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나의 경우에는 아미산을 지나 나타나는 건순각과 자경전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구석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비밀스런 기품을 간직하고 있는 듯 했다. 책에서도 왕후의 공간으로 쓰였다고 하니 더 남달라 보였다. 아기자기 하면서도 섬세한 건물이 한국적인 미를 가장 잘 살려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책은 수많은 사진과 함께 예쁜 삽화도 많은데,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마치, 예전에 읽었던 이장희 선생님의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를 다시 보는 느낌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저자의 그림은 색채로 표현한 그림이 많아서 더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소개해주는 경복궁 10경을 보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경복궁의 모든 설명은 끝이 난다.

 

*

 

아.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인데 다음엔 꼭 이 책을 들고 경복궁을 천천히 둘러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왠지 새로운 느낌으로, 그리고 추억으로 간직될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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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을 읽는 기술 - 자신있는 인간관계를 위한 성격의 심리학
알란 카바이올라.닐 라벤더 지음, 한수영 옮김 / 비즈니스맵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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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기쁨이 되면 삶은 즐거움이다. 일이 의무가 되면 삶은 노예 생활이다. - 막심 고리끼 "밑바닥에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상황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상황속에서 좋은 추억과 나쁜 기억들이 만들어 지곤 한다. 우리는 그 기억속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의 차이와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방식의 차이, 타인의 말과 행동에 반응하는 법과 찰나의 감정의 끈에 대해 배우게 된다. 수십년을 살아도 서로의 습관과 성격에 대해 모르는 면을 발견할 때도 있고, 서로의 깊은 곳에 숨겨진 내면의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이 책은 이처럼 다양하고도 어려운 사람들 관의 인간관계, 그 중에서도 성격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사람들의 성격을 10여가지로 분류하여 각각의 특성과 대응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이러한 성격을 가진 상사, 동료, 후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황에 따른 대응방안도 소개한다. 책을 읽으면서 한국과는 달리 심리학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던 서구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더 깊이있고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사람의 감정과 인간관계의 계량화만큼 구역질나는 것도 없지만, - 가령 몬스터 실험 같은 경우 -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더 나아지기 위함이라면 이 책은 분명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지만 이 책에 소개된 10여가지의 이상 성격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한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나 역시 학교, 군대, 회사, 그리고 각종 사회생활을 통해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이러한 성격과 행동을 접해보았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 역시 비슷한 경험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도, 이러한 성격이 극단화된 사람은 - 결코 - 보지 못했다. 특정 시점에 또는 어려울때 이러한 모습이 발현된 경우를 보았거나, 또는 약한 강도의 이상 행동만을 목격했을 뿐이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뜨끔했던 걸 떠올린다면, 누구나 이 책에서 들이대는 날카로운 매스의 손놀림에 자유롭진 못할 것 같다.
 
오히려 더 문제가 되는 사람들은 갈등관계에 속한 사람을 이상하다고 정의지어버리고, 이 책에 소개된 매뉴얼대로 충실하게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에 속한 사람들은 세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째로는 그들 스스로 - 지극히 - 정상이라고 믿어버리는 착각. 둘째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없이 문제를 외부로만 돌리려는 오만함. 마지막으로 책을 읽되 생각하지 않고, 읽음에만 집착하는 사고의 결여가 그것이다. 책은 그렇게 읽는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자기를 되돌아보는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
 
책에서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이상 성격의 모습을 자기애성 성격, 연극성 성격, 반사회성 성격, 경계성 성격, 강박성 성격, 의존성 성격, 수동공격성 성격, 회피성 성격, 분열성 성격, 편집성 성격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는 지금 읽고 있을 당신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러기에 이 모습들은 우리들이 가지고 있을 약화된 인간성의 한 모습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좋고 싫음의 감정을 느끼는 데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해서 나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나와 취향 혹은 기질이 맞지 않아서 싫어하다 보니 소통이 사라졌을 가능성이 더 높다. 소통이 없으면 당연히 그 사람과는 잘 지낼수가 없다. 결국 상대방을 - 씹을 - 기회가 생기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앞장서서 흥분하게 된다. 그 다음에는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상대방이 더 흥분해 나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을 하고 다니게 된다(서문중에서)........
 
이 책의 서문에 등장하는 문구인데,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인듯 하여 뽑아 보았다. 책에서 소개된 수많은 이상 성격에 대한 설명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또한 조직에서 더 융합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기도 하고. 우리 스스로 이러한 잘못을 저지르진 않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겠다. 누군가는 이상 성격의 주인공일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그 피해자일수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 성격의 주인공이자 피해자일 것이다. 책에서 소개된 수많은 조언들 중에서 공통적으로 적용가능한 조언은 아래의 세가지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1. 경계를 지어라.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스스로를 분명히 하자는 조언이지만, 만약 심하다면 거리를 두고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2. 조금 더 노력하라. 더 좋은 관계를 위해서 내가 조금 더 손해보고 더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까워질수 있다. 조금만 더 말이다. 3. 양면을 이해하라. 장점뒤에는 단점이, 그 단점 뒤에는 장점이 존재한다. 성공의 요인이 실패의 씨앗이 되고, 실패를 통해서 성공하기도 하는 것처럼.
 
*
 
예전에 읽다가 다시 읽어보니 또 새로운 느낌이 난다. 역시 책은 여러번 읽어야 한다. 내 블로그에 적힌 흔적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했듯이, 책을 읽은 감정과 교훈의 깊이도 시시각각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참고사항] 책에서 소개된 치명적인 직장의 몇가지 특징.
 
제한적인 기회 : 승진 기회가 거으 없고 임금이 낮으며 적절한 보상이 제공되지 않음.
열악한 환경 :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고 자원이 부족하고 기준에 못미치는 설비를 사용하고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음.
비효율적 경영 : 경영자가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유연성과 일관성이 없음.
편애 : 특정 직원을 특별히 좋아하거나 혹은 반대로 특정 직원이 좋은 성과를 내도 칭찬 한마디 하지 않으며, 경영자 마음대로 성과급을 지급함.
불신 : 직원과 관리자, 소유자 사이에 불신과 의심이 끊이지 않음.
사소한 것에 집중된 관리 : 직원에게 무엇을 하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일이 처리됐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함.
X 경영 이론 : 직원들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이론이 존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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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질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 - 선대인연구소가 대한민국 오천만에게 답하다 선대인연구 1
선대인경제연구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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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 대선마다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리자는 구호속에서 새로운 정권이 탄생하지만, 한국 경제의 위기라는 헤드라인은 항상 TV와 신문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IMF와 외환위기 이후, 계속되는 대내외 경제상황의 불안정과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허니문푸어로 대변되는 중산층의 몰락을 목격하다 보니 어느덧 이런 위기라는 상황조차도 무덤덤해진 것 같다. 더군다나 양극화 문제는 소득, 세대, 교육, 지역 등 다방면에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계부채와 정부부채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바로 이러한 상황속에서 퍼져가는 -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가지기 힘든 - 불안감이다.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가 말했던, 자살율과 실업율의 증가는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기 힘든 중산층의 암울한 경제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었다. 이 책에서도 첫 테마를 "만성불안 증후군"이라 표현하며, 암울한 경제적 상황과 함께 사회적 연대, 공동체적 가치마저 파괴된 현재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70~80년대 한국 경제의 고성장을 가능케 한 세계경제의 호황과 대외적 분위기마저 이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예측은 더 암울해진다. 

 

 

1.....지난 2012년 대선은 대규모 퇴직을 앞둔 50대 베이비붐 세대들의 불안감이 폭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직장에서 젊은 30~40대에게 밀려났다는 서러운 감정이 30~40대의 지지를 받는 후보의 반대쪽 후보에 대한 지지로 나타난 측면도 있는 것이다......(22페이지) 

 

책을 읽다가 독특한 분석인 듯 하여, 뽑아보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지역갈등과 함께 이념갈등, 그리고 세대갈등이라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 모든 갈등들이, 역사적 경험과 긴 시간에 의한 문화적 차이가 아닌, 일부 정치인들에 의한 술수와 선거전략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또, 최근에는 이러한 갈등들이 경제적 상황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 경향신문에서 예전에 언급한 "문제는 정치다"라는 말처럼, 경제 문제 역시 정치적으로 풀 시기가 아닌지를 고민케 하는 부분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행복연금과 신용회복 정책 등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간의 첨예한 갈등으로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또 최근에 보도된 정년의 60세 연장 등도 업종과 세대, 소득별로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도 경제적 상황과 정치적 접근이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이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사람 중심의 경제 시스템"이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경우 나타나는 인건비 구조상의 문제, 개미들의 주식 투자에 따른 위험성에 대한 경고, 통계적 수치와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 차이 등을 통해 저자는 사람 중심의 경제 구조로의 전환을 주장한다. 

 

.....바로 사람이다. 사람에 투자하지 않고는 이 나라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사람에 투자해야 사람값이 올라가고 우리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한다. 그래야 내수가 활성화되고 경제가 건간해지고 지속 가능해진다....(75페이지) 

 

3. 또한 트위터나 칼럼을 통해 자주 언급했던, 부동산 문제에 대한 설명도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특히, 건설사나 토목경제의 주체가 아닌 서민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가령, 주택청약저축에 대한 설명이나, 하우스푸어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 부동산 경기에 대하 전망은 독특하면서도 가장 현실성 있는 조언이었다.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강조하고 있지만, 스스로 정보를 익히는 실력을 키워라는 말도 귀담아 들을 부분이다. 이를 통해 부채로 올라간 자산의 증가를 한번 더 점검해보고, 가계 재무 상태를 한번 더 점검해 볼 때라고 생각된다.

 

추가적으로 이 부분은 지방공공단체 및 지방 공기업의 부채 증가와 일부지자체의 재정위기 등과도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들 모두 관심깊게 바라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에서 종종 보도되는 일부 지자체의 파산으로 인한 공공섹터 구조조정 및 지역 경제의 황폐화가 더 이상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4.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이라는 부제 답게, 위의 사례 말고도 다양한 내용이 등장한다. 퇴직금으로 자영업을 고려한다면, 보험만이 미래를 위한 최선의 준비라고?, 일본과 그리스의 경제위기는 복지 과잉 때문일까와 같은 질문들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내용에 대한 저자만의 솔직한 조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종합주가지수는 올라가는데 내가 산 주식은 떨어진 경우나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경제적 분석의 허상에 대한 이야기는 엉터리 경제 정보의 진상을 제대로 파헤쳐준 이야기였다. 

 

 

책의 마지막에는 평소에도 선대인 연구소장이 자주 언급한 세금혁명에 대한 조언과 박근혜 정부 아래서의 생활 원칙에 대한 조언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세금 혁명에 대한 부분은 일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문구도 있었지만, 생활원칙에 대한 조언은 대부분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경제적 키를 쥔 사람들의 입장에서 지어진 책이 아닌, 그 상황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대다수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많은 답변들이 서민의 경제상황과 시각에서 바라본 내용이 많다. 현실적이고, 솔직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말해 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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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7 0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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