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리 기술 -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마스다 미츠히로 지음, 김진희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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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미래의 나를 만든다고 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하는 달리기, 일과중에 사람들과 만나서 나누는 대화들과 그 속에 녹아든 감정, 그리고 저녁의 골프 연습과 가족들과의 전화 통화, 자기전의 독서가 다가오는 나의 시간들을 구성하게 될 매개체인 셈이다.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의 미래를 구성하게 될지는 알수 없지만, 적어도 더 나은 무언가를 향해 갈것이란 사실은 확실하다.

내가 지내고 있는 공간 역시 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다. <방정리 기술>이라는 책의 저자 마스다 미츠히로는 당신의 방은 당신 그 자체이며, 방을 보면 당신의 미래가 보인다고 말했다. 집 안이 밝고 깨끗해야 복이 들어온다는 사실은 풍수의 상식이다. 방에는 거주하는 사람의 마음이 반영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공간에는 힘이 있어서 거주자와 같은 에너지를 끌어당긴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감사와 행복감이 가득한 긍정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공간에는 플러스 자장이 퍼져 계속해서 좋은 일들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가장 평범한 공간은 우리 부모님의 시골집 또는 고향집이다. 완벽하게 깨끗한 집은 아니지만, 항상 잘 정돈되어 있는게 특징이다. 잡지에 나오는 집처럼 인테리어가 완벽하진 않지만 무언가 안정감을 주며 따스함을 주는 공간이다. 저자는 이런 공간을 5단계의 공간중 가운데에 속하는 안심 공간이라고 말하며, 장차 2단계 성공 공간과 1단계 천사 공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반대의 공간도 있다. 4단계인 실패 직전의 공간과 5단계 최대 위험 공간이 바로 그것인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자주 아프거나, 해고나 파산 등을 겪은 사람의 집에서 자주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단 우리는 더 나은 공간으로 가야 하기에 1단계와 2단계를 우선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2단계의 공간은 머리가 맑아지고, 시야가 시원하며, 의욕이 솟아오르는 점이 특징이다. 또 여유롭게 수납되어 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콘셉트로 집을 통일해 놓은게 특징이다. 주변 사람들이 집에 왔을 때 몸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거나, 산뜻하고 시원하다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당신의 집은 2단계 성공의 공간에 해당한다. 내가 올해 초까지 살았던 나주 송월동 아파트가 2단계 근처에 해당할 듯 한데, 남향에 확트인 시야, 그리고 따스한 햇살과 여유로운 펜트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1단계는 감동의 수준이다. 정말 멋진 호텔이나 인테리어가 잘된 카페가 해당될 듯 한데, 현실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이렇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 나오는 아역 배우의 말처럼 이러한 공간을 목표로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를 초대했는데, 집의 디자인과 청결도 등에 관해 칭찬을 받았다면, 1단계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읽다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시크릿의 공간편이라 봐도 된다. 또, 넛지로 대표되는 행동경제학이 비단 강단에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사람의 마음은 행동에서만 드러나는게 아니라 방에서도 드러난다. 어쩌면 방이란 거주자의 행동의 결과물이기에, 둘은 같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환기를 자주 하고, 버리고 쓸고 닦고, 정리정돈을 정기적으로 한다면 플러스 자장을 만들어 성공(?)으로 가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에이, 말이 안된다고? 일단 해보도록 하자. 깔끔하고 통일감있는 컬러와 소품 배치가 인상적인 카페가 주는 느낌을 매일 받을 수 있다면 분명 어떤식으로든 좋은 결과로 이어질 테니까 말이다.


<삶을, 미래를 플러스로 만들기>

- 깔끔한 책상 유지
-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컴퓨터 파일들을 정리하기
- 방에 비해 물건이 적은 공간을 유지하거나 펜트리처럼 보이지 않는 공간에 잘 정리해 두기
- 깨끗한 창문과 화장실, 그리고 밝은 현관 유지
- 잘 청소된 샤워실과 잘 정리된 냉장고 유지
- 습도와 향기가 알맞은 거실과 침실 유지
- 닦고 정리하는 행동을 습관화하기
- 금속류와 유리 등은 수시로 닦아 광을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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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선택 설계의 힘
리처드 H. 탈러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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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분야의 구루이자,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이기도 한 '리처드 탈러'가 쓴 <행동경제학>을 읽었다. 약 육백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인데, 책 두께만 해도 거의 성인 여성 손목 두께만 하다. 그냥 얼핏 보면 잘 만든 대학교 강의 교재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분량만큼이나 행동경제학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이 듬뿍 담겨 있다. 경제학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저자가 설명하는 경제학의 기본 과정과 행동경제학이 태동하게 된 기원(?), 그리고 각 사례별 학습을 통해 - 독자들은 - 행동경제학이란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따라갈 수 있다. 또 단순히 경제학만을 공부하는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마주치는 선택의 순간과 개인 재무관리에 있어서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지를 배울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경제학을 실생활에 맞게 적용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심리학이 될 수도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빌프레도 파레토는 모든 사회과학을 떠받치고 있는 학문은 명백하게도 심리학이라고 말했다. 상대생 입장에서 봤을 때는 경제학이란 정량적인 무언가에 가까워 보이기에 파레토의 말이 딱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수많은 의사결정 과정과 다양한 경제학 케이스 스터디를 접하면 접할수록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게 될 듯 하다. 우리가 경제학을 배울때 항상 가정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란 합리적이고 대단히 이성적이라는 건데, 저자는 이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존재, 이콘이라고 부르며 현실과 이론을 비교한다. 실제로 인간은 수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이미 구매한게 아까워서, 필요하지 않음에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예상되는 수익이 비용보다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손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즉, 경제학이란 최적화와 균형을 연구하는 학문이지만, 그 근간이 되는 기본 가정과는 달리 인간이 완벽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요인(Supposedly irrelevant factor, SIF), 즉 경제학을 비껴간 예외적 현상들이 실제로는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바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키는 근본적 원인이 된다고 말한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언택트 라이프가 일상화되고, 비대면 생활이 주류가 되는데는 기술의 발전과 기업이나 정부의 지속적인 홍보가 아니라, 코로나19가 가장 큰 역할을 했으니까. 또 주식시장에서의 비이성적 반응과 뉴욕시의 범죄를 감소하는데 지저분한 도시 미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대표적인 사례고.

같은 돈을 지출하지만, 가심비에 따른 소비 행태나 소확행으로 표현되는 지출 방식 등은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들어보았을 행동경제학 분야의 심리계좌에 대한 내용이다. 또, 분명 같은 기댓값을 가지지만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선택이 달라지는 것은 경제학이 단순히 논리로 포장된 수치로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한 철물점이 눈을 치우는 삽을 15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가, 눈보라가 친 다음날 갑자기 20달러로 올리면 사람들은 부당하다고 느끼지만, 질문을 바꿔서 공급이 고정된 상황에서 눈삽 수요가 갑자기 증가했는데 이때 가격이 오른다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 만 하다라고 대답하는 것처럼...)

기회비용과 한계효용, 최적화와 균형과 같은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리 경제학원론을 공부하면 좋겠지만, 그걸 무시하고 이 책을 읽어도 큰 무리가 없다는 사실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도 저자가 반복해서 말하지만, 우리는 모두가 아인슈타인처럼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지 않고, 티벳의 수도승처럼 자기통제력을 갖고 있지도 않기에 가구들의 소비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현실의 인간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말이다. 역사나 지혜는 강의나 역사책이 아니라, 일화나 웃긴 이야기 그리고 재치있는 농담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해진다고 한다. 모든게 공식과 논리로는 표현될 수 없는 법. 인간 스스로가 결코 합리적이지 않으며, 다양한 상황과 심리적 갈등에 따라 예상치 못한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면, 더 나은 정책과 의사결정이 - 개인 단위 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까지 -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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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 가라
조셉 M.마셜 저자, 유향란 외 역자 / 행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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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부산에 내려왔다. 나주에서 춘천으로 이동하고 나서 한달만이다. 내려갈때는 잠시 서울 정동에 들렸다. 춘천에서 출발할 때는 약간 흐린 정도였는데, 시청역에 도착하니 비가 꽤 많이 내리고 있었다. 숨도 돌릴 겸 해서, 근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주문했다. 이동하느라 가방안의 짐들이 이리저리 움직인 듯 했다. 에어팟을 빼내고, 케이스에 집어 넣었다. 가방 속 짐도 정리하고, 서류도 챙긴 다음에 목적지로 향했다. 삼십분 정도 걸렸나, 아무튼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났다. 문을 닫고 나가면서, 비슷한 타이밍에 어닝 설치하시는 분들이 들어오셨다. 연락을 미리 받지 못한 터라, 나는 기차 시간도 있고 해서 문단속을 부탁드렸다. 오늘은 어닝 설치 사전 준비작업이고, 실제 공사는 다음주라고 한다. 어닝까지 설치되면 테라스도 꽤나 근사해질 것 같다. 점심은 근처 사장님과 같이 했다. 커피라도 사드리려 했지만, 다음에 잘 마무리되면 대신 저녁으로 크게 한턱 내기로 하고, 수서역으로 향했다. 내려올 땐 SRT를 이용했다.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열차 차량 안에서 드라마 시지프스 : The Myth를 봤다. 웰컴투라이프18어게인 이후 오랜만에 꾸준히 보고 있는 드라마다. 리뷰를 살펴보니 호불호는 있는 듯 한데, 뭐 일단 나는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다.

춘천역에서 시청역으로 이동하는 구간에서 책을 한권 읽었다. 조셉.M.마셜이 지은 <그래도 계속 가라>라는 책이다. 십년전 쯤에도 읽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다고 해서 냉큼 신청해서 읽어본 책이다. 이제는 추억거리가 되었지만, - 솔직히 말해서 정확히 기억나지도 않는다지만 - 싸이월드 일기장에 이 책의 문구를 적어두었던 기억도 난다. 저자는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인 라코타족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지혜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인생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책과 강연으로 들려주고 있다고 한다. 독자들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마도 오랜 시간동안 전해 내려온 라코타족의 삶의 교훈들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인생이란 때로는 양지를 걷는가 하면, 때로는 음지도 걸어야 하는 여행이라고 한다. 이는 마치 양면성과도 같아서, 우리의 맘 속에는 삶의 어두운 부분을 외면하려는 두려움과 반대로 용감하게 맞서고자 하는 용기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고 말이다. 이때 강인함이란 삶의 폭풍에 용감하게 맞서고, 실패가 무엇인지 알고, 슬픔과 고통을 느끼고, 비탄의 구렁텅이에 빠져 보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인생에서의 수많은 시련들이 당신을 더욱 강인하게 만들어 주리라고 이야기한다. 또 강하다는 말은 단순히 힘이 세다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네가 얼마나 지쳐있든 간에 산꼭대기를 향해 한걸음 더 내디딘다는 걸 의미한다. 책속의 할아버지는 산꼭대기를 향해, 해돋이를 향해, 희망을 향해 내디딘 가장 연약한 한 걸음이 가장 맹렬한 폭풍보다 훨씬 강하다고 말하며, 그래도 계속 가라(KEEP GOING)고 손자에게, 그리고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할아버지 역시 인생에서 수많은 두려움과 마주했다고 고백한다. 어린 손자는 전혀 그런 모습을 느낄 수 없었지만 말이다. 대신에 할아버지는 언제나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한결같은 평온한 태도와 대상을 바라보는 흔들림 없는 눈길을 갖고 계셨다고 한다. 삶은 그저 삶일 뿐이라며, 언제나 계속됨을 인지하면서 인생에서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마치 알고 계신 것처럼. 또 늑대가 결국에는 사냥을 성공하는 비결은 바로 몇 번을 실패하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넘어지지 않고서야 언제 일어서야 할지를 어떻게 알 수 있겠냐며 손자에게 반문한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 스스로 그늘을 만들고는 하는데, 그래봤자 그 그늘, 두려움은 언제나 빛의 근원보다는 작다는 사실도 기억해라고 말한다.

지금 내가 생각하고, 행한 것들이 나의 하루를 구성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처럼 내가 선택한 서로 다른 길에 의해 내 인생이 완성되어 가는 법이라고 한다. 상황을 바꿀수는 없지만, 상황을 바라보고 대처하는 나의 마음은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나의 단점이 곧 장점이 될수도 있음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그저 지켜보는 사람이 되면 안되며,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결국에는 성공을 의미한다는 사실도 맘속에 담아둬야겠다. 강인함이란 노력과 고통의 소산이고, 승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걸음만 더 나아가는 것이 결국에는 큰 차이를 만들게 되므로.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그저 그래도 계속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KEEP 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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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의 금속 - 그린 뉴딜의 심장, 지정학 전쟁의 씨앗 / 희귀 금속은 어떻게 세계를 재편하는가
기욤 피트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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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소양강변을 달리고 있다. 일주일째다. 춘천에 오면서 만들기로 한 루틴. 그중에서도 아침 루틴이 조금씩 채워지고 있다. 많이도 뛰지 않는다. 딱 6킬로미터. 사택을 시작으로 우두산 옆에 위치한 강변 산책로. 또는 소양 3교 방면으로 달린다. 주말에는 한 번씩 거리를 늘려 소양강댐이나 춘천댐 방면으로 장거리를 달려봐야겠다. 저녁 루틴은 골프. 오늘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아 보았다. 첫날이라 스윙만 여러 번 반복했는데, 예상보다 운동 효과가 있었다. 두 시간 정도 휘두르니 살짝 땀이 나는 듯했다. 골프는 다른 운동보다 폼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꾸준히 치면서 모양새도 다듬어야겠다.

어제저녁에는 춘천의 명소, 산토리니 카페에 들렸다. 케이크 하나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준비해온 책을 읽기로 했다. 사람들이 손이 많이 타서 그런지 근처에 새로 생긴 카페보다는 조금 허름했지만, 그래도 전망 하나는 최고였다. 책을 읽다가, 잠시 전망을 구경하다가,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린 워싱이란 게 있다.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들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서 생산과정에서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지만, 겉으로는 그럴싸한 녹색제품으로 포장된 것들을 떠올리면 되겠다. 그런데 이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동안 디젤 자동차가 환경의 주적으로 미디어에 도배되었지만, 실제로는 전기자동차가 더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긴다는 사실부터, 녹색 기술로 대표되는 것들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희토류와 희귀 금속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과 공해가 발생한다는 것까지.

그린피스는 '클라우드'가 하나의 국가였다면 전력 수요 세계 5위에 해당(그만큼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의미...) 한다고 말했다. 이 책(프로메테우스의 금속)의 저자인 기욤 피트롱은 녹색 기술은 녹색이 아니다고 말하며, 현 세계를 더러운 금속에 의존하는 친환경 세계라고 말했다. 그리고 희귀금속과 희토류에 얽힌 문제를 환경 오염중국의 자원 무기화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세상은 때로는 - 어쩌면 늘 그래왔을 지도 모르지만 -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돌아가곤 한다. 환경을 오염시키고, 더러워 보이는 희귀금속 채굴 업무를 중국으로 떠넘긴 서양은, 이제는 중국이 독점하다시피 한 희토류와 희귀금속의 수출 허가 여부에 목메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흑연과 텅스텐을 시작으로 중국은 생산부터 이를 활용한 제품 판매까지, 모든 가치 사슬을 통제해 가고 있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추상적으로만 접해온 중국이 보유한 희토류의 힘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저자는 일단 각국의 낙후된 광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중국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희토류 관련 가치 사슬을 견제(?)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희귀금속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문제도 관심을 가지자고 주장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이 희귀금속의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기를 바라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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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 에디터스 컬렉션 10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문예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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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설득하려 할 때 논리란 그 과정에 있어서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어쩌면 모든 상황에서 논리만을 고집하는 사람은 하수이자 초짜일지도 모른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논리'는 그 결과를 쉽게 이해하려는 하나의 방법론일 수도 있는 셈이다. 장 폴 사르트르의 철학적 사유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그 어떤 논문이나 대학 교재보다도 <구토>라는 문학작품 한 권이 더 효과적인 것처럼 말이다. 보부아르에 따르면 사르트르는 <구토>에서 "형이상학적 진리와 감정을 문학적 형태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하는데, 한국외대 변광배 교수님의 말에 따르면 구토의 의미와 극복을 문학을 통한 구원의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논리나 공식을 통한 이해가 겉모습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라면, 감각적으로, 마음에 기반한 즉각적인 이해는 -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 더 본질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고 있다. 물론 아직 범인에 불과한 우리들은 언제나 도표와 공식으로 포장된 과정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무언가가 필요하지만, 언어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진정한 자아와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을 항상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시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모든 업무와 사람 간의 대화에 있어서 논리로 표현될 수 있는 무언가를 배제한 체, 그냥 느낌대로 따라가자고 주장해서는 심히 곤란하다. 이거야말로 마음으로 글을 읽지 않고, 그냥 텍스트만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기막힌 사고(?) 방식에 지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무언가를 정의할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언어로 그 성격을 단언하는 것이지만, 이는 반대로 무언가의 본질을 한 단어로 구속하는 일이기도 하다. 사르트르는 물체들은 결코 언어에 포획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어란 인간이 무언가를 지칭하는 텅 빈 기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존하는지는 모르지만 아주 먼 옛사람들이 말의 힘과 언어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어란, 그리고 논리라는 무언가로 포장된 모든 것들은 결국에는 존재들의 본래 모습을 파악해 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초현실적인 계시(illumination)나 우연한 사건·사고와 같은 무언가가 더 진실의 순간에 가까워지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존재의 본질에 다가가는 노력은 다양하겠지만, 결국에 사르트르가 말하는 방법은 바로 책을 쓰는 일이다. 완벽한 순간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으며, (어쩌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CEO들은 이를 명상을 통해 미리 깨달았는지도 모르겠다...) 결국에 사람이란 창조적인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앙투안 로캉탱이 책을 쓰기로 선택한 것은 그가 가진 재주가 바로 글쓰기였으며, 이를 통해 구토를 극복하고 구원의 길에 이르고자 한 건 아닐까? 중요한 건 이 역시 완전한 정답은 아니며, 무수한 과정 속에서 얻어진 하나의 방법 중의 하나라는 사실. 내가 주의하지 않는 사이에 무수한 작은 변화들이 내 안에 축적되다가, 어느 날 말 그대로 혁명이 일어나며, 그래서 내 삶은 이렇게도 급작스럽고 일관성 없는 양상을 띄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책이었고, 솔직히 말해서 내가 제대로 읽긴 한 건지도 모르겠다. 더 무서운 건, 나이를 먹어 좀 안다고 생각해서, - 책을 읽으면서도 이런 선입견은 버리고자 마음먹었지만 - 그동안 익히고 배워왔던 무언가가 이 책을,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필터링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 로캉탱의 아내는 로욜라의 영신 수련을 통해 집중력을 기르고, 무언가를 생생하게 바라보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특별한 상황을 완벽한 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대상에 너무 몰입하진 않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무언가를 선명하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배경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도. 그러면 자연스레 가운데에 위치한, 우리가 바라보고자 하는 무언가를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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