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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시대의 중국 - 중국은 과연 세계의 지배자가 될까
사토 마사루 지음, 이혁재 옮김, 권성용 해제 / 청림출판 / 2012년 2월
평점 :
얼마전 신문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다. "시진핑, 영어 알아듣지만 말은..." 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지도자의 영어 실력을 평가한
내용이었는데, 모택동과 등소평에 이은 3,4,5대 지도부의 영어 실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중 가장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춘
이는 강택민 전 국가주석이었는데 그는 해외에서도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여 박수 갈채를 받을 정도로 뛰어났다고 한다.
반면에 후진타오 주석의 뒤를 이어 5세대 지도자로 부임이 확실시되는 현 국가 부주석 시진핑의 영어 실력은 듣기 실력은 있지만,
회화 능력은 떨어진다고 소개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시진핑과 함께 유력한 차기 주석 후보였던 리커창은 장쩌민 전 주석만큼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 중국 국가 지도부 중 가장 영어를 잘하는 축에 속한다고 한다.
설마 이 기사가 영어를 못해도 국가 주석은 될수 있다를 소개하려는 건 아닐 터... 이와 같은 사소한 가십거리에도 관심을 기울일 만큼
중국 정계의 변동이 한국 경제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봐야할 것이다. 특히 리커창 부총리와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비교하여
설명한 부분은 차기 중국 지도자의 결정과 더불어 재미있는 관심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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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처럼 최근 언론에서 자주 보도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차기 중국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가오는 팍스 차이나의 미래를
들여다 보는 책이다. 특히, 중국에 정통한 일본 정치부 기자의 심도있는 자료와 전망이 책 곳곳에 녹아들어가 있다. 건국의 마오쩌둥,
개혁의 덩샤오핑, 발전의 장쩌민, 조화의 후진타오, 그리고 다가오는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온유로 대표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럼 저자가 소개하는 중국 지도부의 모습과 시진핑 시대의 미래에 대해 같이 알아보도록 하자.
책의 시작은 중국 지도부의 최대 관심사인 인터넷 민주혁명에 대한 근심거리로 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2010년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있었다. 서방의 언론들과 세계 각국의 관심사는 중국에도 과연 재스민 혁명과 같은 민주화 열풍이 발생
할수 있겠냐는 것이었지만, 천안문 사태와 문화혁명으로 인한 학습효과 때문인지, 큰 소요는 없었다고 한다. 물론 여전히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 자치구에서는 독립 및 민주화 운동이 간간이 소개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강력한 조치로 인해 외부로 보도되는
일조차 쉽지 않다. 저자 역시 2011년초 이와 관련된 보도를 하려고 했으나 중국 정부측의 강력한 통제로 인해 제대로 보도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하니, 아직 중국에서의 민주화 혁명은 요원한 일처럼 보여진다.
이 외에도 중국 정부가 해결해야할 과제는 인권 문제, 환경오염, 소수민족과의 갈등, 저출산, 빈부격차 확대 등 다양하다. 저자는 이를
중국 통치의 대차대조표로 설명한다. 즉, 자산이 위치한 차변에는 중국 정부의 집정능력을 표현하고, 대변에는 중국 정부가 직면한
과제들을 나타내는 것이다.
자 산 | 부 채 |
1. 중국의 경제력 2. 중국의 통치기구 3. 중국의 인적자산 | 1. 빈부격차 확대와 관료의 부정 부패 2. 환경오염과 소수민족과의 갈등 3.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 |
간단하게 표현하면 위와 같이 나타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중국이 위치한 현실을 직관적으로 들여다 볼수 있을 것이다.
현재 중국의 경제구조 및 의사결정의 과정은 과거 한국의 군부 독재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에서도 여전히 70년대의 고도 성장기는
경제적 판단과 정치적 판단이 여전히 다른데, 이러한 모습은 현재의 중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상업은행법
에는 국가의 지도를 받는다라는 규정이 있으며,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인민은행법 2조에도 금융정책은 국무원의 지도를 받는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마치 한국의 고도성장시기에 정부에서 중요 발전 산업에 대해 대출 및 자금지원을 통제하였던 모습과도 유사한데,
결과적으로 고도성장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모습을 띈다. 문제는 한국에서도 나타는 민주화 차단 및 인권 유린, 환경오염의
문제 역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지만...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중국의 문제점을 소개함과 동시에 여전히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중국 공산당의 실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최근 뉴스에 보도되었던 중국 경제 2030 보고서가 소개되었는데,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의 승인하에 이루어진 중국 경제에 대한
대대적인 검토 보고서라고 한다. 세계은행과 중국 경제 브레인들이 연합하여 연구한 보고서인데, 국영기업의 개혁을 비롯한 많은 사안이 포함
되어 있어서 꽤 민감한 주제라고 소개되어 있다.
시진핑 국가 부주석 - 저자의 말에 의하면 평온함을 느끼게 해주는 대인의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책에서도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정보 수집에 관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는데, 공산당 집권의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 자민당의 모델도 조사한 적이
있다고 한다. 미국 역시 자국과 아무 관계도 없는 세계 각국의 정치 상황 및 군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하는데, 세계적인
강대국일 수록 정보 수집과 다각적 분석에 항상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음을 또한번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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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 지도부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 및 원자바오 총리를 비롯하여 수많은 지도자 급의 정치인들이 활약중이다. 그 중에서 차기 지도자로
확실시 되는 사람이 바로 시진핑 국가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라고 한다. 한국과는 달리 공산당의 1당 체제로 운영되는 중국에서는 공산당
총서기, 국가주석, 그리고 군부 최고지도자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군부, 당, 국가로 이뤄지는 특수한 삼권분립체제의 모습을 보이는데
시진핑 부주석이 이 세자리를 모두 승계하는 데는 2,3년이 걸릴 거라고 한다.
현재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는 중국 정계내에서의 파벌이 다른데, 이를 알기 위해서는 중국 정계의 구도를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 중국 정계에서 상왕적 지위를 차지하는 장쩌민 전 주석아래, 공청단파에 속한 현 국가 주석인 후진타오와 혁명 원로 자제들의 모임인
태자당 소속 간부들이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 oo경제 신문에서는 중국에서 신 태자당이 득세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는데
권력의 세습과 신 세대의 등장으로 인한 향후 중국 지도부의 새로운 갈등 요소가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4세대로 대표되는 공청단파와 5세대를 이끌어갈 태자당, 그리고 30년대 중국 지도부를 구성할 6세대 지도부의 등장 역시 주목해야할
중국 정계 소식이 아닐까 한다.
매경에 소개된 중국 신태자당 현황. 현 4세대 지도부의 자제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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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중국에 산재되어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위에서 보여준 대차대조표의 부채에 언급된 내용들이 대부분이지만,
사실 더 큰 문제들은 내부의 잘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다. 지방 관료들의 부정부패와 저출산과 경제개발의 혜택아래 길러진
현 젊은 세대들의 사고관. 배타주의와 지나친 애국주의로 인한 주변국에 대한 적대감은 잠재적으로 중국의 정치발전에 위험을
가하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우리 언론에도 가끔씩 보도되는 가짜 호두, 독극물 나무젓가락, 납 꽃게 등은 도덕성이 실종된, 급속한 경제화의 이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대내적 문제가 산재함에도 중국은 강력한 경제력과 지속적인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조금씩
강화해 나가고 있다. 세계 자원 기업의 싹쓸이 및 아프리카 등의 투자를 통해 경제적 이권과 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감은 "베이징 컨센서스"를 통한 국제 사회에서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모델을 널리 알리고 있다.
저자는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무게를 두는 워싱턴 컨센서스와 경제적 실익을 중요시 하는 베이징 컨센서스로 나뉘어 세계가 고민
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중국으로 대표되는 경제, 정치, 군사적 세력과 서방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세력에 대한
보이지 않는 갈등으로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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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국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군사대국화다. 이는 필연적으로 태평양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 해군과의 충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뉴스에도 보도되었던 중국 해군의 쓰가루 해협 통과, 하이난 성의 해군 기지, 러시아 항공모함 바랴크 호의 수리
등은 중국이 노골적으로 군사대국화를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하와이라 불리우는 하이난 성. 이제는 중국 해군의 남중국해 진출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자위대에 의한 통제를 받는 일본 해군과 아직 수적으로 약세인 한국 해군에게는 이러한 중국의 팽창정책이 장기적으로는 큰 위험이
될수 있다. 미국과의 협력하에 그러한 위험 요소를 막아낼 수 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스스로를 보호할 힘을 갖추어야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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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책에는 중국의 외교, 군사, 정치 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며, 저자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겸손하게도
자신의 견해 역시 부분 균형의 일부분이므로, 전체적 균형에서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중국은 거대한
코끼리와 같아서, 소국에서 일어나는 큰 위기는 중국 정부에 있어서는 아무것도 아닐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라는 거대 국가의 존재는 엄연한 사실이며, 이를 부정하려고 하거나 깍아내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는 최근에 중국의 탈북자와 관련한 문제, 서해에서의 충돌, 북한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 등 많은 문제가 산재해 있다. 한국에서
더 적극적으로 대중 정보 채널을 가동하고, 중국 정세에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 하는 이유중의 하나이다.
단순히 한류 콘텐츠가 인기있다고 해서 우리가 문화적 우월감을 갖거나, 이길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냉철하게,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가지는 지위를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