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마지막 투자처 도시재생
양팔석.윤석환 지음 / 라온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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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는 일이 빨리 끝나, 집에 일찍 들어왔다. 식사하기에는 이른 시간. 차를 한잔 마시고, 지난주 부산에서 가져온 책 박스를 정리하기로 했다. 작은방 서재는 이제 책들로 거의 다 채워졌지만, 책장 구석구석과 위에다가 잘만 놓으면 남은 책들도 모두 집어넣을 수 있겠다 싶었다. 박스를 뜯고, 책을 복도에 쌓아두었다. 뜯다 보니 박스가 예전에 사용했던 우체국 택배 상자였다. 네임펜으로 PC와 전자제품이라 써져 있었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회사가 서울에 있을 때, 도곡동에서 이사하면서 사용했던 박스다.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었던 걸 보니, 꽤나 튼튼했던 모양이다. 여러 번 테이프로 붙였다가 떼서 그런지, 박스 강도가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이젠 버려야 할 듯. 재활용품을 버릴 때 사용하기로 하고, 현관 옆 펜트리에다가 정리해 두었다. 이제 남은 책들을 정리하기로.

2. 도곡동 5년, 빛가람동 4년, 그리고 송월동에서 1년 하고도 약 4개월째. 이젠 서울에서 살았던 시간보다, 나주에서 지낸 시간이 더 많아졌다. (문득, 다시 든 생각이지만, 정말 시간은 갈수록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여기도 빨리 변해가는 건 마찬가지. 시베리아 벌판 같았던 빛가람동도 아파트와 상가들로 많이 채워졌고, 송월동도 나주역 신축 공사와 주변 개발로 전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주말에 식사할 밥집을 찾지 못해 고생했던 걸 떠올려 본다면, 정말 많이 변했고, 또 나아졌다.

3. 어젯밤에는 <대한민국 마지막 투자처 도시재생>이라는 책을 읽었다.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서의 '도시 재생'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수년간의 실무 경험과 다양한 강의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는데,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 방향과 도시 재생 투자 분야별 제도 소개와 수익 분석을 심도 있게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도시재생일까? 일단 정부의 정책 때문이다. 무분별한 마구잡이식의 뉴타운 개발을 현 정부는 지양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는 고강도의 대출 규제와 조세 개편으로 단기간에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게다가 최근에는 역전세난과 거래 절벽, 경기 침체와 같은 뉴스의 헤드라인 속에서 일부 지역의 집값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중이라, 전문가들 역시 시장 전망에 조심스러운 상황이고. 저자는 이런 때일수록, 신축급 대단지 아파트들이 시장을 이끌게 되며, 앞으로는 입지 좋은 우량 물건이 더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뭐, 간단히 말하자면 부동산 시장에도 양극화 바람이 분다는 얘기!) 또, 서울 및 구도심의 도시재생이 진행됨과 동시에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 거리가 먼 신도시부터 붕괴될 수밖에 없다. 일본의 도심 핵심지에 초고가의 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고, 한때는 거주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던, 용산과 청량리, 영등포가 뜨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고.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투자를 한다면 - 아직 -소규모 주택정비 사업이나 가로주택정비 사업과 같은 도시재생 투자가 남아있다고 - 저자는 - 말한다.

4. 도시재생은 낙후된 도시를 되살리는 것인데, 낡은 구도심을 물리적으로 정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낙후된 환경을 포괄적으로 개선하는 걸 의미한다. 건축물의 리모델링, 도로와 공원의 정비, 역사적 문화유산과 환경보전, 첨단업무 단지 조성, 복합 개발 등이 모두 도시재생에 포함되는 것이다. 도시재생은 특히 해외에서 더욱 활발하다. 일본은 롯폰기힐스와 같은 '도심의 고밀도 근접 개발', 즉 콤팩트 도시를 지향하는데, 지방 도시의 쇠퇴와 구도심의 낙후를 방지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단핵 콤팩트형 개발과 다핵 네트워크형 개발의 두 가지 방식으로 도시 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는 공동화된 중심 시가지에 상업시설과 업무시설을 집중시키는 것이고, 후자는 철도역과 터미널 인근에 거주, 상업, 업무, 문화 시설을 개발 육성하고, 철도와 도로 교통망을 통해 주변의 거점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후자의 방식이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효율성도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유럽의 경우에는 문화적 유산을 관리하고, 역사적 환경을 보존하는 도시 재생 방식이 많은데, 도시의 미관을 개선하고, 관광 수입도 얻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5. 그렇다면 도시재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정부가 주도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있다. 참고로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주거환경 정비를 목적으로 하는 우리 동네 살리기와 주거지 지원 형 사업, 그리고 혁신거점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 기반형 사업 이렇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또 신규 대단지를 조성하는 뉴타운 사업, 달동네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주거환경개선사업도 있다. 우리가 많이 들어본 재개발사업, 재건축 사업, 리모델링 역시 도시재생의 한 분야다. 끝으로 저자가 강조하는 가로주택정비 사업과 자율 주택정비 사업, 소규모 재건축 사업과 지주공동사업도 있다. 특히 이들은 적은 규모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는데, 저자는 이를 단계별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해당 분야별로 정독하면 좋을 듯하다.

6. 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추천 지역이나, 향후 전망에 관해서 간단히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서울의 도심권, 즉 중구와 종로구, 용산구, 그리고 사대문 안은 대체가 어려운 상징적이며 독보적 가치를 갖고 있다. 또 서울역 북부 역세권 복합 개발과 2020 다시 세운 프로젝트, 광화문 복합 역 개발 등 호재도 많다. 다음은 직주근접 지역인 CBD, YBD, KBD(GBD)와 판교, 강남에서 고덕으로 이어지는 삼성전자 벨트도 눈여겨보라고 말한다. 세 번째는 역세권인데, 특히 신분당선 지역(강남을 지나 용산까지 이어지는 연장 구간과 앞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서북부 연장까지)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논현, 반포, 한남, 용산이 그곳이다. (근데, 사실 이 지역은 말 안 해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듯하다. 너무 비싸 우리 같은 일반 직장인들이 들어가기 어려워서 그렇지...)

7. 지방의 도시재생은 어떨까?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일단 여기서 말하는 지방은 서울이 아닌 지역(부산, 대구 등)을 말한다. 중소도시와 군 단위 지역은 관심 밖이라는 거다! 현실을 받아들이자. 심지어, 책 전체 중에서 부산과 같은 지방을 언급한 분량마저 열 페이지도 안 된다. 광역시급 이하의 도시들을 위해 구태여 언급하자면, 저자는 행정 거점과 산업기반이 튼튼한 곳, 그리고 앞서 말한 일본의 다핵 콤팩트형 도시 재생을 중심으로 찾아보라고 말한다.

8. 입지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시간은 계속 흘러가며 건물은 노화된다. 저자는 이를 두고, 도시 재생의 운명을 맞이할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를 투자와 연계해보면, 같은 가격이라면 잘못된 위치의 그럴듯한 물건보다도 좋은 위치의 허름한 물건이 더 낫다는 말로 귀결된다. 또 다산 정약용은 - 정말 실리적인 분이셨던 걸까라는 생각이 든 대목이다 - 자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사대문 밖으로 이사 가지 말고 버텨라. 멀리 서울을 벗어나는 순간 기회는 사라지며 사회적으로 재기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는데, 과거부터 지금까지도 부동산에 관해서는 누구나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씁쓸하지만, 정말 현실적인 조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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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 - 꼰대의 일격!
조관일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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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꼰대의 일격!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 어이쿠. 제목만 보면 딱 블라인드에 올라와서 신나게 가루가 되도록 까이기 좋은 문구다. 안 그래도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90년생이 온다 와는 완전 정반대의 이미지의 제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라떼 이즈 홀스(Latte is horse, 나 때는 말이야~), 젊은 꼰대(신입사원과 몇 년 차이 나지 않는 30대 이하 꼰대) 등으로 그 콘텐츠(?)가 더 광범위해졌다. 주간지나 인터넷 신문에서도 꼰대나 세대론을 다룬 내용의 특집 기사를 자주 볼 수 있고. 참고로 이 책의 저자인 조관일 님은 모 공기업 사장과 주요 공공기관 고위직을 거치셨고, 최근에는 유튜브(조관일 TV)에서 자기계발 등을 주제로 방송도 하고 계신다고 한다.

2. 꼰대란 무엇일까? 이코노미스트에서는 거들먹거리는 나이 든 사람을 뜻하는 한국식 표현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고, 영국 BBC에서는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을 의미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를 소개하면서, 세대 간의 갈등과 맞물려 우리나라에 꼰대 프레임이 뿌리내렸다고 진단하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생산적인 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이 아닌 편가르기 식의 세대 갈등이 붉어졌다는 점.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넌 꼰대라는 식으로 매도해버린다는 것! 2030 VS 4050으로 나뉘어 한쪽만 편들고, 한쪽은 개조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버린다면 영원히 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 텐데 말이다.

3. 세대 차이는 있을지언정, 세대 갈등은 없다고, 아니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또 일부 언론에서 이슈 시키는 세대론에 입각한 꼰대에 관한 이야기도, 모든 상사와 직원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꼰대가 가장 문제는 직장에서는 이를 역할 차이, 입장에 대한 갈등으로 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 역시 이 부분을 공감한다. 직원이었을 때는 간섭하고, 지시하는 윗사람이 피곤하지만, 결국 자기가 상사가 되고 관리자가 되면 말을 듣지 않고, 요령만 피우는 후배에게 답답함을 느끼는 순간이 오게 되므로. 이 책에서도 여러 번 강조하지만, 꼰대라고 욕하는 친구들이 언젠가는 꼰대가 되어, 또 다른 신세대들에게 개조의 대상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4. 실상은 기성세대만도 못하면서 단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이 든 사람들을 우습게 보고 깔아뭉개는 일부 청춘들과, 세상만사를 무조건 삐딱하게만 보는 일부 젊은이들에게 저자는 일침을 날린다. 그리고 말한다. 꼭 그런 어른들만 있는 게 아니라고. 오히려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BTS나 페이커는, 꼰대들과 자기계발 서적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야기하는 무언가를 실천하고 있거나, 노래와 인터뷰를 통해 말하고 있다고 말이다. 일본과 한국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저자도 주인공 한자와를 따라 하지 말라고 말했던 사실을 한 번 정도 떠올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5. 저자가 무조건 젊은이들의 반대편에서 서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열심히 해보려는 친구들을 위해 회사에 던지는 조언(직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은 그들이 계속 남아있다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고, 설령 나간다 하더라도 회사와 회사를 이어지는 외부 커넥터가 되어 결국 회사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말!)도 있고, 자기계발 측면에서 던지는 조언(때로는 긍정적인 부분으로 갈등 요소를 바라볼 것. 또,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아보는 존이구동의 가치를 기억할 것 등)들도 많다. 또 몰상식하고, 정말 꼰대인 어른들에게도 반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후반부에 - 살짝 - 담고 있고. 어차피 회사 생활을 할 거면 동물로서의 사축이 아니라, 회사의 중심축으로서의 사축이 되라는 말도 인상 깊은 부분이다!

6. 책을 다 읽고 나서, 저자인 조관일 님이 한때 이슈가 되었던 <비서처럼 하라, 쌈앤파커스, 2007>의 저자였음을 알게 되었다. 나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조직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꽤나 도움이 된 책으로 기억한다. (물론, 욕도 많이 들어먹었다고 한다. 지금 꼰대라고 불리는 그 당시 30대 초반 직장인들에게 말이다. 그 당시에도 30대는 어른들을 향해 무슨 놈의 충성심이냐와 꼰대라고 대체될 수 있는 또 다른 단어들로 세대 갈등을 겪었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도 그 연장선에서 젊은 친구들에게, 그리고 꼰대라고 놀림당하지만 실제로는 똑같은 과정을 겪었던 어른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30대 중후반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또 다른 과제(?)로 다가온다. 앞서나간 꼰대들이 해결하지 못하고 - 아니면 그냥 방관하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 세대 갈등의 씨앗을 부드럽게 연결해줄 의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예전에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반까지는 같은 문화를 공유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컴퓨터의 CPU 성능을 엄청나게 달랐지만, 모두 학창시절에 그리고 한창 배울 나이에 디지털을 접했으니 말이다. 갈등만 부추긴다고, 차이점만 나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닌 듯하다. 저자는 젊다는 것을 아래의 체크 리스트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비록 나이는 다르고, 외모도 천차만별이지만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만 있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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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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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착지는 나트랑(냐짱) 깜라인 국제공항. 처음으로 어머니와 함께 단둘이서 가는 해외여행이다. 원래 계획은 아버지도 같이 모시고 가는 거였지만, 사정상 어머니만 모시고 가는 것으로 결정. 전날 미리 준비한 짐을 챙겨서, 새벽 일찍 택시를 타고,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그렇게 부지런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찍 출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조금 서둘러 갔지만, 연휴 시작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수속 절차를 밟고 나서, 식당으로 향했다. 어머니는 곰탕을, 나는 라면 정식을 주문했다. 두 개다 우리가 생각한 맛은 아니었지만, 뭐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나는 여행에 있어서, 공항으로 출발해 비행기에 탑승할 때까지가 항상, 가장 설레었던 순간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일단 출발할 때 기분 좋으면 대부분 마지막까지 그 감정이 이어지는 듯하고.

2. 비행기가 이륙하고 나서, 책을 꺼내 읽었다. 옆자리에 앉아계신 분도 동양철학 관련 책을 읽고 계셨다. 하필 내 자리는 독서 등이 켜지지 않아, 조금 불편했지만 뭐 그냥 읽기로 했다. 완전 암흑은 아니었기에. 가방에 넣어간 책은 타라 웨스트오버가 지은 <배움의 발견:Educated>과 웬디 우드가 지은 <해빗:HABIT>이었는데, 색도 노오란 파스텔 톤이었고, 여행과 어울리는 제목은 배움의 발견일 것 같아, 이걸 먼저 읽기로 했다.

3. 이 책은 주인공인 타라 웨스트오버는 독실한 모르몬교 신자인 아버지 밑에서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오로지 홈스쿨링(?)으로만 브리검영 대학교와 케임브리지 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를 다녔다. 그냥 다니기만 한건 아니다. 브리검영 대학교에서는 최우수 학부상을 받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는 장학금을 받으면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얻었다. 또 하버드 대학교에서 방문 연구원을 지냈고, 작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으로도 뽑히기도 했다.

4. 그녀는 아이다호주의 대자연 속에서 생활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 부모님의 가르침(?)과 형제자매들과의 관계(?) 속에서 배우고 성장했던 거다. 그곳에서의 배움을, 그녀는 산의 리듬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표현하는데, 생사를 가를뻔한 사건들과 폭력적인 오빠와 강압적인 아버지, 그리고 의료 혜택을 거부하는 가족 문화 속에서 누구보다도 험난한 삶을 살았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배우고, 느꼈던 모든 일들. 더 이상 이렇게 지낼 수많은 없다고 느끼고 스스로 박차고 나온 대학교 생활. 돈을 벌고, 새로운 생활을 하기 위해 도전했던 소일거리와 합창단 활동 등은 그녀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남자에게 있어 군대가 가져다주는 교훈 같은 느낌!!)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속된 학대에 가까운 몇몇 일들은 그녀가 심리학 관련 논문을 쓰는데 발판이 되었고, 결국 아버지와 오빠와 등 질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녀는 이런 고투의 과정 속에서 발견한 자아에 변신과 탈바꿈, 허위, 배신(?)이 섞여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를 '교육'이라 부른다고 - 스스로 - 정의하고 있다.

5. 오래 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깊이 있게 들어갔느냐도 - 삶에 있어서 -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아래로 얼마나 들어가서, 고민하고 생각했는지도 말이다. 경험에서 배우는 무언가란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되는데, 이 책의 주인공 웨스트오버는 살아온 가정 환경 속에서 그것을 오랫동안 실천(?) 해 왔다. 오백 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의 두께가 - 어쩌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 - 그녀의 삼십여 년 인생사 깊이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자신만의 철학(?)으로 가득 찬 아버지의 거대한(?) 그림자 속에서 서서히 해방(?) 되는 과정과 독특한 가정문화 속에서 다양한 자아를 갖고 있는 어머니, 오빠, 누나들과의 갈등 속에서 그녀는 많은 무언가를 배워왔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앞에서 말한 '교육'의 반복이었고.

6. 한편의 거대한 서사시 같은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가지 느낀 바가 많았다. 먼저, 어떤 오해는 억지로 풀려고 하지 말고 그대로 둘 필요도 있다는 사실.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몸매가 조금이라도 드러나는 옷을 입으면 '창녀'라고 손가락질 받는 환경 속에서 자란 웨스트오버와 전혀 그렇지 않은 그녀의 대학교 사람들과의 사소한 갈등 속에서 그녀는 이것을 깨닫게 된다. 산속에서 자라면서, 죽을 뻔한 사고를 넘기면서 깨달았던 것들처럼 말이다. 또 다른 하나는 학습이란 결국 스스로 배워나가는 과정 속에서 존재한다는 사실. 대도시에서 자란 여느 아이들보다도 그녀는 우수한 성과로 졸업했고, 장학금을 받고, 석사와 박사 학위를 얻었다. 마치 다듬어지지 않은 돌 속에 감춰진 보석과 같다고 말하는 교수님들의 칭찬은 그녀의 삶 자체를 배움의 성과로 인정한 게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조금 빗나간 이야기지만 한국의 학군 타령과 선행학습, 명문고, 학원과 과외 놀음은 웨스트오버의 사례와 비교될 만했다. (그렇다고 그녀가 받았던 가정 교육을 하자는 말은 아니다. 그녀가 받았던 가정 교육은 어쩌면 가정 폭력과 학대로 볼 여지도 많았기에...)

7. 생각보다 분량이 많아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마지막 페이지를 접을 수 있었다. 심각했던 주문 난 속에서 받은 맥주 한 캔과 젤리를 안주 삼아 남은 페이지들을 넘겼는데,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그녀의 가족과의 갈등이 삶의 조각들처럼 남아있는 듯했다. 이 책의 제목이 배움의 발견인 것 맞는 것 같다. 아직 배움의 끝으로 가보지 못한, 그 과정 속에 있음을 알리는 뉘앙스의 독백이 남아 있었으므로. 박사 학위를 받은 걸로 그녀의 배움의 과정이 끝은 아닐 터. 혹시라도 나오게 될지 모르는 그 이후의 시간들의 기록들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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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 플라스틱 먹는 애벌레부터 별을 사랑한 쇠똥구리 까지 우리가 몰랐던 곤충의 모든 것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지음, 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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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지난 주 4일간 경평 워크숍을 다녀왔다. 16년부터 동반성장 업무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레 경영 평가 보고서 작성에도 투입되었는데, 19년도에는 일자리 창출 부분 담당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우리 파트는 워크숍 첫날에 중간 점검을 받았는데, 다른 파트에 비해 진도도 빠르고, 체계도 어느 정도 잡혀있다고 평가받았다. 나는 경영 평가 보고서 이외에도, 다음 주에 제출해야 하는 동반성장 보고서가 더 시급했기 때문에, 여기에 투입할 시간이 더 생겨 좋았다. 다른 분들은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하느라 끙끙대고 있을 때, 나는 동반성장 보고서 엑셀 제출 파일과 오탈자 수정, 그리고 문구 개선(사실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계속 보다 보면 오히려 괜찮은 표현이 이상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에 시간을 보냈다.

2. 워크숍 장소는 목포였는데, 유달산 일등바위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마지막 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깐 유달산에 다녀왔다. 높이가 20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산이었지만, 그 산세가 꽤나 좋았다. 전라도 산들은 천오백 미터 이상 되는 태백산맥의 봉우리들보다 높이는 낮지만, 그 경관과 산줄기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물론 내 생각이지만, 산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이런 나의 주장에 동의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 는데 있다. 유달산도 높이는 낮았지만, 산등성이와 봉우리가 꽤나 근사했다. 등산로를 잘 꾸며 놓아서, 지역 분들이 반나절 가볍게 산책하기에는 딱이겠구나 싶었다.

3. 산 정상에서 우연히 '너구리' 한 마리를 보았다. 물론 너구리인지, 오소리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단 너구리라 부르기로 한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친절하게도 고개를 뒤로 돌려 포즈를 취해 주었다. 추운지 조금 떨고 있는 듯했다. 과자라도 있었으면 주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주머니 속엔 차 키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래도 먹이를 찾아 여기까지 내려온 모양인 듯했다. 나는 산을 가면 꼭 이렇게 쉽게 보기 힘든 곤충이나 산짐승을 보곤 하는데, 이번엔 너구리였던 모양이다.

4. 지난 주말 동안 안네 스베르드루프 - 튀게손이 지은 <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라는 책을 읽었다. 원래 계획은 월출산에 한번 다녀오는 거였는데, 날도 좋지 않았고, 미세먼지도 심하다고 해서 가지 않았다. 물론 늦잠도 한 원인이지만... 참고로 이 책은 얼마 전 모 신문사의 추천 도서로 기사에 실렸던 책이기도 하다. 부제인 '플라스틱 먹는 애벌레부터 별을 사랑한 쇠똥구리까지 우리가 몰랐던 곤충의 모든 것'이라는 글처럼, 곤충을 주제로 한 저자의 따스한 자연과학 에세이라고 보면 되겠다. 꼭 곤충이나 자연과학 분야 도서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 가볍게 -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다는 건 결코 아니다 - 읽어보기에는 딱 좋은 책인 듯하다.

5. 현재 지구상에는 인구 한 명당 2억 마리가 넘는 곤충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결코 인간에게 공식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는 수많은 곤충들이 멸종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인간의 눈에 어떤 종이 귀엽거나, 또는 유용하다고 하여, 그렇지 않은 생명체를 - 근시안적 판단으로 - 가벼이 여길 권리는 없다고 말한다. 강아지를 소중히 여기는 만큼, 다른 수많은 생명체들도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 자연이란 당혹스러울 정도로 복잡한 시스템이고, 우리 인간은 그 수백만 종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9페이지) 그리고 저자가 오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곤충은 이 독창적인 시스템 속의 중요한 일부분이고.

6. 책은 서문을 제외하고, 총 아홉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곤충 해부학 특강을 시작으로, 곤충들의 짝짓기, 먹이사슬, 곤충과 식물의 관계, 곤충과 식량, 윤회 과정 속의 곤충, 그리고 곤충 산업과 곤충과 관련된 노벨상 수상자들, 마지막으로 곤충과 인간과 미래의 모습까지. 저자의 부모님은 자연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들에게 호기심을 가지라고 가르쳤다고 하는데, 특히 어머님은 그녀의 다양한 생각들을 듣고, 지켜보고, 격려해 주셨다고 한다. 이 책을 읽게 될 다른 분들도 곧 느끼겠지만, 책 속에는 자연에 대한 감사함과 경이로움, 그리고 곤충에 대한 따스한 시선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7. 개인적으로는 첫 장의 내용이 재미있었다. 마치 중학교 때 생물 수업 시간으로 돌아간 느낌. 곤충과 거미와 지네는 서로 다르다는 점과 곤충은 허파가 없어서 몸에 난 구멍(기문)으로 숨을 쉰다는 사실도 새록새록 떠올랐다. 라틴식 이름인 학명으로 생명체를 부를 때, 곤충은 동물계 - 절지동물문 - 곤충강에 속한다는 사실도 그랬고. 참고로 계 - 문 - 강 다음은 목 - 과 - 속 - 종으로 나열되는데, 보통 학명은 속과 종으로 나타내며, 이탤릭 체로 쓴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좋을 듯했다. 또, 곤충은 지구상 최대의 먹잇감인데, 참고로 전 세계 거미는 1년간 인류가 소비하는 식량(어류 및 육류)을 초과하는 약 4,000 ~ 8,000억 톤의 곤충을 먹어치운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이 외에도 새, 물고기, 수많은 포유류도 곤충을 주식으로 하고 있고.

8. 미래에는 언젠가는 - 설국열차와 같은 그림은 아니겠지만 - 우리 인간들도 곤충을 요리하게 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저자 역시, 곤충들이 사람을 먹게 되는 일은 없겠지만, 곤충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 사람들이 알게 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니 앞에서는 분명 곤충을 사랑하고, 돌보자라고 얘기했었다... 그런데...) 또, 의료계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서 곤충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항생제로 활용될 수도 있고, 친환경 폐기물 처리로도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살충제로 인한 문제와 일부 종의 멸종 문제, 그리고 앞으로 곤충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등장한다. 이 부분은 곤충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한 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내용이라 생각되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앞으로를 살아갈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요소일지도 모르므로.

9. 저자는 지식과 긍정적인 말, 그리고 열정을 믿는다고 한다. 또, 꽃을 찾는 방문객들을 위한 뒤뜰을 꾸며보자고 말한다. 경이로움은 반드시 여행을 통해서만 얻는 건 아니다.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장르의 책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자연이 주는 놀라운 경이를, 지적 유희와 함께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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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이코노미스트 세계경제대전망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1. 어제, 상생협력부 소속으로 마지막 출장을 다녀왔다. 장소는 서울 구로에 위치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중소기업 지원 및 동반성장 업무를 전담하는 정부기관인데, 사회적 가치와 상생협력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트렌드와도 맞물려 그 비중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곳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정권이 바뀌더라도 큰 방향은 바뀔 수가 없기 때문에 네이밍은 달라진다 하더라도, 사회적 가치·상생 협력·동반성장· CSV와 같은 업무는 앞으로도 그 중요성이 더 커지리라 판단된다) 출장 목적은 - 동반성장 업무의 결산서라 할 수 있는 - 2019년 동반성장 추진실적 보고서를 제출하기 위해서였는데, 아직 인쇄소에서 책이 오지 않아, 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네이버 지도 앱을 보니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다. 잠깐 들러, 카페라테를 주문하고 자리를 잡았다. 가져온 책을 꺼내든다. 읽을까 하다가, 잠시 생각을 했다. 16년 초 계약팀을 시작으로 약 4년간 동반성장, 열린 혁신, 스타트업 육성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는데, 이제 이 업무를 끝으로 - 뭐, 차장으로 승진해서 가는 거라 업무 성격은 조금 달라지겠지만 - 다시 재무부로 복귀(?) 하게 된다. 재무업무 6년, 상생협력업무 4년. 이렇게 딱 10년을 채운 셈이다. 동반성장 보고서 제출만 벌써 네 번째. 정말 시간이 빠르게 간다 싶다.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시던 중 문자가 왔다. 곧 있으면 퀵이 도착한다고 한다. 키콕스 건물로 자리를 옮겨, 책자를 기다린다. 15분 정도 지나, 책을 받았다. 혹시 몰라 한 번 더 보고서를 훑어본다. 밀린 페이지가 없는지도. 이제 됐다. 제출만 하면 된다.

2.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세계 경제를 예측하고, 정리해 보는 <세계경제 대전망>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경제신문이 독점 계약하여 출간하고 있는데, 꽤나 인지도가 있는 책이라 생각하면 된다. 어떤 사람들은 매년 세계경제 대전망 책 표지에 있는 그림이나 문자열을 가지고, 내년에 발생할 일들을 예측하기도 하는데, 과거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 맞았던 부분도 있으므로,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참고로 올해는 트럼프와 브렉시트, 도쿄올림픽, AI, 베토벤 탄생 250주년, 2020비전 등을 제시하고 있다.

3. 수많은 경제 석학과 저널리스트, 그리고 전문가들이 집필한 만큼 그 구성도 알차고, 읽을거리도 많다. 파트 원에는 리더와 비즈니스, 금융과 국제 관계, 과학기술과 문화 현상을 소개하고 있고, 파트 투에는 각 지역별 이슈를 차례대로 소개한다. 미국, 유럽, 영국, 중동, 아프리카, 아메리카(미국 제외), 아시아, 중국 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한국을 위해 특별히 할애한 장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부록에 있는 세계 주요 지표면에 우리나라도 - 아주 작게 - 소개되고 있으니, 아쉬움을 달래도록 하자. (현실적으로 본다면, 세계를 이끄는 엘리트들의 구상에는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4. 서문에서 편집자인 다니엘 프랭클린은 몇 가지 주요 예측을 던지고 있다. 먼저, 마이너스 금리와 싸우는 유럽은행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다. 또, 지속 가능성이 강력한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한다. 화성으로 향하는 수많은 탐사선이 발사될 것이며, TV 스트리밍 전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스트리밍 전쟁은 디즈니, 넷플릭스, 아마존 등 다양한 업체가 경쟁하게 되는데, 이 모든 채널을 다 보기 위해 수십만 원이나 되는 월 정액을 낼 사람들은 없을 것이므로, 결국 몇 년 안에 몇 개의 회사만이 살아남게 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는 판단하고 있다) 끝으로 젊은 노인인 욜드의 해가 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사회 문화 업계에 종사하거나, 해당 분야 시장을 분석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공부해야 할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된다)

5.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미중 무역분쟁은 어떻게 될까?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 부분에 많은 장을 할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결국에는 미국이 승리(?) 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나라들이 미국과 중국 중에서 한 편을 선택받기를 강요당할 것이며, 많은 문제(?)와 갈등을 겪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의 부록에도 등장하지만, 앞으로의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더 젊고, 더 활발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기술되어 있는데 이 의미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또,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리 독립운동과 지역주의 운동도 함께 곁들어 분석해봐도 좋을 것 같다.

6. 술을 멀리하는 10대들의 등장(우리나라는 잘 모르겠다!), 젊고 건강하게 살고자 노력하는 생산성 높은 60대의 출현(앞서 말한 욜드의 시대다!), 마이너스 금리의 확산(우리나라도 최근에 금리 동결 및 소수의견으로 금리 인하가 제시되기도 했다!)도 주목해야 할 이슈들이다. 또, AI와 실내 농업 기술의 발전, 안면인식 시스템과 같은 중국이 추진(?) 하는 감시국가 기술(작년 홍콩 시민들의 시위 과정에서 많이 보도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우리나라도 주목해야 할 이슈들이다. 이 외에도 중동과 아프리카에 대한 전망 자료들도 매우 인상적이다.

7. 앞으로의 세상은 어떻게 될까?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해미시 맥레이는 지역별로 인구통계적 구성이 극명하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아프리카와 동남아는 상대적으로 젊은 지역으로, 유럽과 일본은 고령화되어 보수적 색채를 띠게 된다고 말이다. 또, 중국은 분명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자리매김하지만 정책 노선을 변경할 수밖에 없으며,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고 매력적이며 부유한 지역으로 남게 된다고 예상한다. 끝으로 수많은 세계 인구가 중산층으로 편입되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8. 하지만 아직 두 가지 조커가 있다. 하나는 외계와의 조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리 내면에 있는 초자연적 현상과 같은 영성적 요소가 그것인데, 이 두 가지가 어떻게 우리와 사회에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하고 대응할지는 스스로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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