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동물대탐험 4 : 잎꾼개미와 지하 도시 - 지구 최초의 농사꾼, 잎꾼개미 최재천의 동물대탐험 4
최재천 기획, 박현미 그림, 황혜영 글, 안선영 해설 / 다산어린이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 주제는 '잎꾼개미의 생태'를 통해서 개미사회의 생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우리가 이렇게 '다른 생물의 생태'를 유심히 살펴보는 까닭은 이들의 생태속에서 인간에게 유용한 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의생학(바이오메틱스)'이라는 것인데, 자연을 흉내 내어 기술을 개발하는 학문이란다. 의생학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바로 '찍찍이 벨크로'다. 도꼬마리 씨앗의 '갈고리'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한 제품인데, 운동화, 가방, 옷, 기타등등 안 쓰는 곳이 없을 정도로 대박을 친 히트상품이며, 인간이 쓰기에 매우 유용하다는 점에서 '의생학'은 매우 관심이 높은 분야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생학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거미줄'에서 강철 섬유를, '식물의 잎'에서 태양 전지를 모방하였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의생학은 전도유망한 학문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개미박사'인 최재천 교수는 '잎꾼개미'를 통해 개미사회의 일면을 어린이들이 살펴볼 수 있게 펴냈으며, 어린이들은 '개미의 생태'를 살펴보며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얻어 우리 일상에서 유용한 것을 창출해내었으면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개미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는 무엇이 있을까? 지혜를 배우기에 앞서 '개미의 생태'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개미처럼 군집을 이루며 사는 생물한테는 '사회성'이 있다고 말들 한다. 허나 '인간사회'와 일률적으로 같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왜냐면 개미와 같은 곤충들의 생태는 거의 대부분 '생존본능' 가운데 '종족번식'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여왕개미는 알만 낳고, 일개미는 일만 하고, 병정개미는 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목숨을 다할 때까지 '자기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 이를 두고 인간들은 개미사회가 '희생정신'이 가득한 '계급사회'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를 '인간사회'에 곧바로 적용하여 '철저한 계급사회'로 분업화시킨다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개미사회'에서 인간이 배울만 한 유용한 점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개미사회를 이룬 집은 대부분 '어두운 지하'에 건설하였다. 빛이 한 점도 들지 못하는 곳에서도 '의사소통'을 하는 개미만의 방식을 눈여겨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페로몬'이라는 독특한 호르몬으로 '눈을 감고도', '보이지 않아도', 서로의 의사를 정확히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의사소통 '전달방식'에서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인간들이 더는 '지상'에서 살 수 없게 된다면, 인간이 살 수 있는 터전으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지하도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사회에서 '빛'이 없으면 삶을 살 수 없을테지만, 잠시 잠깐이라도 '어둠'이 짙게 깔리는 순간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도록 '개미들의 의사소통'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테면, '후각'의 시각화, '후각'의 청각화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문자'나 '말'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좀더 단순한 형태로 전달하는 체계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빨강'은 위험, '노랑'은 경고, '초록'은 안전, '파랑'은 집중 따위와 같이 '특정한 냄새'에 고유한 메시지를 정해놓으면, 인간이 구별할 수 있는 '냄새의 종류'가 수백만 가지라고 하니, 냄새만으로도 간단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체계를 구축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한편,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는 '곰팡이 살균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인간에게 유용한 '살균제'를 만들어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슈퍼박테리아가 등장함으로써 치료가 불가한 질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해야만 하는 절실함에 도달하고 말았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라도 '천연성분의 항생제', 다시 말해 '자연생태에 해를 끼치지 않는 항생제'를 써야만 할 것이다. 이렇듯 '개미의 생태'를 비롯해서 자연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의생학적으로 분석하면 인간에게 유용한 것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그렇기에 '기초학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미 선진국이라 정평을 받은 대한민국이 언제까지 '다른 나라'가 성과를 올린 기초학문을 엿보고 훔쳐 배울 것인가. 그런 식의 자세로는 결코 '선도국가'가 될 수 없다. 당장의 성과를 얻을 수 없는 엉뚱한(?) 연구라 할지라도 과감히 투자하고 '우리만의 표준(스탠다드)'을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선도국가'로 자리잡을 수 있고, 앞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