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동물대탐험 3 : 반가워 제돌아 - 돌고래와 바다 친구들 최재천의 동물대탐험 3
최재천 기획, 박현미 그림, 황혜영 글, 안선영 해설 / 다산어린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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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인간은 '만물의 영장'인걸까? <성경>에 따르면 조물주께서 온세상에 만물을 창조하시면서 마지막으로 '자신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만들고서는 "네가 세상 모든 것들의 주인이니라"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훗날 인간들은 이를 근거로 온세상을 제것인 것마냥 제멋대로 행동한 결과는 '지구온난화', '해수면상승', '기후위기',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방사능오염수 방류' 등등 한마디로 전지구적인 재앙을 초래하고 말았다. 세상 그 어떤 동식물도 전지구적인 파괴를 일삼지 않는데, 오직 '인간'만이 유일하게 자신들의 터전인 자연환경을 망치고, 생태계를 파괴하며, 결국은 동족인 인간마저 스스로 절멸시켜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고 있는데도 '만물의 영장'이라는 황송한 표현을 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잠시, 책 내용으로 들어가서, 3편에서는 '개미박사(최재천)'가 바닷속에서 '제돌이'와 재회하는 장면이 나오게 된다. 1~2편에서 밀림을 탐험하며 '의태'와 '진화'에 대해서 알아보던 동물탐험대원들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해양생물의 신비로움'에 대해서도 연구하게 된다. 그렇게 수많은 동물들을 만나다가 '제주 남방큰돌고래'인 제돌이와 재회하게 된다. 제돌이는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공연하던 남방큰돌고래로 많은 인기와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넓은 바다를 헤엄쳐야 할 돌고래가 좁은 수족관에서 지내는 것이 '동물학대'와 다를 바가 없다는 주장이 시민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고, 더구나 제돌이의 경우에는 '불법포획'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제주도 바다로 되돌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자칫 적응을 못하면 어떡하느냔 걱정도 했었지만, 체계적인 관찰보호를 거쳐 바다에 방류한 탓에 무사히 돌고래 무리와 합류하게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이 책이 꾸며지게 된 것이다. 특히, 최재천 박사님이 직접 제돌이 방류 프로젝트에 참여한 탓에 더욱 생생하게 그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재회의 기쁨도 잠시, 제돌이와 함께 들어간 바닷속의 풍경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멸종위기종인 '귀신고래의 사채'가 깊은 바닷속에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거대한 사채속에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가 널려 있는 모습은 이 책의 주제와는 상관없이 '비극'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어찌 하다 고래의 뱃속에 '쓰레기'가 가득했고, 깊은 바닷속에서도 인간들이 먹고, 쓰다가 버린 '쓰레기'들이 그득했던 것일까? 그건 어리석은 인간들이 돈 몇 푼 아낄 요량으로 바다에가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 탓이다. 그렇게 버린 '쓰레기'를 해양생물들은 아무 것도 모른채 먹은 것이다. 그리고 뱃속에서 소화도 되지 않고 배출도 되지 않고서 죽을 때까지 '몸속'에 담고 다니게 된 셈이다. 그렇게 소화가 되지도 않는 쓰레기를 먹은 해양생물들은 배가 고픈데도 배가 더부룩하니 불러서 더는 먹지 못하고 굶어죽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왜 인간들은 바다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일까? 첫째는 '비용절감' 때문이고, 둘째는 땅속에 매립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셋째는 '냄새도 나지 않고' 감쪽같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과거 서울시민들이 쓰레기매립장으로 쓰던 '난지도'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서울의 쓰레기산'이었던 난지도(현재 '상암 하늘공원')를 모를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함부로 버린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참으로 궁금하기도 할 텐데, 대부분은 '쓰레기소각장'으로 들어가 연기가 되어 버리지만, 산이나 강, 그리고 계곡 따위에 함부로 몰래 버린 쓰레기들이 장마나 홍수 때 빗물에 쓸려 바다로 흘러간 뒤에 바다밑바닥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바다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그렇게 버린 쓰레기들이 큰바다에서 다시 모여 거대한 대륙과 같은 '쓰레기섬'이 되기도 한다는데, 머지않은 미래에는 바다생태계가 망가져서 인류는 결국 굶주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하는 메시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인류 종말을 대비한 씨앗저장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인류가 재앙에 가까운 일을 겪고도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해 노르웨이령 스피츠베르겐섬에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를 만들었는데, 세계 100여 개 기관에서 100만 종 이상의 씨앗을 현재 저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씨앗들은 '지구 최후의 날'에 개봉할 예정으로 현재는 꽁꽁 잠겨있고, 연구목적을 위해서만 아주 조금씩 공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저장고의 문을 여는 날이 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인간은 더는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이 해온 행동들을 볼작시면 당연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토록 망가뜨린 지구의 자연환경을 되살릴 수 있는 '지혜보따리'도 오직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면 좋겠다. 더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쭐함은 버리고, 인간의 생명이 소중한 만큼 세상의 모든 생물이 다 소중하다는 진실을 깨닫고 행동한다면 지구의 미래는 한층 밝아지게 될 것이다. 아무리 먹고 사는 문제로 절박할지라도 우리의 후손들도 아름다운 자연환경속에서 깨끗하게 살게 해주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인간과 동물은 쫌 '따로따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 인간은 '도시'에, 동물은 '야생'에 따로따로 말이다. 물론 '전원풍경'이 펼쳐진 자연과 마을이 어우러진 한적한 시골마을도 있겠지만, 농사와 어업, 그리고 산촌 지역을 제외한 별도의 '야생동물보호구역'을 마련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꾸어나가며 인간들의 손길이 닿지 않고 발길이 머물지 않은 자리를 만들면 분명 효과적일 것이다. 이제 인간만을 생각하다가는 모두가 다함께 끝장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각심'을 최고조로 올려야 할 것이다. 안 그럼, 정말 큰일이 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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