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파워 - 위대한 기업이 되는 7가지 전략
해밀턴 헬머 지음, 유지연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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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아이들에게 어릴 적부터 '경제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나 어릴 적에는 그런 교육을 아예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줄 알았고, 땀 흘린 댓가는 값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는 고도성장을 하였고, 끝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나와 비슷한 또래들 대부분은 열심히 일만 했을 뿐 땀 흘린 댓가로 재벌이 된 친구는 없다. 한마디로 우리 세대에는 정주영, 이건희 처럼 '재벌신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는 이상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가 되고 말았다.

 

  그 대신 '돈을 굴릴 줄 아는 사람'은 재벌은 못 되었어도 돈맛을 좀 보았다. 일찍부터 부동산에 투자할 줄 알고, 주식을 굴릴 줄 알며, 주택청약 같은 '경제지식'을 일찍 알아본 친구들은 대한민국이 경제성장을 할 때마다 '돈맛'을 제대로 맞긴 했다. 그러니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나고 자라는 세대 모두는 '경제교육'을 철저히 해야만 한다. 물론, 땀 흘려 일하는 보람도 배울 가치가 충분하지만, 곳간에서 인심 나듯 일단은 '경제력'을 탄탄하게 쌓아놓아야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인성교육'을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돈을 벌어서 고작 '갑질'밖에 할 줄 모른다면 때려 죽여도 시원찮을테니 말이다. 돈은 고작해야 돈일 뿐이다. 사람이 우선인 것을 모르고 돈지랄부터 할 요량이면 '재산몰수'라는 사회적 매장을 한 뒤 철저히 짓밟아줘야 마땅하다. 부를 이루었으면 그 부를 '필요한 곳'에 쓰고, '필요한 사람'에게 노나주어야 돈의 역할을 다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그렇지 못하고 쌓아두기만 하거나 저 혼자만을 위해서 쓰는 큰돈은 '나쁜 돈'에 불과할 뿐이다.

 

  허튼소리는 이쯤하고, 이 책은 '경제책'이다. 그 가운데 '전략적 경영'에 관한 책인 것 같은데, 경제와 경영을 구분 못하는 경제문외한에게 그 차이점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허나 기왕 하는 비즈니스(사업)라면 제대로 된 사업을 해서 회사(기업)를 번창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글쓴이가 주장하는 바는 이해할 수 있었다. 제목도 <세븐 파워>이니, 그 비법도 7가지로 정리되어 있는 책이기도 하다.

 

  먼저, 서문에서는 사업에 있어서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파워'를 강조했는데, 이는 다시 '전략의 정역학'과 '전략의 동역학'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정역학에는 책 제목에서 말한 '세븐 파워'를 예로 들면서 설명하였고, 동역학에는 '파워의 활용'을 설명하고 있다. 부연설명을 하고 싶지만, 문외한이라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어 대략적인 감을 잡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한다. 왜냐면 글쓴이가 '경영의 역학'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수학공식'을 열거하고 있는데, 경영학을 배우지 않은 초보자가 보기에 당췌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차근차근 읽다보면 뭔가 감은 잡을 수 있었지만, 그래서 제대로 설명하기가 난감하기 이를 데 없으니 양해하시길 바란다.

 

  먼저, 세븐 파워다. '카운터 포지셔닝', '규모의 경제', '전환 비용', '네트워크 경제', '프로세스 파워', '브랜딩', '독점자원' 순서다. 하지만 딱히 순서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사업을 시작하는 초창기 회사라면 순서대로 밟아나가는 것도 바람직하겠지만, 이미 중견기업인 경우에는 '필요한 것'만 선별해서 적용시켜도 무방할 것이고, 잘 나가던 기업이었다면 휘청거리게 된 원인을 찾아 '전략적인 대처'를 해나가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기 때문이다. 뭐, 경영학을 전공한 전문가라면 당연히 알만한 내용일테고 말이다.

 

  암튼, 카운터 포지셔닝이란 '매력적인 기업'으로 만들라는 얘기다. 기업 이미지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만들면 '대성공'이란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폭발적'인 무엇이 필요하단다. 이를 테면, 넷플렉스의 '스트리밍 사업'처럼 기존에는 없었지만 만들고 나니 대박이 터지는 그런 아이템으로 승부를 걸라는 얘기다. 이런 대박이 확고부동한 자리매김이 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가 절실하다. 기왕하는 사업이라면 자잘한 이익을 추구해선 안 된다. 투자할 때는 확실하고 화끈하게 해야 이득도 커지는 법이다.

 

  다음은 '전환 비용'이다. 기존의 이익에 과감한 투자를 해서 '새 이익'을 뽑아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이고, 투자해서 얻을 이익을 얼마큼이며, 투자비용과 유지, 보수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모든 것을 셈한 뒤에도 이득이 남는다면 할 수 있는 것이 '전환 비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환 비용'을 막연히 미룰 수도 없는 일이다. 어차피 '해야만 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대로 하지 않으면 망쳐버릴 수도 있으니 철저히 준비하고 계산해야 한다. 어쩌면 '전환 비용'은 모든 기업이 망할 때까지 해야만 할 늪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특히, 선두기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꾸준히 해야 할 일이도 하다.

 

  '브랜딩'은 특히 어렵다. 한 기업의 브랜드는 만들기는 어렵지만, 한 번 만들어진 브랜드는 쉽게 잊혀지지 않기 때문에 모든 기업은 '브랜딩'에 도전한다. 하지만 '브랜딩'의 핵심은 유지다. 브랜드의 가치가 흐려지면 '상품 판매'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브랜딩에 목을 메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개발하고 홍보하면서 명성에 걸맞는 제품을 만들려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마진'을 셈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뽕을 뽑을 만큼 뽑아먹어야 '남는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브랜딩'에 성공하기만 하면 아주 오랫동안 울궈먹을 수도 있으니 '선두기업'의 브랜딩을 늘 눈여겨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은 '독점자원'이다. 모든 기업이 꿈꾸는 '무한대의 마진'은 독점을 했을 때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경제에서 독점은 불공정하다며 제재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독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선 '픽사'의 애니메이션 사업을 예로 들었다. <토이스토리>가 가져다준 영업이익은 여타의 애니메이션을 다 합친 것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으며, <토이스토리>는 지금도 수익을 내는 '독점 애니메이션'이다. 이처럼 애니메이션 시장은 넓지만 '수익'을 내는 작품은 몇몇 대작이 전부이다. 이를 해낼 수 있다는 '독점자원'을 갖게 되는 셈이다. 이젠 '아이디어'가 수익을 가져다준다. '아이디어'로 독점을 해도 절대 제재대상이 되지 않는다. 어느 나라가 <토이스토리>에 독점이라며 상영금지를 내릴 것이냔 말이다.

 

  '네트워크 경제'는 사용자 기반이 늘어남에 따라 고객이 증가하여 가치가 실현되는 사업을 말하는데, 여기서 수학공식을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네트워크에 고객 한 명이 늘어날 때마다 기존 사용자에게 발생하는 이익이 잉여 마진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고 있는데, 솔직히 뭔소린지는 모르겠다. 이를 테면, 페이스북을 똑같이 이용하더라도 미국 대학생이 몽골 대학생보다 훨씬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예를 드는데, 그 이득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략적으로는 '다수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커뮤니티의 경우, 다수의 사용자가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문화, 생활팁 같은 것들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반면, 소수의 사용자는 다른 언어, 다른 문화, 다른 생활권 등이라는 이유로 컨텐츠를 제대로 쓸 수 없다는...뭐, 그런 내용 같다.

 

  마지막으로 '프로세스 파워'는 매우 드문 경우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한 기업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한 기업이 어떤 프로세스를 갈고 닦느냐는 '기업의 효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프로세스는 쉽사리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오랫동안 점진적으로 바꾸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급작스런 프로세스 변화는 폭망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으니 매우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만 프로세스 파워에 성공한다면 비용을 낮추거나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에 내제된 조직과 활동 따위를 장기간의 노력과 헌신을 해야 마땅하다고도 했다.

 

  이렇게 '정역학적 파워 전략'을 세웠다면 이제 '동역학적 파워'를 키우는 일만 남았다. 파워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처럼 '타이밍'이 중요하다. 기업의 활력적인 요소를 몰아세웠다면 기세를 몰아 몰아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다. 기껏 활력을 키워놓고서 멈칫거려서는 죽도 밥도 안 되는 법이다. 한편, 파워에도 '기승전결'처럼 '도약-시계-발생-안정'라는 패턴이 돌고 도는데, 이 때에 알맞는 '세븐 파워 전략'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도 말했다.

 

  어떤가? <세븐 파워>의 핵심이 잘 이해되는가. 경영학의 기본도 모르는 이가 읽기에는 버거운 책이긴 했지만, 조기 경제교육이 꼭 필요한 까닭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을 '경영학 박사'로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경제의 기초'만 알아도 언젠가는 써먹을 수 있는 배경지식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커서 무엇을 하겠느냔 말이다. 빌 게이츠도 어려서부터 '억만장자 수업'을 받은 것은 아니다. 어쩌다 우연한 계기도 세계적인 기업을 이끄는 사업가가 되었다. 마크 주크버그도 마찬가지다. 그저 여학생들의 얼평(얼굴평가)을 하려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페이스북'이 거대기업으로 성장해서 어엿한 사업주가 되어 활동하고 있다. 적어도 '경제의 기본'을 더 심화된 경영도 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니, 직접 경영할 필요는 없다. 경영 전문가에게 맡기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최종결정'은 사업주의 몫이다. 그러니 '기본'은 알아야 한다. 경제의 문외한이 경영학 책을 읽다가 '앗! 뜨거'하면서 늦깎이 경제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몇 자 적어 보았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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