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 잘하고 싶어 시작을 망설이는 세상의 모든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진짜 완벽주의 활용법
윤닥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인은 거의 대부분 '완벽주의'를 강요받고 있다. 완벽주의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급성장하게 된 '원동력'이기도 했고, 선진국들 가운데서도 거의 완벽할 정도로 '민주주의'를 확립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도 우리 사회 안에서 작용하고 있는 공정에 대한 완벽주의, 정의에 대한 완벽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인들은 제외다. 정말이지, 후진적이고 구태스러운 낡은 정치인들만 싹 갈아치우고 나면 대한민국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1등 국가이자, 모범국가가 되어 전세계인을 선도하는 멋진 나라가 될 것이다. 암튼, 이 책은 '심리학' 책이다.

 

  완벽주의는 심리학용어는 아니란다. 완벽주의가 병적인 증세는 더더욱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완벽주의'로 인해 마음이 아프고 다치는 일을 종종 당하고 있기에 '심리학자'들도 주의 깊게 살펴보는 중이라고 한다. 흔히, 심리학에서 말하는 '결벽증'과 '강박증' 등과 같은 질병과는 다르다는 말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완벽주의'는 개인적인 원인에서든, 사회적인 문제에서든 '이상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단다.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발전상을 가져온 원동력이 어쩌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원인이 된 것일까.

 

  남들 앞에만 서면 심장이 요동을 치고 손발이 벌벌 떨리며 땀을 비에 흠뻑 맞은 듯 흘리는 경험을 하면 '무대 공포증'을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그런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더 많은 연습과 더 많은 경험을 쌓아 이겨보려고 하지만, 더 많은 연습, 더 많은 경험이 더 큰 공포증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단다. 왜 그럴까? 이들을 지켜보고 분석한 심리학자들이 내린 결론은 '완벽해지려는 마음가짐'이 더 많은 떨림과 불안, 긴장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었단다. 이런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은 자신들이 공황장애, 강박장애, 식이장애, 번아웃 등을 의심하며 병원을 찾아오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완벽주의'에서 찾을 수 있더란 말이다.

 

  그런데 완벽주의는 우리 주위에서 너무나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주위에서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이들이 더욱더 완벽한 자신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는 모습이나 완벽하지 못한 '현재의 모습'을 개선하기 위해 '완벽한 계획'을 세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획을 실행해나가는 모습 따위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가르치며 별다른 죄책감(?)도 없이 강요하듯 권장하기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런 '완벽함에 대한 강박'이 병적인 증세로 보일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자신의 부족함을 책망하며 더욱더 정진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고 만다. 물론, 정반대의 양상도 있다. 정말 내노라할 정도로 대성공을 한 인물이 자신의 성공비결은 '완벽주의'에 있었다면서 자랑스럽게 인터뷰하는 모습을 정말 자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다수의 <자기계발서>는 이런 '완벽주의'를 권장하며, 너희가 아직 성공하지 못한 까닭은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면서 체크리스트와 계획서를 들이밀면서 '완벽한 성공비법'에 어서 승차하라고 손짓한다.

 

  이렇듯 '완벽주의'는 우리에게 두 얼굴의 모습으로 늘상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도 '완벽주의'를 마음의 병으로 단정짓지 못하고, '관찰'만 하고 있는 셈이란다. 하지만 모두가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다. 완벽한 사람만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공자님도 말씀하셨다. 뭐든 완벽하려고 들기보다 '즐기는 사람'이 가장 성공하는 법이라고 말이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성향이 있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니 '성공의 기준'도 다를 수밖에 없고, 성공에 이르는 길도 달라야만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 성공을 향해 성장하는 이들에게 '완벽'을 강요하고,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고 의심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따라서 완벽주의를 강요하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우리는 고심해볼 필요가 있다. 정말 '완벽'이 필요한 사람에게 완벽을 강요하는 것까지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를 테면,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항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험천만한 공사현장이나 작업환경에서 근무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한순간의 방심이 대형재해를 일으키곤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환경에서도 늘 '완벽'만을 강요할 수는 없는 법이다. 긴장된 채 8시간을 근무를 하면 '5일 근무'가 아니라 하루만 지나도 녹초가 되어 다음날 근무를 정상적으로 해낼 수 있는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충분한 휴식'이 병행되어야 한다. 완벽한(?) '교대 근무'도 하나의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강행군' 뒤에 꿀맛 같은 '휴식'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이리 언성을 높이냐고? 바로 내 얘기이기 때문이다. 하루 9시간 근무에 1시간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오후에 한 번씩 20분 몰아서 휴식을 하는 방식으론 정상적으로 근무를 이어가기 힘들단 말이다. 그런데 그게 '법정근로시간'에 저촉되지 않기에 합법이라는 것이 문제다. 하긴, 대통령이 주당 120시간 근무(주5일근무 기준, 24시간 노동)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마당에 뭔들...쿨럭쿨럭

 

  암튼, 우리는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완벽주의'를 좀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인생은 즐겁다는 본을 보여줄 때란 말이다. 더는 '네가 가난한 이유가 게을러서야'라는 허튼소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은 적당히 게을러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완벽한 이들조차 '여유'를 부릴 때 더 멋져 보인다. 그게 황새여서 그럴까? 뱁새 주제에 감히 황새처럼 여유를 부릴 생각을 하는 것이 가당찮아 보이는가? 황새가 유유자적하며 시냇가를 휘적휘적 걸어갈 때, 뱁새는 조막만한 날개를 부지런히 퍼덕여서 하늘을 날며 쫑알거리면 된다. 그게 더 뱁새다운 '라이프 스타일' 아니겠는가 말이다. 왜 뱁새에게 짧은 다리를 원망(?)하게 만들며 가랑이 찢어지도록 다리를 놀리라고만 강요하는가 말이다.

 

  또한, 사람은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 더 많다. 성공만 하며 빠르게 출세를 한 이들이 '단 한 번의 실패'로 심한 좌절로 두 번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보다는 '칠전팔기'를 외치며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깨달은 이들이 성공가도를 탄탄하게 다지며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렇기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나온 것일테다. 마찬가지로 실수를 아무렇지 않게 넘기거나 너그럽게 대하는 환경속에서 자란 아이가 큰 실패에도 주눅들지 않고 재기에 성공하며 위대한 발자국을 남기는 인물로 성장하기 마련이다. 특히,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이 그렇다. 과학실험은 수많은 실패 위에 '단 한 번의 성공'을 쌓아올려 '과학혁명'을 이루는 법이다. 이처럼 실패와 실수의 저변을 깔아두어야 빛나는 성공을 할 수 있는 법이다. 비단, 과학에서만 통용되는 성공비법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심리학> 책이다. 그래서 '완벽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픈 이들'을 위해서 자기 스스로 '어떤 유형의 완벽주의자'인지 체크하고, 유형별로 자신의 완벽을 다스리고, 완벽을 내려놓는 방법을 제시하며 '심리적 고통'을 덜어낼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허나 진짜 '완벽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을 스스로 체크하는 것이 적절치 않는 분들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은 '체크'하기에 앞서, 완벽할 필요가 전혀 없음을 먼저 인지하고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도 충분히 언급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완벽주의자의 성향'을 헤집듯이 분석하는 내용을 읽다보면 막상 '완벽주의자'들은 또 다른 상처를 받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 역시 꽤나 '완벽주의', 아니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자기 관리에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도 뭘 할 때마다 '강박증세'에 시달리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내려놓기'를 실천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늘 부족한 '무엇'을 찾으며, 그것을 채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평생을 살면서 고쳐지지 않는 단 하나가 바로 그것이니 말이다.

 

  완벽한 모습도 '나'이고, 쫌 부족한 모습도 다름 아닌 '나'라는 사실만 잊지 말자. 그리고 늘 완벽할 수도 없다. 긴장의 끈을 조금쯤 느슨하게 잡고 있어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여유'를 부리면서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쌓이면 문제가 발생해도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고, 문제가 생긴 다음에 해결해도 전혀 늦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면 '완벽한 사람'이란 문제를 하나도 발생시키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가 생겨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게 잘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느슨한 완벽주의' 또는 '여유만만 완벽주의자'가 앞으로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인재가 될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끝으로, 완벽주의는 모두 나쁜 것이 아니란다. 완벽해지려 할수록 한 텐포 '쉼'을 가질 여유를 가지려 노력하고, '긍정적인 완벽주의'도 얼마든지 있음을 잊지 말라는 이 책의 메시지가 더 다가올 것이다.

 

한빛비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