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 곽재식의 방구석 달탐사
곽재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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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 곽재식

 : 동아시아

읽은기간 : 2023/01/12 -2023/01/18


달에 간다.. 달나라에 간다..

두근두근 거리는 말이다..

저녁마다 보고 있지만, 갈 수 없던 곳에 간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

이 책은 우리가 달에 가야 하는 이유를 14가지나 대고 있다.

지구를 알기 위해, 인류의 탄생을 알기 위해, 우주를 알기 위해, 경제성을 위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보고 싶으니 가야 하지 않을까?

호기심이 모든 걸 넘어서는 삶이면 좋겠다.. (굶어죽기 딱 맞는 소리..)

우리나라도 달탐사 국가에 들어섰다.. 

어쩌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달에 여행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은근 기대해본다. 


p35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의 관장을 맡으셨던 이강환 박사는 영화 쥬라기 공원 때문에, 지금까지 전세계의 자연사박물관들이 먹고살고 있다라고 농담한 적도 있다.

p47 어떤 이유에서인지, 2,600만년마다 지구를 파괴하는 무서운 재난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주기적으로 지구에 놀러 와서 한바탕 행패를 부리고 가는 외게인 해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p50 암흑 물질에 대해 우리가 추측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성질 중에 가장 뚜렷한 것은 무게를 갖고 있어서 중력으로 다른 물체를 끌어당길 수 있다는 정도다

p59 로마 문화권을 이어받은 사람들은 보름달이라면, 옛날부터 내려온 켈트 전통에 따른 특이한 풍습의 상징, 켈트족이 믿는 낯선 신들과 관련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렸을 것이다.

p63 밤하늘에서 어두운 별을 주로 관찰해야 하는 천문학자들은 보름달이 없는 날에 주로 작업한다. 보름달이 뜬다고 천문학자들이 늑대인간으로 변하지는 않겠지만, 별을 관찰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아쉬워하는 천문학자는 분명히 있을 수 있다.

p67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본다면 지구도 햇빛을 받기 때문에 파란색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이, 그 지구의 파란 색깔도 빛은 빛이기 때문에 그 빛도 달에 닿으면 달의 빛에 영향을 준다.

p73 옛 기록에는 동예의 무천을 주야음주가무라고 묘사하고 있다. 한문에 익숙지 않더라도 대충 뜻을 짐작할 수 있을 만한 표현이다. 밤낮으로 술을 마시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었다는 뜻이다.

p84 한국에서 쓰는 음력은 여러 가지 방식중에 중국 청나라의 임금 순치제가 자기 신하들에게 지시하여 1645년에 만든 시헌력을 기준으로 개발된 것이다.

p88 달도 마찬가지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신이 그린 것같이 완전무결한 원을 그리며 지구를 돌지 않는다. 대신 약간 찌그러진 원을 그리면서 돈다. 달이 이렇게 조금 엉성하게 지구를 돌기 때문에 가끔은 달이 지구에 조금 가깝게 오기도 하고, 가끔은 지구에서 조금 멀어지기도 한다.

p95 현대의 학자들은 1972년에 완벽한 달력을 만든다는 꿈을 포기했다. 그 대신에 시간을 정확히 측정하면서 오차가 생길 때마다 시간을 1초씩 더 끼워 넣어 오차를 없애기로 했다. 이렇게 넣는 시간을 윤초라고 하며, GMT 표준시 기준으로 6월 30일 또는 12월 31일에 1초를 추가로 집어넣는다.

p96 400년 전에는 이우한 강대국의 권위로 시간의 기준이 정해졌지만, 지금은 대전 유성구 가정로에 있는 한국표준연구소 실험실의 레이저 속에서 희미한 빛을 뿜고 있느 ㄴ이터븀이 세계 시간의 기준을 정한다.

p102 이렇게 생각하면 밀물과 썰물의 힘, 달의 힘이 조선군과 함께 싸워준 셈이다. 만약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조선의 명량해전을 보았다면,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이순신의 노력에 감격하여 함께 일본군을 몰아내 주었다고 노래하지 않았을까?

p105 조선왕조실록의 1790년 7월 1일 기록을 보면 노량진 지역까지도 밀물이 아주 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 밀물이 한강으로 밀려들 때 인천에서 배를 띄우면 달이 바닷물을 잡아당기면서 생긴 물살을 타고 마포까지, 노량진가지 배가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p117 한국인들의 회식 술자리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신라에서 쓰던 주사위에 적혀 있는 “한 번에 술 3잔 마시기”, “소리 내지 않고 춤추기” 따위의 내용을 보기만 해도 어떤 느김인지 생생히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p117 이 주사위는 1975년에 발견된 후, 보존을 위해서 바싹 말리던 도중에 어이없게도 불타 없어지고 말았다.

p125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야기는 월명사라는 음악에 아주 밝은 사람의 이야기인데, 그 사람이 밤에 피리를 불면 발하늘의 달이 더 듣고 싶어서 지지않고 멈추어 있었다는 대단히 시적이 이야기다

p135 이 문제는 조선 중기인 1558년, 과거 시험 문제로 나온 내용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이 문제는 특별히 별을 관찰하거나 날씨를 따지는 공무원을 뽑기 위해 나온 것도 아니고, 그냥 보통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 치르는 시험에 나왔다.

p149 이제는 허초희처럼 상상 속에서 달나라를 여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달에 관광을 갈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p172 소유스는 여러 차례 개량됐지만, 기본 구조는 보스토크처럼 세묘르카 로켓의 바탕 위에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로켓을 하나 덧붙여 놓은 형태다. 소유스는 워낙 많이 만들어졌고, 또 워낙 많이 우주로 나갔기에 가장 믿음직한 로켓으로도 손꼽힌다.

p178 2020년대 초에 우주 관광 사업을 하는 회사들을 지상 100km를 살짝 넘는 높이에 도달하게 해준다면서 막대한 요금을 받지만 2017년 11월 발사된 북한의 화성 15호 미사일은 간단히 지상 4,000km가 넘는 높이에 도달했다.

p188 NASA는 온갖 다양한 사진을 저작권 없이 무제한으로 무상 공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판하는 책이나 영상에서도 저작권 문제 때문에 한국로켓이 아니라 NASA에서 공개한 미국 로켓 사진을 사용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p206 1960년대 빈약한 성능을 가진 컴퓨터로도 달에 갈 수 있었던 것은 마법이나 속임수 때문이 아니라, 마거릿 해밀턴 같은 컴퓨터 전문가들,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굉장히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p235 해밀턴의 팀은 이런 오류가 발생했을 때, 컴퓨터가 통째로 마비되는 대신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나머지 일은 무시하면서 다시 정상 작동하도록 하는 기능을 만들어 두었다.

p255 로버츠는 8년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달리 할 일이 없었던 그는 과학 공부에 심취하여 물리학과 우주에 대한 이론에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중에는 우주의 법칙, 상대성이론, 양자론, 11차원 공간에 대해 소개하는 책을 썼고, 이후 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데, 나로서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p265 당시로서는 기술을 발전시키면 지구 바깥의 우주도 탐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 놓은 소설이라는 점이 훨씬 중요했다.

p268 로켓이라고 하는 것의 정체는 사실은 아주 거대한 연료통이다. 몇백, 몇천 톤짜리 연료통에 불을 붙여 튕겨 나가게 하는 장치 위에다가 조그마한 깡통을 올려두고 그 깡통에 사람이 들어가서 우주의 원하는 장소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도하는 것이 현재의 로켓 발사다.

p288 달에 정말 부딪히지는 않고 아주 살짝 비켜 나가도록 교묘하게 움직이면 달을 스쳐 지나가다가 달이 끌어당기는 중력에 인공위성이 슬쩍 붙들리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달 근처에서 속력을 줄이려고 불을 많이 뿜지 않아도 저절로 달에 인공위성이 끌려 들어가게 된다.

p294 달 탐사가 시급한 한국의 달 탐사선은 가장 빠른 지름길보다 무려 110만 km 이상을 돌아가는 길을 택한 셈이다. 아마도 한국 역사에서 급할수록 돌아간 일 중 가장 멀리 돌아간 사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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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강원도 여행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7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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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혼자 강원도 여행

 : 황윤

 : 책읽는 고양이

읽은기간 : 2023/01/05 -2023/01/11


대중교통으로 답사를 다니는 새로운 여행방법을 제안한 황윤님의 새책을 읽었다.

이번에는 강원도다.

나에게 강원도는 관광지일 뿐인데 이 책을 읽어보니 생각보다 역사적 유적지가 많았다. 

강릉 김씨의 시조 김주원님을 위시하여 신라가 강원도에 어떤 힘을 가지고 있었는지, 헌화가의 주인공 수로부인 이야기, 이사부 이야기, 마지막으로 마의 태자에 대한 이야기까지...

스토리텔링을 삼아야 할 게 너무나 많았다.

이런 역사들을 어떻게 이렇게 꿰차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문화유산 답사기 이후로 재미있게 읽는 답사기(여행기?)다.

이번에도 아주 좋았다. 


p24 여기서 한 가지 알 수 있는 것은 통일신라 시기에도 왕릉을 만들 때 음과 양을 따지는 등 조선 왕릉 조성 때 풍수지리처럼 일정한 기준이 있었다는 점이다. 결국 토의 끝에 사찰이 옮겨지고 그곳에 원성왕릉이 조성된다.

p27 통일신라 시기 왕릉을 조성할 때 관련 관청에서 의견교류 —> 좋은 위치 선정 —> 땅 구입 —> 봉분 조성 —> 노동력을 동원하여 묘역 정리 —> 백성을 이주시켜 능 관리라는 엄격한 순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p41 한반도 역사를 보니, 왕위 계승권 1위임에도 원성왕이 권력을 잡자 조용히 물러난 김주원이 있었는데, 지금의 조선은 이미 왕이 된 조카를 물러나게 하고 삼촌인 수양대군이 왕이 되다니, 안타깝다는 의미였다

p63 강릉에 가면 명주가의 여주인공이 물고기를 통해 서생에게 편지를 보낸 연못 자리가 정말로 존재한다. 그리고 1930년 그 장소에 월화정이라는 정각이 세워졌다.

p85 세 개의 기록을 종합해보면 법흥왕은 520년에 법률 반포와 더불어 관복 위계를 처음 제정하였고, 521년에는 양나라로 사신을 보냈다.

p100 법흥왕까지만 해도 신라 왕은 신라를 대표하는 권력자이면서도 하나의 부에 소속된 이중적 지위였으나, 다음 진흥왕에 이르자 신라 왕은 경주 6부를 초월한 존재로서 인식된 것이다.

p119 백제, 고구려 멸망 이후에도 세계 최강국이었던 당나라까지 사회 지도층인 진골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싸웠기에 최종 승리를 이끌게 된다. 아무래도 이 시기가 한국사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가장 높았던 시대가 아니었을까?

p130 관동팔경 중 하나에 꼽힐 정도니까. 삼척의 죽서루 이외에 고성의 청간정, 고성의 삼일포, 강릉의 경포대, 양양의 낙산사, 울진의 망양정, 통천의 총석정, 평해의 월송정 등이 그것이다.

p140 삼척을 배경으로 한 헌화가라는 제목의 향가로 단순히 한자만 봐서는 해석이 거의 불가능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한문처럼 보이지만 향찰로서 뜻으로 읽는 글자와 음으로 읽는 글자가 섞여있기 때문.

p169 촛대바위와 능파대는 1788년, 김홍도가 정조의 명에 따라 금강산과 관동팔경 등 60여곳을 그린 화첩인 금강사군첩에 등장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p175 수로 부인이 어떤 장소에서 기이한 일을 경험하였는지는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사부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주장이 있지만 말이지. 그 결과 수로 부인 관련한 장소 역시 삼척에서 이사부처럼 여러 곳에 조성하였다.

p183 신라의 무력과 행정력을 통한 평양 이남 통치는 676년 이후 쭉 이어졌으나, 이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시점은 735년에 이르러 완료되었음을 의미했다.

p187 수로부인은 남편이 김춘추 후손으로서 뼈대 높은 진골 귀족이며, 딸과 손녀를 경덕왕과 결혼시킨 데다, 아들으 ㄴ당나라와의 외교에서 신라에 큰 열매를 가져왔고, 손자는 신라 왕의 외삼촌으로서 신라 최고의 권력자로 올라서기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외증손자는 신라 왕인 혜공왕이었다. 말 그대로 8세기 시점 최고의 진골 가문이 된 것이다.

p194 제왕운기는 다른 역사서에 비해 내용이 간략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이승휴가 노래처럼 쉽게 따라 부르며 역사를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p197 한국 사찰 역사를 따라가다보면 7세기 활동한 자장, 의상, 원효 세 분이 창건했다는 내용이 유독 많이 남아 있다. 이에 학자들은 해당 내용 대부분이 후대에 사찰 역사가 오래되고 높은 고승이 만들었음을 강조하기 위하여 슬며시 넣은 이야기로 판단한다.

p204 글자는 마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거울 글씨처럼 거꾸로 뒤집혀 새겨져 있었으며, 한자 역시 이두 문자로서 우리말 어순에 맞추어 표기했다.

p242 당시 내가 초당동 유적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이곳에서 다름 아닌 5세기 신라 금동관이 발견되었으니까. 신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 삼국 시대에 이르는 주거지와 고분 유적이 함께하는 초당동 유적지를 발굴하며 찾아낸 성과였다.

p276 별연사고적기는 본래 신라 시대부터 이어오던 명주가 스토리에 새로운 살을 붙여 지역의 명사인 김주원 가계를 설명하는 이야기로 변모시킨 결과물이었다.

p285 공신 가문 가계일지라도 고려 이전의 조상에 대해서는 올바른 기록이 아닐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를 미루어볼 때 고려 시대 역시 당시 분위기상 크게 터치하지 않는 신라 시대 선조에 대해서는 조선 시대처럼 윤색과 포장이 어느 정도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p293 태대각간까지 오른 이는 신라 역사상 단 두 명밖에 없었으니 김유신과 김인문이 그 주인공. 즉 김유신과 김인문은 당나라 공과 신라 태대각간을 함께 얻은 신하로서 신라 역사상 가장 최고의 위치까지 오른 인물이었다.

p295 조선 시대 사람들이 족보로 조상의 가계를 정리할 때 근거로 본 기록 역시 고려 시대 묘지명처럼 고려 기준으로 적힌 기록이 대부분이었다. 덕분에 조상이 신라인임에도 고려 관직과 작위로 가득 포장될 수밖에 없었던 것

p330 당시 경주로 가서 왕사가 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권위와 명예를 얻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과감히 거절하고 강릉에만 머문 그에 대한 존경심은 그가 열반한 뒤로도 강릉에서 쭉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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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 전쟁이 끝나면 정치가 시작된다 임용한의 시간순삭 전쟁사 2
임용한.조현영 지음 / 레드리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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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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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2/12/21 -2023/01/11


믿고보는 역사 선생님 임용한님의 책

중동전쟁은 말만 들었지 사실 잘 모른다. 6일전쟁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제대로 내용을 알지는 못한다.

중동전쟁때 미국에 유학간 이스라엘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아랍사람들은 도망가기 바빴다는 이야기로 애국심을 강조하던 이야기도 있었고, 미국의 첨단무기지원으로 압도적인 화력을 가진 이스라엘이 쉽게 아랍의 손목을 비틀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중동전쟁이라는 게 우연, 실수, 무기, 미국과 소련의 외교, 아랍의 분열 등 정말 여러가지 요인들이 뒤섞여있던 전쟁이라는 걸 알게 됐다.

4차전쟁이야기까지 나오는데 각 전쟁들이 단순하지 않다보니 실타래같이 엮여있어 한 번 읽어서는 잘 모르겠다. 몇 번 읽고 그림을 그려봐야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 번 읽은 느낌으로는 아랍의 분열과 무능력이 정말 대단했구나라는 것.

그리고 무능한 지도자들의 김칫국 마시기가 국민들, 그리고 군인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것.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 않다. 지금 우리나라도 전시작전권도 없으면서 연일 선제타격하겠다거나, 핵무장을 하겠다는 미친 지도자가 대통령이니까...


p13 운동권은 어떤 말을 해도 신념을 꺾지 않는다. 타인은 공평과 정의의 이름으로 공격하고, 자신의 행동은 궤변과 상황 논리로 옹호한다. 강자의 오인 사격은 학살이고, 자신들의 테러는 정의다

p21 유대인은 자신들만의 지하 세계를 만들어나갔다. 군수품 조달, 밀수, 비밀 조직, 정보기관의 전문가가 되었다. 고급 정보를 계속 조달해야 했기에 뉴욕타임스, 로이터 통신 등 언론사를 창설하기에 이르렀다.

p47 첫 번째 전투는 도시 쟁탈전이었다. 그래서 이를 도시 전쟁이라고 한다. 격전이 벌어진 도시는 아크레, 하이파, 야파, 티베리아스 같은 지중해 항구도시와 예루살렘이었다. 이곳들은 십자군시대에도 요충지였던 도시들이다

p73 라빈에겐 또 하나의 고민이 있었다. 바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무자비한 명령이다. 지금까지 유대인은 피해자였지만, 이제부터는 가해자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 정치가들은 군인들에게 악마가 되라고 강요할 것이다. 사실 1947년부터 그랬다

p126 이상주의자의 타협안은 이상주의의 길을 걸었다. 모두가 그의 제안을 거부했다. 이 전쟁 자체가 아랍과 이스라엘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에 몸서리치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베르나도트의 제안은 하나하나가 자국 영토에 뇌관을 심는 행위였다

p132 1970년대 팔레스타인 난민이 레바논으로 대거 밀려들면서 종파 간 균형이 파괴되었고,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레바논 내전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p136 이스라엘군은 베르셰바로 진격하면서 주변의 아랍 촌락들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주민들을 몰아냈다. 진격과 파괴를 동시에 수행하는 달레작전은 모든 전선에서 한결같이 끈질기게 수행되었다. 팔레스타인 주민 추방과 거주지 파괴는 전쟁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었다. 주민을 몰아내기 위해 전쟁 승리가 필요했다

p141 제1차 중동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팔레스타인 땅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이었다. 팔레스타인 난민은 이때 생겨난 것으로 무려 65만여 명이었다. 자신들이 전쟁을 일으킨 것도, 전쟁을 원한 것도, 전쟁을 주도한 것도 아닌데 아랍의 공격으로 인해 격렬한 전쟁이 벌어졌고 삶의 터전을 잃었다

p159 중동전쟁사를 살펴보면 어떤 상황에서건 이스라엘은 사전에 예측하고 이미 대비가 되어 있었다. 물론 그 예측이 항상 옳지는 않았다.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더 많다. 그러나 옳든 그르든 이스라엘은 결정과 행동 사이의 간극이 아주 짧았다

p183 아랍연합공화국이 탄생하자 미국과 소련의 태도가 즉시 바뀌었다

p189 중동전쟁이 주는 교훈은 미국이 전지전능하지도 않고 모든 것을 알고 있지도 않다는 것이다.

p215 첫 번째 공격에서 이집트군은 전체 공군력의 절반을 잃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피나는 훈련을 거쳐, 귀환한 항공기를 재정비하고 다시 이륙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을 8분으로 줄였다. 반면 이집트군은 8시간이었다. 이스라엘 조종사들은 10분간 휴식하고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p216 변하지 않는 전쟁사의 철칙이 있다. 대단한 승리는 적의 도움 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p239 이스라엘의 신화는 과장되었다. 이집트의 실수가 없었다면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원래 전격전 최고의 경지는(손자병법에도 나와 있다) 적을 흔들고 당황하게 만들어 적이 결정적인 실수를 하게 만드느 것이다

p266 장갑차가 대전차포에 맞아서 격파되면 남은 병사들이 다시 돌을 치우며 진격했다. 죽으러 올라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최정예부대로 알려진 그 유명한 골라니 여단의 신화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p272 이스라엘이 이때 공격하지 않았다고 해서 시리아가 가만히 있었을까? 언젠가는 양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 시리아와 이스라엘 중 오직 한 나라만이 골란고원을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점이 바로 국제정치의 딜레마이고 외교의 어려움이다

p280 군인의 목적은 승리지만, 정치가의 목적은 평화다. 이스라엘 군인의 전술은 선제공격도 불사하는 빠르고 가차 없는 전술로 상대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평화는 공존을 요구한다. 공존은 분리된 두 세계를 인정하고 양보해야만 얻을 수 있다

p300 이렇게 전군에 퍼져있는 두터운 자신감으로 인해 전쟁 대비는 과학 것보다 부족함을 걱정하라라는 진리를 망각하고 있었다

p309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리더의 중대한 책임이자 능력이기에 제이드가 책임을 벗어날 핑계는 되지 않는다. 리더가 정치적 욕심이 생기면 중간 관리자들은 인정사정없이 변한다

p337 모든 상황을 복기해보면, 시리아군은 준비와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다. 세계에서 훈련이 가장 잘된 군대를 상대하면서 물량으로만 밀어붙였다. 여기사 말한 물량에는 인명도 포함된다

p378 이스라엘과 아랍은 똑같이 초보적인 상태에서 전쟁을 시작했다. 제대로 군생활을 경험한 전문 군인은 오히려 이집트나 시리아에 더 많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4차 중동전이 벌어질 때까지도 가장 준비가 잘되었다는 이집트군마저도 이런 대비가 부족했다. 오늘날 미군이 강한 이유는 그들이 실전을 가장 많이 경험해서가 아니라, 그 실전 경험을 제대로 소화하고 반영하는 시스템이 가장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p384 아랍이 다시 단결하고 양면 전쟁과 소모전을 되풀이한다면, 이스라엘은 견딜 수 없다. 사실 이스라엘이 제일 무서워한 것은 소모전쟁이었다. 이스라엘 국민도 전쟁에 승했다고 무조건 관대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경제력은 소모전을 버텨낼 수 없으며, 승리를 해도 후유증이 너무 컸다

p391 골란고원의 중심지이자 격전이 벌어졌던 쿠네이트라는 고대 도시의 유허처럼 완전히 페허가 되었다. 도로의 형태는 완연한데, 건물과 회당은 폭풍에 쓸려간 듯이 밑동만 남아 있다. 전차의 잔해도 그대로 방치돼 있어 꼭 시간마저 떠나버린 듯한 느낌을 준다

p392 필자는 인류가 추구하는 이상에 조금이라도 다가서는 데는 선의의 이해가 아니라 현장의 이해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한 줄의 지식, 교훈, 이념은 인간은 더 잔인하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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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클래식 -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음악 세계
오수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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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토리 클래식

 : 오수현

 : 블랙피쉬

읽은기간 : 2022/12/28 -2023/01/05


작곡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클래식 음악의 매우매우 유명한 멜로디를 들으면 대충 어떤 음악인지를 알 수 있고, 작곡가들의 전기나 에피소드 책을 좀 읽어서 겉핥기가 된, 초보에서 막 벗어나려고 있는 수준이 되니, 클래식 책을 읽을 때 고민이 된다.

책을 잡아서 읽다보면 대부분은 아는 내용인 책들이 조금씩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조금 어려운 책을 읽으면 완전 까막눈이 된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대부분 아는 이야기다. 다만 작가의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다 보니 에피소드에 대한 해석이나 감정은 조금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모차르트를 혹독하게 교육시켰던 아버지에 대한 평가나, 바그너에 대한 평가, 브람스와 클라라에 대한 생각 등이 주로 그렇다.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아니고서야 모를 일..

작곡가마다 내용이 길지 않고 초보자가 알면 재미있을 에피소드가 많이 담겨있어 초보자가 읽기에 참 좋다.


p25 하이든에게 작곡이란 영감과 열정으로 하는 예술 활동이라기보다는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듯 매일매일 해치워야 하는 사무적인 일에 가까웠는지도 모릅니다.

p32 하이든은 언제나 유머가 넘치는 밝은 성격의 음악가였습니다. 성 슈테판 성당 합창단에서 활동하던 어린 시절엔 미사 중 뛰어다니며 장난을 치다가 합스부르크공국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직접 “저 아이를 붙잡아 매질을 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을 정도로 장난기 넘치는 아이였죠

p36 결혼 생활 동안 둘이 사이좋게 지낸 시기는 거의 없었고 하이든은 메조 소프라노였던 유부녀 루이지아 포르첼리와 내연 관계를 유지하며 결혼 생활에서 충족하지 못한 사람의 감정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둘 사이는 에스테르하지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루이지아가 낳은 둘째아들이 하이든의 아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p57 모차르트는 매우 빠르게 곡을 썼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고뇌와 분투의 흔적대신 아름다운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 같은 유려함이 흘러넘칩니다.

p80 즉흥적으로 흘러나오는 선율과 악상을 토대로 작품을 쓰다 보니 베토벤, 브람스 같은 작곡가에 비해 곡의 구조와 형식이 느슨하고 엉성하다는 비판도 받습니다. 그래서 형식미가 중요한 교향곡이나 소나타 같은 작품은 가곡만큼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기도 하죠.

p108 그는 리스트, 쇼팽, 바그너, 베를리오즈, 슈만의 낭만주의 작품이 울려 퍼지던 19세기를 살았으면서도 고전주의 기조를 꿋꿋이 유지해 나갔습니다. 멘델스존은 동년배라고 할 수 있는 리스트, 쇼팽과 파리에서 1년 가까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친구처럼 지냈는데, 그들의 음악에는 결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p110 동생 펠릭스에겐 음악이 직업이 될 수 있지만, 네겐 그저 장식품일 뿐이란다. 여성에게 음악은 그런 것이다.

p121 욕정의 화신 상드가 순진하고 병약한 쇼팽을 제물로 삼았다고 말이죠. 쇼팽은 마요르카로 떠나는 길에 친하게 지내던 퀴스틴 후작의 집에 들렀는데, 퀴스틴 후작은 쇼팽이 떠나간 뒤 지인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습니다. ‘올여름 내내 상드와 쇼팽이 무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쇼팽의 얼굴이 너무 야위어서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어. 상드가 흡혈귀 같은 여자라는 걸 그는 모르는 것 같아’

p141 슈만은 결혼 직후 시인의 사랑, 여인의 사랑과 생애 등 여섯 권의 가곡집을 냈는데, 그가 결혼한 1840년 한 해 동안 발표한 가곡수가 100곡을 넘어 이해를 가리켜 가곡의 해라고 부릅니다.

p148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2020년 슈만의 작품을 담은 음반을 냈는데, 유령 변주곡을 녹음하는 과정에서 당시 참담했던 슈만의 내면 상태가 자신에게 전이돼 굉장한 고통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p159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대 연습곡 중 세 번째 작품인 라 캄파넬라는 피아노계의 파가니니를 지향했던 리스트의 열망이 구현된 작품입니다. 이 작품 연주를 마친 피아니스트들의 얼굴을 보면 예외 없이 온통 땀으로 범벅될 정도로 엄청난 기교를 요구하는 곡입니다.

p169 리스트가 남긴 또 다른 업적은 관현악곡, 성악곡, 바이올린곡 등 다양한 작품을 피아노 연주곡으로 편곡했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그는 베토벤 교항곡 9곡을 모두 피아노 연주곡으로 편곡했습니다.

p201 둘은 슈만의 장례식 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우정의 관계로 남기로 합의한 것 같다는 게 많은 음악학자들의 견해입니다.

p207 브람스는 비스바덴에 머물며 슈피스를 향한 열정을 가슴 가득 품고 작품3을 써 내려갔습니다. 이때 쓴 작품이 브람스의 4개 교향곡 중 가장 서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교향곡 3번입니다.

p213 브람스는 혁신가보다 장인에 가깝습니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으로 이어져 내려온 독일 음악의 전통을 고수하며 높은 예술적 완성도와 성취를 일궈냈습니다.

p228 안토니나는 결혼 생활이 파국을 맞은 이후 3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들의 아버지는 각각 달랐습니다. 그녀는 아이 셋을 모두 고아원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안토니나는 차이콥스키보다 24년 더 살았지만, 그중 20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내며 생을 마감했습니다.

p241 푸치니는 자신이 쓴 오페라에 출연하는 여가수들과 밥 먹듯 불륜을 저질렀고, 오페라 나비부인을 쓸 땐 영감을 얻겠다며 일본이 여가수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여 대놓고 애정 행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p254 토스카니니는 탁월한 음악 해석 능력과 오케스트라에 압박을 가해 단원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연주에 강력한 리듬감을 부여하면서 오케스트라에서 장대한 사운드를 이끌어내는 그의 스타일은 푸치니의 오페라와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p260 말러는 음악을 통해 사랑과 기쁨 같은 보편적 정서를 노래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고독과 상실의 고통으로 점철됐던 자신의 삶에 관한 자전적 서사시에 가깝습니다.

p270 말러에게 지휘는 생계 수단이었고, 작곡이야말로 진정한 꿈이자 열정이었습니다. 그는 여름 휴가 때마다 알프스 근처의 조용한 휴양지를 찾아 오로지 작곡에만 몰두하는 시간을 제일 즐거워했습니다.

p271 말러는 모두 10개의 교향곡을 썼는데, 그중 교향곡 3번은 총 연주 시간이 100분에 이릅니다. 19세기 대편성 교향곡의 대표 작품인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연주 시간이 70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말러 교향곡이 얼마나 긴지 알 수 있죠

p286 드뷔시는 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화려한 여성 편력을 자랑하는 음악가였습니다. 물론 수많은 음악가 삶에 스캔들과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드뷔시의 여성 편력은 양다리, 두 집 살림은 기본이고 연인의 친구와 바람피우기, 후원자 아내와 밀회하기 등 막장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비열하고 난잡한 것들이었습니다.

p291 드뷔시는 모호한 화성과 음색의 다채로운 변화를 통해 몽환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또 중세에 쓰였던 교회선법과 동양의 5음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도 신비감을 더하는 요소입니다.

p307 워낙 늦깎이 학생이었던 터라 사티의 지도 교수가 사티보다 세 살 어렸다고 합니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시절과는 달리 사티는 매우 모범적인 학창 시절을 보냈고 3년 뒤엔 그의 인생 첫 학위도 받았습니다. 드뷔시의 충고 덕에 사티도 보다 체계적인 작품을 쓸 수 있게 된 것이죠.

p308 검은고양이에 모인 젊은 예술가들은 사티의 작품 중에서도 피아노 모음곡인 짐노페디를 특히 좋아했습니다 짐노페디는 벌거벗은 소년들이라는 뜻입니다.

p310 잘못된 식습관에 과도한 음주까지 더해져 사티는 59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떴습니다.

p320 임윤찬의 연주가 특별했던 것은 기교를 넘어 연주자와 작품이 한 몸이 된 것 같은 신들린 연주로 관객들에게 굉장한 전율을 선사했기 때문입니다. 적잖은 기성 연주자조차 이 곡을 대할 땐 힘겹게 사투를 벌이는 것 같고,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 임윤찬의 무대는 마치 1909년 이 곡을 초연했을 당시 라흐마니노프의 연주가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연주였습니다.

p327 쟁존 당시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로서는 이견이 없는 최고의 연주자였지만, 작곡가로서는 평단의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20세기를 살아가는 19세기 복고주의자라는 게 그에 대한 비평가들의 일관된 평가였습니다.

p326 자신의 작품은 물론 베토벤, 쇼팽, 슈만, 바흐 등의 작품도 녹음했습니다. 그는 피아노 소리를 울리게 하는 페달을 다른 피아니스트들에 비해 굉장히 절제해 사용했는데, 그 때문에 그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명징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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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사생활 - 알베르토가 전하는 이탈리아의 열 가지 무늬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알베르토 몬디.이윤주 지음 / 틈새책방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 이탈리아의 사생활

 : 알베르토 몬디

 : 틈새책방

 : 2022/12/21 - 2022/12/27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외국인들은 사려깊고 생각이 반듯한 사람들 같다.

과거 미녀들의 수다에서는 신변잡기의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은데 비정상회담은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를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어로 듣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이 친구들이 자신의 나라에 대해서 책을 썼는데 색다른 느낌이 많이 난다.

한 사람의 관점이라 얼마만큼 객관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모습을 많이 느끼게 된다.

로마제국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는 관광이나 패션으로 워낙 유명한 나라이고, 여행지로 빠지지 않는 국가다.

확실히 볼 게 많고 먹을게 많은 나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여자, 낭만적으로 말해서 사랑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나라라는게 참 좋다. 학생들의 공부방식이나 대학을 가는 방식도 많이 다르다. 

이런 글을 읽다보면 우리나라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좋은 점이 많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거겠지?

비정상회담 출연자들의 책을 읽어가면서 삶이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생각과 삶도 풍성해지는 것 같아 참 좋다.

여행이란 그리고 책이란 참 좋은 것이다. 


p16 이탈리에서는 컵의 온도마저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커피 잔들은 언제나 따뜻한 커피 머신 위에 놓여 있다. 커피는 커피 잔에 담겨야 한다. 향과 맛을 조금이라도 해치지 않도록 말이다.

p24 지금 이탈리아 말고 커피를 제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일 듯 하다. 진짜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얼마든지 있다.

p49 파스타의 경우, 나오자마자 먹어야 면이 붇지 않은 상태에서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가운데에 놓고 번갈아 나눠 먹는 동안 굳어 버리는 파스타를 볼 때면, 나의 마음도 함께 굳는 것 같다.

p72 시내 한복판에서 투데이 메뉴 20유로 이런 집을 선택했다가는 편의점에서 파는 냉동 피자를 맛보게 될 수도 있다.

p89 해변에 가면 포틀리스 차림의 여성이 수두룩한데, 그걸 굳이 쳐다보는 남성도 별로 없다. 빤히 쳐다보거나, 반대로 어색하게 시선을 돌리는 사람이 있다면 촌스럽고 고리타분한 사람이라고 욕먹을 것이다.

p94 이탈리아 남자에게 인생의 1순위는 돈도 명예도 아니고 여자다. 이걸 낭만적으로 말하면 사랑인 거다.

p98 모든 여성은 저마다 아름답고 매력적인데 그 아름다움에 맞는 미소와 찬사라르 보내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나!

p112 교황의 인기와 교회의 힘이 비례한다.

p124 하루 종일 하니까 날시가 매우 중요하다. 결혼식 자체가 신랑 신부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날 하루를 위해 모두가 엄청나게 공을 들이기 때문에 아주 가까운 사람들만 초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종일 그 수고를 감당할 수 없다.

p129 기원이 어떻든 현재의 카르네발레는 화려함 그 자체다. 눈을 뗄 수 없는 전통 베네치아 코스튬이 펼쳐지는 거리에, 보행자뿐인데도 일방통행이 저절로 생긴다.

p132 이탈리아어 바칸체는 한국어 휴가의 의미를 넘어선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다. 휴가와 관련된 이탈리아인들의 판타지는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영화, 노래, 그리고 온갖 로맨스 등으로 재생산된다.

p141 이탈리아에는 이런 활동을 주선해주는 에이전시가 아주 많다. 긴 방학을 집에서 보내기에는 무료한데, 돈이 부족해 마땅히 갈 곳 없는 학생들은 방할 때마다 이런 활동을 찾는다.

p165 저녁 6시쯤 되면 친구에게 “너 오늘 아페리티보 가?”라고 묻거나, 집에 전화를 걸어 “엄마, 나 아페리티보하고 들어갈게”라고 말한다. 6시쯤 만나 술을 한잔하며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가 각자 밥 먹으러 집에 간다.

p173 한국에 살며 “가장 그리운 게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고국의 음식이나 분위기라는 답을 기대한 분이 많겠지만, 내 대답은 라이브 공연이다. 서울에 온 뒤 한국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곳을 찾았지만 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적었다.

p203 몇몇 인기 학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기 수준을 고려해 학교를 결정한다. 입학을 하더라도 졸업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잘못하면 서른 살까지 대학에 다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217 어느 날 갑자기 팬이 된 게 아니라 그분들도 나도 태어나자마자 유벤투스 팬이 된 거다. 모태 유벤투스다. 한번 정해지면 바꿀 수도 없으니 믿음이라고밖에 설명하기 어렵다.

p237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더 이상 새로 교체할 수 없는 부품들을 늘어놓고, 몇십 년 전 설계도를 보면서 일일이 차를 손보는 모습들도 매우 아름답게 느껴진다.

p245 이탈리어가 모국어인 사람에게는 단순히 멜로디에서 오는 감동을 넘어선다. 아리아 자체가 너무나 훌륭한 시이기 때문에 오페라에 나오는 노래들을 흥얼거리며 자라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학과 친해진다.

p254 재미있는건 지식수준에 비해 교양 수준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연극도 많이 보고 그림도 많이 안다.

p265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하나의 나라가 되어가는 중이긴 하지만, 이탈리아가 막 통일되었을 때 이탈리아를 만들었으니 이제 이탈리아 사람을 만들어야겠다라는 말이 괜히 있었던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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