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을 관리해야 인생이 달라진다 - 당신을 뜨겁게 응원합니다
루나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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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삶에 변화를 원한다면, 기존의 생활습관을 던지고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당신의 본성을 바꾸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본성대로 살아가되, 삶을 바라보는 방식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방식, 상황에 반응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인식을 전환하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새롭게 정비하여 스스로 삶을 일궈나가야 합니다. 그것은 누가 대신해줄 수 없습니다." 이 책 『멘탈을 관리해야 인생이 달라진다』의 「성장하고 원하는 대로 이루려면?」이란 제목의 〈프롤로그〉에 있는 저자 루나의 말이다. 혹시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 독자라면 이 삶의 변화를 꾀하는 방식에 매우 익숙할 것이다. 사실 이 방식은 이미 수없이 권유되어 온 자기계발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본적 골자다.

이 책도 이 기본 골자에서 응용된 방식으로 쓰고 있다. 자기 변화를 꾀하려 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은 특히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기본적인 골자만 전달해주고 끝나는 책이 아니고 구체적 응용, 단련 방법 등도 함께 제시하고 실천하고 함께 체크하는 방식이 쓰여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몸의 건강을 위해 근력운동은 꾸준히 하면서도 왜 내면의 근육을 단련하는 데에는 소홀할까에 저자 루나는 착안했던 것 같다. 이 책은 내면 근육을 단단하게 할 때 감사와 사랑, 풍요로운 마음이 점점 커져 얼마든지 일상에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고, 부를 끌어당길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을 살아가는 힘과 힘든 상황을 감당하는 힘의 바탕도 바로 ‘내면의 근육’에 있다는 것이다. 이 내면 근육을 주기적으로 단단하게 단련할 때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으면서 부드러움에 기반한 강철멘탈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1842~1910)는 “금세기 위대한 발견은 물리학이나 과학이 아니라 사람이 생각을 바꿀 때 그 사람 인생 전체가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한 일”이라고 말했다. 윌리암 제임스는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으며 빌헬름 분트와 함께 근대 심리학의 창시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1878년 시작하여 12년간의 저술로 완성한 《심리학 원리 The Principles of Psychology》(1890)는 의식의 유동적인 성질에 주목하여 J.로크 이래로 의식을 정적(靜的)·요소적인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을 개혁하였다. 의식은 단편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슬'이나 '기차'로 표현될 수도 없으며 의식은 끊임없이 흐르는 강의 흐름과 같다고 보았다. 스승으로서 교육학자 존 듀이,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 등을 지도했으며, 미국을 방문한 지그문트 프로이트, 카를 융을 만나기도 하였다.

2차 세계 대전 중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의 일화도 자주 인용된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가스실로 끌려가고 한번 가스실로 간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절망적인 수용소 안에서 한 사람은 유리조각을 발견했고 매일 유리조각으로 피를 조금씩 내어 자신의 볼에 칠했다. 얼굴에 혈색이 도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였다. 결국 이 생존자는 매일 실천했던 작은 행동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사실은 "생각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인생을 만든다"는 정신과 치료의 한 방법으로 제시된 말이라고 한다. 어느 분의 치료법인지 독자는 아직 모르고 있지만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이 치료법에 기초하고 있다. 지금까지 잘못된 인생을 살았거나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심리상담학, 자기계발서 저자 등이 이 방법을 권유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멘탈이 모든 것을 결정하며, 모든 것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시작되기에, 이 책은 ‘나’라는 존재를 바르게 아는 것과 나를 방해하는 적의 실체를 알아차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인생 도약을 위한 이러한 시작은 ‘마음의 집’ 들여다보기와 알아차리기이다. 현재의 ‘마음의 집’은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가. 혹시 그 집이 당신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집을 이루는 자신의 내면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 집은 누가 만들고 무엇으로 지어져 있는가. 그 집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마음의 집에서는 무슨 이유로 나와 에고가 끊임없이 다투는가. 그 집을 바꾸거나 고쳐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것들, 즉 자신의 내면을 자각하는 깨어남이 일어나면 깨달음과 알아차림이 일어나고, 궁극에는 균형 잡힌 마음 상태를 유지하게 되어 행복감과 함께 원하는 것을 이룰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의 집'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마음 탐색의 과정은 내면 근육을 단련하기 위한 내면 여행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여행은 자기 이해로 시작하여 내면 청소를 거쳐 의식 성장을 이루어냄으로써 안락함, 편안함, 만족감, 따뜻함, 풍요로운 삶을 자신에게 뜨겁게 선물하는, 그리하여 새로 지은 자신만의 마음의 집에 정착하는 여정이다. 이 여행의 과정에는 마음 치유와 함께 마음의 집을 새로 짓고 고치거나 꾸며 쓰기 위한 다양한 멘탈 관리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생각은 누가 하며 그 생각들은 진짜일까? 도대체 왜 화날까. 마음은 왜 힘들어할까. 상처는 왜 생기는 걸까. 사람들은 왜 자기 뜻대로 되어야만 한다고 믿는 걸까. 우울감은 왜 생길까. 왜 자꾸 부정적인 감정에 반응하는 걸까, 터무니없는 믿음이나 걱정은 왜 생기는 걸까. 이 모든 것들은 내면의 마음의 집에서 일어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마음의 집에서 일어나는 고통의 원인인 마음과 에고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해방되는 원리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스스로 내면을 탐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생각이 진실이 아님을 이해하고 내려놓는 과정, 감정을 다루고 해소하는 과정, 생각, 에너지, 내면 아이 등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과정 등으로 세분화하며,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사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또한,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여러 차원에서 풍요를 관리하는 원리와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삶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가 제시된 과정을 실천 반복함으로써 에고로부터 깨어나 진짜 자신으로 살아가며 평화롭고 행복하길, 그리고 영적,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관계적, 물질적 차원에서 풍요롭길 기대할 수 있다. 이 책의 내면 여행 과정을 통해 마음과 몸, 정신과 물질, 자신과 세상의 조화를 이루고, 새로운 인생 여정으로 나아가며 성장하길 기대할 수도 있다. 저자는 책의 기술 도중에 잠시 멈추어 자문할 의미 있는 질문 테라피를 제시한다. 질문 테라피를 통해 독자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독자들은 차분한 마음으로 읽고 마음속에 새겨넣으면 될 일이다. 물론 실천 결과를 말이다.

이 책은 결국 원하는 것을 이루도록 의식 성장의 길을 안내한다. 부를 쫓지 않고도 부를 따라오게 하는 방법을 공유한다. ‘에고’를 알아차리고 마음을 치유하며 삶을 가꿀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 책으로 멘탈 관리를 위한 셀프 훈련을 할 수 있다. 셀프 훈련이 가능하도록 책의 기술도 따라간 셈이다. 의식을 성장시켜 삶이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할 것이라고 저자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책에 따르면 우리 안에는 터무니없는 믿음이나 생각이 있다. 그것들이 정보를 왜곡시키거나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어버린다. 우리는 어떤 ‘상(相)’을 정해놓고 그것이 변하지 않을 거라고 굳게 믿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옳다는 생각, 그래서 그 생각대로 되어야 한다는 믿음’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것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많은 고통이 해소될 수 있다. 멘탈을 관리하면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통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내면의 근육을 단련하여 멘탈이 강해질 수 있다. 그리고 삶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관리해나갈 때, 인생 전체가 진정으로 풍요로울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마음의 집」, 2장 「마음아, 왜 힘들어?」, 3장 「정화야~ 내면 청소를 부탁해!」, 4장 「진짜 나로 살아가기」, 5장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로 리셋하기」, 6장 「다차원 풍요를 누려봐!」, 7장 「거울 세상」 등이다.

1~3장은 삶을 어렵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삶에서 당신은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평소 우리의 생각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생각들을 내려놓는 과정, 부정적인 감정이나 에너지를 비워내는 과정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통해 ‘에고’를 알아차리고, 생각을 비우고, 감정과 에너지를 정화하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4~7장은 가장 나다운 삶의 태도로 풍요롭게 사는 과정에 대해 알아본다. 영적, 정신적, 신체적, 감정적, 정서적, 물질적, 관계적, 직업적, 환경적 영역들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관리하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원하는 바를 초연하게 의도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세상에 내맡기는 ‘시크릿’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이 책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알아가는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독자는 믿는다. 자신과 현실을 마주할 용기를 얻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제까지 자세한 실천 방법과 세부적인 문제점, 혹은 포기하려는 독자들이 단단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은 저자는 여기까지 함께 온 독자들에게 시처럼 다정하고 아름다운 말로 독자들을 위로한다. 「다시 용기 내어 도전하라!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이란 제목의 〈에필로그〉를 통해서다.

다시 용기 내어 도전하라!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것처럼···.

이것은 저에게 하는 말이자, 독자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든, 어떤 일을 겪었든, 자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사랑하고 믿으세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서 사랑하는 것이 진짜 사랑입니다. 타인과 세상에 대한 사랑은 그다음 일입니다.

자신을 믿고, 세상을 믿으세요.

자신을 사랑하세요. 한 번도 미워하지 않은 것처럼···.

'있는 그대로' 마음껏 사랑해보세요.(p.313)

 

저자 : 루나

 

수학 교사로 20여 년간 근무했다. 이때 학교를 수행의 장으로 삼아 저자도 학생들도 성장하였다. 10대 때부터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세상은 어떤 곳인가?’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다. 철학, 종교 공부를 병행하고, 마음공부, 수행, 시크릿, 트랜서핑 등에 대한 원리를 체화하며 인식의 틀을 확장해왔다. 깨어남, 깨달음, 알아차림, 의식 성장, 치유, 정화, 풍요, 시크릿 등에 대해 자각한 바 있다. 현재는 자기 이해와 나다움, 내면 치유, 의식 성장, 멘탈 관리, 스트레스 관리, 풍요로운 삶에 대한 연구와 공헌을 목적으로 치유성장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휴먼디자인 공인차트분석가로도 활동하며, 사람들이 자기 본성을 이해하고 자신으로 살아가도록 돕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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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어사 - 지옥에서 온 심판자
설민석.원더스 지음 / 단꿈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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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민초들의 삶을 위한 정의의 심판자들이 나타났다. 정조가 조직한 ‘요괴어사대‘. 그들은 왕의 비밀조직으로 정의를 위해 종횡무진 활약한다. ‘K-요괴‘ 판타지 소설의 탄생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이어 나올 후속작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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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어사 - 지옥에서 온 심판자
설민석.원더스 지음 / 단꿈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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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에서 '일타강사'로 인기몰이를 했던 설민석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탄탄한 역사 지식과 화려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방송가에서도 '모셔가는 역사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설민석이 컴백한 이후 그의 인기는 여전함을 증명했다. 컴백한 설민석은 방송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한국사 강의를 해 대단한 인기를 여전히 실감할 정도로 많은 구독자가 생겼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돌아온 스타강사 설민석은 중국 및 동양사, 세계사까지 강의하는 종횡무진의 활동을 보여준다. 잠시 방송을 쉬는 사이 그의 역사 지식은 오히려 확대된 듯 삼국지, 그리스로마 신화 등 고대 문화에서 서양 역사까지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엔 삼국지나 그리스로마 신화 책 출간으로 기염을 토하고 있다.

갈수록 대단한 역사나 신화까지 확대한 지식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가 이번에는 웹소설 작가 원더스와 공동으로 역사에 판타지를 더한 소설을 선보였다. 이 책 『요괴어사-지옥에서 온 심판자』(이하 요괴어사)가 그것이다. 이 소설 작품은 조선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강철, 삼두구미, 길달 등 실제 기록에 전해지는 대한민국의 괴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역사 기록에 없는 인물들도 가미된다. 이들은 힘을 합쳐 세련되고 매혹적인 'K-요괴'로 재탄생했다. 이 소설은 역사적 소재에 저자들의 상상력이 더해져 통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선 후기 '개혁 군주'로 칭송되는 정조는 뛰어난 학문과 위민 정신으로 조선 후기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쌓은 왕으로 우리 역사에 기록된 왕이다. 정조의 죽은 백성까지 살피겠다는 위민 정신의 뜻에 따라 양성된 특별한 조직이 '요괴어사대'다. 이들은 조선 땅 곳곳에서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들을 찾아다니며, 각자 가진 특별한 재주로 원한의 굴레에 빠진 원혼을 천도하고, 사악한 요괴들을 상대한다. 『요괴어사』는 정의가 흐려진 오늘날의 우리에게 권선징악의 통쾌함과 소외된 자들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타강사에서 이젠 작가로까지 영역을 확대한 설민석의 역사 지식이 다음 어느 분야로 확장될지 기다려지기도 한다. 책의 뒷 부분의 〈작가의 말〉을 통해 이번 소설 작품을 선보인 소감을 말한다. "정조께서는 〈일득록〉에서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를 앞으로 일어날 일의 거울로 삼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 말씀처럼 앞서간 선배들의 실수나 배울 점을 가슴에 새기고 우리가 나아갈 미래를 그려 보는 것은 영웅이 죽고 서사가 사라진 이 시대에 한 줌 희망의 불빛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역사적 본질을 판타지 소설에 태워 당신께 띄워 보냅니다. 이 작품에 승선하시어 고난의 파도를 이겨 낸 벅찬 승리의 세상을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p.(420~421) 이 소설 작품 역시 '역사'에서 떠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또 정사로서의 역사만이 아니라 소설로서의 역사도 "역사를 통해 배운다"는 그의 역사 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나 보인다.

 


 

공동저작이라는 사례는 소설 작품에서는 드문 편이다. 두 저자가 역사적 사실에 인식에 더해 문학적 상상력이 같다는 것을 독자들로서는 이해하기에는 힘들다. 두 작가의 친분이나 평소에 역사에 대한 의견 교환을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꽤 가까운 사이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이유다. 어느 한 작가가 먼저 제의해 주제에 동의함으로써 각각 다른 작품을 쓰는 일은 종종 있지만 한 문학 작품을 두 저자가 함께 썼다는 사실은 어쩌면 새로운 시도인지도 모르겠다. 독자의 독서력이 미치는 한 읽어보지 못한 일 같다. 아무튼 두 저자의 의기투합은 한편으로 부러운 마음에서 독자로서 시기심이었을까? 물론 소설 작품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말이기에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슬그머니 꺼낸 본 말로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공동 저자인 원더스는 웹 소설 작가로 출발한 분이라고 한다. 독자는 시력 때문에 종이책으로 출간되지 않은 소설을 잘 읽지 않아 모르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이 소설을 통해 접한 분으로서 그의 앞날도 이 소설을 계기로 많은 작품이 출간되기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많은 웹 소설을 그리 왜 괴이한 이야기를 좋아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알 수 없는 존재가 주는 두려움과 그 안에 녹아든 우리의 맨얼굴을 탐하다 보면 현실 공포가 저만치 물러나는 매력 때문인 듯합니다. 이 책을 읽으신 분께도 그 매력이 흠뻑 전해졌길 바랍니다."고 밝히고 있어 판타지 소설을 많이 쓰신 것으로 추정된다.

소설의 배경이 된 조선 후기는 계급과 성별의 나뉨이 분명한 시대이다. 상과 하, 남과 여로 구분된 그곳에서 소외된 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수의 민초들이다. 『요괴어사』는 부당함을 당연하게 감내하는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18세기 조선, 임금 정조에게 괴이한 일들이 펼쳐진다. 꿈속에 나타난 국운을 예언하는 여인, 죽은 이를 본다는 아이와의 만남, 그리고 아버지 ‘사도세자’가 남긴 편지의 메시지, ‘망자천도(亡者薦度)’. 흩어진 조각들이 하나로 모이는 순간, 정조의 가슴은 미지에 대한 확신으로 벅차오른다. ‘억울한 원혼을 좋은 곳으로 보내고 지은 죄에 따라 합당한 벌을 내리는 조직을 꾸리자.’ 그렇게 정조의 뜻에 따라 결성된 조직이 〈요괴어사대〉다. 죽은 이를 보는 아이 ‘벼리’, 각종 무술에 능한 장사 ‘백원’, 말보다 더 빠른 미소년 ‘광탈’, 미래를 보는 여인 ‘무령’이 한곳에 모이고, 그들의 첫 번째 임무가 시작되기 전, 정조를 찾아온 염라대왕은 어사대에 도움이 될 거라며 마패 하나를 건넨다. 소설의 시작은 정조의 꿈에서 시작된다.

 

커다란 박동이 울리더니 임금의 발밑까지 흔들렸다. 그때였다. 여인의 손에 쥐여 있던 아이가 다급하게 외쳤다.

"우리를 찾으세요!"(p.9)

 

임금은 호흡을 가다듬고 여인이 손에 쥐고 있던 아이와 심장이 뜻하는 글자를 조합해 보았다.

“여인(女)과 어린아이(夭), 그리고 심장(心). 흙 묻은 손은 힘쓸 골(?)을 뜻하니···.”

머릿속에 글자가 완성되자, 임금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파였다.

요괴(妖怪).(p.11)

 

 

등장인물도 당시의 소외되고 핍박받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가족들에게 희생당한 반쪽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시체를 거두다 억울하게 죽임 당한 승려, 동생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처녀 귀신, 그리고 양반에게 협박받다 살해당한 기생···. 살아서는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하고, 죽어서는 요괴로 남아 버린 그들의 상처를 저자는 요괴어사대의 손을 빌어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듯하다. 악한 자가 벌을 받는 권선징악이야말로 현실에서는 판타지가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소설 속 요괴어사대의 활약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참과 거짓을 가리는 해치의 심판장에서 재물과 권력은 감형의 조건이 되지 않는다. 거짓과 핑계가 통하지 않는 해치의 판결을 따라가다 보면 정의라는 단순한 진리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요괴어사-지옥에서 온 심판자』는 먹먹한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것이 『요괴어사』의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요괴어사대의 구성원은 책에 이력서처럼 보여지고 있어 흥미롭다. 죽은 이를 보는 아이 벼리, 각종 무술에 능한 장사 백원, 말보다 더 빠른 미소년 광탈, 미래를 보는 여인 무령이 한 곳에 모이고 그들의 첫 번째 임무가 시작 되기 전, 염라대왕이 저승사자를 앞세우고 정조를 찾아온다. 저승사자는 정조에게 호통친다. "어허 하찮은 인간 주제에 고개를 빳빳이 들고 버티다니, 네놈이 죽고 싶은 게로구나!" 정조를 향해 염라대왕에게 예를 갖추라는 저승사자. 하지만 정조는 갑작스런 염라대왕의 등장해 황망해하나 이내 정신을 수습하고 저승사자를 꾸짖는다. "하찮은 건 네놈이겠지." 그리고 정중하게 염라대왕에게 하는 말이 독자들의 입가에 미소를 띄게 한다. "나 또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오.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면 한낱 인간이 스스로 이 자리에 오를 수 있겠소? 그러니 지옥을 다스리는 왕께 머리를 조아린다면 도리어 하늘을 낮추는 것이 되니 이 또한 예가 아니지." 저승사자는 데굴데굴 눈알만 굴리는데...(p.54~55)

 


 

저자 : 설민석

 

머리에는 지식을, 가슴에는 교훈과 감동을 전하는 역사 선생님dl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쉽고 명쾌하게 역사를 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역사 지식과 지혜를 전달하기 위해 강의, 저서 집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설민석의 강의는 유익함과 재미를 뛰어넘어 감동이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메시지, 대중들에게 꼭 필요한 지식을 한국사와 접목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한국사는 지루하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을 깨고, 함께 배우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로 인식된다. 20년 이상을 수험생들을 위한 강의를 했고, 지난 몇 년간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대중들에게 ‘역사 읽어주는 남자’로 한국사 대중화에 앞장섰다. EBSi, 메가스터디, 비타에듀, 이투스, 온라인 교원연수원(티처빌) 역사 강사로 활동했고, 현재는 ㈜단꿈아이 대표이사를 역임중이다. 2018년 대한민국 브랜드만족도 1위 역사교육 부문 수상, 2017년 ‘세상을 밝게 만드는 사람들’ 문화 분야 수상, 2017년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대상 특별상 수상, 2016년 대한민국 교육서비스 브랜드대상 역사교육부문 수상, 2016년 대한민국 교육산업대상 역사교육부문 수상, 2014년 대한민국 창조신지식인대상 역사교육부문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그리스 로마 신화 대모험-신들의 사생활』, 『설민석의 책 읽어드립니다』, 『설민석의 삼국지』, 『설민석의 한국사는 살아있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설민석의 첫출발 한국사』,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시리즈,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시리즈, 『설민석의 삼국지 대모험』 시리즈, 『설민석의 그리스 로마 신화 대모험』 시리즈 등이 있다.

 

저자 : 원더스

 

초등학교 입학식 날, ‘이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냐?’라는 질문에 ‘병아리 감별사’라고 대답한 후부터 올곧게 괴(怪)짜의 길을 걷고 있다. 같은 돌림자여서 그런지 괴이한 것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이야기를 써 왔다. 괴물 감별사의 자세로 우리네 신화와 기록에 나오는 존재를 선별하여 한 상 차렸다. 괴이한 이야기는 매운 음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땀 흘리며 먹다 보면 몸이 개운해지는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분의 마음도 가뜬해지길 바란다.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웹소설 <함무라비를 원해>, <오뉘탑: 퇴마사건일지> 등을 연재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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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오디세이
에블린 에예르 지음, 김희경 옮김 / 사람in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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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에 답하는 DNA를 통해 인류의 뿌리를 찾아가는 놀라운 유전자 여행. 이 책은 "유전자는 역사책이자 타임머신이다"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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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오디세이
에블린 에예르 지음, 김희경 옮김 / 사람in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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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지금까지 자연과학, 특히 생물학에서 가장 진보적인 이론인 〈진화론〉을 뒤엎을 만한 혁명적 이론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진화론의 약간 허술했던 부분에 대한 반대 이론은 여러 건 나와 진화론의 보충 역할을 했지만 진화론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다윈은 '종의 기원'에 대한 '자연선택'의 메커니즘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사실로부터 귀납을 통해 결론을 얻는 과학적 방법을 채택하였다. 즉, 현재 존재하는 동식물이 처음부터 현재의 형태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분명히 완만한 변이에 의해 초기의 형태에서 진화되어 온 것이라는 방대하고 잘 선택된 일련의 증거들을 제시함으로써 세계의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서구 세계는 기독교 문화권이고 기독교는 진화가 아닌 창조론을 주장하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적 방법은 여러 가지로 연구 논의된 끝에 다윈의 진화론에 의한 생물의 변이 과정을 인정함으로써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종의 기원'을 밝혀냈다.

그러나 다윈도 생전에 밝혀내지 못한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인간의 기원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1930~1940년대에 이르러서야 다윈의 진화론과 멘델의 유전 이론을 합친, 종합된 유전과 진화 이론이 등장했다. 유전자에 의한 유전과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 이론은 현대 생물학의 핵심이며, 의학과 농학 등 응용과학 분야에도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는 것이다. 진화의 개념은 화학, 천문학, 언어학 및 인류학에도 응용되었지만, 자연선택의 학설이 그대로 적용된 곳은 주로 사회철학 및 윤리학이었으며, 사회진화론자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진화론의 등장으로 신학은 성서절대주의를 고집하는 파와 성서해석주의를 주장하는 파로 분파되었으며, 생명체는 신에 의해 창조되었고 자연의 오묘한 구조와 진행은 결코 우연일 수는 없고 신의 계획에 의해 진화된다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타협안도 제시되었다. 사회주의자들은 생존경쟁의 개념이 자신들의 견해에 부합되기 때문에 진화론을 환영하였다고 한다.

 


 

이 책 『유전자 오디세이』는 사바나를 떠도는 소수의 사피엔스였던 인류는 어떻게 수백만 년 만에 우생종이 되었을까? 아프리카의 발생지에서 벗어나 모험을 감행한 우리 조상은 어떤 경로를 거쳤을까? 우리의 게놈은 새로운 기후의 위협에 대처하며 얼마나 바뀌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대 초점을 맞추고 저자 등 학자와 탐험가들의 끈질긴 추격으로 인류의 진화 과정을 밝히고, 지구의 최우생종으로 주인이 되었는지를 유전자 해석을 통해 밝히는 과정을 담고 있다.

유전자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해주는 매력적인 타임머신이다. 책에 따르면 인류의 몸에는 호모사피엔스와 그보다 더 오래된 조상의 DNA가 기록되어 있다. DNA는 우리 모두의 기원이 아프리카고, 유전자는 99.9퍼센트 동일하며, 지리적 기원과 관련하여 유전자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을 이론의 여지없이 보여준다. 이 책은 까마득한 옛날 아프리카를 벗어나 지구를 정복한 인간의 모험 이야기를 유전자로 밝혀낸다. 위험천만한 이주를 감행하며 전 세계로 퍼진 인간이 자연에 적응하고 다른 종족을 만나며 유전자를 남긴 다양한 과정을 탐사한다. 인종 차별의 문제가 이 과정에서 부닥치는 큰 이슈다.

얼마 전 예멘 난민 500여 명이 우리나라 제주도에 난민 신청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사회는 난민 수용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의 논쟁으로 시끄러웠다. 그들의 종교가 문제였다. 탈레반의 카불 점령 후 아프가니스탄 난민에 대한 다양한 토론도 연일 이어졌다. 우리에게 도움을 준 현지인의 체류를 허가하는 선에서 논쟁은 일단락됐으나, 이런 방침이 전해지기 전까지 아프간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대다수였다. 역시 종교가 문제였다.

 

 

그들 대다수는 무슬림이고, 그 이유만으로 ‘무슬림 테러리스트’와 동일시됐기 때문이다. 대개의 난민 발생 국가들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는 그전까지 이민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으나 이제 세계가 좁아지고 국가 위상이 올라가면서 난민 수용 문제는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렇게 나와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 출신 국가에 따라, 종교를 가진 사람이나 집단에 편견을 갖고 차별하는 것이 바로 인종차별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의 세 주인공은 만화가 이즈마엘 메지안느, 인류 유전학자 에블린 에이에르, 역사가 카롤 레이노-팔리고이다. 중동계 이민자로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이즈마엘은 무슬림에 의해 일어난 슈퍼마켓 테러, 샤를리 에브도 테러 등을 겪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민감하게 느낀다. 중동인이라는 이유로,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로 여겨지는 현실, 주위 이민자들에 팽배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을 겪으며 이즈마엘은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기로 한다. 그리고 에블린과 카롤을 만나서, 그들에게 인종차별의 역사와 메커니즘을 듣고 이해할 기회를 갖는다.

이즈마엘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 준다. 주변에서도 우리와 다른 피부색과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저개발 국가에 사는 사람을 차별하는 이야기가 아무렇지 않게 들리곤 한다. 생각보다 확고하게 자리 잡은 편견을 편견이라고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그러면 도대체 왜 인종차별이 생긴 것일까?

 


 

이 책에서는 인종차별의 논리를 역사가 만들었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특권층의 이익을 위해 계속 견고해졌으며, 우리가 사는 공동체가 우리와 다른 공동체에 대한 인종차별을 고착화하고 있다고 말해 준다. ‘자민족 중심주의’라는 이름하에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과 편견이 차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우리는 흔히 개인이 인종차별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인종차별주의자인 개인과 인종차별 사회가 상호작용을 통해 개인, 사회, 국가로 차별의 논리가 확장됨을 알 수 있다. 국가, 민족, 종교, 지역, 문화 등 각각의 다양한 집단이 서로에게 가진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인종차별이 시작된다. 이 책에서는 논리적인 동시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종차별의 역사와 문제, 해결 방법을 짚어 본다.

저자에 따르면 약 7백만 년 전, 네 발로 걷는 종이 아프리카 땅에 살고 있었다. 이들은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이 책은 인간의 모험에 관한 이야기다. 가장 가까운 사촌인 침팬지와 우리가 달라진 이유를 살펴보고, 10만 년 전에 아프리카를 벗어나 모험을 떠난 이후 어떻게 지구를 정복했는지를 알아본다. 종족 간의 혼혈과 이주로 실현된 이 역사적 사건은 우리 DNA에 기록됐지만 결코 접근할 수 없을 듯했다. 그러나 이제는 유전자 암호(genetic code)를 해독해서 과거로 갈 수 있다. 정보처리 기술과 유전자 증폭 기술 덕분에 우리는 현재 살아 있는 인간의 DNA뿐만 아니라 먼 선조들의 DNA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각 개인의 혈통과 유전자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인류의 모험을 추적하며 네안뎉르탈인과 데니소바인처럼 사라진 종들뿐만 아니라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초기 농민들, 인도유럽어족의 기원으로 추정되는 신비한 스텝의 민족, 현재 중국과 몽골 인구 10퍼센트의 조상인 칭기즈칸, 현대 캐나다 퀘백인 대부분의 선조인 왕의 딸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유전자 검사로 출생지가 밝혀진 노예들의 자취도 따라간다. 저자는 해답을 찾으려 하는 문제들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말한다. 75억 인구 전체가 선사시대 아프리카에서 살던 사람들의 후손일까?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눈매가 길쭉한 데 반해 가까운 이웃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피부가 검고 머리가 곱슬곱슬한 이유가 뭘까?란 궁금증에서부터 몇몇 유전병이 퀘백 지역에 특히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에 대한 의문도 증폭된다고 털어놓는다. 여기에 어째서 일부 사람들만 우유를 소화할 수 있을까? 문화의 다양성과 유전자의 다양성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등 파생되는 문제도 끝없이 이어진다.

사람들은 유전자에 기록된 긴 역사에 열광한다. 약간의 타액으로 자신의 유전자 계보를 추적할 수 있어서다. 이 책에서는 유전자 검사에서 가끔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해석하는 법도 살펴본다고 〈머리말〉을 통해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집필 취지이자 결론에 이르는 말로 책의 서두를 시작한다. "과거를 돌아본다는 말이 미래를 계획하지 말자는 의미인 것은 아니다. 평균수명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까? 한경의 영향을 계량화하는 방법이 있을까? 모엇보다 인간의 역사가 지구와 조화롭게 지속되려면 어떤 점을 가야 할까? 무엇보다 인간의 역사가 지구와 조화롭게 지속되려면 어떤 길을 가야 할까?"(p.13~14)

 


 

이 책은 모두 5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인류의 첫걸음」, 2장 「모험 이야기」, 3장 「자연을 정복하는 인간」, 4장 「정복의 시대」, 5장 「모두의 조상」 등이다. 그리고 「인류의 미래」란 제목의 결론을 덧붙인다. 이 책의 저자이자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유전자인류학자 에블린 에예르는 DNA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로 인류의 이주사를 재구성한다. 이동 경로와 혼혈의 흔적을 탐색하는 한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등의 친척을 소개한다. 또한 유럽인과 아시아인의 유전적 차이, 유목민과 농경인의 만남, 칭기즈칸과 바이킹의 침략, 아프리카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에 이르는 여러 주제를 통해 인류 역사의 놀라운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 : 에블린 에예르(Evelyne Heyer)

 

에블린 에예르는 유전자인류학자로서 인류의 유전적 진화와 종의 다양성을 연구하고 있다. 아프리카 피그미족에 관해 많은 연구를 수행했고, 중앙아시아 지역의 유전적 다양성을 추적하며 문화가 인간의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2017년 프랑스 파리에서 인류박물관 개축위원장으로 기획한 순회전시 <우리, 그리고 다른 사람들-편견에서 인종주의에 이르기까지Nous et les autres-Des prejuges au racisme>로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저서로는 《인간의 아름다운 이야기Une belle histoire de l’homme》, 《우리는 모두 아프리카에서 왔는가?On vient vraiment tous d’Afrique?》가 있다.

 

역자 : 김희경

 

성심여자대학교(현 가톨릭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했으며 프랑스 피카르디 대학에서 불어불문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불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뚱뚱해도 괜찮아!』 『어린이를 위한 갈리마르 생태환경교실』 『유치원에 처음 가는 날』 『미용사 레옹의 행복』 『소설가 줄리엣의 사랑』 『넌 누구니?』 『처음 그날부터』 『나는 나의 꿈이다』 『명작 스캔들』 『나의 첫 프랑스 자수』 『헤르메스 이야기: 100편의 연속극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테세우스 이야기: 100편의 연속극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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