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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읽는다 지정학 전쟁사 지식 도감 ㅣ 지도로 읽는다
조지무쇼 지음, 안정미 옮김 / 이다미디어 / 2025년 4월
평점 :

<북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인류 역사를 '전쟁의 역사'라고 말하는 역사학자들이 많다. 그만큼 전쟁은 인류 역사에서 변화·발전을 가져 오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는 뜻일 것으로 독자는 이해한다. 사실 이 말은 서양 사학자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서양, 특히 유럽은 오랜 역사와 함께 엄청난 전쟁을 끝없이 치르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유럽은 유사 이래 고대부터 현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멈춘 날이 하루도 없을 정도로 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지금도 역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시대에 따라 크고 작은 전쟁이 모두 전쟁의 카테고리에 들어간다고 볼 때 이는 조금은 과장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지만, 사실은 일부 서양 사학자들의 말에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인류의 삶은 전쟁과 함께한다고 말해도 틀린 지적은 아니다. 서양 사학자들이 보는 견해로는 유럽 지역의 경우 1885~1914년 30년 정도가 유럽에 전쟁이 없던 평화롭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서양사에서 고대 도시국가로부터 현대의 가장 부유한 대륙이 되기까지 전쟁은 유럽인들과 함께했다는 이야기다.
왜 인류는 끊임없이 전쟁을 해야만 했을까? 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적으로 우리 인간의 본능은 늘 남과 비교해 우월하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즉 자존심과 욕망의 결과가 전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부터 전쟁의 원인은 의식주에 크게 좌우됐다. 영토 싸움이고 국가간 전쟁이다. 영토 싸움이란 결국 전쟁으로 귀결된다. 근현대로 들어올 때부터는 국가간 협력과 상호 무역에 의해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제도적 장치도 만들었지만 전쟁을 막지는 못했다. 어떻게 보면 전쟁 휴지기를 틈타 오히려 더 큰 전쟁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 이를 증명한다.
이 책 『지정학 전쟁사 지식 도감』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대표적인 전쟁사를 지정학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전범 국가라는 점에서 일본 학자가 썼다는 이유로 배척할 수는 없다. 전쟁을 통해 본 세계 역사의 흐름을 짚어내는 데에는 오히려 적절할 수도 있다. 단 전쟁을 조망하는 선에서 책은 집필돼야만 하고, 다시 전쟁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책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의 전쟁에 관한 논점은 극우단체나 극우정치인의 논리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 일본의 책임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다행히 이 책은 저자 조지무쇼((ぞうじむし) 자신의의 저서 『한눈에 꿰뚫는 전쟁사 도감』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 책을 재출간했다는 점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과 전쟁에 대한 관점이 세계사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라는 독자의 마음이다.

재출간된 이 책은 초판 발간 때의 책 속 도판을 전면적으로 보완하고, 지도와 본문의 내용도 결정적인 전투의 전술과 전략을 보충해 전쟁사를 다양한 각도로 해설하고 있다는 게 공감대를 형성할 있다고 독자는 판단한다. 저자도 〈들어가는 말〉을 통해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전쟁이 인간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바꾸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인류는 지금까지 수많은 전쟁을 되풀이하면서 발전해 왔다. 또한 세계사이든 국가 단위의 역사이든 역사는 크고 작은 전쟁의 기록물일 뿐이다. 인간의 갈등은 정치가 해결하고, 정치의 갈등은 전쟁이 해결한다. 집단과 집단, 그리고 나라와 나라가 전쟁에 이르게 된 경위는 실로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전쟁에는 몇 가지 패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적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자는 세계의 전쟁의 패턴을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① 해양 국가와 대륙 국가 - 가치관의 대립
② 기독교와 이슬람교 - 종교의 대립
③ 선발 제국주의와 후발 제국주의 - 경제의 대립
④ 민주주의와 전체주의 - 이데올로기의 대립
⑤ 동서 냉전과 민족 분쟁 - 민족의 대립
이 책에서는 인류사의 지정학적 충돌을 상징하는 결정적인 전쟁을 다루고 있다. 대륙 국가끼리의 영토 분쟁, 대륙 국가와 해양 국가의 대립,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종교분쟁, 제국주의 전쟁, 이데올로기 갈등, 각 지역과 민족 별 분쟁 등 시대의 흐름을 상징하는 전쟁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개별 전투를 하나씩 살펴보는 과정에서 시대나 지역이 전혀 다른 전쟁인데도 원인, 과정, 결과에서 의외의 공통점이나 역사적 진실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에서는 표제어에서 나타나듯이 인류사의 지정학적 충돌을 상징하는 결정적인 전쟁을 다루고 있다. 영토 분쟁, 대륙 국가-해양 국가의 대립, 기독교-이슬람교의 종교분쟁, 제국주의 전쟁, 이데올로기 갈등 등이며 각 지역과 민족 별 분쟁 등 시대의 흐름을 상징하는 전쟁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기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별 전투를 하나씩 살펴보는 과정에서 시대나 지역이 전혀 다른 전쟁인데도 원인, 과정, 결과에서 의외의 공통점이나 역사적 진실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책에 따르면 부모와 형제 간에도 서로 칼과 총을 겨누는 참혹한 곳에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가 전쟁터로 얼룩진 지 76년이 지났고 이 땅에 전쟁이 멈춘 지 68년이 되었다. 그 사이에도 지구에는 전쟁이 멈춘 적이 없지만, 이 땅에서는 인간의 삶을 가장 처참하게 만들어 버리는 전쟁이 없는 시기였다. 그러나 전쟁이 없었을 뿐 우리의 삶은 평화와 행복만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칼, 총으로 상대를 겨누는 전쟁과 다름없는 삶의 전쟁이 계속돼 왔다. 이념의 대립, 권력 다툼, 독재와의 전면전 등 이 땅에서 산다는 것이 또 다른 전쟁이었다. '저자가 이에 증거로 내세우는 거의 모두가 반박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사회의 혼란과 법과 양심이 결핍된 세상은 사회적 약자들을 거칠게 다루었다. 고아가 된 아이들, 장애를 가진 사람을 청소하듯이 모아 강제로 집단 수용소에 가두고 노동 착취와 감옥 생활을 방불케 하는 삶을 살게 했으며 여성은 납치, 사기, 협박, 감금에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안타까운 삶을 살았다. 그리고 한 해 몇 만 명씩 실종되어도 생사 확인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저자는 과거의 전쟁은 물론, 지금 지구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전쟁은 지정학적 갈등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문명충돌이나 경제전쟁, 민족분쟁 등도 이런 전쟁의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현재 지구상에서 빈발하는 각종 테러도 앞서 열거한 갈등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결과일 뿐이라고 말한다.
도시 국가 로마와 해양 강국 카르타고의 포에니 전쟁은 지중해 패권을 둘러싼 전쟁이고, 섬나라 영국과 대륙 국가 스페인이 맞붙은 아르마다 해전은 제해권을 장악한 영국이 세계 최강국의 자리에 오르게 한 결정적인 전투였다.

또 중동의 시나이반도와 지중해 연안의 발칸반도도 고대로부터 분쟁이 끊이질 않았던 화약고로 유명하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방 원정부터 십자군 원정과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무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이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늘 전쟁의 불길에 노출되었던 이유는 교통의 요충지라는 이유도 있다. 즉 다른 문명이 만나는 교차점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서로 충돌하는 전쟁터로 변하기도 했다. 이 책은 세상을 바꾼 28가지 중요한 전쟁을 입체 그래픽 지도와 풍부한 컬러 도판을 활용해 쉽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전쟁이 발발한 시대적 배경, 역사적 인물, 전쟁의 전술과 전략 등 당시 전투 상황을 그래픽 지도 위에다 생생하게 재현했다. 이런 그래픽 지도를 보는 것만으로 전쟁사는 물론 복잡한 세계사를 한눈에 꿰뚫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앞서 분류한 대로 5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해양 국가와 대륙 국가〉 2장 〈기독교와 이슬람교〉 3장 〈선발 제국주의와 후발 제국주의〉 4장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5장 〈동서 냉전과 민족 분쟁〉 등이다. 책에 기술한 순서대로 28가지 전쟁을 지정학의 구도로 살펴보면 세계사의 중요한 포인트를 파악할 수 있다. 과거에 일어났던 전쟁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한다면 현재의 국제정세는 물론이고, 앞으로 세계의 미래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대한 전망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전쟁이 인류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할 수 있는 윤곽이 갖춰진 셈이다. 다음으로는 이를 연대순으로 머릿속에 새기면서 언제 일어난 전쟁인지, 왜 일어났는지, 결과가 세계 역사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잠깐 잠깐 대입해 생각하면서 읽어나가면 세계 역사에 대한 명확한 흐름은 물론 세부적인 분석의 논거를 마련한 셈이다.
책의 순서대로 1장에서 해양 국가와 대륙 국가의 충돌을 살펴본다. 고대부터 중세에 걸쳐 일어난 전쟁의 배경은 지정학적인 이유가 대부분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기원전 2~3세기의 100년에 걸친 포에니 전쟁은 내륙으로부터 팽창해 나간 대륙 국가 로마와 지중해의 해양 교역로를 장악해 나간 해양 국가 카르타고의 전쟁이었다. 중세의 십자군 전쟁은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종교대립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중해의 제해권을 장악하려는 해양 국가 간의 충돌이었다. 이처럼 특정 지역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전쟁을 지정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전쟁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륙국과 해양국의 전쟁은 해양국은 섬나라 및 연안국으로서 해양 교역을 산업의 중심으로 삼는 국가를 말한다. 사람이 살기 위한 영토의 획득보다는 항구 등 교역 거점의 확보를 가장 중요시 한다. 영국과 일본, 네덜란드, 미국 등이 대표적 나라이다. 앞의 세 나라는 해양 국가로서 묶어 판단할 수 있지만 미국을 해양 국가로 분류한다는 것은 지리적 잇점을 통한 교역 국가를 부의 원천으로 삼은 것으로 독자에는 읽힌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에 독자는 선뜻 공감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내륙국도 하닌 하나의 거대한 대륙에 위치한 대륙국가이다. 또 서양인들이 신대륙이라고 발견해 수많은 사람이 이주한 곳으로 이주민의 국가이기도 하다. 다만 이주민 대부분이 서양인들이고, 개척한 사람들이 해외 식민지 개척의 일환으로 아루어진 나라다. 미국은 대부분이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였고 1750년대 이르러서야 비로소 독립국가로 발돋움한 나라다. 이를 교역을 위한 섬나라와 함께 해양 국가로 분류하기에는 독자로서는 선뜻 동의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전쟁사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쓴 내용에 대해 독자로서 이를 인정하고 읽어나가야 할 것이다. 저자도 "대륙 국가는 대륙의 중앙부에 주축을 두고, 내륙 자원의 생산과 이동을 산업의 중심으로 삼는 국가"를 정의하고 있다. 육상 운송과 강을 이용한 수상 운송을 중시하며, 군사적인 전략에서는 영토 획득을 가장 우선시 한다. 중국,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이 대표적인 나라다. 저자의 관점이 미국에 관해서 독자와 조금 다른 점은 분명하다. 미국은 18세기 후반 독립한 신생국이다. 뿌리가 유럽인들이라고 해양 국가로 분류한 것은 다소 의외다. 자칫 이 분류가 시선이 다르다면 20세기 들어 가장 큰 전쟁, 1-2차 세계대전을 누가 일으켰는지 살펴보면 다른 분석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쟁사를 제대로 읽으려면 전쟁의 원인을 큰 묶음으로 분류하다 실수가 있으면 완전히 다른 결과를 산출할 수도 있다. 전쟁사에서는 전쟁을 일으킨 원인도 굉장히 중요하다.
1장에서는 「고대~중세의 전쟁사」(개괄) 「포에니 전쟁 BC 264∼146년」, 「가우가멜라 전투 BC 331년」, 「진시황의 중국 통일 BC 221~210년」, 「투르-푸아티에 전투 732년」, 「십자군 전쟁 1096~1270년」, 「레그니차 전투 1241년」 등 6개의 주요 전쟁이 기술된다. 비전공 독자로서 잘 모르는 「투르-푸아티에 전투 732년」가 눈에 띈다. 이 전쟁은 서유럽을 침공한 이슬람 세력을 기독교의 프랑크 왕국이 방어했다는 전투를 말한다. 당시 프랑크 왕국은 현재 프랑스와 독일 일부 지역이 포함되는 지역의 국가였다.

8세기에 현재의 프랑스 서부를 무대로 일어났던 투르-푸아티에 전투는 기독교 교권과 이슬람 교권이 역사상 처음 대규모로 격돌했던 전쟁이다. 책에 따르면 원래 5세기에 서로마 제국이 붕괴한 후, 서유럽에서는 게르만족의 소국 간에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 현재의 프랑스에서 독일에 이르는 지역을 지배했던 프랑크 왕국이다. 이에 비해 중동에서는 7세기에 이슬람교가 발흥한 이후로 서아시아 전역부터 북아프리카까지 교단의 세력이 확산하고 있었다. 당시 이슬람 문화권은 여러 분야에서 서유럽 국가들에 앞서 있었다. 특히, 본래 유목민이 중심이었던 만큼 기병의 운용이나 군마의 품종도 서유럽에 비해 월등했다. 이슬람 세력은 711년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한 데 이어, 718년에는 비잔티움 제국(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포위한다.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레오 3세는 격전 끝에 이슬람군을 물리쳤다.
그러나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한 이슬람 세력은 점점 프랑크 왕국령에 위협을 가하게 된다. 이처럼 확대되어 가는 이슬람 세력 앞에 위기를 느낀 서유럽의 기독교 문화권이 방어전의 하나로 치른 결전이 바로 732년의 투르-푸아티에 전투였다.
저자 : 조지무쇼(Zojimusho,ぞうじむし, 造事務所)
‘쉽게, 재미있게, 정확하게!’라는 3대 슬로건을 내걸고 1985년 창립한 일본의 기획편집집단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획, 집필, 편집에 참여해 복잡하고 어려운 지식과 정보를 쉽고 간단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역사, 종교, 문화 등에 조예가 깊고, 경제를 비롯한 생활실용서까지 여러 분야에서 단행본을 중심으로 다양한 출판활동을 하고 있다. 1년에 평균 40여 종의 단행본을 펴내고, 다수의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독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주요 도서로는 『세계의 신들을 알 수 있는 책』, 『천사와 악마를 알 수 있는 책』, 『세계를 알 수 있는 지도장』, 『100글자로 알 수 있는 심리학』,『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30가지 발명품으로 읽는 세계사』, 『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전쟁사도감』,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황제의 세계사』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안정미
부산에서 출생해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잡지사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현재프랑스어와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J'aime lire’시리즈 아동용 동화 5권과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십자군 전쟁』, 『영원한 일본』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