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현대지성 클래식 69
손무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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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은 춘추 시대 제나라 출신의 천재 병법가이자 전략가인 손무(孫武)가 지은 대표적인 병법서다. 1편 「시계(始計)」, 2편 「작전(作戰)」, 3편 「모공(謀攻)」, 4편 「군형(軍形)」, 5편 「병세(兵勢)」, 6편 「허실(虛實)」, 7편 「군쟁(軍爭)」, 8편 「구변(九變)」, 9편 「행군(行軍)」, 10편 「지형(地形)」, 11편 「구지(九地)」, 12편 「화공(火攻)」, 13편 「용간(用間)」 등 모두 13편의 구성을 통해 군사 운용의 기본적인 원칙으로부터 실전에 응용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전술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내용들을 심도 있게 다루어 오늘날까지도 중국 병가 사상의 진수를 담은 책으로 널리 애독되고 있다.(열국지사전, 2001)

『손자병법』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병법서로, 병법가인 춘추시대(B.C. 8~6세기)의 손무(孫武)와 전국시대(B.C. 5~3세기)의 손빈(孫臏)이 쓴 책 이름이다. 현재의 『손자병법』 13편은 이 두 사람 중 누구의 것인지 예전에는 밝혀지지 않았다. 손빈은 전국시대의 전략가로 유명한 사람인데 그는 손무의 손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빈도 병법을 저술했다는 기록이 있어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손자병법』에 대해 그 저자가 손무가 아닌 손빈일지도 모른다는 설이 과거에는 있었다. 그러나 이 설은 1972년 산동성에서 『손빈병법』이 따로 발굴된 이후 그 근거를 잃게 되었다.(세계전쟁사 다이제스트 100) 『손자병법』은 춘추·전국시대의 풍부한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술에서부터 전쟁의 법칙까지 검토하고 있고, 유물론적·변증법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것은 조조(曹操)가 다시 정리하여 일부만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손자병법은 우선 전쟁에 이기기 위한 5개의 조건으로 ① '도'(道 : 지배자와 인민의 의지의 일치) ② '천'(天 : 유리한 하늘의 시기) ③ '지'(地 : 유리한 지리) ④ '장'(將 : 좋은 지휘자) ⑤ '법'(法 : 좋은 조직, 기율 紀律)을 들고 있다. 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하여 피아 쌍방의 전면적 인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더욱이 평소에 아군의 유리한 조건(수량상의 우세)을 만들어 내고 “많은 수를 가지고 부족한 수를 공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책은 후세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모택동의 군사이론에 적극적으로 수용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손자병법』은 왜, 어떻게 2,500년 동안 고전의 자리를 지켜왔을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 책이 말하는 승리의 본질은 단순히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위태롭지 않게 살 것인가”이기 때문이라고 역자 소준섭은 「이겨놓고 싸우라」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설명하고 있다. 싸워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지더라도 위태로워지지 않는 상태, 다시 탈탈 털고 일어설 수 있는 수천 년의 검증을 견뎌낸 지혜를 전하기 때문이다.

출판사 〈현대지성〉은 이 단단한 병법서를 오늘날 독자에게 맞게 재해석해 '클래식' 시리즈의 69번째 책으로 출간했다. 고전의 깊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독자가 직접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97가지 역사적 사례와 47컷의 이미지로 풀어냈다. 항우의 몰락에서 배우는 감정 관리, 유방의 성공에서 터득하는 인재 활용, 제갈량의 지혜로 익히는 상황 판단, 링컨의 리더십으로 배우는 조직 운영까지··· 이야기마다 ‘삶의 전략’이 녹아 있다.

특히 이번 판본은 각 편마다 상세한 해설과 원문 대조, 현대적 적용을 곁들여 독자들이 손자의 사상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실천 지침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노자의 사상, 병법으로 읽는 비즈니스 전략, 삼십육계 해설을 담은 부록은 『손자병법』을 한층 넓고 깊게 확장시킨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손정의가 이 책에서 삶과 경영의 지혜를 길어 올린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손자병법』은 고대의 전쟁사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반을 마련해 주는 최고의 전략 교과서다. 오늘 이 책을 집어든다면, 당신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서문〉에 따르면 2,500년 전, 기원전 5세기에 세계는 새로운 변혁의 진통을 겪고 있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는 백 개가 넘는 제후국이 난립하여 패권을 다투었고, 고대 그리스는 밖으로는 페르시아의 침략을 막아내는 한편, 안으로는 아테네와 스파르타 동맹으로 갈라져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벌여야 했다.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던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인류의 모습을 영원히 뒤바꾼 위대한 사상들이 탄생했다. 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걸작이 바로 세계 최초의 체계적 병법서 『손자병법』이다. 손자가 등장하기 이전의 병법이란 그저 기존 전쟁 경험의 파편적 축적에 불과했다. 그러나 손자는 대규모 군사를 다루는 용병(用兵) 전쟁의 원리를 지형과 형세, 전략과 심리, 경제와 시간 요소까지 아울러 체계적으로 집대성했다.

수많은 나라와 사상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총 13편 6,000여 자로 이루어진 『손자병법』은 전 세계에서 찾아 읽는 불멸의 고전으로 살아남았다. 춘추오패 오나라의 병법가 손무는 제나라에서 태어나 오나라로 망명했고, 거기서 합려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병법 13편을 선보였고, 이후 상장군 자리까지 오르며 오나라가 대국 초나라를 점령하고 위세를 떨치는 데 크게 공헌했다. 세계적인 외교가이자 국제정치학자인 미국의 헨리 키신저(1923~2023)는 『손자병법』을 두고 "중국의 직관과 통찰을 집약한 텍스트"라고 극찬하며, 이 책이 손자를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전략 사상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고평가했다. 특히 그는 손자가 말한 '세'(勢)의 개념, 즉 정세와 흐름을 읽고 유리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통찰에 매료되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중국 전문가인 역자는 학자로서 오랫동안 쌓아온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경제경영, 정치, 법, 역사, 인문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저서가 있으며, 다수의 한·중 매체에 폭넓으면서도 깊이 있는 글들을 기고한 바 있다. 이 경험은 이번 〈현대지성〉의 『손자병법』 번역에 있어 현대적 해석을 꾀하는 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독자의 이런 생각은 〈서문〉에서 현대인의 경제 활동, 특히 비즈니스 전략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문장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은 무엇보다 인생에 대한 뿌리 깊은 지혜, 삶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실천적 태도가 담긴 지침서이기도 하다. 수천 년 세월에 걸쳐 살아남은 이 고전은 직장 생활을 비롯하여 개인 사업과 스포츠, 각종 시험과 면접 그리고 연애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경쟁 속에서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는 이에게 믿고 따를 만한 지침을 제시해준다. 특히 오늘날 많은 이가 마주하는 난제인 "인간 관계를 어떻게 하면 잘 맺을 수 있는가"라는 고민에 대해서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손자병법』은 '슬기로운 인간생활'을 위한 지혜의 보고이자 삶의 길을 밝혀주는 지침서인 셈이다.(p.12)

책에 따르면 동양 사상의 정수를 담은 탁월한 고전, 유가(儒家)의 『논어』, 도가의 『도덕경』과 병가의 『손자병법』을 함께 읽어보는 것도 참으로 뜻깊은 일이다. 유가로부터는 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과 성실한 삶의 철학을 배우고, 도가로부터는 번잡한 현실에서 한 걸음 물러나 삶을 총제척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얻을 수 있다. 병가로부터는 현실 세계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실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사고방식과 실천적 지혜를 익힐 수 있다. 이처럼 3가의 철학과 가르침을 두루 익히고, 이상과 현실, 정의와 효율, 유연함과 결단력이라는 서로 다른 덕목을 조화롭게 키워나간다면, 복잡하고도 미묘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커다란 보탬이 될 오래도록 빛을 발할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손자는 전쟁을 지휘하는 전략가였으나, 무엇보다 싸움을 피하는 길을 우선하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싸움을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바로 그때 손자의 진정한 가르침이 빛을 발한다. 그는 말한다. 싸움을 피할 수 없다면, 반드시 이겨놓고 싸워야 한다고. 인생이라는 전쟁터를 온전히 건너가기 위해서는, 필승이 아닌 불패의 전략을 이야기하는 손자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깊은 사유가 느껴진다. 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이기는 방법'과도 잘 연결된다고 독자는 이해한다.



이 책 『손자병법』은 모두 13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손자병법』의 13편이 각 장마다 한 편씩 배치됐다. 각 장에서 핵심이 되는 말을 현대적 해석으로 편역자가 재구성했다. 이를 테면 〈제1편 계(計)〉가 1장이다. 이 장의 제목은 편역자가 「승리를 계획하라」라고 붙였다. 이 장을 두 부분으로 나눠 설명한다. 한 부분은 「전쟁의 승패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이고 다른 한 부분은 「치밀한 계산이 승리를 부른다」이다. 역자는 「승리를 계획하라」는 1장의 제목 아래 첫 문장을 이렇게 적었다. "『손자병법』의 첫 장을 여는 〈계(計)〉 편이다." 이어 풀어쓰면서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여기서 '계(計)'는 기기묘묘한 간계의 개념이 아니라 전쟁의 승산을 헤아리는 '계산'을 뜻한다. 손자는 첫 구절에서 전쟁이란 백성과 국가의 생사존망이 걸린 중대사이기에 반드시 신중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천명한다. 이어서 손자는 전쟁을 결정하기에 앞서 적군과 아군의 전력을 면밀히 비교하고, 승패를 결정하기에 앞서 적군과 아군의 전력을 면밀히 비교하고, 승패를 좌우하는 조건을 철저히 계산한 후에야 비로소 전쟁에 임해야 한다고 설파한다."(p.23)

역자는 해석과 사유의 변을 함께 다음의 문장을 연결한다. 『손자병법』의 핵심 사상은 "먼저 필승의 형세를 갖춘 뒤에야 싸움을 시작한다(先勝而後來戰)라는 구절에 압축되어 있다. 즉, 싸운 후 승리를 바라지 말고 '이겨놓고 싸우라'는 것이다. 손자는 〈계(計)〉를 비롯한 전편에 걸쳐 일관적으로 승산 없는 전쟁을 시작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유리한 형세를 조성한 뒤에 작전을 실행해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제시한다. 손자가 중시하는 것은 무엇보다 패배하지 않을 조건을 마련하는 일이다. 아무리 훌륭한 계책이라도 실패하지 않을 기반이 조성된 연후에야 비로소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 순서가 뒤바뀌어 승산을 따져보지 않고 전쟁에 뛰어들어 뒤늦게 수습하려 든다면, 일시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라도 결국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불멸의 병법서 『손자병법』이 첫 장에서 가장 먼저 강조한 일성(一聲)은 바로 전쟁의 엄중함이다. 실로 전쟁처럼 인간을 깊숙한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일은 없다. 따라서 전쟁을 함부로 일으켜서는 안 되며, 불가피한 경우에도 신중하고 또 신중히 임해야 한다.



『손자병법』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손자는 단순히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순간의 성취가 아닌, 오래 지속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인가”를 묻는다. 이에 따라 손자는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백전백승’(百戰百勝)이 아닌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백전불태’(百戰不殆)의 원리를 말한다. 싸움에 뛰어들고 나서 이기려 하지 말고, 상대를 파악하고 나의 약점을 보완해 승리의 조건을 먼저 갖춘 뒤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2,500년 전에 쓰인 책이지만, 손자의 통찰은 정치·경제·비즈니스·인간관계까지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손자병법』에서 단 13편, A4 용지 5장 분량의 6,000 자 속에서 진정한 승리의 의미를 묻고, 전쟁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 그 주제는 승패 예측, 지형 파악과 주도권 장악, 지휘 체계와 병사들의 사기 관리, 첩자와 심리전 운용까지 총망라한다. 그 본질은 오늘날의 인간 행동과 심리 분석, 조직 경영과 다르지 않다.


저자 : 손자(孫子, BC 545년~BC 470년)


중국 춘추시대 오나라의 병법가로, 동서양을 아울러 고대 최고의 전략가로 꼽힌다. 본명은 손무(孫武)이며, ‘손자’는 그를 높여 부르는 이름이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병법에 뛰어났으며, ‘손’(孫)이라는 성씨 또한 조부가 공을 세워 하사받은 것이다. 본래 제나라에서 태어났으나 정치적 혼란을 피해 오나라로 망명해 은거하며 불후의 저서 『손자병법』을 집필했다. 오나라 재상 오자서의 천거로 합려 왕의 부름을 받아 군사(軍師)로 등용되었다. 손자는 자신의 병법을 실전에 펼쳐 보이며 대국 초나라를 무너뜨리고, 오나라를 춘추시대의 패자로 끌어올렸다. 이후 합려가 월나라에 패망하고 세상을 떠나자, 후계자 부차를 도와 월나라를 제압하기도 했다. 그러나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물러난 뒤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손자는 단순한 책략가가 아니라 시대를 꿰뚫는 통찰력을 지닌 사상가이자 혁신가였다. 단 6,000 자 남짓의 글 속에 그는 전쟁의 기술을 넘어 “이겨놓고 싸우라”는 역설적이면서 분명한 원칙을 설계했다. 『손자병법』은 불패의 조건, 기만과 기회의 활용, 지형과 군심(軍心)을 다스리는 방법 등 전장의 모든 국면을 관통하는 원리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 가치는 전쟁에 국한되지 않는다. 리더십, 협상, 경영, 인간관계까지 오늘날의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승리의 사고법을 제시한다. 2,50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손자의 지혜는 낡지 않는다. 그것은 단순한 병법이 아니라 삶의 원리를 꿰뚫은 통찰이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을 읽는다는 것은 곧,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인생의 전략 지도를 손에 쥐는 것과 같다. 손자는 우리에게 지금도 냉정하게 속삭인다. “최고의 승리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역자 : 소준섭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상하이 푸단復旦대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대우교수로 강의하였고, 국회도서관 중국 담당 조사관으로 일했다. 한국 최고 수준의 중국 전문가인 저자는 학자로서 오랫동안 쌓아온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경제경영, 정치, 법, 역사, 인문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저서가 있으며, 다수의 한·중 매체에 폭넓으면서도 깊이 있는 글들을 기고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중국을 말한다』(2011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왕의 서재』(2012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사마천 경제학』(2012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청소년을 위한 사기』(행복한아침독서 청소년 추천도서), 『십팔사략』, 『사마천 사기 56』, 『중국사 인물 열전』, 『논어』, 『도덕경』,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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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는 미디어, 분별하는 사고력 - AI와 딥페이크 시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와 감수성
오승용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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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의 부제 「AI와 딥페이크 시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와 감수성」을 읽으면 책의 내용이나 주제가 무엇인지 금세 알 수 있다. 저자 오승용은 생성형 AI, 알고리즘, 딥페이크 같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일반인, 특히 청소년들이 조작된 정보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책으로 펴냈다고 밝힌다. 디지털 문화의 폐해에 청소년들이 쉽게 빠져들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인공지능은 놀라운 능력과 속도로 인간에게 혜택보다 두려움의 존재로 다가오는 것도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가 딥러닝을 통한 특별한 인공지능(AI)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된 것도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몰론 컴퓨터나 이쪽 계통의 전문가들은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다. 당시 이세돌이 이길 것이라는 예측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이고 수읽기가 천재적이라는 이세돌은 이 경기(?)에서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바둑 팬이나 대한민국 국민들만 충격을 받은 게 아니다. '알파고'의 능력 때문이다. 당시 알파고는 바둑을 위한 '딥러닝'이 가능한 새로운 인공지능 시스템이라고 알파고 측에서는 설명했다. 이세돌이 5번의 대국 중 한 판을 이긴 것도 얼마나 큰 성과인지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후로 인공지능과 딥러닝, 머신러닝이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일반인들도 관련 전문가가 아니면 한두 마디로 설명하기에는 벅차다. 더욱이 인공지능에 대해 들어본 사람들도 깊이 있게 공부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차분하게 공부하기에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초보자들은 기초 지식 소양이 부족했다.



이 책은 인공지능 소양 부족과 기초가 부실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따라서 저자는 복잡한 수식이나 어려운 프로그래밍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인공지능을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전공은 아니지만 궁금했던 인공지능의 역사부터 인공 신경망, 머신러닝, 딥러닝 등 인공지능과 관련 기술의 개념, 기계 번역에 활용되는 언어 모델, 이미지 처리의 원리 등을 다양한 사례를 사용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쉽게 말해 디지털 기초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고, 기초가 있더라도 디지털 문자 이해력이 부족한 이에게 필수적이다. 이 책을 읽고 이해한다면 책을 덮는 순간부터 ‘아, 인공지능이요? 존 매카시가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언급했죠.’라고 여유 있게 아는 척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그러나 그중 상당수는 사실과 거짓, 의도와 편견이 뒤섞여 있다. AI와 딥페이크, 무수한 알고리즘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다.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또 쏟아지는 정보 중에서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이 책은 ‘속이는 미디어’를 꿰뚫어 보고, ‘분별하는 사고력’을 기르는 여정을 안내한다. 빠른 정보 소비에 휘둘리지 않고 멈춰서 다시 생각하는 힘, 의도와 맥락을 읽어내는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들려준다. 또한 복잡한 환경 속에서 통찰하는 힘과 미디어 감수성을 길러준다. 즉 요즘 유행하는 말로 '문해력(리터러시)'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을 줄 책이다.

저자는 방송국 현장에서 그리고 청소년, 교사들과의 수많은 강연과 수업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실천해 온 전문가이다. 그는 이 책에서 ‘나를 알자, 미디어에 기대지 말자, 의도를 파악하자’라는 세 가지 핵심 원칙을 중심으로, 우리가 어떻게 속이는 미디어를 분별하고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영상의 자극적 제목, 가짜뉴스, 알고리즘과 AI 생성물, 딥페이크 범죄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실질적인 예시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 청소년은 물론 성인 독자도 매우 유익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단순히 정보의 수용자가 아니라 생각하고 질문하는 시민, 그리고 책임 있는 디지털 사용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이 책은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의적절한 안내서이다. 안전하고 주체적인 미디어 생활을 위한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짜뉴스 판별, 딥페이크 윤리, AI와 창작물의 경계 등 복잡한 주제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청소년과 학부모, 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독자가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몇 개의 단어를 여기에 적고 주석을 달아본다. 우선 '리터러시(literacy)'는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일반 대중이 아닌 특권 계층에서만 리터러시 능력을 취득할 수 있었다. 동서양이 마찬가지다. 그러나 리터러시가 단지 언어를 읽고, 쓰는 피상적인 의미만을 내포하는 개념은 아니다. 리터러시는 일차적으로 시대적으로 혹은 그 사회 혹은 문화권에서 통용되는 커뮤니케이션 코드인 ‘언어’에 의해서 규정되어진다. 리터러시는 복잡한 사회적 환경과 상황 속에서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복잡한 개념이다. 이제 리터러시는 단지 언어를 읽고 쓰는 능력에서 더 나아가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적응 및 대처하는 능력으로 그 개념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현대에선 미디어에서 나오는 문장이나 각종 신조어 등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속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디지털 문화와 AI 기술을 악용함으로써 각종 범죄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선 딥페이크(Deepfake)에 대해서도 잘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딥페이크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가짜 동영상 또는 제작 프로세스 자체를 말한다. 딥페이크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다. 적대관계생성신경망(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이라는 기계학습(ML) 기술을 사용하여, 기존 사진이나 영상을 원본에 겹쳐서 만들어 낸다. 『ICT 시사상식』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합성 포르노 영상을 딥페이크 시초로 본다. ‘Deepfakes’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텐서플로(TensorFlow)를 활용해서 유명 연예인과 포르노를 합성한 영상을 올렸다. 이후 ‘FakeApp’이라는 무료 SW가 배포되면서 초보자도 쉽게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점차 진짜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발전했다.

딥페이크 기술은 또 많은 윤리 논쟁을 촉발했다. 위조 포르노로 피해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를 사고 있다. 갤 가돗, 엠마 왓슨 등 미국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들이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세계적 붐을 탄 한국 케이팝 가수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연구회사 딥트레이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유통되고 있는 딥페이크 영상 1만4,698점 가운데 96%는 포르노로 소비됐다. 얼굴 합성 피해자는 미국·영국 여배우가 46%, 한국 케이팝 가수가 25%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딥페이크 가짜뉴스로 인한 위험성도 제기된다. 유명 정치인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연설 영상은 텍스트로 된 가짜 뉴스와 비교하면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조던 필 영화감독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는 천하에 쓸모없는 놈”이라고 말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는데 이것은 딥페이크 기술이 내포한 위험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이뤄져 있다. 1부 〈1 더하기 1은 정말 2가 맞을까?〉, 2부 〈희한하네, 근데 나도 경험해 봤어!〉, 3부 〈만약에 말이야, 혹시...〉, 4부 〈AI와 감수성〉, 5부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행동이 중요해〉 등이다. 1부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내리는 수많은 선택이 사실은 ‘자동 선택 모드’에 의존하고 있음을 짚어낸다. 첫인상의 강력한 힘, ‘빨리빨리 문화’의 위험, 멈춤의 필요성을 다양한 실험과 사례로 보여주며, 익숙한 정보에도 ‘타임 아웃’을 외치고 다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함을 강조한다. 또 2부에서는 감정과 욕구가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광고, SNS, 뉴스가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자극하는지, 왜 우리는 자극적 콘텐츠에 끌리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잠시 멈추고 다시 생각하기’라는 습관이 비판적 사고의 핵심임을 알려준다. 이어 3부는 “만약에(What if~)”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짜뉴스와 조작된 미디어의 사례를 탐구한다. 뉴스의 헤드라인, 숏폼 영상, SNS 밈까지, 보이는 것의 ‘의도’를 파악하는 연습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딥페이크 영상이나 자극적 이미지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상세히 설명한다.

이 책은 또 4부에서 AI와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윤리적 문제와 위험을 다룬다. AI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폐해를 짚으며, ‘AI는 틀릴 수 있다’, ‘AI의 결과물은 창작물이 아니라 데이터의 변주’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동시에, 인간의 감수성이야말로 여전히 창작과 사고의 중심에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비판적 사고는 단순한 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역설한다. 저자는 독자가 ‘미디어 도슨트’가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미디어를 올바르게 보는 법을 나눌 수 있기를 권한다. 행동하는 시민, 책임 있는 디지털 사용자가 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궁극적 목표다.


저자 : 오승용


현재 KBS 강릉방송국 디지털콘텐츠 PD, 제작기술 감독,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사.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 박사과정 수료. 제36회 정보문화의 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및 소외지역 교육 격차 해소). [글로컬 콘텐츠 ‘오! 강릉’] YouTube 제작. 2021년~2024년 현재 강원 전역 초중고등학생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진행(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주관). 강원특별자치도 18개 전 시군에서 100여 회 강연, 2024년 강남대학교 ‘미디어 리터러시’ 영상 강의, 2021년~2023년 ‘미디어 리터러시 캠프’ 기획 및 운영, 2023년~2024년 가톨릭관동대학교 특강(문화와 콘텐츠), 2023년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화천교육지원청 교사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강의, 2022년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교사 연수 강의, 2019년 올해의 공로상 수상(찾아가는 미디어 교육/KBS강릉 시청자위원회).

논문 「미디어에서의 전쟁 표현과 인식 왜곡: 영화 〈덩케르크〉 의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지역성과 콘텐츠IP를 활용한 지역방송국 활성화 방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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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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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의 사랑과 자존감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저자는 ‘인어‘와 ‘왕자‘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더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의 갈라진 틈을 비추고 위로한다. 일본의 화려한 긴자라는 공간에서 일어난 기묘한 소동을 은유적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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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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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인어가 도망쳤다』의 표제어 중 '인어'는 상상의 반수반인(半獸半人)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 때부터 등장한다. 『그리스·로마신화 인물백과』에 따르면 세이레네스(Seirens, Siren, Siren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은 여자이고 반은 새인 '바다의 마녀'이다. 바닷가 외딴 섬에 살면서 매혹적인 노래를 불러 근처를 지나는 배들을 좌초시켰다.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귀향하는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데 실패한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양 문학의 원형으로 오랫동안 세계의 독자들에게 아름답고 노래를 잘 부르는 여신(女神)으로 우리들에게 각인돼 왔다. 

    '인어'를 동화 속에 등장시켜 '공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한 작가는 안데르센이다. 『인어공주』는 아름다운 문장을 통해 순수한 사랑을 그린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은 스스로 가장 감동적인 동화라고 여기는 작품이다. 육지의 왕자를 만나기 위하여 마녀에게 자신의 영혼까지 저당 잡히지만, 결국에는 물거품이 되고 마는 인어공주의 애절한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까지 큰 감동을 주는 명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영화와 연극으로 공연되었다. 안데르센은 이 작품의 바닷속 주인공들을 만들어내면서 여러 가지 요정에 대한 민담과 문학적인 전통을 참고했다고 한다. 셀키(인간과 물개의 모습을 한 상상 속 존재), 님프(그리스어 ‘님페(Nymphe)’의 영어식 발음으로 그리스인들은 자연계에 여러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고, 이것을 님프라고 하였다), 닉시(게르만 신화 속 물의 요정), 운디네(물의 요정)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바다의 암초에 누워 햇볕을 쬐며 인간을 유혹하면서 아름다운 인간으로 변하기도 하는 물개 셀키에 관한 이야기는 스코틀랜드 연안 오크니 섬에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닉시는 인간을 꾀어 죽게 하는 그리스 신화 속의 사이렌과 비슷하다. 또한 바다 왕의 딸과 사랑에 빠진 기사가 그녀를 배신한다는 내용인 푸케의 1811년 발표 단편 「운디네(Undine)」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도 한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는 다시 후대의 여러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그중에서도 1891년에 발표된 오스카 와일드의 『어부와 그의 영혼(The Fisherman and His soul)』은 안데르센의 이야기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이외에도 『인어공주』는 영화, 미술, 음악 부분에서도 사용되었는데, 1989년 존 머스커 감독의 영화 제작과 덴마크의 조각가 에드바르트 에릭센의 인어공주 동상,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의 교향곡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소설 작품 『인어가 도망쳤다』에서 인어가 나타난 곳은 일본의 '긴자'다. 긴자(銀座, ぎんざ)는 일본 도쿄 주오구에 위치한 번화가다. 과거 교바시구 지역에 속했으며, 현행 행정 지명으로 긴자 1초메부터 8초메까지로 구성된다고 한다. 긴자는 고급 상업지로, 브랜드 상점들이 줄지어 있으며, 일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지역 중 하나이다. 도심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번화가로, 신주쿠, 시부야, 이케부쿠로와 함께 도쿄를 대표하는 상업 지역이다.

    긴자라는 이름은 에도 시대에 은화를 주조하던 은좌(銀座)가 설치된 것에서 유래되었다. 일본 최대의 번화가 중 하나로, 니혼바시(日本橋)와 함께 넓은 의미의 시타마치(下町)로 여겨지기도 한다. 도쿄 도심을 대표하는 고급 상업지로, 전쟁 이전에 후지산, 게이샤, 미키모토, 아카사카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명물로 해외에서도 알려져 있었다. 해외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고급 클럽, 바, 고급 시계 전문점, 백화점 등이 많이 모여 있으며, 히가시긴자역(東銀座駅) 앞에는 가부키좌(歌舞伎座)가 위치해 있다.

    '긴자'라는 이름은 일종의 지역 브랜드가 되어 일본 전국 각지의 상점가에 "○○긴자"라는 명칭이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니클로와 같은 패스트 패션과 드럭스토어 같은 대중적인 매장도 늘고 있다. 명품 의류 외에도 맥도날드, 스타벅스, H&M, 애플 스토어 등의 외국계 체인점의 일본 1호점이 긴자에 위치하는 등, 오랫동안 서양 문화의 발신지 역할을 했다.



    이 책 『인어가 도망쳤다』의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는 '인어'와 '왕자'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더해 우리 마음 깊은 곳의 갈라진 틈을 비추는 이야기를 우리 앞에 선보인다. 현대인의 사랑과 자존감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번 작품, 화려한 긴자라는 공간 속에서 ‘왕자’와 ‘인어’를 둘러싼 기묘한 소동을 그리고 있다. 이 책에는 다섯 명의 인물이 각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한다. 다섯 명의 인물은 각각 인어의 변신이자 은유이기도 하다. ① 연인 앞에서 늘 작아지는 청년 ② 딸의 독립으로 공허함을 느끼는 엄마 ③ 소유욕에 매여 사랑을 놓친 노인 ④ 불안 속에서 흔들리는 신인 작가 ⑤ 화려한 겉모습 뒤에 외로움을 감춘 여인 등이다. 다섯 인물은 ‘왕자’라는 낯선 존재를 매개로 자신이 외면해 온 두려움과 욕망, 그리고 오래전 잃어버린 진짜 마음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

    왕자를 마주한 청년은 연인 앞에서의 허황된 모습을 내려놓고, 엄마는 ‘엄마’라는 역할 뒤에 가려져 있던 자신의 소외감을 회복한다. 미술품에 집착하던 중년 남성은 그것이 결국 지키지 못한 사랑과 시간에 대한 갈망이었음을 깨닫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던 작가는 그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발견한다. 마지막으로 마담으로 살아온 여인은 사랑의 상처를 회피하는 대신, 상대의 숨겨진 진심을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는 거대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보다는, 일상 속 작은 순간과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을 포착하는 데서 빛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화려한 긴자의 풍경, 평범한 대화 속에서 조금씩 배어 나오는 흔들림이 인물들을 변화로 이끌고, 그 변화는 독자에게도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다채로운 도시의 모습과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번져 나오는 작은 흔들림이, 인물들을 조금씩 변화시킨다.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는 매 순간, 일상의 언저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적 같은 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작품은 결국 ‘마음을 다시 마주하는 법’을 묻는다. 저자는 살아가면서 사랑, 시간, 관계, 그리고 자기 자신 등 우리가 놓치고 잃어버린 것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것들을 붙잡으려 애쓰지 않는다. 오히려 다시 바라볼 용기를 내는 순간에 더 큰 의미가 있음을 섬세하게 전한다. 다섯 인물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세대와 삶의 상황을 비춘다. 또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상실과 불안을 보편적으로 드러내고, 낮아진 자존감을 묘사한다. 그러나 동시에 조금씩 자신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은은한 희망과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부드럽게 열리고, 마치 오래된 친구와 이야기하는 듯한 편안함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이 책 『인어가 도망쳤다』은 단순히 ‘읽는 소설’이 아니라, 내 마음속 깊은 곳과 마주하게 해주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온기, 잃어버린 감정,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들을 조심스럽게 불러내는 경험 말이다. 


    당신, 정말 나로 괜찮았어?

    까다롭고 지루한 나 말고 더 대범하고 활기찬 남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함께 풋살도 하고, 축구도 보고, 수면 부족에 웃으며 맥주도 마시고.

    책 읽지 않아도 세상에서 얼마든지 훌륭하고 즐겁게 살 수 있으니까.

    어쩌면 책 같은 거 읽지 않는 편이 훨씬 평화롭고 건강할지도 모르겠다.(p.168)


    배 위의 왕자는 무대에 오른 스타처럼 보였겠지. 바다라는 관객석에서 인어공주는 그저 남몰래 그를 바라만 봐도 최고의 행복을 맛보았을 것이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직접 육지로 나가 처음으로 시선을 맞춘 왕자는 그녀에게 얼마나 눈부신 존재였을까. 그녀는 왕자 곁에서 얼마나 여러 번 가슴이 미어졌을까. 그대로 바다에 있었으면 아름답고 화려한 추억을 품은 채, 평화롭게 살았을지 모르는데.(p.213)



    이 소설 작품의 역자 민경욱은 「허구와 현실이 맞닿는 불가사의한 공간, 긴자」라는 제목의 〈옮긴이의 말〉에서 "이들(다섯 명의 등장인물)은 긴자라는 공간 곳곳에서 화제가 된 왕자와 만나 대화를 나누며 다른 행동에 나서고 자신을 긍정하고 새롭게 결심하고 진실을 털어놓기로 마음먹는다. 또 동화 속 왕자를 위로하고 공명하기도 하고, 때로는 반론하고 쓴소리를 늘어놓는다. 현실과 이야기가 서로 어울리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순간에 우리 또한 입회한다. 다섯 시간 동안 벌어지는 작은 소동극은 우리를 불가사의한 체험으로 장으로 이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 : 아오야마 미치코(靑山 美智子)


    1970년 아이치 현에서 태어나 현재 요코하마 시에 거주 중이다. 대학 졸업 후, 시드니의 일본계 신문사에서 기자로 2년간 근무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도쿄의 출판사에서 잡지 편집자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데뷔작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제1회 미야자키 책 대상을 수상했으며, 두 번째 작품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로는 제13회 덴도 문학상을 받았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는 『도서실에 있어요』, 『달이 뜨는 숲』, 『쓰담쓰담 치유하마 놀이터』 등으로 4년 연속 서점대상 후보에 올랐으며, 『인어가 도망쳤다』 역시 2025년 서점대상 후보에 선정되었다. 이 밖에도 『너에게 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야』, 『월요일의 말차 카페』 등이 있다.


    역자 : 민경욱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1999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으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전문번역가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일본 관련 블로그 ‘분카무라'를 운영하며 일본문화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첫사랑 온천』, 『여자는 두 번 떠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백마산장 살인사건』, 『아름다운 흉기』, 『몽환화』, 『미등록자』,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사카 코타로의 『SOS 원숭이』, 『바이, 바이, 블랙버드』,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야쿠마루 가쿠의 『데스 미션』,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내가 죽인 사람 나를 죽인 사람』 고바야시 야스미의 『분리된 기억의 세계』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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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지구 1
      윤재호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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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서평 북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제3지구』는 시공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의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이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 〈송해 1927〉의 감독으로 유명해진 윤재호의 작품이다. 저자 윤재호는 2022년 한 권으로 된 『제3지구』를 발표하며, “소설로 방향을 바꾸면서 나의 상상력은 절대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출간한 작품은 3년 동안 절대적 자유로 얻은 풍부한 상상력을 불어넣고, 훨씬 더 다양한 인물의 서사를 그렸다. 영화 감독 시절 얻은 영감과 전업 작가로서의 상상력을 더 키웠다는 의미로 읽힌다. 표제어 '제3지구'는 지구 멸망과 화성 정착 실패 후 인류가 도달한 세 번째 지구라는 의미다. 

      "인류는자신의 탐욕을 반성하기보다 지구를 포기하는 것을 택했다."(p.13) 지구가 멸망하자 화성으로 옮겼고, 화성 정착에 실패한 후 다시 이곳 ‘제3지구’로 왔다는 뜻이다. 이 소설 작품은 '제3지구'라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독재와 탄압, 저항과 평화에 대한 열망을 그린 SF 판타지 소설이다. 인류가 새로운 정착지로 선택한 이곳은 급격한 일교차와 함께 산소 부족 현상도 나타나지만, 그동안 이룩한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완벽히 해결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발견한 새로운 자원은 다시 한번 과학기술의 임계점을 높이며 인류는 전례 없는 진일보한 문명을 이룬다. 

      그러나 독재를 꿈꾸는 외계 세력이 제3지구의 질서를 파괴하고 다수 시민들을 착취하자, 인류는 이 불평등한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지금 일부 과학자들도 예견하지만 지구는 어느 시점이 지나면 멸망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언제 멸망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뿐이다. 따라서 지구 멸망은 어찌 보면 예정된 수순이다.



      지구에 살던 인류는 지구 생명체의 80%가 멸종하고 영원할 것 같던 화석연료가 바닥나자 사람들은 그제야 허둥지둥 다음 방법을 모색했다. 원자력으로 에너지원을 대체했지만 점점 악화되는 토양과 수질은 원자력도 정답이 아님을 확인하게 했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한 조건의 행성은 화성이라고 이미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알려진 것처럼 화성(火星, Mars)은 태양계의 4번째 행성이다. 백과사전 등에 따르면 산화철로 인한 붉은 빛이 감도는 사막 지형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미권에서는 '붉은 행성(Red Planet)'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부른다.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내 모든 행성 중 표면 탐사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행성이기도 하다. 

      물의 존재가 확인되고 테라포밍*의 가능성이 보이는 등 인류 문명의 우주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여겨지는 천체이다. 화성 표면에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과거부터 논의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화성에서 생명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애초에 표면온도도 평균 수치가 지구의 남극 수준으로 낮은 데다가 대기도 희박하고 태양풍을 막아주는 행성의 자기장도 약해서 고등 생명체가 살기에는 여전히 혹독한 환경이고, 생명체가 만약 존재한다고 쳐도 미생물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화성도 지구와 비슷한 약 45억 6,000만 년 전에 발생하여 표면이 100% 물로 덮여 있는 바다 행성 형태였고, 바닷물 밑 바닥에는 반 용융된 용암 바다의 형태의 시기를 누렸다. 다만 화성은 질량이 작고 밀도가 낮아 방사성 동위 원소들의 양도 지구에 비해 월등히 적다. 따라서 지각이 형성된 직후에는 상당량의 수증기가 방출되어 대기에 존재했었다. 이 때, 지구처럼 다른 원시 행성과 충돌했다. 45억 3,000만년 전에 바다 밑바닥에 단단한 지각이 형성되었으며 44억 6,000만년 전에는 맨틀 분화가 완성되었다. 45억년 전부터 43억 5,000만년 전까지는 온실 화성 시대인데, 이는 표면 온도가 영상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44억년 전 화성에는 물이 풍부했었고, 사마륨-146, 플루토늄-244와 같은 방사성 동위 원소들 덕분에 중심의 온도가 충분히 뜨거워 현 지구의 80%[16]에 해당하는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되었고 충분히 대기도 보호할 수 있었다. 이때 화성의 대기압은 현 지구의 1.6배였지만, 대부분 온실기체였므로 평균 표면은 25 ℃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였다.


      테라포밍: 지구(terra)와 형성(forming) 두 단어가 합쳐진 말로 '지구화'를 의미한다. 외계 행성이나 위성 등 천체의 환경, 즉 대기 및 기온, 지표 형태 또는 생태계를 지구와 흡사하게 만들어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물이 거주할 수 있도록 개조한다는 뜻이다.


      인류는 조건이 비슷한, 가까운 화성으로 이주했으나 지구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척박한 화성에서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와중에도 인류의 과학기술과 우주 항해술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인류는 다음 터전을 찾아 한번 더 이주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들은 드디어 지구도 화성도 아닌 미지의 땅, ‘제3지구’를 찾아낸다. 일교차도 크고 지상의 70%가 사막인 곳이었지만, ‘제3지구’에서 발견한 나노 메탈과 나노 크리스털이라는 신자원은 인류 문명을 다시 한번 비약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렇게 발전한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류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삶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한동안은.

      이 소설 작품의 시점은 인류의 제3지구 정착으로부터 200년 후이다. 이곳 제3지구의 평화와 균형을 깨트린 건 인류보다 먼저 제3지구에 정착해 있던 외계 세력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풍족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절대다수의 인류와 피지배계급의 외계 종족들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했다. 그리곤 자신들이 거주하는 중심부를 ‘센트럴시티’로 규정하고 외곽 지역을 12구역으로 나눠 피지배계층을 보다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웠다. 12구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는 중심부 거주자인 지배층이 독점했고, 각 구역간의 소통과 교류는 철저히 차단되었다.



      센트럴시티를 제외하면 사막과 우림지대로 이루어진 제3지구의 특성상 구역 거주자들은 지배계급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독재세력의 착취가 점점 더 악랄해지고 공고해지자, 절대다수인 구역민들은 이 제도를 전복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모색한다. “우리가 싸우는 것은 단 하나네. 이 세계를 지배하는 자들이 만들어내는 불균형이지.”(p.433)

      제3지구의 전복을 꿈꾸는 이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제국에 반기를 든 이들이 모여 이룬 반역집단 ‘레볼트’. 그들은 오래전부터 산발적으로 활동해왔고, 30년 전 힘을 합쳐 12개 전구역에서 폭동을 일으키며 ‘레볼트 전쟁’까지 이끌었지만 끝내 유효한 성과는 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무도 이들을 의식하지 않았던 지난 30여 년간, 이들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전복을 위한 더더욱 체계적인 방법을 쌓아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과 목적은 비슷하지만 초능력이라는 특별한 힘을 가진 이들. ‘빛의 전사 아리아’를 필두로 한 이들은 ‘리니지 기프트’라는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집단이다. 텔레파시, 예지력 등 각각의 고유한 능력을 가진 이들은, 아직 자신의 리니지 기프트를 알지 못하는 ‘해성’을 찾아 그와 힘을 합치길 원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해성을 찾았지만, 지금까지 평범한 삶을 살며 오직 최고의 파이터가 되기를 꿈꿨던 해성은 초능력이니 전복이니 하는 말들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제3지구』는 오염된 지구를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던 인류에 관한 이야기이자, 미지의 땅에서 외계 독재세력과 싸우는 미래 영웅들 이야기다. 탐험과 개척, 저항이라는 굵직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배경과 독특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거나 반목하고 배신하며 각자의 목적과 욕망을 위해 분투한다.



      『제3지구』는 오염된 지구를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던 인류에 관한 이야기이자, 미지의 땅에서 외계 독재세력과 싸우는 미래 영웅들 이야기다. 탐험과 개척, 저항이라는 굵직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배경과 독특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거나 반목하고 배신하며 각자의 목적과 욕망을 위해 분투한다.


      "지금까지 벌어진 일로도 해성은 충분히 벅찼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았고, 고용주를 죽였고, 사랑했던 이웃들이 괴물로 변해서 또다른 이웃들을 죽이는 걸 지켜봐야 했다. 심지어 자신도 한 번 죽었다가 살아났다. 이미 그것만으로 미치기 직전이었는데, 또 뭔가를 알아야 한다고?"(p.337)


      “사람은 그냥 사람이 되는 게 아니란다. 끊임없이 내면의 악, 또 욕심과 싸우면서 완성되어가는 거지. 하지만 영생이라는 단꿈에 취해 그 싸움에서 패배하게 되면 말 그대로 괴물이 되어버릴 거야. 그래서 우린 선택했단다. 사람이 되긴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않겠다고.”(p.394)


      저자 : 윤재호


      부산에서 태어나 프랑스 낭시 보자르, 파리 아르데꼬, 르 프레느와에서 미술·사진·영화를 공부했다. 2011년 단편 다큐멘터리 <약속>이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했고, 이후 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장편 극영화를 집필했다. 2013년 단편 <돼지>가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2016년에는 다큐멘터리 <마담B>와 단편 <히치하이커>가 각각 칸국제영화제 독립영화배급협회 주간과 감독 주간에 선정됐다. 첫 장편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두 번째 장편 <파이터>는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실사영화와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만들어오며 올해도 다큐멘터리 영화 <숨>을 발표한 윤재호 감독에게 소설가는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또 다른 꿈이었다. 『제3지구』는 그가 10년 전부터 구상했고 2022년 단권으로 출간했던 작품이다. 출간 이후 이야기 앞뒤로 최대의 상상력을 발휘했고, 시리즈로 전면 개작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세상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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