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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잠시 멈춤 - 가장 소중한 것에 커넥트하기 위한 20년 디지털 중독자의 디지털 디톡스 체험, 2021 세종도서 문학나눔 교양부문 선정
고용석 지음 / 이지북 / 2021년 5월
평점 :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얻게 되는 것, 디지털 잠시 멈춤
다른 사람에 비해 디지털 중독은 덜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 아니다. 메모도 스마트폰에 하기보다는 수첩에 직접 쓰는 걸 선호한다.
하지만 비교대상이 '과거의 나'라면? 분명 디지털 중독에 가까워졌다.
특히 웹소설을 많이 읽게 되면서 스마트폰을 밤늦게까지 가지고 있는 날이 잦아졌다.
슬슬 문제를 인식하고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 느끼던 차에, 『디지털, 잠시 멈춤』이라는 책을 만나니 흥미가 생겼다.
우리는 지금 스마트폰이 점령한 우리 삶의 공간을 하나씩 되찾는 실험을 하고 있다. (p.175)
'디지털 디톡스'라는 용어에서 느껴지는 책의 분위기가 무미건조하진 않을까 했다. 아니었다.
프롤로그에서 밝히듯이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앱을 소개하거나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다.
글쓴이가 직접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그 결과를 정리했다. 에세이처럼 읽어도 된다.
방법론이 아니라 좋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분위기.
자연스럽게 '나도 해볼까?' 생각이 든다.
이상하게도 사람은 제한된 환경에서 더 창의적으로 변신한다. (p.224)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똑똑한' 핸드폰, 스마트폰.
사진 찍기도, 음악 감상도, 정보를 찾는 것도, 다른 이와 교류하는 것도 모두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해진 건 사실이다. 편리함에 중독되다보면 의존성이 높아져 버린다.
기억을 스스로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맡긴다.
쉽게 새겨진 기억은 쉽게 잊는다.
소중한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이 가장 무능해질 때 우리는 가장 유능해지는 것이다. (p.225)
글쓴이의 체험기를 읽으면서, 디지털 디톡스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인간의 가장 큰 능력은 어쩌면 무한한 가능성일지도 모른다. 한계에 부딪혔을 때, 그걸 돌파하기 위해 모든 감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다듬는 것.
서서히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젖어들고 있던 시간들을 반성한다. 다시 거리감을 조절해야겠다.
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게 된다면, 그건 편리함에 의존해 인간만이 가진 장점을 갈고 닦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새로운 관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