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룡 도감 - 만약에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만약에 도감
두걸 딕슨 지음, 김해용 옮김 / 소미아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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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신공룡 도감


인류가 지구 상에 존재하기 전 지구에 살고 있었던 생명체, 공룡.

공룡은 약 6,600만 년 전 운석이 충돌한 여파로 인해 멸종했다.

만약 그때 운석이 지구 옆을 스쳐가서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신공룡 도감』은 그 가정을 바탕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변화를 겪은 공룡들의 모습을 상상한다.


상상력에 과학적 요소까지 더해 그려내는 63종의 새로운 공룡의 모습들!

단순히 상상의 동물이 아니라, '동물지리구'라는 개념을 소개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동물지리구는 열대림, 사막, 툰드라, 대륙 빙하의 네 가지와 그들의 중간 환경으로 나눌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동물들은 각각의 특징을 가진다.

바다와 산맥, 사막 같은 장벽으로 나뉜 여섯 개의 영역에서 생물들은 독자적인 진화를 거친다.

책 속의 공룡들의 모습에 현대의 동물 모습이 언뜻 보이는 것은 그 영향이다.

에티오피아구, 구북구, 신북구, 신열대구, 동양구, 오스트레일리아구의 여섯 지역과 마지막으로 해양까지.

각 지리구에 대한 설명이 먼저 있고, 그 지역에 서식하는 신공룡들의 이미지와 설명들이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신공룡의 서식지, 학명, 이름, 식성, 조상으로 생각되는 루트를 소개하는 구성이다. 


도감 내용 뒤에 실은 '신공룡 도감 세계관'도 몰입도를 높여서 좋았다.

원저에서는 앞부분에 배치된 내용이라 하니, 먼저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신공룡이 살아남은 세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 등장한 공룡들은 모두 존재한 적 없고 앞으로도 존재할 가능성이 없을 존재이지만,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해도 좋지 않을까?

그만큼 흥미로운 내용들이었다. 아이들 대상의 책이지만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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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몬스터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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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록과 기억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스핀 몬스터

이번에 크로스로드 출판사에서 흥미로운 블라인드 시사회 서평 이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를 통해 이사카 고타로의 신작 『시소 몬스터』

에 실린 두 작품, '시소 몬스터'와 '스핀 몬스터' 중 맞는 것을 골라 읽어보는 방식이다. 끌리는 주제를 고른 뒤, 몇 가지 질문을 YES/NO로 답해가며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타입이 나눠진다. A타입이 시소 몬스터, B타입이 스핀 몬스터였는데 나는 B타입이었다. 장르를 보고 고른 선택이었다. A타입은 스릴러로 평소 피하는 장르였기 때문이다. 반면 B타입은 SF라 최근 관심이 높아진 장르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억이란 재미있다. 저절로 잊히긴 해도 '이 일은 잊어버려야지' 하고 스스로의 의지로 잊을 수는 없다. 특히 꺼림칙한 추억이나 불쾌한 장면은 영원히 기억에 남는다. (p.5)


첫 문장부터 매력적이다.

화자가 잊지 못하고 있는 기억, 그것은 어린 시절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자동차 사고로 죽은 기억이다. 자율 주행장치로 운전하던 차는 다른 차와의 충돌로 인해 사고가 났다.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가 즉사했고 남은 건 남자 아이 하나. 그런데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를 맡게 된 조부모들은 재판을 진행했고, 갈등은 심해졌지만 차례차례 세상을 떠나면서 사고에서 살아남은 두 아이만 남았다. 미토, 그리고 히야마. 이후 그들은 살아가면서 종종 교차하게 되고, 묘하게 대립 관계에 놓이곤 한다. 미토가 살인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들의 운명은 복잡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이 책의 장르는 SF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디지털화 되는 정보들, 인공지능의 발달.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충돌을 이야기 곳곳에서 느낀다.

'기억'과 '기록'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한다. 첫 문장부터 '기억'에 대해 이야기해서 그런가? 생각거리가 많은 소재인데다 예전에도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접한 경험이 있어 관련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다보니 생각이 깊어진다. 둘 다 자의나 타의에 의해 진실이 '왜곡'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점. 해석에 따라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 거짓된 정보들이 퍼져나갈 수도 있는 가능성과 그 여파.

인공지능의 부정적인 부분에서 일어날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인간의 '감정'에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계산기를 두드리듯 말할 수 없는 논리적이지 않은 것. 인공지능이 '예측'할 수 없다. 감성을 자극하는 SF와는 또다르게 '감정'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대립하는 두 인물의 갈등을 다룬 두 편의 이야기. '스핀 몬스터'와 짝을 이루는 '시소 몬스터'는 어떤 갈등과 충돌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속도감 넘쳐서 가독성이 좋은 이야기라 무리없이 읽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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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꽃말
김윤지 지음 / 이노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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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들을 담아낸 에세이, 각자의 꽃말


보랏빛 바탕에 분홍빛 꽃이 두 송이 있는 표지부터 감성적이다.

약간 어두운 색감 때문에 원래는 푸른 바다였던 배경이 한 톤 다운된 느낌에 젖게 한다.

『각자의 꽃말』은 홀로 있는 시간을 갖게 된 저자가 자신과 마주하며 감정과 생각들을 담아낸 에세이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혼자만의 시간에서 떠오르는 느낌들이 차근차근 이어진다.


저마다의 꽃들이 가지고 있는 꽃말이 있듯이

사람마다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꽃내음이 다르듯 사람 내음도 다르다. (p.57, 각자의 꽃말)


초반에는 사랑 이야기의 비중이 높다.

그 사랑은 타인과 나 사이, 연애감정이 오가는 사랑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사랑, 누군가를 걱정하는 마음의 사랑, 자연을 보며 느끼는 두근거리는 마음, 부모님의 사랑까지.

감정과 생각들을 담은 이야기에 앞서, 다양한 사랑이 존재하고 있음을 짚고 시작한다.

사랑의 여러 형태들을 이야기하면서 보편성을 담아 공감의 폭을 넓힌 것 같다.

사랑은 결국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감정이라는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다.


삶의 시간이 나와 관계없이 흘러간다는 것을

태연히 견뎌내야 한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p117, 시간이라는 바다에서 헤엄치는 병)


읽다보니 언뜻 예전에 읽던 여행 에세이의 느낌이 있다.

사진을 곁들이며 풀어가는 감정과 생각들에 집중해서인 것 같다.

그 감정에, 감성에 서서히 빠지게 된다.

잔잔한 문체가 좋았다.


나는 지금도 꾸준히 도망치고 있다. 나날이 도망친다. 부족한 나로부터 열심히 도망치며 더 나은 나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138, 표류)


마음에 담아두었던, 머릿속을 스쳐가는, 감정과 생각들을 붙잡아 쓴 것 같은 이야기.

하지만 무분별하게 쏟아내지 않았다. 알맞은 단어들을 고르고 엮어 다듬어낸 문장들이 매끄럽게 읽힌다.

솔직하면서도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들이 책이 전하는 위로의 마음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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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쓰기를 합니다 - 더 괜찮은 나로 살고 싶어서
박선희 지음 / 여름오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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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독이는 글을 쓰자! 마음 쓰기를 합니다

 

연분홍빛 표지가 안정감을 주는 『마음 쓰기를 합니다』란 책을 읽었다.

제목에 있는 마음 쓰기가 뭘까? 궁금했다.

소개를 읽어보니 마음 쓰기는 '나를 돌보고 가꾸려는 마음을 글로 형태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를 위해 '내'가 쓰는 글. 내 문장을 쓰면서 나를 발견하고, 위로하고, 응원하는 법.

긴 글이 아니어도 괜찮다. 한 단어, 한 문장, 한 단락 혹은 몇 페이지. 분량은 상관 없다.

글을 쓰면서 마음 건강을 회복해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흥미롭다. 

10장으로 나눈, 67가지의 이야기들.

발견. 의미. 현실. 내면. 수용. 감각. 감정. 평정. 일상. 관계.

각 이야기의 끝에는 해당 이야기와 관련한 '마음 쓰기 연습'을 마련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소재, 마음이 끌리는 소재를 골라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치유로서의 글쓰기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생각해보면 이미 '마음 쓰기'를 해본 적이 있었다. 책에 나온 마음 쓰기를 위한 질문들을 읽으면서, 일기를 쓰던 기억이 떠올랐다.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일기장에 고스란히 글로 쏟아내던 시기가 있었다. 일기 쓰는 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일기장을 꺼내 글을 썼다. 한참 글을 쓰다보면 고조된 감정이 서서히 가라앉아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경험이 있기에 '마음 쓰기'들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일기를 써야겠다. 『마음 쓰기를 합니다』의 '마음 쓰기 연습'들을 참고해 짧게라도 꾸준히 글을 써야겠다.

일상. 내 주변을 둘러싼 존재들. 오감을 자극하는 기억들과 추억들. 좋아하는 것들. 감정들을 차분히 분석하고 표현하며, 내 마음을 살피고 싶다. '나'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나'를 알고 싶다. 따스하게 쓰다듬고 다독이고 싶다. 마음 건강을 잘 챙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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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미대생에서 의대생이 되었을까? -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드는 기적의 공부법
김유연 지음 / 깊은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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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든 이야기, 나는 어떻게 미대생에서 의대생이 되었을까

 

『나는 어떻게 미대생에서 의대생이 되었을까?』란 제목에 흥미를 느껴 읽게 되었다.

미대와 의대는 꽤 거리가 있는데, 과감하게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든 이야기가 궁금했다.

 

당신은 어디든지 걸어갈 수 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질 각오와 그에 따른 행동을 할 용기만 있다면. (p.5)

원한다고 생각해서 전공했던 미술. 그러나 막상 미대에 진학하고서는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그런 경우가 많지 않을까. 목표를 향해 달려갔지만, 막상 도달하고 보니 생각과 많이 달라 당황스러운 현실.

다시 시작하기에는 그간 들인 시간과 경제적인 부분들이 마음에 걸려 다시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게 망설여진다.

그러나 『나는 어떻게 미대생에서 의대생이 되었을까?』의 저자는 다시 시작해보기로 결정했다.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있던 고민을 가족이 공감해 준 것도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어려운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건, 그런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부분도, 심리적인 부분도 안정적일 수 있었기에 그만큼 걱정을 덜고 공부에 집중하게 되었을 것이다.

 

각인시켜야 한다. 스스로에게 간절하게, 처절하게. 내가 이 일을 어떻게든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 (p.33)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수험생활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대학을 휴학한 뒤 재수를 준비했던 1년 간의 공부 과정을 썼다.

재수이기는 하지만 전공을 아예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거의 제로에서 시작하는 과목들이 있다. 수학과 과학. 과외를 받기도 하고, 독학을 하고, 학원을 다니는 등 차근차근 바뀌는 상황에 맞춰 공부를 진행해간다. 방식과 시기에 따라 짧게 에피소드 형식으로 공부 과정을 이야기해서 지루한 느낌 없이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전직(?) 미대생다운 일러스트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2부는 공부법을 소개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공부를 할 때 도움이 될 내용들을 정리했다. 자세한 설명이라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맺음말이 마음에 닿는다. 왜 공부하는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으라는 말. 이유를 찾는다면 그 이유가 북극성이 되어 꾸준히 힘든 공부를 이어가는 목표가 되어줄 것이다. 이제까지 공부를 할 때 막연한 느낌을 받은 적이 많았는데, 그건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그만큼 절실하고 선명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나보다.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앞으로도 공부를 해야하는 날들이 있을 것이다. 공부를 해서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하고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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