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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꽃말
김윤지 지음 / 이노북 / 2021년 6월
평점 :
절판
감성들을 담아낸 에세이, 각자의 꽃말
보랏빛 바탕에 분홍빛 꽃이 두 송이 있는 표지부터 감성적이다.
약간 어두운 색감 때문에 원래는 푸른 바다였던 배경이 한 톤 다운된 느낌에 젖게 한다.
『각자의 꽃말』은 홀로 있는 시간을 갖게 된 저자가 자신과 마주하며 감정과 생각들을 담아낸 에세이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혼자만의 시간에서 떠오르는 느낌들이 차근차근 이어진다.
저마다의 꽃들이 가지고 있는 꽃말이 있듯이
사람마다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꽃내음이 다르듯 사람 내음도 다르다. (p.57, 각자의 꽃말)
초반에는 사랑 이야기의 비중이 높다.
그 사랑은 타인과 나 사이, 연애감정이 오가는 사랑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사랑, 누군가를 걱정하는 마음의 사랑, 자연을 보며 느끼는 두근거리는 마음, 부모님의 사랑까지.
감정과 생각들을 담은 이야기에 앞서, 다양한 사랑이 존재하고 있음을 짚고 시작한다.
사랑의 여러 형태들을 이야기하면서 보편성을 담아 공감의 폭을 넓힌 것 같다.
사랑은 결국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감정이라는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다.
삶의 시간이 나와 관계없이 흘러간다는 것을
태연히 견뎌내야 한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p117, 시간이라는 바다에서 헤엄치는 병)
읽다보니 언뜻 예전에 읽던 여행 에세이의 느낌이 있다.
사진을 곁들이며 풀어가는 감정과 생각들에 집중해서인 것 같다.
그 감정에, 감성에 서서히 빠지게 된다.
잔잔한 문체가 좋았다.
나는 지금도 꾸준히 도망치고 있다. 나날이 도망친다. 부족한 나로부터 열심히 도망치며 더 나은 나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138, 표류)
마음에 담아두었던, 머릿속을 스쳐가는, 감정과 생각들을 붙잡아 쓴 것 같은 이야기.
하지만 무분별하게 쏟아내지 않았다. 알맞은 단어들을 고르고 엮어 다듬어낸 문장들이 매끄럽게 읽힌다.
솔직하면서도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들이 책이 전하는 위로의 마음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