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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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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같은 이야기에 섞여든 상상력, 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어렸을 적 로알드 달의 작품을 꽤 읽었던 것 같다.

먼저, 영화로 만들어져 유명해진 <찰리와 초콜릿 공장>과 <마틸다>가 있었다.

<요술손가락>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후속작인 <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도 재미나게 읽었었다.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은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였다.

그의 작품들에 나오는 캐릭터들과 풀어내는 이야기 모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도 기대가 되었다.

과연 또 어떤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나올까, 궁금했다.

그런데 어릴 적에 비해 더 현실적인 문제들을 바라보게 되서일까, 마냥 즐겁게 읽어갈 수만은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 실려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만.


책에 실린 내용은 총 일곱 가지였다.

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 히치하이커, 밀덴홀의 보물, 백조, 백만장자의 눈, 행운, 식은 죽 먹기.

이 중 가장 집중해서 읽은 것은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행운'이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이야기는, 그가 작가가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알드 달의 작품들을 읽으면서도 그에 대해 잘 몰랐기에,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는 이 이야기에서 그가 얼마나 이야기를 잘 풀어가는지 그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어린 시절에 다닌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가면서는, 그의 작품 속 마틸다가 다니던 곳이 떠오르기도 했다.


'밀덴홀의 보물'과 '식은 죽 먹기'의 경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작가가 언급했다.

그래서인지 상상력이 담긴 부분이 덜해서 그 점은 조금 아쉬웠다.

로알드 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기대한 것은 그의 기상천외한 상상력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가 쓰는 이야기는 뭔가 빠져들어 읽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로알드 달의 작품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할 법한 동화들만 읽어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꽤 다른 느낌을 받았다.

신선했지만, 조금은 아쉬웠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그저 상상력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들은 아니었다.

좀더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었다.

그게 가장 크게 느껴진게, '백조'라는 단편이었다.

읽는내내 계속해서 너무 화가 났다.

마지막 결말도 완벽히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아, 더 그랬다.

어쩌면 그런 분노를 느낀 것 자체가, 로알드 달의 이야기의 흡입력이 좋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실적이면서, 독특한 상상력이 담긴 이야기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현실적인 요소'들을 발견하면서, 로알드 달의 작품을 또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이전에 읽었던 그의 작품들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그리고.

차례 옆에 있던 글에는 이 책의 인세 십 퍼센트가 로알드 달의 자선단체에 기부된다는 내용이 써 있었다.

그 자신이 쓴 이야기 속 인물처럼, 그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돕고 있었다는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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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마음 - 일 년, 열두 달, 365일의 느낌표
세상의 모든 명언.최재성 엮음 / 프롬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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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주는 세상의 이야기들, 열두 마음


일단 앞 표지에 적힌 글이 꽤나 인상적이다.

잘 짜인 각본은 좋은 작품을 만들고, 누군가의 훌륭한 삶은 우리의 지침이 된다.

명작과 명언에서 발견한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글, 그리고 이야기.


그리고 처음으로 읽게 된 이야기.

정말 표지에 나와 있는 내용처럼, 누군가의 훌륭한 삶이 담긴 이야기가 우리의 지침이 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이후에 많은 이야기와 명언들이 등장했지만, 역시 '처음'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었기 때문일까?

처음에 읽은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끝까지 가족을 놓지 않았던 남자. 그래서 끝내 희망을 얻어낸 남자의 이야기.

굉장히 큰 감동을 주었던 것 같다.


한편 책 제목이 <열두 마음>인 것은 안의 내용이 일년, 열두 달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1월 가슴에 용기를 품다

2월 뜨겁게 나를 지켜 세우다

3월 인생의 사이클을 이해하다

4월 보란 듯 역경에 맞서다

5월 행복은 목표가 될 수 없다. 그저 습관일 뿐

6월 계속 찾으라. 타협하지 말라

7월 순간을 영원처럼 즐기다

8월 마지막 한 걸음까지 내딛다

9월 첫 만남, 떨리던 가슴을 기억하다

10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되다

11월 나의 존재는 우연이 아니다

12월 인생에 꼭 한번은 누구나 기적을 만난다


이렇게 각 월마다 표제처럼 되어있는 말들도 좋았다.

1월부터 12월까지 각각의 한 달 동안 저 말들을 기억하며 살아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한 번에 쭉 읽었지만, 일년, 열두달, 365일간의 느낌표라는 부제가 있었듯이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읽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책에 실린 내용들은 다양했다.

단순히 명언들을 소개한 내용도 있었지만, 첫 이야기처럼 영화의 내용을 정리한 부분도 있었다.

책 속의 글귀들도 적혀 있었고, 영화 속 대사도 있었다.

가끔은 인터넷에 올려진 글이 적혀 있기도 했다.

그만큼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글들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고, 지침이 되어 삶을 바꿔가게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속 이야기를 소개한 내용들의 경우에는 읽다보니 언젠가 시간을 내어 꼭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편 이 책의 저자로 표시되어 있는 '세상의 모든 명언'은 SNS 스토리 채널이라고 한다.

여기 실린 글들은 그 스토리 채널에 소개되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은 내용이었던 것이다.

계속해서 운영되고 있는 채널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올려질 것이다.

카카오 스토리를 이용하지 않지만 빙글, 페이스북, 카페, 블로그로도 올려진다 하니 그 중 하나에 찾아가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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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2 - 내일을 움직이는 톱니바퀴
다니 미즈에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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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2, 내일을 움직이는 톱니바퀴


1권에 이어 2권도 시계와 함께 과거의 추억을 수리해주는 천재 시계사 슈지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번 책에 실린 에피소드는 총 4가지.

네 가지 이야기 모두 과거의 오해들이 풀려가면서 더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2권에서는 1권보다 시계가 이야기의 중심에 가깝게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다.

추억과 시계가 동등한 비중으로 다뤄지는 느낌이었다.

책에 실린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다시 또 생각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은, 추억들은 정말 그대로인걸까.

어쩌면 모르는 사이에 가지게 된 사소한 오해들이 아픈 추억들을 만들어낸 건 아닐까.

이런 고민들을 슈지에게 이야기하면, 어긋남이 바로잡히고 더 행복하게 내일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들이 제일 어렵다. 일상은 자신을 반성할 틈도 없이 빠르게 지나가버린다. 작은 엇갈림은 어느샌가 서로의 거리를 벌어지게 만든다.

더 이상 그런 생각은 하고 싶지 않은데. (p.102)


첫번째 이야기. 너를 위해 종은 울린다.

저번 1권에는 슈지가 자신의 형에 대해 모르던 부분을 깨닫는 내용이 있었다면, 이번엔 아카리와 카나 자매의 이야기였다.

자신들과 비슷한 자매의 모습을 보며, 서로가 진심으로 위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안개가 짙게 껴서 환영 같은 것도 보이는 몽환적인 느낌이 강했다.

두번째 이야기, 딸기맛 아이스크림의 약속.

이 이야기는 꽤 슬펐다.

읽으면서 부부가 서로 가지고 있는 진심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막상 그들 자신은 모른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비슷한 듯 다른 딸기와 라즈베리에 얽혀있던 오해가 풀리고, 그들 앞에는 아름다운 추억들이 새롭게 새겨져가게 되었다.

세번째 이야기, 돌이 되어버린 손목시계.

처음에 언뜻 스쳐지나간 내용이 사실은 중요한 비밀을 품고 있었던 이야기. 흥미로운 여러 복선들이 있었다.

특히 정교한 돌 시계가 존재할 수 있다니 신기했다.

과거에 얽힌 인연들이 이런 식으로 바로잡힐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 멈춰버린 괘종시계의 비밀.

이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게, 아픈 과거가 정말 아픈 과거였다.

오해로 어긋나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상황 때문에 어그러져있던 과거.

그러나 이런 아픈 추억도 수리된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어떤 과거든, 설령 잊을 수 있다 해도 겨우 찾은 길을 다시 지워버리는 건 불가능하므로 깊이 박힌 날카로운 가시를 뽑고 엷은 희망으로 둘둘 말아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언젠가 그것은 이물질이 반짝이는 진주가 되듯 변하게 될까.

모리무라 씨 부부가 그랬듯이. (p.318)


그들의 이야기는 결국 과거에 묶여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난 추억들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결국 그 추억들로부터 배운 것들과 느낀것들이...

내일을 움직이는 톱니바퀴가 되어 미래를 움직여간다.

1권을 읽은 후에는 그대로 여운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었지만, 2권을 읽으니 다음 이야기가 또 있을까 궁금해진다.

다음은 또 어떤 추억을 담은 시계들이, 슈지의 시계점에 맡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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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에 관하여 - 숭고하고 위대한 문학작품에 대한 단상들
샤를 단치 지음, 임명주 옮김 / 미디어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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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에 관한 다양한 단상, 걸작에 관하여


생각보다는 조금 읽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걸작에 관한 여러 새로운 관점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기 전에 책소개 등을 보고 '걸작'에 관한 몇 개의 에세이로 엮여져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실제로 읽어보니 하나의주제 아래에서도 몇 개의 단상으로 쪼개져 있는 구성이었다.

한 번에 길게 읽어갈 때는 여러 개의 내용을 받아들여야 하기에 어렵지만, 따로 읽기에는 좋을 것 같았다.


맨 처음에는 '걸작'이라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걸작'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 세계 곳곳의 언어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저자가 이야기한다.

그 안에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어서 뭔가 


책에 쓰여 있는 걸작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

너무 다양한 입장이라서, 어떤 입장은 공감했지만, 어떤 부분들은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 많은 글 중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걸작에 대한 정의 중 하나.


걸작은 항상 새롭다. 특정 유행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유행을 창조한다. (p.66)


그리고 이 책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 하나만 고르라면, 이 부분을 고를 것 같다.

조금 길지만 전체가 정말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모두 인용해본다.


나는 이기적인 목적을 만족시키기 위해 읽는 걸작을 경계한다. 그렇다고 나만을 위한 걸작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에게 말하지 않는 자신만의 걸작을 가진다는 것은 존중받아야 하고 감동적이고 멋진 일이다. 아무에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나만의 걸작이 한낮에 주먹다짐을 견디기에는 너무 연약하기 때문이다. 어떤 책을 혼자 좋아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책 속에서 뭔가를 발견한 것이다. 어떤 위대한 걸작도 나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했는데 그 책이 나에게 뭔가를 준 것이다. 한 사람에게라도 자신을 내보였다면 그 책은 걸작의 칭호를 받아 마땅하다. 그렇다. '나만의 걸작'을 가지는 것은 아름답다. (p.124~125)


나도 이런 '나만의 걸작'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 고이고이 간직하는 그런 소중한 책.

그런 책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미소짓게 만들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그 책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사람들의 개인의 취향은 모두 다르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걸작이란 무엇인가.

이 의문에 대한 여러 가지 답을 차근차근 내놓고 있는 책.

책의 첫머리에서 이야기했듯이, 오직 걸작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책.

책 뒷부분에는 부록처럼 인용되거나 소개된 책 목록이 쭉 쓰여 있다.

그 책들 중에서도 언젠가 읽게 될 책들이 있을 것이다.


걸작에 대해서 생각을 제대로 정립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아직은 걸작에 대해 한 마디로 딱 정리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책 마지막 부분에서는 책 뿐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도 모두 '걸작'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해서...

그런 내용 때문에 '걸작'의 의미가 끝없이 확장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두고두고 몇 번씩 다시 읽으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만들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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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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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지만 현실에도 있을 이야기, 웰컴 삼바


우정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생각과 달리 가혹한 현실이 느껴져서 씁쓸함을 안겨준 책.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삼바는 체류증 기간을 갱신하기 위해 경찰서에 간다.

그러나 그들은 기간을 늘려주기는커녕, 그에게 수갑을 채운 채 호송한다.

삼바가 도착한 곳은 불법체류자를 모아두는 수용소였다.

머지않아 그는 추방될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들은 삼바가 프랑스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삼바는 프랑스에서 오래 살아왔고, 일을 했고, 세금도 냈다. 무엇보다 그는 프랑스를 사랑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창살 뒤에 갇혀 있어도 손목에 수갑을 차고 있어도, 그는 프랑스를 사랑했다.

그는 애국자였다. (p.26)


위의 내용은 아직 삼바의 순수성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을 읽으며 뭔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했고,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삼바는 수용소에서 다양한 과거를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삼바와 같이 힘든 과거를 헤치고 프랑스까지 올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프랑스는 그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자유의 나라가 아니었다.
삼바는 혼란에 빠져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삼바의 이 말은, 그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혼란에 빠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법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삼바는 세상에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찾는 게 뭔지 아는 사람들과 어둠 속을 헤매는 사람들. 삼바는 스스로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지 않고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p.104)


다행스럽게도, 삼바는 단체의 도움으로 즉시 추방은 면하게 된다.

삼바는 그날부터 불법체류자가 된다. 그리고 그의 삶도 바뀌어 버렸다.

계속해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살아가기 위해 불법체류자가 되어야만 하는 현실.

그 현실이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냉정한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그건 아마도 삼바의 이야기가 소설 속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있잖아요, 난 여기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기 전에는 프랑스 따윈 신경도 안 썼어요. 애국심이니 뭐니 하는 건 늙은이들이나, 내 조부모, 증조부모처럼 전쟁을 겪은 세대나 가지는 거였죠.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난 프랑스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어요. 자유, 혁명, 문화, 인권의 나라요. 프랑스가 그 이미지에 못 미치면, 난 부끄러워요. (p.196)


화자가 삼바, 마뉘와 대화를 하는 중에 이야기한 부분이었다.

책 속의 배경은 프랑스지만, 우리 나라도 이런 현실을 마주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때문에 이 말이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평소에 애국심이 없는 듯 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가 가진 꽤 괜찮은 이미지들이 사실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되면...

너무, 안타깝고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법 체류자에 대한 불편한 인식도 있다.

결국 두 가지 관점이 계속해서 충돌한다.

그들의 사연은 안타깝지만, 모두 받아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전 JTBC 비정상회담에서 다뤘던 이민에 대한 이야기도 떠올랐다.

더 좋은 삶을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사람들, 그러나 받아주지 않는 나라들...

그렇게 그들은 또다른 법을 어길 상황에 다다를 지도 모른다. 이 책의 삼바처럼.

왜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행복이 다른 이에게 똑같이 주어지지 않는 걸까?


이 책은 동명의 영화 원작이다.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영상으로 만들어졌을까.

삼바가 프랑스로 향하는 이야기,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자연의 모습들.

프랑스에서 불법체류를 하게 되면서 달라진 삼바의 삶... 그리고 삼바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그 모두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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