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런 파더스데이 - 상
김성민 글 그림 / 길찾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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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판만화 시장이 무너지면서, 웹툰 시장이 도래했다.

웹툰은 장르의 특성상 장단점이 공존할 수 밖에 없다.

 

우선 작가와 독자간의 즉각적인 리액션을 예로 들 수 있다.

작가는 독자들의 반응을 바로바로 볼 수 있고, 그것은 작품에 있어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베르세르크나 무한의 주인처럼 긴 호흡의 서사물이 웹툰으로 연재된다고 생각해 보자. 베르세르는 일본에서 격주간지에 월간, 혹은 격월간으로 연재되는 연재물이다.(일본에는 그런 경우가 꽤 있다. 즉, 격주간지가 총 4권 나오는 동안 한회 연재되거나, 5권 나오는 동안 한회 연재되는 경우이다. 또는 월간지에 격월로 연재하는 작품들도 꽤 된다.)

아마 네티즌들은 작품 진행에 대한 어마어마한 욕을 쏟아낼 것이고, 많은 독자들은 작품을 외면할 것이다.

게다가 그런 작품들은 호흡까지도 느리다. 즉, 한 회에 진행되는 사건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만화를 기다리는 독자들은 두달을 기다려 불과 한 회, 24페이지 정도를 감상하며 그 내용 또한 전체 이야기를 놓고 봐서는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작품은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와 넓고 깊은 설정들로 인해 생명력을 아주 서서히 얻어나간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사건, 사소해 보일 정도의 갈등들 불필요할 것 같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들이 쌓여가는 것이다. 물론 위에 언급한 두 작품 모두 초반부터 높은 흡인력을 자랑하지만 만약 그런 작품들이 현재 한국에서 웹툰으로 연재된다면, 1년을 채 버티지 못할 것이다.

 

만화. 특히, 웹툰을 즐기는 한국의 현재 독자들은 참을성이 그다지 많지 않다. 네이버에서 가장 긴 호흡을 가지고 있는 작품은 현재 양영순 작가의 '덴마' 와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나이트 런의 본편은 얼마전 막을 내렸으니까.) 그 작품들의 댓글들 중 태반은 '양이 적어요. 이야기가 느려요' 일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들 모두 1회부터 지금까지 쌓인 분량들을 천천히 감상해본다면 위에 언급했던 차곡차곡 쌓인 작은 것들이 모여 얼마나 훌륭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는 확인할 수 있을것이다.

 

이 독자들의 즉각적인 리액션이 웹툰 만화의 성격을 규정한다.

독자들의 리액션을 무시하고 본인의 이야기를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느냐. 즉, 한 회 한 회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작품군과 오히려 독자들의 리액션을 추구하는 작품군.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나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의 작품군이다.

 

한국의 웹툰을 양분하는 두 포털 사이트는 다음과 네이버에서 이 두 작품군을 발견해 볼 수 있다.

이 두 대형 포털은 일찌감치 만화 컨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서로 완벽하게 다른 작품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두 사이트는 한때 한국 만화의 두 축이었던 '아이큐 점프' 의 서울 문화사와 '소년 챔프' 의 대원 문화사의 역할을 대신 떠맡았지만, 작품과 작가 발굴.관리 시스템은 판이하게 다르다.

나 역시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아서 크게 알지 못하지만, 다음의 경우는 기획력을 갖고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따져서 진입 장벽을 꽤 높게 형성한 반면, 네이버는 일단 문턱을 낮추고 활짝 열어놓은 상태에서 진입한 작가와 작품들끼리 무한 경쟁을 요구하는 체제라고 볼 수 있다.

 

다음 웹툰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은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 나 강풀작가의 작품들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꽉 짜여진 이야기로서의 완성도가 높고 제작 초기 단계부터 작가와 담당자들의 기획을 거친 작품들이다. 그렇다면, 네이버에서는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 나 서나래 작가의 '낢이 사는 이야기', 김규삼 작가의 '정글고'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 작품군의 비교만으로도 두 포털의 웹툰이 추구하는 방식과 시스템이 대충 감이 잡힐것이다. 다음 웹툰은 철저한 기획력과 작가와의 사전 미팅을 통해 밀도있고 완성도 있는 웹툰이 많다면, 네이버의 경우에는 작가들이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반응에 민감한 작품들이 많다.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다. 연재되는 작품들 또한 장단점이 있을 뿐 아니라, 각 방식 속에서 살아남는 작품들 또한 명작과 범작들이 골고루 섞이게 된다.

철저한 기획을 통과했다고 해서 항상 밀도 높고 완성도가 높은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작가가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조율하며 풀어낸다고 이야기 구조와 구성이 듬성듬성하고 허술한 작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나이트 런" 은 한국 블로그 1세대에 가까운 작품으로서, 애초에 포털들이 만화를 제공하기도 전, 이글루스라는 블로그 전용 사이트에서 개인 블로그를 통해 연재되던 작품이다. 사실 그 등장시기만 놓고 본다면 웹툰 1세대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당시 블로그에서 크게 인기를 얻던 또다른 작품인 '다세포 소녀' 가 개인 블로그의 특성을 이용한 포르노에 가까운 B급 정서로 인기몰이를 했다면, '나이트 런' 은 스타워즈와 일본식 액션을 마구 뒤섞은듯한 익숙함과 작가가 구상한 세계관에 대한 긴 호흡의 이야기가 오랜 시간동안 많은 팬들을 잡아 끌었다. 특히 스타워즈나 스타트랙을 좋아하던 매니아들, 그리고 한국만화에서도 베르세르크나 배가본드 같은 긴 호흡의 장편 서사시를 갈구하던 팬들 사이에서 알음알음으로 퍼지면서 대형 포털이 아닌 블로그 전문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고정 팬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나이트 런이 네이버 웹툰에서 자리잡은것은 작품이 개인 블로그에서 이미 50회를 훌쩍 뛰어넘은 뒤의 일이었다. 바로 이런 '나이트 런' 의 성장기가 네이버 웹툰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나이트 런은 기본적으로 SF. 특히 '스페이스 오페라' 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틀을 명확히 가지고 있다.

행성과 행성간의 이권 다툼, 각 행성의 명확한 특징들,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전투함들, 그리고 성장과 모험.

특히, 정체를 알수없는 압도적인 외계의 적. 그로 인한 처절한 공포와 절망. 그 틈을 파고드는 '기사' 라는 작은 한줄기의 희망. 그 희망을 붙들고 늘어지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장황하게 설정들을 설명하기보다 설명되지 않는 부분, 설명하기 힘든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해 버리고 등장인물간의 드라마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이야기의 흐름에 경쾌한 템포를 부여한다. 그리고 바로 그 '불친절함' 을 오히려 매니아들은 열광한다. 작가가 애초에 탄탄한 설정을 가지고 작품을 구상했고, 작품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현상들의 인과관계가 또렷하기 때문에 팬들은 작품을 파고들면서 불친절하게 설명되지 않은 요소들을 찾아내는 즐거움을 얻어가는 것이다. 일본의 만화 문화 근간을 지탱하고 있는 오타쿠 문화도 바로 이러한 스페이스 오페라 "우주전함 야마토" 에서부터 파생된 것이다.

"나이트 런" 은 한국에도 '오덕질' 을 할 만한 작품이 등장했음에 환호한 것이다.

 

나이트 런이 아주 새롭거나 독창적임은 절대로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스페이스 오페라 풍은 물론, 판타지 요소가 잔뜩 가미된 우주모험물이 엄청나게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피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들조차 영향을 받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효시인 스타트랙이나 스타워즈 시리즈 또한 그 영향력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작품속에 등장하는 '나이트' 의 역할은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의 '로봇' 들의 역할을 닮아있다. 쉬운 예로 '기동전사 건담' 이 인간 사이즈로 변해서 인류를 위협하는 우주 괴수들을 쳐부순다고 봐도 될 것이다. 아니면, 그 명칭조차 비슷한 스타워즈의 '제다이 나이트' 를 떠올려도 된다. 등장하는 전투함이나 간간히 보이는 행성들간의 알력다툼, 갈등관계 등은 스타트랙이나, 역시 건담시리즈가 오버랩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참치 한 마리로 수많은 요리를 할 수 있고, 요리마다 맛이 완전하게 다르듯, 나이트 런 또한 그런 작품들의 영향권 안에 있지만 전혀 다른 맛을 낸다. 심지어 부위마다도 맛이 다를터. 비슷한 소재를 사용했다고 이야기가 주는 느낌이나 감동까지 비슷하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나이트 런' 이 가지고 있는 최대의 강점은 그런 소재가 아니라, 탄탄한 설정과, 그 위에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생생함이다.

로봇보다 강하지만,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 들이 서로 어우러져 얽히고 설키면서 성장해가는 과정들이 때론 감동적으로, 때론 즐겁고 유쾌하게 이어져 나간다.

 

이 작품 "나이트 런 - 파더스 데이" 는 '나이트 런' 이라는 이야기가 얼마나 탄탄한 설정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본편의 외전격인 이 작품은 작가가 "나이트 런" 을 통해 궁극적으로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지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고, 그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과 앞으로의 기대를 동시에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처절한 절망과 고난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빛이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광활한 우주와 번득이는 빔들이 향연을 펼치는 "나이트 런" .

그 세계에 입문하기 위한 첫 작품으로는 최고의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네이버에 연재되는 본편과는 다른 깔끔하고 높은 퀄리티의 그림.

철저한 기획속에서 만들어진 산물이라는 느낌이 딱 오는 수작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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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밝은별 2011-12-15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봤던 나이트런 평가 글 중에 최고로 느낌 와닸는 글이에요~

열혈명호 2011-12-23 00:58   좋아요 0 | URL
오와@.@ 정말 감사합니다!!^^
 
언노운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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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먼저 개인적으로 정신없이 이야기를 줄줄 따라갈 수밖에 없는 미스테리나 스펙타클한 장르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는 점을 명시해야 하겠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기욤 뮈소 작가 풍의 헐리웃 식 간결하고 빠른 묘사, 이야기가 주로 주인공의 행동과 대화만으로 진행되어 나가는 작품들은 더더욱 피하고 있다. 물론 일본 장르문학도 마찬가지. 한 때는 정신없이 심취한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작가가 '자, 나만 따라와!' 라는 느낌의 작품들에 치였다고 할까, 지쳤다고 할까, 질렸다고 할까.

 

[언노운] 은 위에 언급한 모든것들의 총 합이다.

작가는 마치 작정한 듯, 독자들을 정신없이 자신의 세계로 빨아들인다. 이런 류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미덕은 '흡인력' 일 것이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사건들, 끊임없이 등장하는 인물들, 실마리들. 대화, 혼잣말, 대화, 혼잣말.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책을 손에 드는 순간 좀처럼 내려놓지 못 할 것이다. 두께도 200페이지 정도이기에 부담없이 순식간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길 수 있을것이다.

 

일단, 이 작품의 스토리나 인물, 반전 등에 대해서는 딱히 트집잡을 만 한 구석이 없다. 이미 영화로도 나왔듯이, 이 작품은 아주 전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뛰어난 발상으로 절묘하게 서사를 뒤틀고 식물에 관한 최신 과학을 소재로 버무려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영상보다는 글과 상상력이 조화되어야 더욱 큰 즐거움을 줄 터이다.

 

이야기는 무척이나 황당한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큰사고를 당하고, 코마의 세계를 헤맸던 우리의 주인공 마틴 해리스. 마틴은 간신히 혼수상태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아파트로 찾아간다. 하지만, 그 곳에서 자신이 '마틴 해리스' 라고 주장하는 또 다른 사내를 만나게 된다. 신분증도 없고, 아내조차 자신을 모른 체 하는 상황.

마치 몰래 카메라인 듯 한 이런 엉뚱한 상황속에서, 마틴은 자신이 '진짜 마틴' 임을 증명해야 한다.

 

'내'가 '나'임을 증명하는 것.

실존과 실증. 이것은 분명한 서양 철학의 기본이다. 동양 철학에서 '나' 는 꼭 '나' 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동양 철학에서 자아란 무의미한 것이다. 자아는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버려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다르다. 그들은 자연과 인간을 뚜렷히 구분하기를 바랬고, 그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자아였다. 동양에서 존재하는 것들은, 그저 스스로 그러할 뿐이었지만, 서양에서는 그것이 그러한 이유를 찾아야 했고, 증명해야 했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증명할 필요성을 재미있게도, '종교' 때문에 느끼게 되었다. 난 모태신앙 크리스천이다. 어렸을 때 죽은 사람은 모두 천국에 간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궁금증은 '그럼 그 사람의 외모는?' 이었다. 할아버지는 늙어서 돌아가셨고, 나는 어린 아이인데, 죽으면 어떤 모습으로 천국에 갈까? 만약 모두 젊은 모습으로 간다면. 나는 본 적도 없는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의 젊은 모습을 과연 '알아볼 수 있을까?' 였다. 그리고, 과연 그들은 나를 '알아볼 수 있을까?' .

나중에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씩 의문은 확장되어 갔다.

그곳은 영혼의 세계라서 외모가 없다고 하더라. 그리고, 과거의 기억도 없다고 한다. 고통과 미움, 분노, 슬픔같이 마이너한 감정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한다.

 

'잠깐. 근데. 그럼. 그게 나야? 외모도 없고, 과거의 기억도 없고, 내가 느끼는 감정들도 일부분만 남아있는데. 그걸 정말 '나' 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의문은 불교의 윤회사상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내 영혼이 만약 윤회해서 다시 사람이나 동물로 환생한다고 쳐도, 내 지금의 삶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 처럼 싹싹 지워지는 것이다.

즉, 다음 생에 태어나는 '나' 는 절대로 '나' 가 아닌 것이다. 내생의 '나' 가 현세의 '나' 라는 증명은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아니, 완벽히 다른 개체가 되는 것이다. 과연  그것을 '환생' 이라고 말할 수 있는건가? 내가 지금 이 생에서 좋은 선업을 쌓아도, 결국 남 좋은일 하는거다. 아니, 내가 다시 태어난다고?? 그럼 저기 저 아기가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일 수도 있다는 말? 아니, 저 고양이가, 아니 저 바퀴벌레가, 아니 저 하루살이가.  

 

결국 나에겐 사후세계도, 윤회도 모두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의 나?

지금은. 솔직히 천국 가는 것도, 다음 생에 태어나는 것도 모두 무無 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마틴 해리스가 맞닥뜨린 두려움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되었다.

사회와 시스템에 대한 의심은 굳건한 자기신뢰를 바탕해야만 가능하다. 그는 자기 자신이 '마틴 해리스' 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가 해야하는 과제는 그 확신을 증명하는 것이다. 마치 수학공식을 증명하는 것처럼, 여러가지 변수들을 집어넣고 수학적 지식을 총 동원해서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공식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 의심, 명제 자체가 거짓이라는 의심을 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 해리스는 쓰나미와도 같은  거대한 혼란에 직면하게 된다. 

 

이 작품의 백미는 바로 그 부분이다.

마틴 해리스가 세상의 시스템에 대한 의심에서 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 넘어오는 부분.

작품속에서 그 부분은 복잡다단한 뇌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들과 각종 식물학적 정보들이 뒤엉키는데, 정말 이해하기 쉽게 풀어 있으며, 이야기 자체에 대한 흥미는 물론 제공하는 정보 자체에 대한 흥미도 잡아끈다. 이 책을 읽고 '뇌' 에 관한 지적 호기심이 마구마구 샘솟았다. 그만큼 이야기의 통일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꽤나 방대하고 딱딱한 정보들이 유연하게 녹아들어있다. 뿐만 아니라 그런 상황에 맞닥뜨린 마틴 해리스의 심리에 대한 묘사도 뚜렷하다. 과학, 초자연, 심리가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등줄기가 오싹할 정도의 스릴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 이후 찾아오는 클라이맥스가 오히려 좀 편안할 정도였다.

 

모두가 입을 다물어야 할 작품의 클라이맥스는, 클라이맥스 대목만 떼놓고 봐도 완성도가 높을 정도로 대단히 다듬어져 있다.

아마 이 작품을 읽으신 독자들은 책의 나머지 5분의2. 즉, 절정을 지나 위기-결말로 이어지는 두 단락에 작가가 모든 심혈을 기울였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누가봐도 대단히 공들였음이 느껴지는 완벽한 클라이맥스. 충분히 박수 받을만 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간만에 만나본 심리 스릴러.

유럽의 장르소설은 확실히 헐리웃의 장점을 현명하게 끌어내 상당한 시너지를 만들어 냈음은 분명하다.

유럽문학 특유의 미장센이 듬뿍 녹아들어있는 문장에 적당히 녹여내는 철학과 전문적인 정보들. 덧붙여 헐리웃 식의 스피디하고 박력 넘치는 묘사는, 인물 자체에 대한 묘사에 수십페이지를 할애하며 '캐릭터 정립' 에 공들이던 지루함을 효과적으로 무장해제시켰다. 개인적으로는 보다 디테일 해도 되었을 부분들. 즉, 분량을 더 길게 가도 좋았을 부분들이 많이 보였다.

최근의 유럽 장르문학은 지나치게 스피디하고, 간결하다. 마치 일본 장르문학을 보는 듯 할 정도이다.

오히려 최근엔 미국쪽 장르문학이 훨씬 더 하드한 느낌이다. 국내에 그런 작품들만 소개되서 그런걸까?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무튼, 이런 점들은 완벽하게 개인적은 취향이고. 이 작품은 정말 잘 읽히는 작품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별점은 서두에 언급했던 개인 취향 때문이니 참고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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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마음 2011-03-03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노운 리뷰를 보다 서재까지 와보게 되었습니다.
여기 서재에서 몇 권의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네요.^^

열혈명호 2011-03-15 23:56   좋아요 0 | URL
와~ 감사합니다. ^^
리뷰를 보고 그 내용에 공감이 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되게 반갑죠!!
제 서재는 참 방문자들이 없는 편인데, 작은마음님의 댓글에 마음이 포근해지네요. 작은마음이지만 따뜻하시군요.
 
시빌 워 : 아이언 맨 시공그래픽노블
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 외 지음, 최원서 옮김 / 시공사(만화)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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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리뷰(http://blog.naver.com/fireflag/150103170825)를 하고 보니, 전에 읽었던 아이언 맨 편은 리뷰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빌 워: 스파이더 맨] 과 [시빌 워] 그리고 [시빌 워: 울버린(영문판)] 을 모두 읽은 뒤, 다시 펼쳐본 [시빌 워: 아이언 맨] 은 보다 명확하게 다가왔다.
[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시빌 워] [시빌 워: 울버린] 은 각각 한 작가가 작품을 다 작업한 한가지 이야기이다.
[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은 마이클 스트라진스키가, [시빌 워] 는 마크 밀라가, [시빌 워: 울버린] 은 마크 구겐하임이 작업한 한 편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이언맨 편은 다르다. 이 책 안에는 시빌워가 일어나는 동안 아이언맨의 세가지 이야기가 단편처럼 들어있다.
 
첫번째 작품인 '루비콘' 은 GAGE라는 작가가 스토리를 쓴 작품으로, 초인등록법안에 찬성하는 아이언맨을 필두로 한 찬성파와 법안에 반대하는 캡틴 아메리카를 필두로 한 반대파가 대규모로 부딪혔던 게펜 마이어 화학공장에서의 전투 직후를 다루고 있다.
'초인 등록 법안' 이 처음 발효되고 얼마간은 히어로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찬성을 지지하는 쪽도, 반대를 지지하는 쪽도 양 세력이 극명하게 나뉘어 목숨을 걸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막연하게 서로 대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찬성파의 우두머리인 아이언맨과 반대파의 우두머리인 캡틴 아메리카는 한 팀(어벤저스)의 파트너였을 뿐 아니라 히어로들 또한 팀을 이루어 수많은 적들을 상대했던 전우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게펜 마이어 화학공장에서의 전투를 통해 찬성파와 반대파는 결코 화합할 수 없음을 인지하게 된다. 육체를 거대화 시킬 수 있는 반대파의 '골리앗' 이 찬성파의 클론 '토르' 에게 살해당함으로서 서로 죽고 죽이는 진정한 의미의 '적' 이 되었음을 양 진영에 깊이 각인시킨 계기가 된 것이다. 바로 이 전투 이후에 아이언 맨은 캡틴 아메리카에게 독대를 요청한다.
[시빌 워: 아이언 맨] 의 서두를 장식하는 작품 '루비콘'은 바로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독대를 다룬다.
대화와 회상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루비콘' 을 통해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 간의 뿌리깊은 신뢰와 우정을 엿볼 수 있고, 이러한 신뢰와 우정 속에서도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양 극단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그들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다.
(※참고로 루비콘은 로마 공화정 말기, 카이사르가 반란을 일으키러 갈 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라는 말과 함께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기록을 통해 서양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을 때 인용되는 말. 이 작품에서는 그와 함께 '내전의 시작'  역시 의도하는 것으로 보여짐.)
 
두번째 작품인 '인빈서블 아이언맨' 은 [시빌 워]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도중 발표된 아이언맨의 단독 캐릭터 라인업인 '인빈서블 아이언 맨' 에 발표되었던 작품이다. (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다니엘과 찰스 크누프가 스토리를 썼으며, '루비콘' 과는 다른 그림작가가 그림을 그려서 느낌은 완전히 달라진다. '인빈서블 아이언맨' 은 메인 이벤트였던 [시빌 워] 의 직전 시점부터 중반~후반정도의 시점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빌 워] 에서 찬성파와 반대파들이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창을 벼려내고 있을때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려진다.
토니 스타크 역시 스파이더맨 처럼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초인 등록 법안이 미국의 국민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겼지만, 그것이 자신의 팀을 해체시키고, 절친했던 파트너인 캡틴 아메리카와의 사이를 갈라놓고, 사랑했던 친구들을 적으로 돌리게 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확신을 갖게 되는 계기가 바로 이 '인빈서블 아이언 맨' 편에서 그 윤곽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그려지는 작품인 '고해성사 THE CONFESSION' 편은 '마크 밀라' 와 더불어 마블이 자랑하는 스토리 텔러인 마이클 벤디스가 스토리를 집필한 작품으로 알렉스 말리브의 원화와 호세 비얄루비아의 독특한 색감이 어우러지는 멋진 작품이다. 많은 팬들이 [시빌 워] 라인업에서 가장 최고로 손꼽는 미니 시리즈이기도 하다. 짧은 두개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는데, 첫번째 고해성사는 [시빌 워] 가 끝나고 캡틴 아메리카가 피격을 당해 살해된 직후, 아이언 맨의 처절한 감정을 다루고 있고, 두번째 고해성사는 [시빌 워] 의 마지막 전투에서 스스로 투항한 캡틴 아메리카를 수감하는 와중에 벌어지는 아이언 맨과의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위에 언급한 대로 이 두 에피소드는 [시빌 워] 전체를 마무리하는 에필로그인 동시에 다음에 벌어질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프롤로그이기도 하다.
 
앞으로 시공 그래픽 노블 라인업에는 [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 와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이 발매 예정되어 있다.
이 두 편이 마저 발간되면, [시빌 워] 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는 거의 완성이 되는 셈이다.
 
[시빌 워] 는 단순하게는 마블 코믹스의 유명한 히어로들을 총 출동시키는 초대형 볼거리 인 동시에, 미국 민주주의의 현 주소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빌 워] 를 기획했던 마크 밀라는 작품의 컨셉을 9.11 테러에서부터 빌려 왔다. 수천명이 동시에 사망한 이 무시무시한 테러로 인해 미국 전역에 테러에 대한 공포가 병처럼 퍼지게 된다. 자유 민주주의의 토대 안에서 자라왔던 미국인들은 '자유보다 안전이 우선' 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로 인해 국토안전부의 권력과 중앙정보부, 특수정보국은 물론 경찰 등 공권력이 강해졌으며, 반대로 인권보호가 약화되었다. 미국인들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나의 자유를 어느정도 제한당하는 인권침해요소를 무시하게 된 것이다. 테러 방지와 예방을 위한 수많은 법들이 제정되었고, 마크 밀라는 바로 이런 현상을 작품속에 녹여내게 된 것이다.
 
발상은 이렇다. 마블 유니버스 안에서 911 테러에 못지 않는 거대한 테러가 일어난다면.
그것이 악당들때문이 아닌, 히어로 때문이었다면.
(사실 이 이야기는 수 년 천 DC코믹스의 '킹덤 컴' 이라는 작품에서 비슷하게 다뤄지기도 했다.)
 
이런 발상은 이미 세계관을 이루고 있는 생생한 캐릭터들의 힘을 입어 뛰어난 설득력. 즉, 리얼리티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시빌 워: 아이언 맨] 은 이런 리얼리티에 방점을 찍을만한 작품이다.
여기에 [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 까지 나온다면 [시빌 워] 의 가장 중요한 인물들인 아이언 맨, 스파이더 맨, 캡틴 아메리카 가 각각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 계획들, 행동들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어떻게 이런 결과를 도출해 내게 되었는지가 더욱 선명해 질 것이다.  
 
[시빌 워] 를 보고 많은 미국 히어로 팬들이 아이언 맨에게 등을 돌리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팬들이 아이언맨을 나쁜놈이라고 욕하기도 하는데, 그런 반응을 이끌어내는 미국 만화 문화의 힘이 놀랍고도 부러울 따름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언맨을 실제 사람처럼 인식하고, 욕하는 것이지 않는가.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아이언 맨이 찬성파에 서게 된 이유, 그리고 찬성파의 수장으로서 겪은 고뇌와 그로 인한 고통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시빌 워] 이후 토니 스타크는 '익스트리미스'  (참고: [아이언 맨: 익스트리미스] 몸 안에 나노머신이 퍼져서 아이언맨 수트와 신경계통이 통하게 되면서 생긴 특수능력. 이 능력을 통해 토니 스타크는 기계의 도움 없이 아이언 맨 수트를 몸에 착용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수트 자체가 살아있는 것 처럼 움직여서 토니 스타크의 몸에 입혀진다.) 을 서서히 잃게 된다. 아마도, 그가 겪었을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빌워: 아이언맨 의 앞 뒷 표지와 첫번째 이야기인 '루비콘'  일부.
 
 
 
 
 
시빌 워: 아이언맨 의 마지막 작품 중 첫번째. 고해성사 1 의 마지막 장면.
(※사진은 '케로로크리스' 님의 포스팅에 있던 걸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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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이해
스콧 맥클라우드 지음, 김낙호 옮김 / 비즈앤비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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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를 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일단 '만화' 라는 매체 자체를 상업성과 기술이 아닌 문화와 미학의 관점에서 접근한 작가의 탐구와 연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만화' 란 무엇일까??

연속된 그림이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그림의 조합이다, 그림 소설이다...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주장들을 들어도 만화는 문학의 한 줄기이거나, 회화의 한 줄기로 이해될 것이다. 문학과 회화의 조합이긴 하지만, 문학에도 회화에도 속할 수 없는 '아류' 로서 존재하는 수준낮은 대중예술, 혹은 상업예술. 그 이상일 수 없을 터다. '예술' 이라고 부를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부류도 많을 터다. 책의 초반에 등장하기도 하는 유명한 관용어구. "만화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전 세계의 모든 문화권에서 통용될법한 이 관용어구는 인류가 '만화' 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속성을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만화라는 매체의 역사 또한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실에선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들. '스콧 클라우드' 는 사람들이 만화의 폭을 너무 좁게 잡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나도 대학에서 만화를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질문이었다.

"만화는 무엇이냐?"

안타깝게도 대학의 교수직을 맡은 작가들 또한 만화에 대한 정의를 올바로 내리지 않았더랬다. 하기사, 대학은 만화를 '학문' 으로 접근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했지만, 만화가 대학의 커리큘럼에 들어간지 이제 갓 십여년이 지났을 뿐이다. 각 대학의 만화과들은 만화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만화를 만드는 기술만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초보적인 교육 하에서 과연 '대학' 이 '만화' 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어떤 길로 인도할지 졸업생인 나부터도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 애초에 한국이라는 사회의 대학이란 공간은 몇몇 학과를 제외하고는 그저 취업예비학교에 불과하지 않던가. 예술 중에도 가장 저급 예술로 취급받는 만화과 학생들에 대한 관심 또한 오죽할까. 대학의 만화과 교수라는 분들은 한명이라도 작가데뷔 시키는 것이 목적일터다. 그의 수십명, 수백명의 동기들은 뭐가 되든지 말이다.

 

스콧 맥클라우드는 '만화' 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인물은 아닐터다.

하지만, '만화의 이해' 는 만화를 주제로 한 가장 '논문 스러운' 작품임은 확실하다. 물론 만화에 대한 여러가지 기술을 다룬 소위 '작법서' 들은 엄청나게 훌륭한 일본서적들도 많다. 연출기법, 캐릭터 구성 기법, 만화의 시각적 흐름을 제어하는 기법, 네모난 컷 안에 여러가지 요소들을 집어넣는 기법에 대한 일본 책들은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그 안에 물론 이론적인 설명들 또한 들어있다. 하지만, 만화라는 장르 자체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학문적 접근을 이뤄내고, 그것을 대중들에게 이토록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풀어낸 작가는 없었다.

 

자,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도록 하자.

'만화란 무엇일까?'

일단 만화의 특징들 중 하나인 '칸' 을 생각해보자.

 

많은 작가들이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칸' 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물론 '칸'이 없는 만화도 있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칸은 분절된 '컷' 의 의미로서의 칸이다.

만화는 여러개의 칸이 여러 방향으로 모여서 이루어진다. 칸과 칸은 서로 일정한 공간을 두고 떨어져 있다. 이 칸을 통해 만화는 수많은 마법과도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칸과 칸은 시간, 공간, 인물, 사상과 개념까지도 뛰어넘는다. 독자들은 지금 보고 있는 칸의 다음 칸에 어떠한 장면이 들어올지 상상하고, 기대한다. 이 보이지 않는 칸과 칸 사이의 빈공간. 스콧 맥클라우드는 이 빈공간이야 말로 만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개념적인 특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만화는 '보이지 않는 예술' 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이 칸 안에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것' 들이 보여지게 표현된다. 바로 감정을 그려내는 것이다.

만화를 보는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인공이 보는 것들을 함께 보고, 심지어 주인공의 감정까지도 볼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배우의 표정이나 연기를 보고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 그 자체가 되어, 주인공이 보는 세상을 똑같이 보고, 그 감정도 여러가지 시각적인 그림들을 통해 눈으로 보며 느낄 수 있다.

 

만화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최대한의 것들을 보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는 매체이다. 예를들어, 1번 칸에서는 험상궂게 생긴 악당이 주인공의 뒤에서 방망이를 들고 다가오고 있는 그림이 들어있다고 치자. 그리고 2번 컷이서는 새카만 밤하늘 속으로 '퍽' 하는 의성어와 삐죽삐죽한 말풍선 안에 '으아아악' 이라는 글씨가 써 있다고 상상해보라.  독자들은 1번칸과 2번칸의 빈 공간 사이에 어떤일이 일어났는지 반드시 상상해야 한다. 악당이 주인공의 뒤통수를 어떻게 후려쳤을까?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듯 수평으로, 혹은 위에서 아래 직선으로, 대각선으로. 혹은 왼손잡이일 수도 있다. 왼손으로 휘둘렀을 수도, 오른속으로 휘둘렀을 수도.

만약, 3번 컷에, 주인공이 태평하게 두 손을 탁탁 털고있는 그림이 있다면, 독자들은 1번 컷과 2번 컷 사이에 우리의 주인공이 뒤에서 다가오는 악당을 알아채고 멋지게 반격했을 것임을 상상해야만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내용이 자동적으로 떠오를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만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만화는 독자들에게 상상을 강제한다. 일종의 자유 연상을 의도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극적인 것, 선정적인 것, 감동적인 것과 행복한 것 등 능숙한 작가가 의도하는 모든 것들을 글이나 그림,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애초에 글과 그림을 함께 보면 이해력과 기억력이 훨씬 높아진다는 임상실험 결과도 있었다.

재미있게도 이 책 또한 만화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만화에 대한 학문적, 분석적인 작가의 주장이 보다 쉽게 이해되고 대중적으로 받아들여 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글' 과 '그림' 에 대한 부분이다.

인류에게 최초의 문자는 '상형문자' 였다. 이집트 사자의 서나 고대의 파피루스들. 그리고 바빌로니아의 수메르 문자나 중국 황허문명의 갑골문자의 유물들은 태초에 글과 그림은 하나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자의 서' 는 최초의 서사구조를 가진 글이기도 하지만, 만화의 원형이기도 하다. 사자의 서에 등장하는 글자들은 인물들의 생전 모습이 단순화된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만화에서 이야기하는 '카툰화' 의 원형이기도 하다. 사자의 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카툰화된 캐릭터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 '글자' 들은 칸으로 나뉘어 있기도 하고, 칸과 칸 사이에는 생략된 시간의 흐름이 보이지 않게 숨어있기도 하다. '만화' 의 특징들을 고스란히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표음문자가 탄생하면서 글과 그림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문학과 회화의 분리인 것이다. 수세기가 흐르면서 글과 그림은 문학과 회화로 완벽하게 나뉘어졌으며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굳어졌다. 그리고, 그 와중에 문학과 회화는 과거의 모습과 다른 모양으로 다시 하나가 되고자 했다. 바로 만화의 탄생인 것이다. 어쩌면 만화는 인간의 기억 깊숙히 묻혀있던 글과 그림이 하나였던 그 시절에 대한 회귀본능일지도 모르겠다.

 

스콧 맥클라우드는 이 책을 통해 대중들이 만화를 단순히 즐기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만화' 라는 매체의 발전에 동참하기를 원했던 것 같다.

'자, 이런 시각으로 '만화' 라는 매체를 한번 바라보자. 그리고, 우리 함께 발전시켜 나가자' 는 메시지가 가득하다.

누군가는 반론을 해주길. 그리고 새로운 시각을 발견해주길, 그와 동시에 새로운 만화가 탄생해주길 말이다.

그는 미국만화는 물론 유럽과 일본의 망가를 폭넓게 예로 들면서 깊이있는 '만화담론' 을 추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촘촘한 웹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고, 대부분의 인구가 창의력으로 반짝이는 우리문화에서 '만화' 란 단순히 작가들의 영역이 아니다. 마치 조선시대 대중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흥겹게 춤과 노래를 즐겼고, 심지어 최하층에 최하층인 각설이들까지 자기네들만의 춤과 노래를 만들어 부른 민족답게, 만화는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흥겨운 대중예술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상품적 가치가 충분한 '만화'를 이용한 반짝거리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지만, 고고한 척 하는 대중들은 여전히 '만화같은 소리 하고 있네' 라고 한번 웃고 버릴 뿐이다. 옆나라 일본이 해마다 만화를 활용해 뽑아내는 엄청난 부가가치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만화의 학문적, 예술적 담론은 어디도 아닌, 바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 아닐까?

 

 

이제, 만화는 새로운 분기점을 맞이했다.

웹과 모바일의 세상, 그리고 컬러와 다이내믹의 세상. 컨텐츠와 이야기의 세상이 열린 것이다.

강풀이나 조석같은 작가들이, 당대에 가장 사랑받는 만화가가 될 줄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화세계는 그렇게 변했다. 누구나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누구나 자기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UCC 시대가 정착된 것이다. 대중들은 이제 '그림을 보는 만화' 에서 '이야기를 읽는 만화' 를 선호한다. 이야기에 어울린다면 이노우에 다케히코같은 리얼하고 뛰어난 그림 뿐 아니라, 강풀이나 조석같은 조잡하고 어설픈 그림을 받아들이고 훨씬 더 사랑하며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만화가 가진 힘이다. '마음의 소리' 에 나오는 조석작가 자신의 캐릭터가 아무리 못생겼다고 하더라도, 대중들은 그런 캐릭터도 얼마든지 사랑하고 좋아할 수 있다.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힘 덕분이다.  바로 그것이 만화의 힘이다.

 

많은 만화가 지망생들과 대학에서는 여전히 그림 기술만을 연습하고 있을터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물론 아름다운 그림은 만화에 강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절대 전부가 아니다.

그림에 집착하는 작가는 작화가는 될 수 있을지언정 만화가는 될 수 없을것이다.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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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공그래픽노블
마이클 스트라진스키 지음, 론 가니 외 그림, 최원서 옮김 / 시공사(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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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시빌 워] 의 메인 이슈가 한국 라이선싱 판으로 정식 출간되고 뒤 이어 관련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시빌 워: 아이언 맨' 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까지 나왔으니, [시빌 워] 라는 메인 이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몇몇 인물들의 이야기가 보다 디테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아이언 맨은 등록법안 지지자이자 정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슈퍼 히어로의 대표였고, 스파이더맨은 그의 절대적인 추종자였다가 결국은 반대자로 돌아서는, 어찌보면 '배신자' 의 역할을 떠맡았다.

 

일단, [시빌 워] 와 후에 [시빌 워: 아이언 맨], [시빌 워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미국의 만화 시스템은 이미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회사' 가 히어로들에 대한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아이언맨이나 스파이더맨, 헐크나 데어데블,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 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히어로 캐릭터들은 '마블' 이라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소속되어있는 연예인, 배우인 셈이다. 이들은 회사가 고용한 작가와 작화가들이 만들어낸 이야기 안에서 연기를 하는 셈이고, 당연하게 다른 회사의 작품에는 출연할 수 없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매 해 새로운 연속극을 준비하고, 배우들을 출연시킨다.

먼저 한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작품군이 있다.

스파이더맨이 메인 캐릭터로 활약하는 작품군에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었다. 이런 한 캐릭터의 작품군은 인기가 좋으면 수년동안 유지되는데, X-맨 시리즈 중에서는 [어스토니싱 X-맨] 이라는 작품군은 지금까지도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또다른 예로 정식 발매된 [아이언맨: 익스트리미스] 는 2005년~2006년에 미국에서 발매되었던 아이언맨이 단독 주연한 인기 드라마였다고 이해하면 된다.

헐크의 경우도 그렇다. 헐크가 단독 주연했던 드라마 [플래닛 헐크] 또한 2005~6년에 미국에서 발매되었더랬고, 그 후속편으로 [월드 워 헐크]가 연속된 스토리로 이어졌다.

※이런 방식이기 때문에, 각 드라마들에서는 처음에 봤던 이야기들과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 디자인이 변할 수도 있고, 성격이 조금 변할수도 있으며, 얼굴이나 취향이 바뀌기도 한다. 때로는 어렸을 때 겪었던 사건들 또한 미묘하게 변하기도 한다. [스파이더 맨] 이라는 인물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취향에 따라 과거가 각기 다르게 해석된다고 보면 좋다. 정말 '인물' 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는 배우들을 모두 연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낸다. 소위 '크로스 오버 프로젝트' 라고 불리우는 큰 이슈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회사에서는 자사의 모든 작품들의 세계관을 하나로 묶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등장한 세계관이 '마블 유니버스' 이다. (경쟁사인 DC 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그런 방법을 써오곤 했다. 고담시와 메트로시티가 옆동네이고, 고담시의 배트맨과 메트로시티의 슈퍼맨은 서로 안면이 있다는 등의 설정 말이다.) 그 이후로 크로스 오버 이벤트는 연례행사가 되었고, 그 해에 출간되는 모든 작품들은 그것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그 중 가장 성공적이었고,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바로 [시빌 워] 이다.

2007~8미국의 만화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이 초대형 크로스 오버 이벤트에는 마블의 모든 등장인물들을 무더기로 등장시킨다. 이 이벤트는 사실 몇 년 전부터 차근차근 진행되었던 것으로 세계관 안에서 이런 사건이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스토리 들이 [하우스 오브 엠] [시크릿 워][플래닛 헐크] 등을 통해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시빌 워] 에서는 [하우스 오브 엠] 에 등장하는 내용들로 인해 X-맨들이 등장하지 않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플래닛 헐크] 를 통해 헐크를 우주로 추방시켜 버리면서 [시빌 워] 에 등장할 캐릭터들간의 상성을 조절한 뒤, [시크릿 워] 를 통해 본격적인 갈등을 조장한 것이다.

 

그렇게 마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내전' 이 발발하게 되었다.

 

당연히 2007~8년동안 발매된 모든 '단독 주연' 작품들에도 이 내용이 들어간다. [시빌 워] 라는 메인 코믹스가 진행되는 동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에서는 스파이더맨이 주인공으로서 시빌 워를 감당하는 내용이 보다 디테일하게 들어 있으며, [아이언맨] 에서는 시빌 워의 중요한 인물로서 그가 바라던 결말과 이상이 그려진다. 미국 드라마로 치면 [시빌 워] 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는 도중에 '아이언맨' 과 '스파이더맨' 이 주인공으로 '시빌 워' 라는 사건을 다루는 스핀오프 드라마라고 보면 된다. 같은 시간대의 같은 주인공이지만, 사건을 따라가는 큰 줄기의 흐름에서는 다룰 수 없는 보다 디테일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들.

 

[시빌 워: 스파이더맨] 에서는 스파이더맨이 겪는 시빌워의 참상이 그려진다.

스파이더맨은 영화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 슈퍼 히어로인데, 다들 아시다시피 마스크 안의 '피커 파커' 는 굉장한 '찌질남' 이다. 하지만, 그것이 슈퍼 히어로라는 관점에서나 그렇지 그냥 '평범한' 사람인 것이다. 약간 우유부단하고, 겁도 많고, 힘을 가지고도 범죄를 모른척 했다가 혈육을 잃기도 하는 소심하고 운도 없는 보통 사람.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피터 파커의 고민은 메인 이벤트인 '시빌 워' 의 가장 중심적인 주제이다.

그들은 왜 마스크를 쓰고 정체를 숨겨야 하는가?

 

아이언맨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수 있었을까? 스타크 인더스트리라는 굴지의 재벌기업 총수인 토니 스타크는 영화에서도 보였다시피 아주 간단하게 언론 앞에서 마스크를 벗는다. 어떻게 그는 그럴 수 있었을까?

반면,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는 죽자사자 마스크를 지키기 위해 애쓴다. 그의 정체가 알려지면 어떻게 되길래? 평범한 소시민중의 소시민인 피터 파커. 그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지면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런 소심한 성격의 스파이더맨이 아이언맨을 우상시하고 따랐다는 점이 이해된다.

 

이 작품을 보면, 스파이더맨의 성격과 생활, 그리고 그가 항상 가지고 있던 근원적 두려움과 질문이 어느정도 윤곽이 잡힐 것이다.

뿐 아니라, [시빌 워] 와 [시빌 워: 아이언맨] 을 함께 읽으면 '시빌 워' 의 전체적인 뚜렷한 흐름 뿐 아니라 그 의미와 담고있는 주제의식을 보다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선택을 한다.

선택 자체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임을 알았을 때.

그 순간,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자신이 잘못 선택했다고 인정하는 것은 그보다 더 거대한 용기와 다짐이 필요하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선택이 잘못 됐었다' 고 말하는 사람.

그리고, 그 길이 가시밭길에 역경과 고난으로 첩첩이 가로막혔다고 해도, 돌아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우리는 히어로 라고 부른다.

 

 

 

 


국내에 정식 발매된 세권의 시빌워 관련 이슈들.

 



이 작품은 아직 정식 발매되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꼭 발매되길 바라는 [시빌 워 : 울버린 ]. 이런 식으로 '시빌워' 에 관련된 작품들이 생각보다 많다.


 

 

 

 

잠시 작품을 감상하시죠.



 

 

 

 

p.s 최근 정발되고 있는 미국 만화를 보며 참 많이 부럽다.

얼마전 한국의 국회에서는 만화 진흥법안에 대한 공개토론이 열렸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는 한국 만화의 미래와 발전방향보다는 생존을 위협받는 만화가들의 처절한 현실과 암울한 한국 만화 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다고 한다. 물론 법안 상정 또한 요원한 일일터다. 그네들이 언제 '문화' 의 중요성을 인지한 적 있던가.

조선시대 정조대왕 이외에, 그간 한국의 위정자들에게 문화란 '더 높은 사람에게 뇌물로 바치는 그림' 으로밖에 모르는 치들 아니던가.

 

 

 

 

 

 

 

시빌워 의 메인 이슈.  리뷰 참조: http://blog.naver.com/fireflag/15007592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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