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 워 : 아이언 맨 시공그래픽노블
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 외 지음, 최원서 옮김 / 시공사(만화)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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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리뷰(http://blog.naver.com/fireflag/150103170825)를 하고 보니, 전에 읽었던 아이언 맨 편은 리뷰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빌 워: 스파이더 맨] 과 [시빌 워] 그리고 [시빌 워: 울버린(영문판)] 을 모두 읽은 뒤, 다시 펼쳐본 [시빌 워: 아이언 맨] 은 보다 명확하게 다가왔다.
[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시빌 워] [시빌 워: 울버린] 은 각각 한 작가가 작품을 다 작업한 한가지 이야기이다.
[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은 마이클 스트라진스키가, [시빌 워] 는 마크 밀라가, [시빌 워: 울버린] 은 마크 구겐하임이 작업한 한 편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이언맨 편은 다르다. 이 책 안에는 시빌워가 일어나는 동안 아이언맨의 세가지 이야기가 단편처럼 들어있다.
 
첫번째 작품인 '루비콘' 은 GAGE라는 작가가 스토리를 쓴 작품으로, 초인등록법안에 찬성하는 아이언맨을 필두로 한 찬성파와 법안에 반대하는 캡틴 아메리카를 필두로 한 반대파가 대규모로 부딪혔던 게펜 마이어 화학공장에서의 전투 직후를 다루고 있다.
'초인 등록 법안' 이 처음 발효되고 얼마간은 히어로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찬성을 지지하는 쪽도, 반대를 지지하는 쪽도 양 세력이 극명하게 나뉘어 목숨을 걸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막연하게 서로 대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찬성파의 우두머리인 아이언맨과 반대파의 우두머리인 캡틴 아메리카는 한 팀(어벤저스)의 파트너였을 뿐 아니라 히어로들 또한 팀을 이루어 수많은 적들을 상대했던 전우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게펜 마이어 화학공장에서의 전투를 통해 찬성파와 반대파는 결코 화합할 수 없음을 인지하게 된다. 육체를 거대화 시킬 수 있는 반대파의 '골리앗' 이 찬성파의 클론 '토르' 에게 살해당함으로서 서로 죽고 죽이는 진정한 의미의 '적' 이 되었음을 양 진영에 깊이 각인시킨 계기가 된 것이다. 바로 이 전투 이후에 아이언 맨은 캡틴 아메리카에게 독대를 요청한다.
[시빌 워: 아이언 맨] 의 서두를 장식하는 작품 '루비콘'은 바로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독대를 다룬다.
대화와 회상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루비콘' 을 통해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 간의 뿌리깊은 신뢰와 우정을 엿볼 수 있고, 이러한 신뢰와 우정 속에서도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양 극단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그들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다.
(※참고로 루비콘은 로마 공화정 말기, 카이사르가 반란을 일으키러 갈 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라는 말과 함께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기록을 통해 서양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을 때 인용되는 말. 이 작품에서는 그와 함께 '내전의 시작'  역시 의도하는 것으로 보여짐.)
 
두번째 작품인 '인빈서블 아이언맨' 은 [시빌 워]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도중 발표된 아이언맨의 단독 캐릭터 라인업인 '인빈서블 아이언 맨' 에 발표되었던 작품이다. (시빌 워: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다니엘과 찰스 크누프가 스토리를 썼으며, '루비콘' 과는 다른 그림작가가 그림을 그려서 느낌은 완전히 달라진다. '인빈서블 아이언맨' 은 메인 이벤트였던 [시빌 워] 의 직전 시점부터 중반~후반정도의 시점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시빌 워] 에서 찬성파와 반대파들이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창을 벼려내고 있을때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려진다.
토니 스타크 역시 스파이더맨 처럼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초인 등록 법안이 미국의 국민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겼지만, 그것이 자신의 팀을 해체시키고, 절친했던 파트너인 캡틴 아메리카와의 사이를 갈라놓고, 사랑했던 친구들을 적으로 돌리게 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확신을 갖게 되는 계기가 바로 이 '인빈서블 아이언 맨' 편에서 그 윤곽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그려지는 작품인 '고해성사 THE CONFESSION' 편은 '마크 밀라' 와 더불어 마블이 자랑하는 스토리 텔러인 마이클 벤디스가 스토리를 집필한 작품으로 알렉스 말리브의 원화와 호세 비얄루비아의 독특한 색감이 어우러지는 멋진 작품이다. 많은 팬들이 [시빌 워] 라인업에서 가장 최고로 손꼽는 미니 시리즈이기도 하다. 짧은 두개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는데, 첫번째 고해성사는 [시빌 워] 가 끝나고 캡틴 아메리카가 피격을 당해 살해된 직후, 아이언 맨의 처절한 감정을 다루고 있고, 두번째 고해성사는 [시빌 워] 의 마지막 전투에서 스스로 투항한 캡틴 아메리카를 수감하는 와중에 벌어지는 아이언 맨과의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위에 언급한 대로 이 두 에피소드는 [시빌 워] 전체를 마무리하는 에필로그인 동시에 다음에 벌어질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프롤로그이기도 하다.
 
앞으로 시공 그래픽 노블 라인업에는 [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 와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이 발매 예정되어 있다.
이 두 편이 마저 발간되면, [시빌 워] 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는 거의 완성이 되는 셈이다.
 
[시빌 워] 는 단순하게는 마블 코믹스의 유명한 히어로들을 총 출동시키는 초대형 볼거리 인 동시에, 미국 민주주의의 현 주소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빌 워] 를 기획했던 마크 밀라는 작품의 컨셉을 9.11 테러에서부터 빌려 왔다. 수천명이 동시에 사망한 이 무시무시한 테러로 인해 미국 전역에 테러에 대한 공포가 병처럼 퍼지게 된다. 자유 민주주의의 토대 안에서 자라왔던 미국인들은 '자유보다 안전이 우선' 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로 인해 국토안전부의 권력과 중앙정보부, 특수정보국은 물론 경찰 등 공권력이 강해졌으며, 반대로 인권보호가 약화되었다. 미국인들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나의 자유를 어느정도 제한당하는 인권침해요소를 무시하게 된 것이다. 테러 방지와 예방을 위한 수많은 법들이 제정되었고, 마크 밀라는 바로 이런 현상을 작품속에 녹여내게 된 것이다.
 
발상은 이렇다. 마블 유니버스 안에서 911 테러에 못지 않는 거대한 테러가 일어난다면.
그것이 악당들때문이 아닌, 히어로 때문이었다면.
(사실 이 이야기는 수 년 천 DC코믹스의 '킹덤 컴' 이라는 작품에서 비슷하게 다뤄지기도 했다.)
 
이런 발상은 이미 세계관을 이루고 있는 생생한 캐릭터들의 힘을 입어 뛰어난 설득력. 즉, 리얼리티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시빌 워: 아이언 맨] 은 이런 리얼리티에 방점을 찍을만한 작품이다.
여기에 [시빌 워: 캡틴 아메리카] 까지 나온다면 [시빌 워] 의 가장 중요한 인물들인 아이언 맨, 스파이더 맨, 캡틴 아메리카 가 각각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 계획들, 행동들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어떻게 이런 결과를 도출해 내게 되었는지가 더욱 선명해 질 것이다.  
 
[시빌 워] 를 보고 많은 미국 히어로 팬들이 아이언 맨에게 등을 돌리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팬들이 아이언맨을 나쁜놈이라고 욕하기도 하는데, 그런 반응을 이끌어내는 미국 만화 문화의 힘이 놀랍고도 부러울 따름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언맨을 실제 사람처럼 인식하고, 욕하는 것이지 않는가.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아이언 맨이 찬성파에 서게 된 이유, 그리고 찬성파의 수장으로서 겪은 고뇌와 그로 인한 고통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시빌 워] 이후 토니 스타크는 '익스트리미스'  (참고: [아이언 맨: 익스트리미스] 몸 안에 나노머신이 퍼져서 아이언맨 수트와 신경계통이 통하게 되면서 생긴 특수능력. 이 능력을 통해 토니 스타크는 기계의 도움 없이 아이언 맨 수트를 몸에 착용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수트 자체가 살아있는 것 처럼 움직여서 토니 스타크의 몸에 입혀진다.) 을 서서히 잃게 된다. 아마도, 그가 겪었을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빌워: 아이언맨 의 앞 뒷 표지와 첫번째 이야기인 '루비콘'  일부.
 
 
 
 
 
시빌 워: 아이언맨 의 마지막 작품 중 첫번째. 고해성사 1 의 마지막 장면.
(※사진은 '케로로크리스' 님의 포스팅에 있던 걸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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