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법칙
‘예수께서 사랑하신’사도요한은 십자가 아래 있었다.
그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쳐다보고는 동정과 사랑의 눈물을 흘렸다.
그 사랑이 너무나 컸던 까닭에 그는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곳의 못을 뽑고
주님을 조심스레 땅에 뉘였다.
요한은 주님의 입술이 바싹 마른 걸 보고 물을 한 컵 가져오려고 잠시 자리를떴다.
하지만, 그가 돌아왔을 때 주님은 또다시 십자가에 못 박혀 계셨다.
그는 다시 못을 뽑고 주님을 땅바닥으로 끌어 내렸다.
그러고 요한은 주님을 덮어 드릴 담요를 가져오려고 잠시 자리를 떴다.
하지만 그가 돌아왔을 때 주님은 또다시 십자가에 달려 계셨다.
그분을 쳐다보며 요한이 물었다.
“주님, 어찌해서 제가 돌아올 때마다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십니까?”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아들아, 비워 둘 수 없는 게 십자가의 법칙이다.
이것이 내가 계속 여기 십자가에 달려 있는 이유다.”
둘은 말없이 서로 바라보며 가슴으로 말했다.
요한은 드디어 주님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주님을 십자가에서 끌어내리고, 주님 대신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 성바오로 서점 수녀님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