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마음에 무엇인가를 가득 채우고 삽니다.
걱정이나 근심, 미움, 집착, 욕심, 기쁨, 바램...
그래서 마음에 있는 저울은 늘 0(제로)이 아니라 다른 숫자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주인 입장에서 보면 0(제로)이라는 자리가 아닌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는 저울은 고장 난 저울입니다.
그러니 당장 내다 버려야겠지요.
하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렵게 마음을 비우고 나면
금새 무엇인가가 들어와 내 집처럼 떠~억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도 쉼 없이 비우고 비워서 저울의 바늘이 0(제로)에 가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것이지요.
마치 그릇이 무엇인가를 담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릇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비워진 자리, 그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그것으로 인해서 주님께서 주시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 주시는 은총을 100%로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 앞에 앉아 마음을 모으고 기도하면서
저울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마음의 저울에 무거운 것이 얹혀 있습니다.
저울의 바늘이 0(제로)이 아니라 80쯤은 가 있나 봅니다.
저울을 비우는 법을 고민해 봅니다.
그러다 마음에서부터 ‘감사합니다. 맡겨드립니다’라는 말들을
시작하니 저울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 바오로 딸 어느 수녀님 말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