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화를 이루기 위한 꿈과 꿈속의 상징들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칼 융의 책.
조금은 어려워도 심도깊게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책인거 같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과 위압적으로 도래하는 새로은세계의 발견으로 인해 많은 것이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우리는 거기에서 자유로워진 것이 아니라 단지 멀어져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노년에 들어 다시금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 거기에 우리 인격의파편이 아직도 살아 있음을 발견하는데, 그것은 우리를 움켜잡고 우리에게 달라붙어 어린 시절의 감정이 온몸에 넘쳐흐르게 한다. 그러한 인격의 파편은 아직 어린아이의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강력하고 직접적이다. 성숙한 의식과 다시 결합할 때만이 유아적인 면을 벗고 개선될수 있다. 그러한 개인적 무의식‘은 항상 먼저 처리되어야, 다시 말해의식화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단적 무의식으로 가는 입구를 열수 없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하는, 수많은 사다리 위를 오르내리는여행은 아직 통합되지 않은 유아적 내용이 그렇게 의식화되는 것을 말해준다.
- P83

재생 의식의 상징성은,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단순히 유아성과 고태적인 점을 넘어서 선천적이고 심리적인 소질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동물적 차원까지 거슬러 가는 조상의 모든 삶의 결과이며 침전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조상의 상징이며 동물의 상징이다. 중요한 것은 의식과 생명의 진정한 원천인 무의식이 분리되는 것을 지양하고, 유전적이고 본능으로 구성된 자연적 토양과 개체의 재결합을 이끌어내고자하는 노력이다. 그러한 재생 의식이 뚜렷한 효과를 지니지 못했다면 그것은 오래 전의 시대에 이미 사멸해버렸거나 아예 그러한 것이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경우를 보면, 비록 의식이 재생의식의 태곳적 표상과는 엄청나게 동떨어져 있다 할지라도 무의식은 꿈을 통해 그러한 표상을 다시금 의식에 근접시키고자 애쓰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다. 의식의 자율성과 자족성은 의식 자체가 생겨나는 데 불가피한 특성이긴 하지만, 또 한편 무의식이 분리됨으로써 그것은 견딜 수 없는 본능의 소외(lnstinktfremdheit)를 만들어내며 고립과 황폐화윽 위험을 일으킨다. 본능 상실 상태는 바로 끊없는 불화와 혼란의 원천이 된다. - P170

원형이란 말하자면 ‘영원한 현존이다. 다만 의식이 그것을 인지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연속된 꿈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모티프가 더욱 뚜렷하고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은 바로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유형을 더욱 정확하게 포착한 결과라고 가정할 수있다. 나는 그것이 연속된 꿈이 진행되어서야 비로소 만다라가 생겨난다는 생각보다 더 개연성이 있고 관찰 결과를 더 잘 설명해주는 가설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인격을 가리는 모자와 주변을 선회하는 뱀,그리고 끊임없는 움직임과 같은 본질적인 사상이 바로 처음에 등장하는 상황 (꿈 1,5와 9) 은 그러한 생각을 입증하고 있다. - P280

개개의 삶은 결국 하나의 전체, 다시 말해 자기의 실현이다. 따라서 또한 그러한 실현을 개성화라고 지칭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삶은 그것을 짊어지고 실현하는 개인들과 결부되어 있으며 그들 없이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삶을 짊어진 모두에게는 또한 개인적인 숙명과 목적이 주어져 있으며, 그것의 실현이 살아 있는 존재의의미를 만들어낸다. 물론 ‘의미‘ 있다는 것은 흔히 ‘무의미‘ 하다고도말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존재의 비밀과 인간적 이성 사이에는 어떤 비가측성非可測性(헤아릴 수 없음 - 역주)이 있다. ‘의미‘와 ‘무의 의미‘는 적절한 하나의 방향 설정을 위해 인간이 만든 새로운 해석일 뿐이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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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 뭉크 - 절망에서 피어난 매혹의 화가 시공아트 54
요세프 파울 호딘 지음, 이수연 옮김 / 시공아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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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주의와 가장 관계가 깊고 섬뜩한 그림은 1893년의 <절규>다. 뭉크는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어느 날 저녁 나는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한쪽에는 도시가 있었고, 아래에는 피오르가 있었다. 피곤하고 힘들었다. 나는 멈춰 서서 피오르를 바라보았다. 해가 지고 있었고, 구름은 핏빛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나는 자연을 관통하는 절규를 느꼈다. 비명을 들은 것 같았다. 나는이그림을,진짜피 같은 구름을 그렸다. 물감이 비명을 질렀다. 이 그림은 <생의 프리즈> 연작 중 절규가 되었다." (일기, 생클루, 1889) 이 작품에서 현대인이 처한 실존주의적 상황이 키르케고르의 분석 연구 불안의 개념 TheComent a Deady 처럼 날카롭게 묘사되어 있다. 구도는 과장된 원근법, 즉 하늘과 바다, 땅의 물결선이 두드러지는 풍경 속으로 깊이 이어지는 다리를 보여 준다. 앞에선 절규하는 인물이 양손을 머리에 대고 입을 크게 벌린 채 몸을 부들부들 떨며 두려워하고 있다. 뒤에는 카프카가 창조한 인물처럼 길쭉한 두 사람이 다리 위에서 앞쪽으로 천천히 위협적으로 걸어오고 있다. 두려움에 떠는 사람의 얼굴은 노랗고 해골처럼보인다. 하늘의 진빨강과 노랑, 배경의 파랑과 노랑, 초록, 하늘빛을반사하는 난간의 색은 심리상태를 나타낸다. 색과 역동적인 곡선은 풍경 속에서 불안한 내면의 심리상태를 표현한다. 〈노란 배>와 이 불안한 풍경 사이에 어떤 단계가 있었을까!
- P55

뭉크의 예술을 해석하기 욱한 또 다른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번에는 C.G.융의 심층 심리학을 바탕으로 했다. 뭉크를 화가로 본 G.W.딕비는 뭉크의 그림이 본질적으로 개인적이고 심리적이라고 본다. 뭉크에게 그림이란 인생의 긴장과 문제를 해소하는 집념이자 일종의 자서전이었다. 뭉크의 그림에서 신경증적 요소와 내성적인 태도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의 문제 중 많은 것들이 우리 문제이기도 하다. 뭉크는 감정과 직관력 둘 다 지배적인 감정 직관 유형에 속한다. 딕비는 내성적 화가들 특유의 양식적 특징으로 단순화 경향, 이미지를 본질적 요소로 해체하기, 윤곽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내성적인화가에게 색은 상징으로 작용한다. 즉 색은 심리적 가치를 지닌다. 저자는 여러 점의 뭉크 작품을 분석하면서 여러 번 지나치다고 증명된융의 상징주의를 마음껏 적용했다. 뭉크가 평생 극심한 공포의 순간,
혹은 무의식의 침입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또한 자연의 힘에 대한 인식이 누군가를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 안가? 융의 표현을 빌리자면, <절규>는 "끔찍한 어머니"라는 저항하는 인물과 태양으로 표현된 아버지와 같은 존재, 혹은 초자아와 싸우는 퇴행적 욕망을 묘사한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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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문학동네 시인선 96
신철규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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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엎드려서 울고 있다

눈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
바닥 모를 슬픔이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질 때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눈물의 중력 중> - P25

거짓말로 피라미드를 쌓고
거짓말로 하늘의 별을 따고,
거짓말로 너를 우주로 날려보낸다.

꽃은 단 한 번의 외도도 없이 지고
유성은 면도날처럼 깨끗한 직선을 그리며지상으로돌진한다.
어둠의 한가운데서 피어나 어둠의 가장자리로 진다

너의 눈 속에서 유성이 떨어지고
너의 몸은 식은 운석처럼 무겁다.

유성이 떨어지는 동안 우리의 입맞춤도 사막 어딘가히겠지
타오르고 남은 것은
구멍이 숭숭 뚫린 검은 심장

<밤은 부드러워 중> - P64

입김으로 뜨거운 음식을 식힐 수도 있고
누군가의 언 손을 녹일 수도 있다.

눈물 속에 한 사람을 수몰시킬 수도 있고
눈물 한 방울이 그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시계 방향으로,
나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커피잔을 젓는다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우리는 마지막까지 서로를 포기하지 못했다.
점점, 단단한 눈뭉치가 되어갔다
입김과 눈물로 만든

유리창 너머에서 한 쌍의 연인이 서로에게 눈가루를 뿌리고 눈을 뭉쳐 던진다.
양팔을 펴고 눈밭을 달린다.

<유빙 중>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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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6
헤르만 헤세 지음, 임홍배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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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서로 상반되는 위치에 서있다.
감각적이고 감정적이며 본등적인 골드문트와 이와 대립면에 서 있는 나르치스.
나르치스의 역활은 골드문트를 자아실현, 융의 개성화 작업을 하도록 돕고 창조적인 인간으로 완성시키는 역활을 한다.

나르치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말을우리는 가까워질 수 없어, 마치 해와 달, 바다와 육지가가까워질 수 없듯이 말이야. 이봐, 우리 두 사람은 해와달, 바다와 육지처럼 떨어져 있는 거야. 우리의 목표는 상대방의 세계로 넘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식하는 거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존중해야 한단말이야. 그렇게 해서 서로가 대립하면서도 보완하는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지」 - P70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존재인 것이다.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이 땅을 누비고 다니기도 하고, 숲을 가로질러 말을 달리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뭔가를 요구하고 약속하고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기도하는 여러 가지 것들과 마주치기도 한다. 저녁 하늘의별, 갈대숲처럼 푸르른 바다, 어떤 사람이나 혹은 소의 눈길, 이런 것들과 마주치는 것이다. 그러면 때로는 여지껏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오래전부터 그려오던 어떤 일이 바야흐로 벌어지는 듯한 확신과 함께 모든 것의 너울이 벗겨져 내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가는 그런 순간도지나가 버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고 만다. 여전히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고, 비밀의 마법도 풀리지 않으며, 결국은 늙어서 안젤름 신부님처럼 노회해 보이거나 다니엘 수도원장님처럼 지혜로워 보이더라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며, 여전히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만 하는 존재인 것이다.
- P118

모든 사람의 삶은 그 두가지가 서로 뒤섞일 때에만, 이 무미건조한 양자택일로 인해 삶이 분열되지않을때에만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예술을 창작하면서도 인생을그 대가로 지불하지 않아야 한다! 인생을 즐기면서도 숭고한 창조 정신을 단념하지 않아야 한다! 그게 대체 불가능한 것일까?
- P381

「무슨 말인가. 자네는 원형이라는 말을 했어. 그러니까 창조적 정신 말고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면서 질료와 결합되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바로 그 원형)말일세. 하나의 예술적 형상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기훨씬 전부터 이미 예술가의 영혼 속에 존재한다 그 말이지! 그러니까 그 형상이야말로 고대의 철학자들이 이데아>라고 일컬었던 바로 그것일세」 - P415

천만에 자네는 금방 이해하게 될 거야. 자, 들어보게.
사상가는 세계의 본질을 논리를 통해 인식하고 표현하려한다. 사상가는 인간의 이성과 그 이성의 도구인 논리가불안전한 도구라는 것을 알고 있다네, 마치 지혜로운 예술가가 자기의 붓이나 조각칼로 천사나 성인의 빛나는 본질을 결코 완벽하게 표현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듯이 말일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가는 예술가든 모두나름의 방식대로 그런 시도를 하지, 양쪽 다 달리 어떻게할 수가 없는 것일세, 왜냐하면 인간은 자연의 선물로 받은 자신의 재능을 실현하려고 애씀으로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유일하게 의미 있는 것을 행하는 셈이지.
그래서 전에 자네한테 틈만 나면 말하지 않았던가. 사상가나 금욕주의자를 모방하려고 애쓰지 말고, 본연의 자아를되찾고 자아를 실현하도록 애쓰라고 말일세」 - P427

그렇지만 신은 여러 가지가 섞여 있는 게 아니라 단일한존재이고, 가능성이 아니라 순전한 현실성 그 자체지. 하지만 우리 인간은 사라질 존재이고, 변화하는 존재이고, 가능성의 존재지. 우리 인간에게는 완전함도 완벽한 존재도있을 수 없어. 그렇지만 잠재적인 것이 실현되고 가능성이현실성으로 바뀔 때 우리 인간은 참된 존재에 참여하게 된다네. 완전한 것, 신적인 것에 한 단계 더 가까워지는 셈이지. 그것이 곧 자아 실현이라 할 수 있겠지. 자네는 이 과정을 스스로의 경험으로 터득해야 하네. 자네는 예술가로서 많은 형상들을 만들었네. 이제 정말 그런 형상을 창조하는 데 성공한다면, 한 인간의 형상을 우연사로부터 자유롭게 하여 순수한 형식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자네는 예술가로서 이러한 인간상을 실현하는 셈이지」 - P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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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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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읽을려고 하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신선한 소재와 예상을 비껴가는 이야기속에 재치가 번득이는 작가의 천재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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