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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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받아만 준다면 나는 그들 사이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슬픔에는 마음이 뜨거워지는, 그러니까 서러움에 가까운 감정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마음이 차가워지는, 비애에 가까운 심사도 있다. 그날의 나는 후자였다. 마음에 서리가 낀다고 해야 할까. 심장이 차갑게 식으면서 눈가가 시렸다. 수화를 하는 아이들의 손에서보이지 않는 새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올랐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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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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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전쟁의 고통속에 죽어가는데 신은 도대체 어디 있는가,
신목사만이 신의 침묵을 대신해 홀로 싸우고 있는데 어디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난 평생 신을 찾아 헤매었소." 그는 소곤거리듯 말했다. "그러나내가 찾아낸 것은 고통받는 인간...... 무정한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뿐이었소."
"그리고 죽음의 다음은?"
"아무것도 없소! 아무것도!"
그의 파리한 얼굴에는 엄청난 고뇌가 일고 있었다.
"날 좀 도와주시오. 불쌍한 내 교인들, 전쟁과 굶주림과 추위와 질병, 그리고 삶의 피곤에 시달리는 이들을 내가 사랑할 수 있게 도와주시오. 고난이 그들의 희망과 믿음을 움켜쥐고 그들을 절망의 바다로떠내려 보내고 있소. 우린 그들에게 빛을 보여주어야 해요. 영광과 환영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고 하나님의 영원한 왕국에서 마침내 승리를거둘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희망이라는 환상을 준단 말입니까? 무덤 이후의 죽음 이후에 대한 환상을 주란 말입니까?"
"그렇소! 그들은 인간이기 때문이오. 절망은 이 피곤한 생의 질병이오. 무의미한 고난으로 가득 찬 이 삶의 질병입니다. 우린 절망과싸우지 않으면 안 돼요. 우린 그 절망을 때려 부수어 그것이 인간의삶을 타락시키고 인간을 단순한 겁쟁이로 쪼그라뜨리지 못하게 해야합니다."
"목사님은요? 당신의 절망은 어떡하고 말입니까?"
"그건 나 자신의 십자가요. 그 십자가는 나 혼자서 짊어져야 하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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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
김새별.전애원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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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이의 유품을 정리하고 나면 정말 산다는 건 어쩜 별거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누구하나 나를 기억해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행복할지도.

그러나 수년 동안 죽음과 근접한 현장에서 일하며 알게 된것은 어릴 적 어른들이 해주었던 말처럼 죽음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추한 것도 아니다. 죽음은그저 자연의 한 조각일 뿐이다.
꽃은 꽃대로 벌레는 벌레대로 그저 존재한다. 장미가 아름답고 송충이가 징그러운 것은 우리가 선입견을 갖고 그렇게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상은 그 무엇도 아름답거나 추하지 않다.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다. - P35

힘든 것도 살아 있으니 겪는 거고 행복한 것도 살아 있어야 겪는 것이다. 인생에 행복만 있을 수 없고 반대로 괴로움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만 취하려 한다. 행복한 것은 당연하게 생각해서 행복인 줄을 모르고, 괴로움은 원래 삶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서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라며 원망하고 비관하며 자신을 파괴한다.
괴로움은 삶에 다달이 지불하는 월세 같은 것이다. 하지만그보다 훨씬 많은 행복이 우리를 찾아온다. 당연하게 여겨서모를 뿐이다.
살아 있다는 건 축복이고 기적이다. 내가 존재한다는 건우주가 생긴 이래 가장 특별한 사건이다. 태어났으므로 이미나는 선택받은 존재다. - P156

고독사가 의미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고독사는 그가 얼마나 고독하게 죽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고독하게 살았는가를 말해준다. 병 때문이든 스스로 목숨을 끊든, 그 쓸쓸한 삶이 고독사를 불러오고 그 자리에는 비워진 술병, 높다랗게 쌓인 쓰레기, 텅 빈 냉장고, 먼지 앉은 바닥, 때로는 명품 의류와번쩍거리는 보석들이 증거로 남는다. 삶의 의지를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들이 죽은 것은 아마도 더 이상 살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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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4
루이스 캐럴 지음, 김민지 그림,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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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얇은 책이지만 읽다보니 너무 함축적으로 쓰여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근데 책에 대한 설명을 읽으니 좀 이해가 되는데
어린아이의 성장통, 사회의 부조리, 언어의 유희, 수학적 상징등....
다시 읽어야겠지.

"넌 누구니?"
애벌레가 물었다.
대화를 시작하기에 그다지 좋은 질문은 아니었다. 앨리스는조금 수줍어하며 대답했다.
"저, 지금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해도 알았는데, 그 뒤로는 여러 번 바뀐 것 같거든요." - P70

앨리스는 계속 말을 이었다.
"여기서 나가는 길 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고양이가 대답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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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공감이 되지는 않지만 인간의 선한본성이 강하다고 믿고싶다.

인터넷에는 기원을 알 수 없는 우화 하나가 떠돌고 있는데 단순하지만심오한 진리가 담겨 있다. 어떤 노인이 손자에게 이야기한다. "나의 내면에서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두 마리 늑대의 처절한 싸움이다. 하나는 악이다. 분노에 차 있고 탐욕스러우며 질투가 심하고 교만하며 비겁하다. 다른 하나는 선이다. 평화롭고 타인을 사랑하며 겸손하고 관대하며 정직하고신뢰할 수 있다. 너의 내면에서도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고 있다. 다른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잠시 손자가 "어느 쪽 늑대가 이기나요?"라고 묻자 노인은 미소 지으며 답한다. "네가 먹이를 주는 쪽이지." - P42

그렇다면 고독이 말그대로 우리를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일인가? 인간과의 접촉이 없으면 하루에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비슷할까?" 애완동물을 키우면 우울증의 위험이 낮아질까? 인간은 연대와 상호작용을 갈망하는 존재이다." 우리의 몸이 음식을 갈망하듯이우리의 영혼은 유대를 갈망한다. 호모 퍼피가 큰 꿈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 같은 갈망 때문이다. 이 사실을 이해하고 나니 진화라는 개념은 더 이상 우울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창조자나 우주 계획같은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존재는 수백만 년 동안 눈을 감고 더늠다가 만난 요행수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혼자가아니다. 우리에게는 서로가 있다. - P119

사실 한나 아렌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 품위 있다고 믿는보기 드문 철학자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사랑과 우정에 대한 욕구가 증오와 폭력에 대한 어떤 성향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우리가 악의 길을 택할 때 우리는 미덕처럼 보이는 거짓말과 진부한 경구 뒤에 숨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낀다. 아이히만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아이히만은 자신이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고 미래 세대가 존경할 만한 역사적 과업을 성취했다고 확신했다. 이는 그를 괴물이나 로봇으로 만들지않았다. 대신 그를 참여자로 만들었다. 몇 년 뒤 심리학자들은 밀그램의연구에 대해 동일한 결론에 이르렀다. 충격 실험은 복종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규칙을 따르는 순응에 관한 것이었다. 한나 아렌트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서 이와 완전히 똑같은 관찰을 했는지를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수없다. - P248

우리가 자신의 부패함을 그토록 믿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껍데기 이론이 순서를 바꾸면서 수없이 계속 되돌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편리함과 많은 관련이 있다고 의심한다. 이상하게도 우리 자신의 죄많은 본성을 믿는 것은 위로가 된다. 그것은 일종의 사면을 제공한다. 만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쁘다면 참여와 저항은 노력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인류의 죄 많은 본성에 대한 믿음은 또한 악의 존재를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증오나 이기심에 직면했을 때 당신은 "아, 그건 그냥 인간의 본성이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선하다고 믿는다면 왜 악이 존재하는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 이는 참여와 저항에 가치가 있음을 의미하며, 행동할 의무를 우리에게 부과한다. - P249

인간 본성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인 생각이실제로 다원적 무지의 한 형태인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 두려움이 실은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 대부분이 더 친절하고 연대가 강한삶을 갈망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냉소적인 관점을 채택하는 것이 아닐까?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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