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세스 에이징 - 노화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뇌과학의 힘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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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전자가 머리색, 피부색, 키와 같은 신체 특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전자는 자신감, 동정심을 느끼는 경향, 정서적 다양성과 같은 정신 및 성격 특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살배기 아기들이 모여있는 곳을 관찰해보면 어떤 아이는 유난히 차분하고 어떤 아이는 남달리 독립심이 강하며, 어떤 아이는 시끄럽고 어떤 아이는 조용하듯이 그 차이가뚜렷하게 드러난다. 자녀가 둘 이상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성격이 처음부터다르다는 사실에 놀란다. 나는 유전자가 특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신중하게 언급했다. 이는 유전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유전자가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유전자는 성격이 형성되는 방식을 분명히 제약하고 제한한다. 유전학은 칙령이 아니다. 유전자에 영향받은 특질은 문화와 기회가 도사리고 있는 종잡을 수 없는 구불구불한 길을 여전히 헤쳐나가야 한다. 복잡한 특질은 어떤 하나의 유전자에서는 물론이고 대규모 유전자 집합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출현 속성emergentproperties (개별 구성 요소에는 없지만 그 구성 요소들로 이뤄진 전체 구조에는 나타나는 속성-옮긴이)으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 유전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발현되는 방식은 사회적 현실로서 특질 발달에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 P41

유전자는 가장 대략적인 사항만 설정한 인생 대본을 준다. 우리는 그대본을 바탕으로 즉흥 연기를 펼칠 수 있다. 문화와 기회, 환경은 우리가 대본을 해석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일단 우리가 대본 해석을 마치면 그 대본은 다른사람들이 우리에게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그런 반응이 우리 뇌의 신경 배선과 화학 반응을 바꿀수 있고, 이런 변화는 우리가 미래에 발생할 사건에 반응하는 방식과 어떤유전자를 활성화하고 정지시킬지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단계별로 복잡성이 증가한다. - P43

다른 사람을 잘못 판단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분명한 일은 바로 동정심 발휘, 즉 누군가의 행동을 특질 탓으로 돌리는 당신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다. 실제로 이는 사회심리학과 달라이 라마Dalai Lama 가르침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핵심 원칙이다. 달라이 라마는 동정심은 행복해지는 비결입니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고 우리 행복은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로 정해집니다."라고 말한다. 달라이 라마는 이런 성향이 인류의 생물학적 특징, 모든 영장류에게 사회적 상호 관계가 지니는 중요성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그는 분노와 의혹, 불신같은 감정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끈기와 관용, 동정심을 실천하고자애쓴다. 또한 자기 자신이 특권을 가지고 있다거나 특별하다는 생각을 회피하며, 이런 노력이 행복을 크게 증진한다. - P72

동정하는 태도와 관점은 스트레스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로 선택하거나 적어도 그 방법을 학습할 수 있으며 이것이우리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 HPA axis은 코르티솔을 비롯한 스트레스 호르몬(글루코코르티코이드) 분비를 조절하는 내분비계다.
고농도 글루코코르티코이드에 노출되면 노화 중인 해마에 특히 해로울 수있다. 이는 학습 및 기억 감퇴와 관련된다. 심리 치료가 특히 큰 효과를 발휘하는 분야 중에서 스트레스 감소는 우리가 전반적인 건강 증진을 위해 할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도가 지나쳐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 감소가 지나치면 낙관주의가 지나칠 때처럼 중대한 건강 문제를 무시하거나업무나 사회적 접촉에 의욕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적당한 수준으로 받아야 운동하고, 잘 먹으며, 친구를 사귀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정신건강을 풍요롭게 해야겠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 P73

기억은 정말로 많은 조각이 사라진 퍼즐처럼 보일 수 있다. 모든 조각을 떠올리는 경우는 드물고, 우리 뇌는 빠진 정보를 경험과 패턴 매칭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추측으로 메운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불운한 잘못된 기억이만들어지고 대개 우리가 기억을 정확하게 떠올리고 있다는 고집스러운 확신까지 뒤따른다. 우리는 이 같은 부정확한 기억을 고수하고 기억 장치에부정확하게 저장하다가 여전히 부정확한 형태로 다시 떠올리면서 그 기억이 정확하다는 한층 더 강한 동시에 부적절한 확신까지 더한다.  - P77

뇌에서 기억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억을 불러오자마자 그 기억은 텍스트 문서와 마찬가지로 편집할 수 있다. 떠오른 기억은 불안정한상태가 되고 당신이 의도하거나 동의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고쳐쓸 수 있다. 주로 기억은 회상할 때 덧칠한 새로운 정보로 다시 작성되고, 당신이 의식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그 새로운 정보가 원래 기억과고르게 맞물려 저장된다. 이 과정은 뇌에 저장된 원래 기억이 뒤이은 해석과 인상, 회상으로 대체될 때까지 몇 번이고 계속해서 일어날 수 있다.
- P93

그러나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모두가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지혜는동기, 정서, 인지 경험을 결합하고, 난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며, 타인과 의미 있는 상호 작용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지혜는 주로 지적인 자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정서적인 성숙과 우리를 움직이는 동기 변화에크게 좌우된다. 나이가 들면 뇌에서 수많은 다양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변화가 일어나면서 정서와 동기에도 변화가 발생한다.
누구에게나 결점은 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지혜로운 일과 어리석은 일을 모두 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지혜란 지혜로운 행동을 어리석은 행동보다 더 많이 하는 지점에 이르고, 자기 자신이나 다른사람들이 얽히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유도할 수 있는 관점으로 문제와 결정을 검토하는 위치에 있는 경지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혜는 함양하고 배울 수 있다. 지혜의 전조라고 할 수 있는 공감과 감정 조절, 비판적 사고는 어릴 때부터 형성하고 명확하게 배울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지능과 지혜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이를 다른 사람들을 돕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발전시키겠다는 더높은 이상을 달성하고자 노력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제인 구달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많은 젊은이들을 모집하는 것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동기라고 말한다. - P230

벌레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생존 회로는 특정한 뇌 반응과 신체 반응의
"우선순위를 높이도록 하는 동시에 다른 회로와 행동을 억제한다. 뇌와 몸이각성할 때 주의는 관련 환경 자극과 내부 자극에 집중하고, 동기 체계가 관여하며, 행동을 하고, 학습이 일어나고, 기억이 형성된다. 생존 혹은 동기 뇌회로가 활성 상태라고 의식적으로 감지하거나 신체 상태에 변화를 감지할때 우리가 정서나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이 발생한다. 놀랍게도 그다음에 우리 의식이 이 상태를 평가하고 명명한다.
21-191 - P234

반추하는 사람은 잘못된 일과 그 일의 원인 및 결과를 끊임없이 계속 집중해서 생각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그들은 자기 방에 스스로를 가둔다. 내내침대에 누워서 최악의 미래 상황을 상상한다. 누구나 정도는 다르지만 이런경향을 나타낸다. 부정적인 경험을 한 뒤에 바깥세상과 단절하고 틀어박히는 것은 진화상 적응 행동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치유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생산적으로 심사숙고할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자기 자신의 행동 패턴을 피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또한 그런 반추 과정에서 슬픔에 빠져 있을 때 어느 정도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분비되는 신경화학물질 프로락틴prolactin은 마음을 진정하고 달랜다. 이는 수유할 때 어머니와 아기가 분비하는 호르몬이기도 하다. - P256

도전에 직면했을 때 자신이 고착 마음가짐으로 반응하지 않는지 경계하라. 지나치게 우려하거나 머릿속에서 도망가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가? 무능하다거나 패배했다고 느끼는가? 변명거리를 찾는가? 비판이 고착 마음가짐을 끌어내지 않는지 주시하라. 사람들의 반응에서 배울 점을 찾아내는 대신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화를 내거나 움츠러드는가? 당신이 가치 있게 여기는일을 당신보다 잘하는 사람을 봤을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주시하라. 부럽고 절박한 느낌이 드는가, 아니면 배우고자 하는 의욕에 넘치는가? 그런 생각과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것과 함께, 그것을 통해서 노력하라. 그리고 계속해서 그것과 함께, 그것을 통해서 노력하라 - P270

통증은 정서와 인지 기능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쳐서 우리가 나쁘거나 초조한 기분을 느끼도록 하고, 주의력과 기억력, 의사 결정력을 악화시킬 수있다. 반대로 부정적인 정서 상태가 통증 증가를 유발할 수 있고 긍정적인정서 상태가 통증을 줄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인지 평가가 통증 증가나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뇌는 인지와 정서, 통증이 모두 양방향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배선돼 있다. - P322

나아가 체화된 인지 관점은 우리 인지 능력과 지각 능력은 정적인 자질이아니라 환경과 유익하고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어릴 때우리는 모래밭에서 놀고 정글짐에서 노는 등 환경과 상호 작용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주체성과 통제감을 획득한다. 환경과 상호 작용이 줄어든다면 우리는 그런 주체성과 통제감을 잃을 수 있다. 또한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에대한 동기 및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면서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는 환경과 상호 작용 감소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세 가지 신체 변화를 이미 경험하고 있는 노인에게 특히 큰 문제다. 첫째는 신경 전송 속도의 전반적인 감소, 신경 전도도 저하, 손과 눈의 협응 감소에서 비롯되는 손놀림 둔화다. 둘째는 소외와 외로움에서 비롯될 수 있는 동기 감소다. 셋째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는 데서 얻는 기쁨과 즐거움의 감소다. 이는 어느 정도 뇌의 보상화학 신호 경로인 도파민 분비와 흡수 감소에서 비롯된다. - P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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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르 오르부아르 3부작 1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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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와 에두아르가 앙리에게 거대한 복수를 해 주기를 원했지만 결말은 부조리한 사회에 개인적인 복수보다 큰 한방을 먹이는 것으로 끝난다.
끝이 매우 아쉽다.

페리쿠르 씨는눈과 귀를 닫아 버렸다. 아무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왜 딸애는 다른 남자가 아닌 하필 이자와 결혼했단 말인가? 이것은그에게는 전적인 수수께끼였다. 그는 자기 아들의 삶에 대해서도, 죽음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사실은 자기 딸의 삶에 대해서도, 그녀의 결혼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인간적인 차원에서 그는 정말로 아무것도이해할 수 없었다. 공동묘지 경비원은 오른팔이 없었다. 그와마주치며 페리쿠르 씨는 생각했다. 난 마음이 불구자야…………….
- P223

모든 이야기는 그 끝에 이르러야 한다. 그것이 삶의 본질이다. 심지어는 비극적일지라도, 심지어는 견딜 수 없는 것일지라도, 심지어는 우스꽝스러운 것일지라도 모든 것에는 끝이있어야 하는 법이거늘, 아버지와는 아직 끝이 없었다. 그들은원수로 헤어진 후에 다시 보지 못했다. 하나는 죽었고, 다른 하나는 죽지 않았지만, 둘 중 누구도 아직 <마지막〉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 - P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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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잔잔하고 부드럽게 계급투쟁과 휴머니즘을 이야기할 줄이야.

감각은 믿을 만한 것이다. 동시에 그것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되기도한다. 때로는 자기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때가 있다. 역사와 현실, 이론과 실천, 미신과 과학, 허위와 진실, 너와 나, 인간과 짐승, 이 모든 것들을 하나의 용광로에 던져 넣어서 힘껏 저어 섞은 다음 여기에다 다시 조미료를 넣고 착색료를 넣어 한 숟갈 맛본다고 할 때 그것의 진짜 맛을 알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색, 향, 맛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P59

"내 결론은, 한마디로 살아야겠다는 것이었어. 그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죽음을 생각한 적이 없지. 인생은 우리들에게 공정하지 않을 때가 있지만 우리들은 자기에 대해서 공정하지 않으면 안 돼. 자기를 왜 그런 우두머리와 비교할 필요가 있단 말인가. 나와 그의 가치가 두 사람의 관계로 결정되어 버린다는 것처럼 멍청한 이야기는 없어. 설령 죽어서 뼈가되더라도, 내 뼈의 인 함유량이 그의 것보다 많아서, 귀신불도 그의 것보다 밝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지." - P77

이것은 그가 현재 집필 중인 문제이다. 나라면 생각해 볼 것도 없이대답할 수 있지. 인간은 동물이다. 인류의 생존 경쟁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잔혹하다. 왜냐하면 인류는 계획을 세워서, 의식적으로, 목적을 갖고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기의 저급한 욕망을 아름다운껍질로 덮는 기술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문제에 대한 연구는 사절이다. 위험하니까! - P78

우리들은 어쩌면 이렇게 비슷한가. 나도 곧잘 혼잣말을 한다. 그런 버릇이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누구나 마음속의 ‘자기‘는 하나만 있는것이 아니다. 하나의 ‘자기‘와 또 하나의 ‘자기‘가 늘상 대화하고 있는것이다. 고독한 사람일수록 마음속의 ‘자기‘가 많다. 그것이 그 사람과힘을 합해서 고독을 이겨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까 그녀가한 말은 무슨 의미인가. 젊은 사람의 행복이 부럽다. 그들은 자기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완벽하게 행사할 수 있으니까‘ 라니? 이것은 그녀의혼잣말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말은 마음의 목소리이다. 그녀는 뭔가 부자유를 느끼고 있으며, 그녀의 머리 속에 터부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 P125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도 말이 없어졌다. 이 이상 무엇을 더 물어볼 수 있으며 무엇을 더 이야기할 수 있을까? 서로가 이미알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어깨 위에 올려놓고 있는 것은 반드시 자기의머리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자기는 주체적인 사고를 하는 인간으로서 무슨 일에 있어서나 ‘왜?‘라는 질문을 던져 왔노라고 말한다. 희극적으로 비극을 연기하고, 비극적으로 희극을 연기하고 있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저주하고 누구를 동정해야 한다는 말인가? - P169

"누구나 다 변해 가지. 변하지 않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저마다 ‘인간의 소재()에서부터 진정한 인간으로 변해 가는 거야. 다른 인생길이 다른 인간을 만들어 내고, 다른 인간이 또다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하지. 어떤 길에나 인간이 있고 어떤 인간 뒤에도 길이 있어. 길에는 우여곡절이 있고 인간에게는 부침 있어. 길은 서로 교차되고 인간이은 서로 부딪히지. 그것이 인생이야." - P232

"당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물론 당신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겠지.
내가 알 리가 있나. 그러나 자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도 모르겠다는 말은 난 믿지 않아. 자기의 필요에 의심을 갖는다든지, 두려워한다든지, 자신감이 없다든지 하는 것이라면 이해하겠지만." - P239

휴머니즘이라! 몇 번이나 비판을 했는데도 휴머니즘을 입에 올리고싶어한다. 모든 사람은 서로 사랑하고, 모든 것은 평등하고, 한마디로 계급 투쟁은 삼가고……. 듣기 좋은 말들뿐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해치우지 않으면 이쪽이 당하게 된다. 사람아 아 사람아! 인간이란 모두 이렇다. 아침부터 밤까지 싸워도 나아지는 것은 없고, 그렇다고 해서 싸우지 않으면 더욱 악화된다! - P388

나는 알았다. 인간이건 귀신이건 또는 신이건, 역사의 거대한 손길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며 실천의 검증을 받지 않고 끝낼 수는 없다는 것을 누구나 다 자기의 장부를 제출하고 자기의 영혼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 손을 햇빛 아래 펴 놓고 손에 묻은것이 혈흔인지 먼지인지를 검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 같은 것은 먼지처럼미미한 존재에 불과하지만 역사 앞에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한 것이다. 장부는 스스로 결산하지 않으면 안 되며, 영혼은 스스로 심판하지 않으면 안 되며, 두 손은 스스로 깨끗이 씻지 않으면 안 된다. 신의 것은 신에게 돌려주고악마의 것은 악마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것은 용감하게어깨에 짊어지되 경우에 따라서는 얼굴에 새겨 놓아야 한다! - P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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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등을 맞대줄 친구가 있다면 인생의 파도도 넘기가 쉬울 수 있겠지. 코뿔소와 펭귄처럼.

"다른 펭귄들도 노든처럼 나를 알아봐 줄까요?!"
"누구든 너를 좋아하게 되면, 네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어. 아마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너를 관찰하겠지. 하지만 점점 너를 좋아하게 되어서 너를눈여겨 보게 되고, 네가 가까이 있을 때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게 될 거고, 네가 걸을 때는 어떤 소리가 나는지에도 귀 기울이게 될거야. 그게 바로너야" - P-1

우리는 상처투성이였고,
지쳤고,
엉망진창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
우리는 긴긴밤을 넘어그렇게 살아남았다. - P-1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내가저 바닷속으로 잘 들어갈 것을모험을 떠나게 될 것을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내리라는 것을잘 알고 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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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로 이기적인 남자가 은퇴 후 첫사랑을 만나면서 첫사랑의 이루지 못한 환상으로 시작해서 집착을 넘어 그녀를 구원하려는 남자의 광기어린 이야기에 정신없이 읽을 수 있었다.
1편에서 절대 포기하지 말고 2편을 읽어야 하는 책이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강박관념의 한 종류이다. 강박관념은 마음이 정상적으로 자연스럽게 굴러가지 못하게 마비시킨다. 자연스럽고 열려 있고 흥미를 느끼고 호기심 넘치는, 존재의 어떤 상태에 대한 설득력 있는 정의가 바로 합리성이다. 나는 내가 전적으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고민스러운 생각들을계속할 수밖에 없으며, 환상과 의지라는 동일한 쳇바퀴 안에서계속해서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만큼 정신이 말짱했다. 그러나 나는 이 기계적인 동작을 멈출 만큼 제정신인 것은 아니었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었다. 나는 벤을 죽이고 싶었다.
- P249

정신적인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흔히 자유를 그려 보지만그것은 매력적인 힘을 갖고 있지 않다. 나는 이 모든 사건 가운데에서 내가 스스로 관찰하지 못한 죄의식이 나를 한층 더증오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알다. 그러나 죄의식 때문에혼동할 순간이 아니었다. 제임스와 리지와 페리가 보는 가운데내가 집 안과 집 근처에서 일종의 의식 같은 춤을 추며 유령처럼 돌아다닐 때, 나는 하틀리를 생각했고 작은 집에서 그녀와함께 숨어 영원히 평화롭게 지내는 삶을 마음속에 그려 보았다. 그러나 만일 내가 그렇게 강렬히 원하는 것을 이루고 그것으로 나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면, 만일 내가 벤을 파멸시키거나 그를 죽이거나 그를 다리 병신으로 만들거나 그의 정신을망가뜨리거나 그를 감옥에 집어넣는다면, 나는 하틀리와 평화롭게 걸어 나갈 수 있을까? 그런 평화는 어떤 것일까? 결국 정의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 이 모든 가정하에서 내가 계획하는 것은 나 자신의 죽음이 아닌가?
- P254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내인생에 네가 다시 나타나서 그렇게 지독하게 회생시켜 놓은 사랑을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만족시키지 못할 거면서넌 왜 돌아왔니? 이제 제대로 작동하지도 못할 내 사랑의 쓸모없는 기계로 무엇을 할 수 있겠니? 이제는 널 위해 아무것도해 줄 수 없어, 내 사랑. 이제 모독할 수 없는 성소를 만들어사랑을 떠안고 살아가는 것이 내 운명인지도 모른다. 아마도혼자 살아가는 독신 성직자처럼 모든 사람들의 아저씨 노릇을하면서 나는 이 성취하지 못한 사랑을 내 비밀 예배당으로 간직할 것이다. 그때에는 소유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 P360

그러나 인생은 예술과 달라서 반전이 일어나고, 해답에 의심을 품으며, 부딪치고 절뚝거리면서도 초조하게 계속되는 면이 있어서 대체적으로 행복하게 혹은 고결하게생을 누리기는 불가능하다.  - P389

인간의 허영, 인간의 질투, 인간의 탐욕, 인간의 비겁함이 다른 사람들을 올가미에 씌우기 위하여 얼마나 수많은 치명적인원인의 사슬을 이 지구상에 깔아 놓았을까! 내가 바다에 가면서 세상을 등진다고 상상했던 것이 이상스럽다. 그러나 사람은한 형태로 권력을 포기하고 또 다른 형태로 권력을 잡는다.  -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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