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유품정리사가 떠난 이들의 뒷모습에서 배운 삶의 의미
김새별.전애원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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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이의 유품을 정리하고 나면 정말 산다는 건 어쩜 별거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누구하나 나를 기억해주는 한 사람이 있다면 행복할지도.

그러나 수년 동안 죽음과 근접한 현장에서 일하며 알게 된것은 어릴 적 어른들이 해주었던 말처럼 죽음이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추한 것도 아니다. 죽음은그저 자연의 한 조각일 뿐이다.
꽃은 꽃대로 벌레는 벌레대로 그저 존재한다. 장미가 아름답고 송충이가 징그러운 것은 우리가 선입견을 갖고 그렇게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상은 그 무엇도 아름답거나 추하지 않다.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다. - P35

힘든 것도 살아 있으니 겪는 거고 행복한 것도 살아 있어야 겪는 것이다. 인생에 행복만 있을 수 없고 반대로 괴로움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만 취하려 한다. 행복한 것은 당연하게 생각해서 행복인 줄을 모르고, 괴로움은 원래 삶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서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라며 원망하고 비관하며 자신을 파괴한다.
괴로움은 삶에 다달이 지불하는 월세 같은 것이다. 하지만그보다 훨씬 많은 행복이 우리를 찾아온다. 당연하게 여겨서모를 뿐이다.
살아 있다는 건 축복이고 기적이다. 내가 존재한다는 건우주가 생긴 이래 가장 특별한 사건이다. 태어났으므로 이미나는 선택받은 존재다. - P156

고독사가 의미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고독사는 그가 얼마나 고독하게 죽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고독하게 살았는가를 말해준다. 병 때문이든 스스로 목숨을 끊든, 그 쓸쓸한 삶이 고독사를 불러오고 그 자리에는 비워진 술병, 높다랗게 쌓인 쓰레기, 텅 빈 냉장고, 먼지 앉은 바닥, 때로는 명품 의류와번쩍거리는 보석들이 증거로 남는다. 삶의 의지를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들이 죽은 것은 아마도 더 이상 살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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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4
루이스 캐럴 지음, 김민지 그림,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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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얇은 책이지만 읽다보니 너무 함축적으로 쓰여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근데 책에 대한 설명을 읽으니 좀 이해가 되는데
어린아이의 성장통, 사회의 부조리, 언어의 유희, 수학적 상징등....
다시 읽어야겠지.

"넌 누구니?"
애벌레가 물었다.
대화를 시작하기에 그다지 좋은 질문은 아니었다. 앨리스는조금 수줍어하며 대답했다.
"저, 지금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해도 알았는데, 그 뒤로는 여러 번 바뀐 것 같거든요." - P70

앨리스는 계속 말을 이었다.
"여기서 나가는 길 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가에 달렸지."
고양이가 대답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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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공감이 되지는 않지만 인간의 선한본성이 강하다고 믿고싶다.

인터넷에는 기원을 알 수 없는 우화 하나가 떠돌고 있는데 단순하지만심오한 진리가 담겨 있다. 어떤 노인이 손자에게 이야기한다. "나의 내면에서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두 마리 늑대의 처절한 싸움이다. 하나는 악이다. 분노에 차 있고 탐욕스러우며 질투가 심하고 교만하며 비겁하다. 다른 하나는 선이다. 평화롭고 타인을 사랑하며 겸손하고 관대하며 정직하고신뢰할 수 있다. 너의 내면에서도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고 있다. 다른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잠시 손자가 "어느 쪽 늑대가 이기나요?"라고 묻자 노인은 미소 지으며 답한다. "네가 먹이를 주는 쪽이지." - P42

그렇다면 고독이 말그대로 우리를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일인가? 인간과의 접촉이 없으면 하루에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비슷할까?" 애완동물을 키우면 우울증의 위험이 낮아질까? 인간은 연대와 상호작용을 갈망하는 존재이다." 우리의 몸이 음식을 갈망하듯이우리의 영혼은 유대를 갈망한다. 호모 퍼피가 큰 꿈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이 같은 갈망 때문이다. 이 사실을 이해하고 나니 진화라는 개념은 더 이상 우울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창조자나 우주 계획같은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존재는 수백만 년 동안 눈을 감고 더늠다가 만난 요행수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혼자가아니다. 우리에게는 서로가 있다. - P119

사실 한나 아렌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 품위 있다고 믿는보기 드문 철학자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사랑과 우정에 대한 욕구가 증오와 폭력에 대한 어떤 성향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우리가 악의 길을 택할 때 우리는 미덕처럼 보이는 거짓말과 진부한 경구 뒤에 숨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낀다. 아이히만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아이히만은 자신이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고 미래 세대가 존경할 만한 역사적 과업을 성취했다고 확신했다. 이는 그를 괴물이나 로봇으로 만들지않았다. 대신 그를 참여자로 만들었다. 몇 년 뒤 심리학자들은 밀그램의연구에 대해 동일한 결론에 이르렀다. 충격 실험은 복종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규칙을 따르는 순응에 관한 것이었다. 한나 아렌트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서 이와 완전히 똑같은 관찰을 했는지를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수없다. - P248

우리가 자신의 부패함을 그토록 믿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껍데기 이론이 순서를 바꾸면서 수없이 계속 되돌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편리함과 많은 관련이 있다고 의심한다. 이상하게도 우리 자신의 죄많은 본성을 믿는 것은 위로가 된다. 그것은 일종의 사면을 제공한다. 만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쁘다면 참여와 저항은 노력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인류의 죄 많은 본성에 대한 믿음은 또한 악의 존재를 명확하게 설명해준다. 증오나 이기심에 직면했을 때 당신은 "아, 그건 그냥 인간의 본성이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선하다고 믿는다면 왜 악이 존재하는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 이는 참여와 저항에 가치가 있음을 의미하며, 행동할 의무를 우리에게 부과한다. - P249

인간 본성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인 생각이실제로 다원적 무지의 한 형태인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 두려움이 실은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 대부분이 더 친절하고 연대가 강한삶을 갈망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냉소적인 관점을 채택하는 것이 아닐까? -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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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법정 스님 전집 8
법정(法頂) 지음 / 샘터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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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법정스님의 <숫타니파타>

너무 빨리 내닫거나 느리지도 않고
모듣 것은 다 허망하다고 알아
애욕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내닫거나 느리지도 않고
‘모든 것은 다 허망하다‘고 알아
미움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너무 빨리 내닫거나 느리지도 않고
‘모든 것은 다 허망하다‘고 알아
헤매임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나쁜 버릇이 조금도 없고
악의 뿌리를 뽑아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 P17

이 세상에 다시 환생할 인연이 되는
그 번뇌에서 생기는 것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우리들을 생존에 얽어매는 것은 애착이다
그 애착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다섯 가지 덮개를 버리고
번뇌가 없고 의혹을 뛰어넘어
괴로움이 없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이.
• 다섯 가지 덮개는 탐욕, 분노, 우울, 들뜸, 의심 등을 말한다. - P18

이때 악마 파피만이 말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말미암아 기뻐한다
사람들은 집착으로 기쁨을 삼는다
그러니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
기뻐할 건덕지도 없으리라."

스승은 대답하셨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말미암아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 근심이 된다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
근심할 것도 없다." - P32

소유 지향적인 삶과 존재 지향적인 삶은 우리들 일상에 두루깔려 있다. 거기에는 그 나름의 살아가는 기쁨이 있다. 그러나어떤 상황에 이르렀을 때, 어떤 삶이 우리가 기대어 살아갈 만한삶이요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삶인가가 뚜렷이 드러난다. 똑같은 조건을 두고 한쪽에서는 삶의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근심 걱정의 원인으로 본다 - P34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러나 한편 여러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산산이 흐트러놓는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 걱정이 있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P48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한번 타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P61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벗을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벗은 만나기 어렵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P65

어느 누구도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
또 어디서나 남을 경멸해서는 안 된다
남을 꿇려줄 생각으로 화를 내어
남에게 고통을 주어서도 안 된다.

마치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외아들을 아끼듯이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비심을 내라. - P141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또는 가까이 살고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거나
모든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P140

사랑은 줄수록 넉넉해지는 마음이다. 주어도 주어도 더 못 주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여기 받으려는 생각이 끼여들면 그것은이미 진실한 사랑이 아니다.
<예언자》에서 지적한 칼릴 지브란의 말처럼, 사랑은 자기 자신밖에 아무것도 주는 것이 없고, 자기 자신에게서밖에 아무것도뺏는 것이 없다.
사랑은 소유하지도 않고 누구의 소유가 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사랑은 사랑 그 자체만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주고 얼마나 받았는지를 헤아리고 따지는 것은 장삿속거래지 사랑이 아니다. 우리 옛 시조에도 있다.

사랑이 어떻더냐 둥글더냐 모나더냐
길더냐 짧더냐 자로 잴 수 있겠더냐
얼마나 긴지는 몰라도 애끓는 듯하더라. - P146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거센 흐름을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큰 바다를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의지할 것도
붙잡을 것도 없는 깊은 바다에 들어가면
어떤 사람이 가라앉지 않겠습니까?"
윤회의 생존을 거센 흐름과 바다에 비유한 것.

"항상 계를 몸에 지니고
지혜가 있고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안으로 살피고
염원이 있는 사람만이
건너기 어려운 거센 흐름을 능히 건널 수 있다.

관능의 욕망에서 떠나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고
쾌락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깊은 바다에 가라앉지 않는다 - P162

"사람은 무엇으로 (생사의) 거센 흐름을 건넙니까
무엇으로 바다를 건너며
무엇으로 고통을 극복합니까
그리고 무엇으로
완전히 청정해집니까?"

사람은 신앙의 힘으로
거센 흐름을 건널 수 있다
정진으로 바다를 건너며
근면으로 고통을 극복할 수 있고
지혜로써 완전히 청정해진다 - P173

"저 죽은 시체도 얼마 전까지는
살아 있는 내 몸뚱이와 같은 것이었다
살아 있는 이 몸도
언젠가는 죽은 저 시체처럼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알고 안팎으로
몸에 대한 욕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세상에서
애욕을 떠난 지혜로운 수행자는
죽지 않고 평안하고
멸하지 않고 열반의 경지에 이르러 있다. - P186

네 영혼의 방에 많은 창을 달아라
우주의 광명이 두루 비치도록
좁은 생각의 문구멍으로는
저 한량없는 빛을 받아들일 수 없으니
눈먼 관념 유희 다 내던지고
하늘처럼 높고 진리처럼 드넓은
그 맑은 창으로 빛이 넘치게 하라.

그대의 귀를
저 소리 없는 별들의 음악에
태초의 소리에 열어놓고
그대의 심장을
꽃이 해를 보고 얼굴을 마주하듯
진리 쪽으로 고동치게 하라.

보이지 않는 천 개우 손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평화의 바다로
그대를 데려가리라
수천만의 눈들이
환한 빛을 보내리라

<랄프.W.튼라인 ㅡ나에게서 구하라. 내 안의 무한한 지혜와 생명을 찾아> - P191

번뇌가 일어나는 근본을 살펴
그 종자를 헤아려 알고
그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기르지 않는다면
그는 참으로 생을 멸해 구경을 본 성인이다
그는 이미 망상을 초월했기 때문에
미궁에 빠진 무리 속에 끼지 않는다.
本구경은 해탈을 의미한다.

모든 집착이 일어나는 곳을 알아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탐욕을 떠나 욕심이 없는 성인은
무엇을 하려고 따로 구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피안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 P198

우리들의 통상적인 관념으로 볼 때 성인이라고 하면 석가모니,예수, 공자 또는 소크라테스 같은 인류의 정신사에 커다란 흔적을 남긴 그런 분들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이 경에서 이야기하는 성인은 그처럼 거창하고 거룩한 인격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생활 규범 안에서 투철한 질서를 지니고 살아가는, 때묻지 않고 어디에 매이지 않아 평안에 이른 자유인을 말한다. 거룩한 인격이기보다는 성숙한 인품을 성인으로 보고 있다.
번뇌건 집착이건 일어나는 근원을 살펴 거기에 물들거나 얽매이지 않으면 사람은 본래부터 지녀온 자신의 천성을 드러낼 수있다. 그러나 아무리 밝고 신령스런 불성(또는 性)을 지녔다할지라도 한 생각 콕 막혀 매이거나 갇히면 윤회의 소용돌이에휘말리고 만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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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길 4 - 하늘가의 방랑객 길 없는 길 (여백) 8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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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스님을 필두로 우리나라의 큰스님들,
수월스님, 혜월스님, 만공스님들의 행적과 불경들이 마음공부를 다시하게 해준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바다가 들어 있다. 한없이 깊고 넓으며 아무런걸림도 없이 끝이 없는 무애무진(無碍無盡)의 바다가 들어 있다.
이 바다는 미친 욕망의 파도와, 어리석음의 폭풍과, 분노의 격랑으로 항상 날뛰고 있다. 이 미친 파도와 미친 바람이 멈추어질 때 바다는 고요해지고 잔잔해질 것이며, 그러하면 우주의 모든 모습이 바다 위에 그대로 비쳐보여 바다 위에 도장이 찍힐 것이다.
그 누구의 마음속에도 깊은 바다가 들어 있다. 그 누구의 마음속에도 넓은 대양이 들어 있다. 그 바다는 무엇이든 받아들이나 좁아지지 않으며, 그 무엇이든 받아들여도 맛을 잃지 않고 언제나 한 맛이다. 바다가 끝없는 바다로 보일 때에는 오직 잔잔하게 가라앉아있을 때뿐이다. 미친 바람과 성난 파도로 흔들리고 있을 때는 다만 보이느니 포말뿐이다.
포말은 바다의 물거품에 불과한 것. - P40

미친 바람과 성난 파도를 잠재우려면 탐욕과 어리석음과 성냄의 삼독(毒)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나서 청정한 계(戒)를 지니고 선정을 닦으며 지혜를 닦아야 한다.
부처는 일찍이 구리성(拘利城) 북쪽의 한 나무 아래에 머무르면서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것이 장아함경(長阿含船泥洹經)을 이루고있다.
"너희들은 마땅히 계를 지니고 선정을 생각하며 지혜를 깨달아라. 이 세 가지를 잘 지키는 사람은 덕망이 높고 명예가 드날리게 될것이다. 음란한 마음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과 잡된 생각이없어질 것이니 이것을 일러 해탈(解脫)이라 한다. 이 계행이 있으면절로 선정이 이루어지고 선정이 이루어지면 지혜가 밝아지리니. 이를테면 흰 천에 물감을 들여야 그 빛이 더욱 선명하게 되는 것과 같다. 이 세 가지 마음이 있으면 도를 어렵지 않게 얻을 것이고 일심으로 부지런히 닦으면 이생을 마친 후에는 청정한 곳으로 들어갈 것이다.
만약 계, 정, 혜의 삼행을 갖추지 못하면 윤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를 갖추면 마음이 저절로 열려 문득 천상, 인간, 지옥, 아귀, 축생들의 세상을 보게 되고 온갖 중생들의생각하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이는 마치 시냇물이 맑아야 그 밑의모래와 돌자갈들의 모양을 환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과 같다.
깨달은 사람은 마음이 밝으므로 보고자 하는 것이 다 드러난다.
도를 얻으려면 먼저 그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한다. 마치 물이 흐리면그 속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부처의 말대로 나 자신 마음속에 들어 있는 바다를 깨닫기 위해서는 탐욕의 바람과 성난 파도와 어리석음의 격랑을 가라앉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바다는 조용해지고 잔잔해져서는 마치 시냇물이 맑아야 그 밑의 모래와 돌자갈들의 모양이 환히 들여다보이듯 삼라만상이 모두 마음속에서 들여다보이게 될 것이다. - P41

마음이 깨끗하여 맑은 거울과 같이 명경의 바다를 이룰 수 있다면그 모든 것이 바다 위에 그대로 비쳐보일 것이다. 해도 바다 위에 도장이 찍히듯 비칠 것이며 달도, 구름도 바다 위에 도장이 찍힐 것이다. 달이 바다 위에 거꾸로 찍혀 꿰뚫을 것이나 물방울 하나 튀기지않을 것이다. 날아가는 갈매기도 바다 위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나
파문 하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의 바다.
- P41

<수심결>의 서문은 다음과 같다.
‘삼계(三界)의 뜨거운 번뇌가 마치 불타는 집과 같은데 어찌하여그대로 머물러 긴 고통을 달게 받을 것인가. 윤회를 벗어나려면 부처를 찾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 부처란 곧 이 마음인데 이 마음을어찌 먼데서 찾으려고 하는가. 마음은 이 몸을 떠나 따로 있는 것이아니다.
육신은 헛것이어서 생이 있고 멸이 있지만 참마음은 허공과 같아끊어지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이 몸이 무너지고 흩어져 불로 돌아가고 바람으로 사라지지만 마음은 항상 신령스러워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다고 한 것이다.
‘애닯다. 요즘 사람들은 어리석어 자기 마음이 참 부처인 줄을 알지도 못하고, 자기 성품이 참 법인 줄을 모르고 있다. 법을 구하고자 하면서도 멀리 성인들에게 미루고, 부처를 찾고자 하면서도 자기 마음을살피지 않는다. 만약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성품 밖에 법이 있다고 굳게 고집하여 불도를 구한다면 이와 같은 사람은 비록 티끌처럼많은 세월이 지나도록 몸을 사르고 팔을 태우며 뼈를 부수어 골수를내고 피를 내어 경전을 쓰며 항상 앉아 눕지 않고 하루 한 끼만 먹으면서 대장경을 줄줄 외고 온갖 고행을 다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마치 모래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아 아무 보람도 없이 수고롭기만 할 것이다. 자기 마음을 바르게 알면 수많은 법문과 한량없는 진리를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모는 중생들을 두루 살펴 보니 여래의 지혜와 덕을 고루 갖추고 있다"하시고 중생들의 갖가지 허망한 변화가 다 여래의 밝은 마음에서 일어난다고 하셨으니 이 마음을 떠나서 부처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 P72

생각은 생각을 낳고 망상을 낳으며, 환상을 낳고, 집착을 낳고, 욕망을 낳는다. 생각은 본능과 밀접해 있어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심연으로 이끄는 미끼와도 같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수억만 개의생각이 들어 있다. 이 생각은 그 사람이 살아온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된 파편들이다. 한 마음의 증오도 결코 그대로 사라지는 법이 없다. 한 마음의 증오도 그대로 사라지지 않고 수천 개의 파편으로 폭발하여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생각을 이룬다. 한 마음의 자비심도사라지는 법이 없다. 한 마음의 자비심도 그대로 사라지지 않고 수 천 개의 파편으로 폭발하여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생각을 이룬다. - P132

그리하여 그 사람의 생각이 그 사람의 성격을 좌우한다. 어떠한생각에 집착해 있는가가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며, 어떠한 성품을가지고 있는가를 결정한다.
결국 인간의 성품이 그 사람의 금생(生)의 운명을 좌우한다.
인간들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수억만 개의 셀 수 없는 생각들은모두 하나의 가시(荊)들이다. 이 가시들 끝에는 독(毒)들이 발라져있다. 그래서 아주 하찮은 생각이라도 그것이 우리 마음에 내리박히면 그 생각은 상상으로 전염되고, 호기심으로 발전되고, 환상으로나아가 마침내 살생까지 초래한다. 모든 생각은 삼독(三毒)으로 이끄는 전염병의 원균(原菌)들이다.
삼독은 탐욕(貪慾), 분노(晦), 어리석음을 말함인데 이 삼독이야말로 우리들 인간을 윤회시키는 근본 원인이다. 그래서 불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삼독이 삼계의 온갖 번뇌를 포섭하고 온갖 번뇌가 중생을 해치는것이 마치 독사, 독룡(靑龍)과 같다."
결국 이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죽어도 사라지지 아니하고 종자(子)를 이룬다. 그리하여 생각들은 이들이 퍼뜨린 씨앗이 되어 민들레처럼 우리들의 마음속으로 날아다닌다.
날아다니는 생각들이 대상과 부딪치면 마치 부싯돌처럼 불을 일군다. 감각의 인식이 부싯돌처럼 불꽃의 씨앗을 일궈내면 이 방화(放火)된 불은 점점 생각에서 생각으로, 망상으로, 환상으로, 상상으로 발전되어나가 이윽고 걷잡을 수 없는 화택(宅)을 이룬다.
이 생각의 질량(質)들이 결국 그 사람만이 가진 독특한 개성과독창적인 성격을 이룬다.
- P133

증오의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은 증오의 생각으로 가득 찬 성격을이룬다. 탐욕의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은 탐욕의 생각으로 가득 찬성격을 이룬다. 잔인한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은 잔인한 생각으로가득 찬 성격을 이룬다. 자비의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은 자비의 생각으로 가득 찬 성격을 이룬다. 정직의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은 정직의 생각으로 가득 찬 성격을 이룬다.
악한 생각은 악한 성격을 이루고, 선한 생각은 선한 성격을 이룬다.
성격이 곧 그 사람의 ‘나‘가 된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나‘는 그 사람의 ‘자기(自己)‘는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생각으로 뭉쳐놓은 눈사람과 같은 거짓 인간이다.
‘나‘는 우리 모든 인간들이 가진 무서운 우상(偶像)이다. 이 ‘나‘는우리들을 지배한다. 나는 나를 지배하고, 나를 노예화한다. 나에게끊임없는 고정관념과 이기주의와 독선과 허영과 찬탄을 요구한다.
이들은 쾌락을 요구하며 물질과 과학이라는 이름의 기술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나‘를 버릴 때 비로소 우리의 참마음이 드러난다. 마치 생각으로뭉쳐진 검은 구름이 없어지면 나타나는 마음의 달(月)과 같다.
나를 버린다는 것은 결국 억겁으로 형성된 나를 이루고 있는 생각들을 모두 소멸시키는 것이다. 이 생각들을 모두 소멸시키지 않으면결코 나를 버릴 수 없게 된다.
이 생각들을 버려야만 무념(無念)이 되고, 이 생각들을 버려 무상(無相)이 되는 일을 이름하여 무위(無爲)라고 부른다. 우리가 가진백팔의 번뇌(煩惱)를 없애기 위해서는 결국 ‘나‘와 나를 이루는 생각들을 버리고 무념(無念處)를 찾아 ‘길 없는 길‘을 떠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 P134

‘나‘를 버려야만 비로소 참마음인 ‘자기‘가 드러난다. 많이 버리면버릴수록 많이 얻는다.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버릴 때 비로소 소중한 것을 얻는다. 완전히 나를 포기하면 완전한 자성이 드러난다.
부처는 사유경(經)에서 ‘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법하고 있다.
어떤 제자가 부처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부처님, 우리들은 마음속의 어떠한 것으로 인해 바른 생각을 잃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입니까."
그러자 부처는 대답하였다.
"그렇다.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실체도없는 ‘나‘에 집착하면 항상 근심과 고통이 생기는 법이다. 내가 있다면 내 것이 있을 것이고, 내 것이 있다면 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나와 내 것은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세계와 내가영원히 변하지 않고 존재한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소견이다. 이 가르침을 안 제자들은 이와 같이 보고 이와 같이 들어서 물질과 분별을싫어하고, 욕망을 버리고 해탈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을 가리켜장애를 벗어난 자, 장애를 부순 자, 번뇌의 기둥을 빼어버린 자, 걸림이 없는 자,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자, 속박을 벗어난 성자(聖者)라고 부른다. - P135

애욕에 물들고 분노에 떨고 어리석음으로 아득하게 되는 것은 어떤 마음인가. 과거인가, 미래인가, 현재인가. 과거의 마음이라면 그것은 이미 사라진 것이다. 미래의 마음이라면 아직 오지 않은 것이고, 현재의 마음이라면 머무르는 일이 없다.
마음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다른곳에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은 형체가 없어 눈으로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나타나지도 않고 인식할 수도 없고 이름 붙일 수도 없는 것이다. 마음은 어떠한 여래도 일찍이 본 일이 없고 지금도 보지못하고 장차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은 마음이라면 그 작용은어떤 것일까.
마음은 환상과 같아 허망한 분별에 의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마음은 바람과 같아 멀리 가고 붙잡히지 않으며 모양이 보이지않는다. 마음은 흐르는 강물과 같아 멈추는 일 없이 나자마자 곧 사라진다. 마음은 등불의 꽃과 같아 인(因)이 있어 연(緣)이 닿으면 불이 붙어 비춘다. 마음은 번개와 같아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순간에소멸한다. 마음은 허공과 같아 뜻밖의 연기로 더럽혀진다. 마음은원숭이와 같아 잠시도 그대로 있지 못하고 여러 가지로 움직인다.
마음은 화가와 같아 여러 가지 모양을 나타낸다. 마음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 P142

마을은 혼자서 간다.
두번째 마음이 결합되어 함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은 왕과 같아모든 것을 통솔한다. 마음은 원수와 같아 온갖 고뇌를 불러일으킨다. 마음은 모래로 쌓아올린 집과 같다. 무상한 것을 영원한 것으로생각한다. 마음은 쉬파리와 같아 더러운 것을 깨끗한 것으로 생각한다. 마음은 낚시 바늘과 같아 괴로움인 것을 즐거움으로 생각한다.
마음은 적과 같아 항상 약점을 기뻐하며 노리고 있다." - P143

"마음은 존경에 의해 혹은 분노에 의해 흔들리면서 교만해지기도하고 비굴해지기도 한다. 마음은 도둑과 같아 모든 선근(根)을 홈쳐간다. 마음은 불에 뛰어든 부나비처럼 아름다운 빛깔을 좋아한다. 마음은 싸움터의 북처럼 소리를 좋아한다. 마음은 썩은 시체의냄새를 탐하는 멧돼지처럼 타락의 냄새를 좋아한다. 마음은 음식을보고 침을 흘리는 종처럼 맛을 좋아한다. 마음은 기름 접시에 달라붙는 파리처럼 감촉을 좋아한다.
이와 같이 남김없이 관찰해도 마음의 정체는 알 수가 없다. 즉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얻을 수 없는 그것은 과거에도 없고 미래에도 없고 현재에도 없다. 과거나 미래나 현재에 없는 것은 삼세(三世)를초월해 있다. 삼세를 초월한 것은 유(有)도 아니고 무(無)도 아니다.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닌 것은 생기는 일이 없다. 생기는 일이 없는 것에는 그 자성(性)이 없다. 자성이 없는 것에는 일어나는 일이 없다. 일어나는 일이 없는 것에는 사라지는 일이 없다. 사라지는일이 없는 것에는 지나가버리는 일이 없다. 지나가버리지 않는다면거기에는 가는 일도 없고 오는 일도 없다. 죽는 일도 없고 태어나는 일도 없다. 가고 오고 죽고 나는 일이 없는 것에는 어떠힐 인과의 생성도 없다. 인과의 생성이 없는 것은 변화와 작위가 없는 무위다. 그것은 성인들이 지니고 있는 타고난 본성인 것이다.
- P144

"그 타고난 본성은 허공이 어디에 있건 평등하듯이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타고난 본성은 모든 존재가 마침내는 하나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차별이 없는 것이다. 그 본성은 몸이라든가 마음이라는 차별에서 아주 떠나 있으므로 한적하여 열반의 길로 향해 있다. 그 본성은어떠한 번뇌로도 더럽힐 수 없으므로 무구하다. 그 본성은 자기가무엇을 한다는 집착, 자기 것이라는 집착이 없어졌기 때문에 내 것이 아니다." - P144

"마음의 본성은 진실한 것도 아니고 진실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결국은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점에서 평등하다. 그 본성은 가장‘뛰어난 진리‘이므로 이 세상을 초월한 것이고 참된 것이다. 그 본성은 본질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므로 없어지는 일도 없다. 그 본성은 존재의 여실성으로 항상 있으므로 영원한 것이다. 그 본성은 가장 수승한 열반이므로 즐거움이다. 그 본성은 온갖 더러움이 제거되었으므로 맑은 것이다. 그 본성은 찾아보아도 자아가 있지 않기 때문에 무아다. 그 본성은 절대 청정한 것이다. - P145

"저희들이 참선하는 것은 생각을 한데 모으기 위함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처럼 생각은 원숭이처럼 잠시도 그대로 있지 못하고 여러가지로 움직이고 있으므로 그 생각의 원숭이들을 한 마리씩 잡아 죽이는 일은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생각을 없애기 위해서는 생각을한군데로 집중시켜야 합니다. 화두는 그 생각을 한군데로 모으는 하나의 방편일 뿐 그 자체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진리도 아닙니다. 마음을 무(無)의 화두로 가득 채우면 마침내 부처님이 말씀하신 인간의 본성이 드러날 것입니다.  - P145

빈 거울에는 본래 거울이 없고
깨친 소는 일찍이 소가 아니다
거울도 없고 소도 아닌 곳곳 길 머리에
살아 있는 눈 자유로운 술 더불어 색이로다.

-만공 월면/추모송
- P-1

걸림(礙).
마음에 있어 걸림은 마음의 동맥경화를 초래한다. 흐르지 않고 괸물이 썩어버리듯 마음의 흐름을 방해하는 머무름과 걸림은 마음을썩게 하여 방일 (逸)과 게으름, 그리고 집착을 초래한다. 마음의장애물을 뛰어넘어야만 비로소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대자유인이 될 것이다.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사람을 무애인(無礙人)이라고 부른다. 부처의 덕호(德號)가 바로 ‘무애인‘이며, 부처의 지혜를 이름하여 어떤 것에도 거리낌이 없어 모든 사리를 통달하였다 하여 ‘무애지(無智)‘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무애야말로 진리의 최고 구경(賁)인 것이다.
부처는 화엄경에서 네 가지의 걸림이 없는 지혜, 즉 ‘무애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법하고 있다.
‘보살은 항상 네 가지의 걸림이 없는 지혜를 따라 말하고 이를 잠시도 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 네 가지란 법(法)에 걸림이 없는 지혜, 뜻에 걸림이 없는 지혜, 말에 걸림이 없는 지혜, 말하기 좋아하는 데에 걸림이 없는 지혜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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