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끝이란 것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는 것이었고또 아름답게만 생각되었다.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지금 나는 백 살이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다.
모니카 마론, <슬픈 짐승> - P12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 있는 거라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반드시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 없지.
음악이 왕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았는가?"
파스칼 키냐르, 《세상의 모든 아침》 - P16

여기서는 시간을 헤아리는 일이 통용되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1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10년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릇 예술가라고 하는 존재는 세지도 헤아리지도 않아야 합니다.
예술가는 나무처럼 성장해가는 존재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P22

그 순간 나는 내게 소유물이 없음을,
모든 관계에서 자유로움을,
두려움과 시기심과 악의가 없음을 기뻐했다.
나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후회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으므로한 가지 꿈에서 또 다른 꿈으로 조용히 건너갈 수 있었다.
헨리 밀러, 그리스 기행> - P32

이처럼 우리 영혼 속에는 지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압도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마음 깊은 곳에 잠들어 있다.
그러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것들이 다시금 떠올라 마음이 어지러워지면,
그것은 긴 잠에서 깨어나 마음속에 떠돌던수많은 풍경을 한데 모은 뒤 우리 삶의 일부로 만든다.
그런 연유로 우리는 세상 사물들을 모두 다르게 보는 것이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인상과 풍경》 - P34

잠 속으로 미끄러져들어갑시다.
고요한꿈속으로,
미끄러지듯 밤이라 불리는훌륭한 화덕 안두 덩어리 반죽으로,
그러곤 아침이면깨어납시다,
둥그스름한황금빛 빵 두 덩이로!
하우게, <잠> - P40

때론 친구가 옆에 있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자주 생각합니다.
이 고장에서 지내는 것이 힘에 겹습니다.
다시 바닷가 모래사장을 뛰어다닐 수 있을 때가 되면저는 너무 늙어 있겠지요.
10월이 되면 제가 선생님을 만난 지 13년이 됩니다.
그러니 이렇게 적어도 되겠지요.
선생님의 오랜 친구, 알베르 카뮈.
알베르 카뮈, <카뮈-그르니에 서한집》 - P46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중요한 깨달음 중 하나는꿈꾼 대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제임스 설터, <가벼운 나날> - P50

사람은 자기 자신에 관해서 얘기해서는 안 됩니다.
순전한 이기주의로 보더라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털어버리고 나면우리는 더 가난하고 더 고독하게 있게 되는 까닭입니다.
사람이 속을 털면 털수록 그 사람과 가까워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는침묵 속의 공감이라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루이제 린저, 《생의 한가운데> - P52

그는 말을 듣지 않는 자신의 육체를 침대 위에 집어던진다.
그의 마음속에 가득 찬, 오래된 잡동사니들이 일제히 절그럭거린다.
이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인가.
기형도, <여행자> - P54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그러나 시간은 또한 우리가 싫어하는 모든 것,
모든 사람들, 우리를 증오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또 고통,
심지어 죽음까지도 파괴하는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결국 시간은 우리들 자신을 파괴함으로써우리의 모든 상과 모든 고통의 원천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미셸 투르니에, 《외면일기> - P72

행복이 제기하는 문제의 당혹스러움은 행복을 원하는 사람들이 소수,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쁨을 내색하지 않고 홀로 기쁨 속에 머무르기보다는,
자신의 불행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그렇게 해서 타인의 관심을 끌기를 훨씬 더 좋아한다.
파스칼 키냐르, <은밀한 생> - P88

‘작은 기쁨‘을 누리는 능력.
그 능력은 얼마간의 유쾌함, 사랑, 그리고 서정성 같은 것이다.
그것들은 눈에 잘 띄지도 않고, 찬사를 받지도 못하며,
돈도 들지 않는다. 고개를 높이 들어라.
한 조각의 하늘, 초록빛 나뭇가지들로 덮인 정원의 담장, 멋진 개 한 마리,
떼를 지어가는 어린아이들, 아름다운 여성의 머리 모양.
그 모든 것들을 놓치지 말자.
헤르만 헤세, <작은 기쁨>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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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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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그다지 놀랍지 않게 생각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요즘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든 언젠가 겪어본 일처럼 느껴진다. 뉴스도 그렇고 주변의 살아가는 이야기도 다 그런 식이다. 회사일 역시 마찬가지여서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 별로 무리가 없다.
잘되든 일되든 결과 또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뿐 아니라 사람도 그렇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해도 살아오면서만난적있는 비슷한 누군가와 얼굴이 겹쳐지게 마련이고, 그러면서 사람을판단하는 일이 쉬워졌다. 세상 사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어쩌면 틀을 갖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삶의 매뉴얼 말이다. 아무리 복잡한 일도 틀에 집어넣으면 단순해져버린다. 시간도 마찬가지여서 날짜와 빈칸만으로 이루어진 새 플래너수첩을 펼쳤을 때는내 앞에 많은 미지의 시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몇개의스케줄을 적어넣으면 그것은 조각조각 나뉘고 그다음부터는 익히아는 일상의 시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것을 경륜이라고 좋게보든 보수화되었다고 비난하든 상관없다. 분명한 것은 세상일이 놀랍지 않게 생각되면서 동시에 어느정도 무기력해진다는 사실이다.
내 삶의 많은 부분은 이미 결정돼버렸다. 회사든 가정이든 이제내 인생에 변수는 거의 없다. 파산이나 이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일이 생겨도 나라는 사람이 크게 변하지는않는다는 의미이다. 더이상 다른 사람이 될 수 없을 바에야 모험심과 열정 따위는 필요없게 되며 따라서 현상유지 이상의 에너지가분비되지 않는다. 어느정도 정점에 이른 사람은 완성도를 높일 수있을지 몰라도 더이상 자신의 속에서 미지와 신비를 끌어낼 수는없을 것이다. 두려움도 없지만 설렘 또한 없다. 행복하지 않은 것도아니며 또한 행복한 것도 아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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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시 반. 그리고 여름.
그러고 나서 약간의 시간이 흐른다. 드디어 밤이 찾아온다. 그러나 오늘 밤 이 마을에는 사랑을 위한 장소는 없다. 마리아는 이 명백한 사실 앞에 눈을 내리깔고, 그들은채워지지 않은 갈증을 그대로 간직한 채 남겨질 것이다. 그들의 사랑을 위해 마련된 이 여름밤, 마을이 온통 가득 차있는 것이다. 번개가 그들의 욕망의 모습을 계속해서 비추어준다. 그들은 여전히 원래의 위치에서 서로 껴안은 채 가만히 서 있다. 그의 손은 지금 그녀의 허리를 두른 채 화석처럼 굳어 있다. 한편 그녀, 저기 있는 저 여자는 양손으로그의 어깨를 붙잡고 달라붙은 채, 제 입을 그의 입에 대고열심히 탐하고 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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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요가 프라디피카 - 몸의 에너지 흐름을 바꾸는 요가 경전 ㅣ 동문선 문예신서 396
박지명 지음 / 동문선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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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요가는 정신적인 자유를 얻는 라자 요가(Raja Yoga)에 이르게 하는 과정이다. 하타 요가는 몸과 마음을 완전히 통제하여 라자요가에 이르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깨달음이나 해탈을 얻게 하는 것이다.




- P24

라자요가는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에 입각하여 정립된 것이며, 마음을 통제하고 자유를 얻게 하는 경전이다. 라자라는뜻은 으뜸되고 최고의 것을 말한다. 그러나 라자 요가가 되기 위해서는하타요가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절에서 하타프라디피카(Hatapradipika)라는 뜻은 하타의 하(Ha)는 태양과 타(Ta)는 달을 말하며, 양(陽)과 음(陰)의 에너지이고, 프라디피카는 등불을 말한다. 이 경전은 인간 에너지의 양과 음의 에너지를 밝히는 등불의 경전이다. - P25

[해석] 수행자는 네 가지 특성을 필요로 한다. 첫째는 영속적인 것과비영속적인 것을 분별하는 것, 둘째는 물질적인 것으로부터 무관심하는 것, 셋째는 요가 수행자의 여섯 특성을 성취하는 것, 넷째는 해탈에의 강한 열망과 목마름을 말한다. - P37

[해석] 반다(Bandha)는 산스크리트어로 ‘묶다, 조이다‘라는 뜻이며, 쿤홍콩 의미 토의달리니 요가나 하타 요가에서 중요한 행법 가운데 하나이다. 반다는 세 가지가 있는데, 목 부위의 반다는 잘란드라하 반다(JalandrahaBandha)이고, 복부 반다는 우디야나 반다(Uddiyana Bandha)이며,
항문 부위의 반다는 물라 반다(Mula Bandha)이다. 요가에서 말하는인체생리학에서 몸의 상·중·하로 나뉘어 윗부분은 심장·폐· 순환기계통을 다루고, 중간은 위와 비장과 소화기 계통을 다루며, 아랫부분은 대장 • 성기 · 배설 기관을 담당한다. 윗부분은 프라나(Prana),
중간 부분은 사마나(Samana), 아랫부분은 아파나(Apana)이며 에너지분할이다.
이 세 가지 반다는 숨을 마시고 참고 멈추는 것이며, 목 부위의 잘란드라하 반다는 턱을 당겨 가슴에 붙이는 것이고, 복부 부위인 우디야나 반다는 복부 부위를 수축시켜 대장을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며, 항문 부위의 물라 반다는 항문의 괄약근을 조이고 마신 숨이 빠져 나가지 않게 하는 것인데, 이 세 반다를 동시에 행해야 하는 행법이다. - P75

[해석] 고통인 클레사(Klesha)는 다섯 가지가 있는데 무지인 아비드야(Avidya), 에고인 아스미타(Asmita), 집착인 라가(Raga), 혐오감인 드베사(Dvesha), 삶의 집착인 아비니베사(Abhinivesa)이며, 마하 무드라는 모든 고통을 봉쇄한다는 뜻이다. 무드라는 막는다와 봉쇄하다는 뜻이 있다. - P191

마치 열쇠로 문을 열 수 있는 것과 같이 요가 수행자는 하타요가 수행으로 각성된 쿤달리니를 이용하여 해탈의 문을 열어야 한다.
- P261

쿤달리니 삭티는 배꼽인 칸다에 잠자고 있다. 이것이 요가 행자에게는 해탈의 원인이 되고, 어리석은 자에게는 속박의 원인이 된다. 이 여신을 아는 자만이 요가를 안다. - P263

소금이 물에 녹아서 물과 하나가 되듯이 참나인 아트만과 마음이 합하여 하나가 된 상태가 삼매이다. - P283

세상은 모든 생각의 산물이다. 라마여! 생각에 지나지 않는 모든 견해를 버리고, 니르비칼파인 무분별지(無分別智)에 의해서평온함을 얻으라.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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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해할 수 있잖아. 어느 날 아침잠에어 깨어났는데 적당히 살려면 행복도 사랑도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은 거지. 홀가분해지더군. 마치 손을 뻗어 라디오를 꺼 버리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었어."
"체념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놀라서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았다. 더 마시다가는비랄보한테 내 삶에 대해서 얘기할까 봐 걱정이었다.
"사람은 체념하지 않아."
비랄보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해서, 나는 그 속에 담긴분노를 거의 알아차리지 못할 뻔했다.
"그것도 가톨릭 미신이지. 사람은 배우고 또 경멸하는 법이야."
- P19

그 곡은 [리스본]이라는 노래였다. 예전에 들었던 곡이었지만, 나는 누군가가 꿈속에서 어떤 도시로 돌아가듯 다시 산세바스티안에 와 있었다. 도시는 사람의 얼굴보다 빨리 잊힌다.
기억이 있던 곳에는 후회나 공허가 남는다. 그리고 사람의 얼굴과 마찬가지로 의식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면 도시는 기억속에 남아 있다. 사람은 꿈을 꾸지만, 잠자는 동안 보았던것을 늘 기억할 필요는 없다. 어째든 그 꿈은 몇 시간 후면 사라져 버린다. 심지어 화장실의 찬물을 향해 몸을 기울이거나 커피를 마시는 단 몇 분 만에 잊어버리고 만다. 산티아고 비랄보는 그 불완전한 망각의 고통에 면역이 된 것처럼 보였다. - P56

그러나 음악이 과거와 아무 상관 없이 순수하다는 비랄보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왜냐하면 그의 노래 「리스본」은 밀폐된 유리병에 보관된 듯이 투명하고 건드리지 않은 시간의 어떤 순수한 느낌을 전해 주었기 때문이다. 전혀 이상하지 않게두 사람의 모습을 한데 합친 것 같은 꿈속의 얼굴처럼 그것은리스본이면서 동시에 산세바스티안이었다. 처음에는 노래 사이에 침묵 속에서 돌아가는 음반의 바늘 소음처럼 들렸다. 그다음에는 드럼의 금속 접시를 주기적으로 스치는 소리가 들렸는데 심장 박동과 비슷했다. 그 뒤에는 트럼펫만 조심스럽게 멜로디를 냈다. 빌리 스완은 누가 깰까 두려운 것처럼 연주했고,
1분 후에야 비랄보의 피아노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어둠 속에 잃어버린 길을 모호하게 가리키는 듯했다. 음악이 한창 고조되었을 때 그 길이 다시 나타나 멜로디의 전체적인 형태를 보여 주었다. 마치 안개 속에서 길을 잃었다가 햇빛으로 뿌예진 도시 전체를 볼 수 있는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간것처럼 말이다.
- P57

‘아쿠아리움의 계단을 따라 항구로 내려갔다. 몽롱한 정신에, 허기지고, 술기운도 약간 있었다. 행복이나 불행 같은 것과 동떨어진, 그런 것들보다 더 앞서거나 아니면 그런 것과 무관한 심적 흥분에 밀려 걸어 내려갔다. 뭔가를 먹고 싶다거나 담배라도 피워야겠다는 욕구 같은 것이었다. 걸으면서 이전에 루크레시아가 항상 좋아했고, 그녀와 말콤이 레이디 버드에 들어설 때면 연주하기 시작했던 노래의 몇 구절을 나지막이 읊조렸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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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2026-08-21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에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짧은 생각이지만 저는 고통스러운 일이 생기면
머리를 흔들어 잊는 시늉을 하고는 했었는데, 기억은 선택적으로 잊혀지지 않아
좋은 기억도 같이 사라진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어요.

망각의 고통은 필연적인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