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21 | 222 | 22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여우 시집가고 호랑이 장가가고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4
유다정 글, 유승하 그림 / 책읽는곰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문화 그림책 시리즈로 이번에는 전통혼례를 다룬 책이 나왔다.

 

주인공은 호랑이 신랑과 여우 각시다. 뭔가 잘 안어울릴 듯 하면서도 은근히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처음에는 호랑이가 여우를 잡아먹겠다고 설치지만 여우의 꾀에 넘어가 눈만 꿈벅거린다. 그 순진함이 맘에 드는 여우. 앙칼진 여우가 싫지 않은 호랑이. 인연은 이렇게 맺어진다. 천생연분이 따로 없네.

 

이제부터는 전통혼례의 절차가 이어진다.

까치가 중매를 선다.

호랑이가 청혼서와 사주단자를 보낸다.

여우는 사주단자를 받고 결혼날짜를 잡는다.

숲 속 동물들은 혼인 준비로 바쁘다. 잔치음식도 장만하고 옷도 짓고.

신부 집에 신랑 친구들이 진 함이 들어간다.

혼인식를 치른다.

다음날 동네 총각들이 신랑 다루기를 한다.

신부 어머니가 차려주는 푸짐한 음식상을 놓고 모두 한바탕 흥겹게 논다.

며칠 뒤 신부는 꽃가마를 타고 신랑 집으로 간다.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산다.

전통혼례를 생각하면 얼굴도 못보고 시집가는 것만 생각했었는데

여우와 호랑이의 혼인 스토리는 나름 두근대며 꽤나 설레기도 한다.

그 당시에도 이 못지 않은 두근대는 혼인스토리가 많이 있었겠지. ^^* 

 

전통문화에 대해서 대충 겉핥기 정도는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이 그림책을 보니 혼례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본 적도 한 적도 없었으니까. 다른 전통문화가 현대 생활에도 어느 정도 이어져 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 혼례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호랑이와 여우라는 친근한 캐릭터와 익살스러운 그림체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내용적으로는 꽤나 생소하다.

 

서양의 혼례식에 밀려 이제 거의 자취를 감춘 전통 혼례식이지만 그 절차에 담긴 의미와 함께 기뻐하는 축제의 의미는 모두 기억하면 좋겠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의 결혼은 전통식도 서양식도 아닌 국적불명이라 봐야 맞다. 드레스만 서양식일 뿐 부모의 허리가 휘어야 겨우 치를까 말까 한 결혼식은 사실 서양식도 우리식도 아니다.

 

전통문화를 배우되 허식은 빼고 그 정신만 배워도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세트 - 전3권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애니메이션 제작 : 명필름 오돌또기, 사계절출판사 편집부 엮음, 원작동화 황선미 / 사계절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국의 문학작품 중에 영화로, 연극으로, 뮤지컬로 끝없이 재생산되는 작품들이 많다. 그게 참 부러웠는데 우리 문학작품들도 이제 그런 가능성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실상 원래부터 우리 문학의 수준이 낮아서 그랬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심청전, 흥부전 등의 구전문학이 소설로 자리잡고 판소리라는 다른 형태의 예술로 승화된 것을 보아도 그렇다.

현대의 아동문학 중 가장 많이 변용되고 있던 것은 권정생 님의 「강아지똥」정도? 그러다가 이 작품을 접했다. 먼저 동화로.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감탄의 한숨을 쉬었다. 아동문학에도 이렇게 깊은 주제의식을 담을 수 있으며 서사의 흥미와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 문학성 뛰어난 문장들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그러나 혹시 아이들의 느낌은 어른과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어느 해에 5학년 아이들과 함께 1년동안 읽었던 책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베스트도서 뽑기’를 해보았더니 이 책이 1위에 올랐다. 아이들이라고 얕은 물에서 놀기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깊은 주제와 문학성 속에서 헤엄치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아이들도 꽤 많았던 것이다.

그 이후 아들 딸과 함께 연극으로 제작된 이 작품을 관람했다. 아이들이 어렸는데도 몰입해서 보았다. 아이들을 빨아들인 지점이 어떤 부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을 울린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2년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그 애니메이션을 지면에 담은 이 책까지.

나의 주관적인 순위를 작품에 몰입되는 순서대로 정한다면 1위는 원작이다. 그 다음은 연극. 다음은 극장용 애니메이션. 미안하지만 마지막이 이 만화다. 이 만화는 몰입은 고사하고 일단 이야기 안에 들어가는 것조차도 나에겐 쉽지 않았다. 그림과 글을 읽는 능력에 있어서 아이들과 어른은 차이가 있다고 하니 아이들은 나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내 얘기를 하자면 난 이 책의 그림을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엄청 칼라풀하긴 한데 뭔가 윤곽이 희미한.... 색채 없이 선으로만 된 만화도 재미있고 몰입될 수가 있는 반면, 이 책은 만화 안으로 잘 들어가지지가 않았다. 대화(말주머니)도 따로 노는 느낌이고. 영상으로는 그렇지 않았었는데 지면에 담았을 땐 나에게 왜 그렇게 다가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스토리의 힘이 있으니 감동은 따라오게 된다. 잎싹의 소망, 도전, 사랑, 마지막에 섭리에 순응하는 모습까지.... 참 많은 메시지가 담긴 이 책. 나에게 만화의 형식은 썩 끌리는 부분은 아니었으나 훌륭한 원작이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되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 아이들에게는 환영받는 매체가 될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빨간 날이 제일 좋아! - 국경일을 통해 본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지식 다다익선 50
김종렬 지음, 이경석 그림 / 비룡소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지식 다다익선이라는 정보책 시리즈 중의 한 권인데 말랑말랑한 제목이 내용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준다. 부제를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국경일을 통해 본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 이게 제목이라면 책을 손에 잡기가 쉬울까?^^

제목은 빨간 날이지만 이 책에는 빨간날 뿐 아니라 공휴일, 국경일, 명절, 절기, 법정기념일까지 달력에 쓰여진 날들은 거의 소개를 하고 있다. 부제에서 말한 것처럼 설날, 단오, 동지 등의 명절이나 절기에는 그에 얽힌 민족의 문화를 소개하고, 삼일절, 제헌절 등의 국경일에는 거기에 얽힌 우리나라의 역사를 설명해준다. 뿐만 아니라 납세자의 날, 장애인의 날 등의 기념일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제정되었는지도 잘 알 수 있다.

바쁜 학사일정 가운데 때마다 계기교육을 챙겨서 하기가 참 쉽지 않다. 사실 소소한 기념일들은 나도 잘 모른다.^^;; 이 책을 교실에 두고 적절한 시기에 한 쪽씩 읽어주는 것도 괜찮겠다. 아니면 자유롭게 읽다보면 어떤 날에 "야! 오늘이 무슨 날이다!" 하고 외치는 아이 한 명쯤은 나올 터이다.

한 번에 통독을 할 만큼 재미있진 않다. 하지만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책이라서 말하자면 소장가치도 있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섬마을 스캔들 - 제2회 살림어린이 문학상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살림어린이 숲 창작 동화 (살림 5.6학년 창작 동화) 7
김연진 지음, 양정아 그림 / 살림어린이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캔들이라면 마땅히 이런게 나와야 하지 않나? 총각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소녀... 이게 너무 진부하다 해도 어쨌거나 약간의 멜로적 요소는 있어야 되지 않느냐 말이다. , 전무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어쨌거나 스캔들이 주는 어감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그런데 내용요소들 중 맘에 드는 것들이 무척 많았다. 몇 가지 들자면 이런 것들이다.

1. 아빠가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보육원에서 살게 되었던 다율이

2. 재혼과 동시에 다율이를 찾으러 온 아빠

3. 노력하지만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새엄마

 

여기까지는 동기유발이라고 해야 할까? 무척 땡기기는 하지만 그리 흐뭇할 정도로 맘에 드는 설정은 아니다. 그러나 계속 이어지는 내용을 보자.

4. 외할머니와 같이 지내려고 섬마을에 가는 다율이. 이 외할머니는 친엄마의 엄마가 아니라 새엄마의 엄마다. 말하자면 새외할머니다. 차가운 새엄마와는 달리 너무나 따뜻한 새외할머니.

5. 다율이가 와서 겨우 전교생 4명이 된 온도분교. 자유롭고 융통성 있는 그 교육과정이라니!

6. 본명을 잊어버리고 가겟방, 민박집, 낚싯배, 감나무집 등으로 서로를 부르는 섬마을 할머니들.(, 그 중엔 백살공주라고 불리는 똑똑한 할머니도 있다)

7. 다율이가 가만 보니 이 할머니들은 대부분 까막눈이다. 똑똑한 백살공주 할머니까지도!

8. 온도분교에 대한 폐교 결정!

9. 폐교 결정을 되돌리고, 늦었지만 늦지 않은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게 되기까지, 할머니들과 4명의 아이들의 눈부신 협력 작전!!

 

이런 내용들이 맛깔스런 밑반찬처럼 입맛을 짭짭 다시며 책장을 넘기게 했다. 그리고... 등장인물 누구 하나 완벽하진 않지만 다들 마음속에 숨겨진 따스함이 있는 것을 보게 해줘서 마음이 참... 좋았다. 곁을 주지 않는 새엄마 역시, 상처를 감추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거다. 맘이 쓸쓸하지만 그걸 받아들이고 외할머니에게 폭 기대는 다율이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엄마랑 친해지지가 않아.”

니 에미랑은 나도 안 친햐. 내 딸이래두 을매나 어려운가 몰러. 기냥 그런 애여 갸는. 생전 가야 따순 말 한마디 안하는디. 맴은 안 그러믄서 말은 왜 구따구로 하는지 몰러

 

세상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상처 없는 사람이 없어서 그 누구라도 온 세상사람 품어줄 수가 없는 법이다. 그저 마음의 한 자락이라도 내어준다면, 그 방식이 그리 감동적이지 못해도 가만히 손을 대어보면 온기가 전해져 올 것이다. 그 온기만 가지고도 세상은 꽤 살만하다. 뜨거운 사랑만을 원한다면 온기 정도는 성에 안차겠지만... 욕심을 버리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면 작은 관심에도 감사해진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트라우마가 있다. 아내를 잃음(아빠), 보육원에 맡겨짐(다율), 어릴적 어부인 아버지가 실종됨(새엄마), 실종된 남편을 아직도 기다림(외할머니), 엄마를 잃고 섬에서 할머니랑 살아감(기철,기수) 등등... 그러나 서로에게 내어준 마음 한 귀퉁이씩이 서로 연결되어 제법 튼튼한 버팀목이 되고 살아가는 힘과 재미가 되어가는 것을 보았다. 이 책이 따스하고 환한 이유이다.

 

농어촌의 폐교 문제를 짚어준 것도 작가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에서처럼 행복한 대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교사로서 학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대체 공부가 뭐야? 높새바람 28
윤영선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촉이 좀 죽었다. 제목을 보면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하곤 했는데 이번엔 완전히 헛짚었다.

"도대체 공부가 뭐야?" 라는 제목을 보면 공부하라는 압박에 시달리는 요즘 아이들 얘기 같지 않은가 말이다. 근데 정반대였다. 작가의 의도가 여기에 있는거였나?

 

이야기의 배경은 내 어린시절보다 10년쯤 앞이다. 그러니까 여기에 나오는 언니들은 지금 50대가 되었겠다. 그보다 10년쯤 더 앞이라고 해도 적절할듯하다. 그러니까 6,70년대 산골 언니들의 꿈을 향한 도전을 담고 있다.

 

그 언니들이 택한 방법은 '공부'였다. 공부를 하겠다는데, 엄청난 핍박이 뒤따른다. 요즘 아이들이 읽으면 눈이 휘둥그래질 듯! "우와, 아빠가 딸한테 공부를 하지 말래! 그리고 고등학교에 가서 계속 공부를 하겠다니까 막 따귀를 때려!!"

 

여기서 화자인 영희는 셋째딸이다. 큰언니 영순이와 작은언니 영숙이는 다 공부를 잘한다. 아버지는 딸들이 공부해서 뭣에 쓰겠냐면서 집안일 잘 돕다 시집이나 가라고 한다. 하지만 큰언니는 악착같이 공부해서 읍내에 나가 장학금 받으며 중학교에 다니고 있고, 작은언니 또한 큰언니의 길을 가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공부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한다고 칭찬 받는 것도 아니며, 집안일은 집안일대로 도와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 소녀들의 공부를 향한 갈망은 줄어들지 않는다. 심지어 작은언니는 방학이 싫고 학교가서 공부하는 게 더 재미있다고 한다.

(여기서도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심리가 작용되는 것일까? 요즘 애들한테도 공부를 못하게 하면 그 중 할 녀석들은 이렇게 공부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게 될까? 한 번 그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할 사람만 해라. 이게 훨씬 더 건강한 사회인 것 같다.)

 

그러더니 큰언니는 큰 도시에 있는 산업고등학교까지 합격해 집안을 발칵 뒤집고, 작은언니도 동시에 중학교에 합격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풍파를 겪는다. 과거를 숨기고 살아야하는 이들의 가족사를 보게 되고, 동시에 민족의 아픔의 단면 또한 볼 수 있다.

 

언니들을 타지에 다 보내고 나니 동생 돌보기와 집안일은 모두 영희 차지다. 더구나 두 언니들의 학비를 마련해야 하기에 부모님은 영희에게 눈길을 줄 시간도 없다. 그 속에서 부대끼며 서러워하면서도 영희는 담임선생님께 동시쓰기를 배우며 자신의 소질을 알게 되고, 작가라는 꿈을 키우게 된다. 영희 또한 꿈을 찾아가는 언니들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장하고도 대견하며 푸근하고도 엄마같은 큰언니는 이제 열 일곱살이다. 헉! 열 일곱살짜리와 난 얼마나 싸웠으며 앞으로 또 다른 열 일곱살짜리와 얼마나 싸우게 될 것인가! 그런데 여기서는 집안을 일으키는 기둥이고, 동생들을 푸근히 품어주는 존재라니! 이 책을 엄마들에게 보여주면 여러가지 무리수가 생길 듯하다.^^

 

중간쯤 읽으면서 눈치챘지만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다른 책과는 다른 형태로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이 모두 공부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언니들은 꿈을 쫒는 방법들 중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공부'를 붙들었다. 억지로가 아니라 말려도 나아가는 공부에 대한 열정, 그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공부라는 게 아름다워 보일만큼 아름다웠다.

 

만약 언니들이 산골에서 농사짓고 사는 것을 꿈으로 삼았으면 그것을 열심히 했을 것이다. 그 모습 또한 아름다웠을 것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어찌보면 '공부'인 것 같지만 그보다는 '꿈'이라 해야 마땅할 것이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도전은 아름답다. 그게 공부든 무엇이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21 | 222 | 22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