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세트 - 전3권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애니메이션 제작 : 명필름 오돌또기, 사계절출판사 편집부 엮음, 원작동화 황선미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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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문학작품 중에 영화로, 연극으로, 뮤지컬로 끝없이 재생산되는 작품들이 많다. 그게 참 부러웠는데 우리 문학작품들도 이제 그런 가능성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실상 원래부터 우리 문학의 수준이 낮아서 그랬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심청전, 흥부전 등의 구전문학이 소설로 자리잡고 판소리라는 다른 형태의 예술로 승화된 것을 보아도 그렇다.

현대의 아동문학 중 가장 많이 변용되고 있던 것은 권정생 님의 「강아지똥」정도? 그러다가 이 작품을 접했다. 먼저 동화로.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감탄의 한숨을 쉬었다. 아동문학에도 이렇게 깊은 주제의식을 담을 수 있으며 서사의 흥미와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 문학성 뛰어난 문장들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그러나 혹시 아이들의 느낌은 어른과 다르지 않을까? 했는데 어느 해에 5학년 아이들과 함께 1년동안 읽었던 책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베스트도서 뽑기’를 해보았더니 이 책이 1위에 올랐다. 아이들이라고 얕은 물에서 놀기만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깊은 주제와 문학성 속에서 헤엄치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아이들도 꽤 많았던 것이다.

그 이후 아들 딸과 함께 연극으로 제작된 이 작품을 관람했다. 아이들이 어렸는데도 몰입해서 보았다. 아이들을 빨아들인 지점이 어떤 부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을 울린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2년전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그 애니메이션을 지면에 담은 이 책까지.

나의 주관적인 순위를 작품에 몰입되는 순서대로 정한다면 1위는 원작이다. 그 다음은 연극. 다음은 극장용 애니메이션. 미안하지만 마지막이 이 만화다. 이 만화는 몰입은 고사하고 일단 이야기 안에 들어가는 것조차도 나에겐 쉽지 않았다. 그림과 글을 읽는 능력에 있어서 아이들과 어른은 차이가 있다고 하니 아이들은 나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내 얘기를 하자면 난 이 책의 그림을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엄청 칼라풀하긴 한데 뭔가 윤곽이 희미한.... 색채 없이 선으로만 된 만화도 재미있고 몰입될 수가 있는 반면, 이 책은 만화 안으로 잘 들어가지지가 않았다. 대화(말주머니)도 따로 노는 느낌이고. 영상으로는 그렇지 않았었는데 지면에 담았을 땐 나에게 왜 그렇게 다가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스토리의 힘이 있으니 감동은 따라오게 된다. 잎싹의 소망, 도전, 사랑, 마지막에 섭리에 순응하는 모습까지.... 참 많은 메시지가 담긴 이 책. 나에게 만화의 형식은 썩 끌리는 부분은 아니었으나 훌륭한 원작이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되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 아이들에게는 환영받는 매체가 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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