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에 읽는 이야기 클래식 - 어린이를 위한 하루 한 곡의 클래식 음악 어린이와 함께 1
김태용 지음, 공인영 그림 / 클로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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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기획 너무 좋다. 요즘 클래식 감상책들을 보면 큐알코드는 이제 필수인 것 같더라. 이 책도 그렇게 해서 해설과 음악을 듣도록 연결해 놓았다. 그런 방식은 이제 일반적이 되었으니 차별성은 없다고 하더라도, 곡을 고르고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설명을 쓰고, 범주별로 묶어 소개하는 내용에서 저자의 내공이 느껴졌다. 책의 구성과 디자인도 예쁘고 세련되었다. 이 모든 걸 종합하여 평가하자면 소장하기에 아깝지 않은 책이다.

 

부제는 [어린이를 위한 하루 한 곡의 클래식 음악]이고, 뒷표지에는 [30일 동안 내 방에서 펼쳐지는 클래식 음악 콘서트]라고 되어있다. 그런 기획으로 딱 30곡이 엄선되어 있다. 좀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는데, 어린이책으로는 이정도 분량이 딱 맞는 것 같고, 다음 권이 나오면 좋겠다. 이 책이 [어린이와 함께01]이라고 되어있어 시리즈의 첫 권인 것을 알려주는데 이 시리즈는 주제가 뭘까? 음악만은 아닐 것 같은데.... 그래도 이 책의 후속권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잠들기 전에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듣는 상황을 설정했지만 나는 교사이니 교실 활용을 염두에 두고 읽게 되었다. 오래 전부터 우리 교실은 아침독서 20분 동안 BGM으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았다. 곡명을 크게 게시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지만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았다. 독서와 함께 하는 음악이라 클래식 중에서도 잔잔한 곡만 골라 그 음원만 따로 아침독서음악이라는 폴더에 담아두었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라든가 생상스의 백조나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비발디 사계중 겨울 2악장등등.... 그 폴더의 음원 중 이 책에 있는 것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가 유일하다.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이미 써먹고 있는 곡을 소개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일석이조일 듯해서...^^;;; 하지만 어떤 책이 기존의 내 쓸모에 딱 부합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2권이 나온다면 그런 잔잔한 곡들이 좀 들어있다면 좋겠다.

 

내가 클래식 애호가였던 시절은 딱 고등학교 때랑 대학교 때 뿐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좀더 수준이 고상(?)해지는 게 일반적인데, 나는 거꾸로 간 건지 지금은 그냥 대중음악 중 그때그때 관심 가는 곡들을 출근길에 듣는 게 유일한 감상생활이다. 클래식은 알던 것들도 많이 까먹었는데 이 어린이용 책을 보면서 감상 의욕이 다시 솟아오르니 참 고마운 일이다. 더구나 올해는 교실에 예술의 향기를 조금이라도 더 불어넣는 게 나의 소박한 목표라서.... 이 책을 참고하면서 적당한 연주 영상도 더 찾아보고 준비해보고 싶다.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마다 10곡이 소개된다. 1[클래식의 이야기를 들어봐요]에서는 이야기로 된 음악, 그러니까 주로 오페라가 소개되고 교향시와 가곡 마왕도 들어있다. 오페라는 나부터도 즐겨듣지 않아서 모르던 곡도 있지만 하나 들어보니 흥미로워 나머지도 쭉 들어볼 예정.

 

2[멋진 음악가들을 만나요]에서는 10인의 음악가들의 곡을 하나씩 소개한다. 바흐, 헨델, 베토벤, 멘델스존, 쇼팽... 10번째로 ‘433를 작곡(?)한 존 케이지까지 나온다. 한때 클래식타벅스라는 채널을 구독하고 잠자리에서 재밌게 보다가 잠들었었는데, 이 책 때문에 동영상 찾아보다가 다른 채널도 하나 더 구독했다. 이렇게 뭔가 한가지라도 확대시키는 게 내 관점에는 좋은 책이다.^^

 

3장은 [악기들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어요]로 리코더, 기타, 클라리넷, 바이올린, 피아노, 성악 등의 다양한 곡을 소개한다. 악기별 감상은 나도 몇 번 시도해 보던 방법인데, 이 책을 따라하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겠다. 그중 마지막에서 두 번째 악기보다 아름다운 노랫소리 미제레레를 들으며 이 리뷰를 쓴다. 아 너무 아름다워. 이런 아름다움에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교양있는 교실을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다. 잘 되면 얼마나 좋을까.

 

과거로 돌아가서 지금이 우리 애들 어리던 육아 시기라면, 부모로서 이 책을 활용하고 싶을 것이다. 그때는 가능했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도 음악을 좋아했으니까. 그시절엔 이런 게 없었다는 점이 아쉽고, 지금은 콘텐츠는 많은데 아이들의 관심을 돌리기 힘들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래도 시도해 보시면 좋겠다고 권하고 싶다. 하루 일과를 마치며 각자 핸드폰 삼매경인 것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음악감상을 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앞에서 분량이 아쉽다고 2권을 독촉했지만 성급한 독촉이다. 30곡도 다 듣기 쉽지 않으며 반복도 필요하니까. 물론 이 책에 실린 곡을 빠짐없이 다 다루진 않을 테고 이 책에 없는 곡을 들려주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넣고 빼고 하더라도 책이 있는 편이 훨씬 좋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반납하고 새로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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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도와주는 북극곰 센터
황지영 지음, 박소연 그림 / 북스그라운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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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영 작가님의 책을 반은 넘게 읽은 것 같은데, 최근의 작품들을 보니 요즘 환경문제에 주목하고 계신 걸까? 지난달에 읽은 <뛰어!>는 기후재난을 다룬 경고성 작품이었다. 이 책은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내세운 작품은 아니지만 북극곰 꽁이가 주인공으로, 생태와 동물권에 대한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저학년용 귀여운 작품이라 은근하게만 들어있다.

북극곰 꽁이는 동물원 태생이다. 동물원에 10년 살면서 사육사들의 썰렁한 농담을 귀담아 들으며 말을 익혔다. 10살 생일날, 드디어 입을 열어 사육사들을 놀라게 했다. 그 말인즉, 은퇴선언이었다.

동물원 측은 회의 끝에 그의 은퇴 요청을 받아들였다. 얼마 안되는 퇴직금도 챙겨주었다. 그걸 밑천으로 꽁이는 이제 자립해야 하는데, 전에 사육사에게 들었던 말을 기억하고 북극으로 갈 결심을 한다. 그런데 쥐꼬리만한 퇴직금으론 비행기값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된다. 여행사 직원 나래 씨의 조언에 따라 꽁이는 창업을 한다. 그게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시원하게 도와주는 북극곰 센터> 요즘 이야기답게 앱도 만들어 고객을 받는다.^^

이 책은 현실동화는 아니면서도 꽁이에게 마법 능력 같은 걸 주진 않았다. 한가지 능력이 있다면 꽁꽁 파워? 썰렁한 농담으로 주위를 얼어붙게 만드는 능력. 하지만 일하는데 이 능력이 소용되는 건 아니라서 꽁이는 온 마음을 다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려 애쓴다. 반장이 되어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은데 발표할 자신이 없는 혜리, 비밀을 숨겨놓은 황금딱지를 친구한테 따먹혀서 그걸 도로 따와야만 하는 태우, 치타(돌봐주던 길고양이)를 애타게 찾는 별이 등...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진 않았지만, 결국 꽁이는 모든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별 다섯 개 평점도 받게 된다.

언제나 지금 주어진 일에 마음을 다하는 꽁이. 이러다보니 어느덧 북극행 비행기값을 다 모았다. 정든 이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꽁이가 여행가방을 들고 북극의 얼음 위에 서 있는 장면이 이 책의 마지막장이다. 드디어 도착했네! 이제 꽁이의 내일은 어떤 일이 펼쳐질까? 그건 독자의 상상의 몫이다. 별로 쓸 일 없었던 '초강력 꽁꽁 파워'를 적극 활용해 녹아가는 빙하를 다시 단단히 얼린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이 책은 후속편이 나올 계획이 없으신가? 제목에 (1)이 안붙은 것을 보면 말이다. 시리즈로 나오려면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이 몹시 중요한데, 우리 꽁이는 충분히 매력적이란 말씀이야.... 한번 나오고 말긴 아까울 정도. 하지만 아쉬운 듯한게 더 귀하게 느껴지긴 하지. 어린이들의 많은 사랑 받기를 응원한다. 황지영 작가님의 작품 중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작품으로 손꼽을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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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너를 위한 책이야 스콜라 창작 그림책 75
마리아호 일러스트라호 지음, 김지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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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식날이다. 아이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받아쓰기도 안하고, 무엇보다 '책'을 안 읽어도 되어서....
하지만 선생님의 안내말씀에 꿈은 바로 깨진다.
"한책읽기 숙제 잊지 말고요!"
실망하고 난감해 하는 아이의 표정이 화면에 가득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르다. 나는 어릴 때 책이 '없어서 못읽을' 정도였는데. 주황색 계몽사 세계명작 전집을 가진 친구를 가장 부러워했는데. 그 시대엔 지금처럼 단행본들의 홍수가 아니었고 서점에 어린이책들이 넘쳐나지도 않았지. 하지만 다행히 '계림문고'라는 문고판 책이 있어서 아빠가 월급날마다 한권씩 사주셨지. 그걸 닳도록 읽었지. 방학이면 뒹굴며 책읽을 생각에 가장 좋았지. 간식이라도 있다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시간. 엄마는 질색을 하셨지만 우리 남매는 긴긴 겨울하루 엄마가 부쳐주신 김치부침개를 먹을 때도 꼭 책을 보면서 먹었지. 여름엔 복숭아나 자두를 깨물면서... 그 버릇을 아직도 못 고쳤.....^^;;;

그런데 이 책의 아이한테 책은 그저 딱딱하고 지루한 것일 뿐이다. 그래도 하라는 것은 하는 아이인지, 엄마 손에 이끌려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에는 보통 수천 수만 권의 책이 있지. 그래봤자 소용없다. "책끼리 모여 있으니까 더 지루해 보여." 라는 아이의 말처럼.

그래서 큐레이션이 의미있고, 골라주고 권해주는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것이겠지. 읽고 싶은 게 없다며 집에 가자는 딸에게 엄마는 너만했을 때 읽었던 책이라며 한 권을 권해준다. 마지못해 대출해와 소파에서 펼쳐보는 아이. 첫장은 뭐 나쁘지 않네. 오... 엇?

다음 장면이 확 바뀐다! 지금까지의 화면은 극히 일부(아이의 형광색 양말?)만 빼고는 무채색에 가까웠다. 그런데 갑자기 칼라풀한 장면으로 바뀐다. 아이가 드디어 책 속으로 빠진 것이다. 올레!!^^ 몰입되지않은 억지로 독서가 무채색이었다면, 스스로 빠져든 독서는 총천연색인 것이다. 적절하고도 직관적인 비유라고 생각한다.

그 세상에서 만난 작은 여우와 아이는 신나는, 때론 위험하고 가슴 졸이는 모험을 한다. 어느덧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 "저녁 먹자!"
"벌써?" 라며 고개를 드는 아이의 눈빛은 이제 완전 딴판이다. 얼른 먹고, 씻고, 이를 닦는 모든 행동에 남은 이야기를 빨리 읽고 싶은 욕구가 가득하다. 이불 속 손전등 빛과 함께 다음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우와 함께 마법의 물약을 완성한 아이는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이야기'라는 마법에 걸린 것이다.

아이는 엄마한테 도서관에 또 가자고 하는데, 판타지 속 여우가 쓰고 있던 안대(아이마스크?)를 왜 엄마가 쓰고 있는 걸까? 이 책에는 이렇게 해석할 여지도 많아 자녀와 대화나누며 읽기에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 장면도 그렇다. 도서관 서가 장면인데, 처음의 서가 장면과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앞면지와 뒷면지의 비교도 흥미롭다. 앞면지는 무채색, 아이는 휴대폰, 패드, 게임기만 들여다보고 있다. 뒷면지는 다양한 칼라, 아이는 다양한 감정과 함께 이런저런 주인공이 되어 있다.

'책을 권하는 책'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그중에서도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책이다. '이야기'에 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싶다. 그 길을 잘만 찾아가면 빠지는 건 시간문제라 이거지! 학교의 역할 중에는 이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역할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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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2학년 담임할 때 교과서에 돌그림이 나왔는데, 돌을 가져오라고 하기 싫어서 다른 활동으로 대체해서 했다. 그리고 나서 바로 안 사실, 돌도 판다는 거야! 검색해보니 정원용 자갈을 미술용으로 겸용해서 파는 게 있더라고. 돌도 사서 쓰는 세상이 되었나 싶지만 아무데서나 집어오는 게 더 문제일테니 이게 낫겠지. 생각보다 꽤 비싸긴 하다.


몇년 전 넘어갔던 걸 지금 다시 해보고 싶은 이유는 다양한 채색도구에 관심이 생겨서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이 그림책을 보고 구미가 당겨서다. 내용은 내용대로 좋으면서 이 특별한 미술작업의 동기유발이 될 수도 있는 책이었다.


저자 소개가 이렇게 되어있다. '작은 돌멩이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 표지를 봤을 땐 몰랐는데 면지를 넘기니 돌그림 느낌이 확 다가왔다. 다양한 모양의 돌들이 다 그대로 물고기들의 모양이 되었다. 따로따로도 예쁜데 모아 놓으니 더 예쁘다. 그걸 보니 아! 우리반에서도 돌그림 그리고 예쁜 배경에 이렇게 모아놓으면 멋지겠다! 라는 생각이 무럭무럭....


미술로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책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학급에서 한번쯤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읽어주기만 해도 좋고 독후 활동을 개발해도 좋겠다. <가장 소중한 너> 가 먼저 나온 책이니 그 책부터 얘기해 보겠다.


이런 말, 너무 솔직해서 민망하지만 나는 이제 '너는 특별하단다' 메시지에 질렸다. 시계추의 반작용처럼 나는 이제 '너는 평범하단다' 라는 책을 쓰고 싶을 지경이다. 너는 평범해. 근데 괜찮아. 나도 평범하거든?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거야. 


하지만 그때도 버려선 안되는 것은 한 존재의 소중함이다. 평범하다고 해서 막 버리고 대체할 수는 없는 존재. 그게 우리고 아이들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 


제목이 '가장 소중한 너'지만 그 말은 마지막에만 한 번 나온다. 전체 내용은 '자식을 세상에 내놓는 부모의 당부'라고 할까. 엄마 아빠 물고기가 자식 물고기를 넓은 바다로 보내며 하는 말이다. 그 당부가 현명하고 감동적이다.

- 네가 어디 있든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가슴 속에 그 기억을 간직해라.

- 때로는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해. 군중들을 따라다닐 필요는 없단다.

- 길을 잘못 들어섰을 때는 돌아나오면 돼.

- 예술을 감상하는 취미를 가지렴. 네 주변의 모든 게 바로 예술품이란다.

이런 식의 말들이다. 각 장면마다 많은 물고기들이 돌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어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너> 책이 나왔다. 앞에서 내가 '특별'이란 말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했는데ㅎㅎ 

이 책은 앞의 책에서 길을 떠난 물고기 애드리가 여행을 하다가 느낀 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은 한마디로 '다양성'이다. 

- 어떤 물고기들은 둥글게 둥글게 헤엄쳐요. 어떤 물고기들은 나란히 줄을 맞춰 헤엄치고요.

- 어떤 물고기들은 해가 뜬 낮에 놀아요. 어떤 물고기들은 달이 뜬 밤에 놀지요.

말하자면 모두가 다르고, 각자가 특별하다는 것이다. 나만 특별한 것이 아니므로 남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책들을 학급세우기에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돌그림도 가능하면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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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고민에 그림책이 답하다 - 24가지 수업, 생활 교육 고민을 현장 사례로 풀어낸, 2024 세종도서 교양부분
그림책 아틀리에 36.5 지음 / 교육과실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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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식날 학교도서관에서 챙겨온 책들 중에 이 책만 못 읽고 남았다. 교사용 책에 잘 손이 가지 않았고 어린이책들을 주로 읽다가 가끔 교사용이 아닌 어른책을 읽었다. 이제 2월, 꼼짝없이 새학년을 맞이할 시기라서 그런지 마지막까지 남았던 이책을 펼쳤다. 와 진작 읽을걸? 참 좋은 선생님들의 참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육아의 끝무렵인 30대 중후반부터 교직의 전성기인 40대 때는 나도 모임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이었다. 50대가 되니 이제 기존의 익숙한 모임 외에는 찔러보지도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성격탓도 있고 나이탓도 있는 것 같고 체력도 딸리고 하여튼 그렇다. 수많은 교사모임이 있는데 특히 그림책 관련 모임이 많은 것 같다. 페북에서 본 것만 해도 여러 개인데 이 모임 이름은 또 처음 듣는다. (그림책 아틀리에 36.5) 이름을 참 잘 지으신 것 같다. 뭔가 예술성과 온기가 느껴지는 이름.

책의 구성에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작위적이지 않고 각 장마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고민샘과 저자샘의 대화로 도입을 하고, [그림책 이야기]와 [그림책 수업활동]이 이어진다. [그림책 이야기]는 책 내용 등의 정보만 전달해주는 것이 아니고 저자들의 감상이 자연스레 배어나오며, [그림책 수업 활동]은 길거나 자세하지 않은데도 생생하여 이해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해당 그림책으로 나눌 수 있는 질문이 두세개씩 제시되어 있는데 이게 굉장히 유용하다. 그리고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을 세 권씩 적어준 것도 참고하기 좋다.

나는 '나'라는 장벽이 강해서인지 책을 대충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교사용 책을 읽고 적용이 잘 안되는 편이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고 단 한가지라도 적용점이 생기면 '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 이책 궁금하다 하고 장바구니에 담는다든지, 이 활동 좋겠다 하고 메모해 둔다든지. 더 알아보고 싶은 주제가 생겨 다른 책으로 넘어간다든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게 읽은 보람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었다. 가까운 시일 내로 써먹을 것을 세 가지만 적어보면 이런 식이다.

1. 미술 단원 중 요즘은 사진 단원이 들어있어 1년에 한두번 정도는 사진 수업을 하게 되는데, 이 책 1부 1장 <구름공항>의 수업 사례가 좋은 아이디어를 줬다.
2. 국어 언어예절 관련 단원에서 '비언어적 표현'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된다. 그때 이책에서 소개한 <아진짜> 책이 풍부한 사례를 끌어낼 것 같다.
3. '게임의 고수 6단계'를 학년초에 지도한다. 승부욕을 다스리고 결과에 승복하며 활동 자체를 즐기게 하는 교육의 출발이다. 이때 <졌다!>라는 책의 수업사례를 참고할 수 있겠다.
더 있지만 3번까지만. 교사들마다 꽂히는 부분이 각자 다를 것이다.

이런 생각도 든다. 그림책의 입장에서 '이럴 땐 이 책을' 하고 규정지어지는게 좋을까? 자신이 어떤 레시피가 되는게 좋을까? 좋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교사들이 꽉막힌 바보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 일단 먼저 해보신 사례를 따라가 본 후에 확장이 일어난다. 이렇게 활용하려고 책을 읽어주었는데 저렇게 문이 열릴 수도 있다. 이 확장성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고, 실용성을 넘어서는 감상으로까지 나아가는 단계도 중요하다. 한 책에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는 없으니 이 책은 기획한 대로 자신의 역할을 우수하게 해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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