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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환경교과서
클라우스 퇴퍼 외 지음, 박종대 외 옮김 / 사계절 / 2009년 8월
평점 :
언젠가 공개 상담에 참여한 적이 있다.
내담자는 40대의 과학교사였고,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가 상담장을 찾은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그는 이미 황폐해질 데로 황폐해진 지구에 더이상 미래가 없으며, 앞으로는 그 황폐화가 더 가속화 될것이라 했다. 때문에 자신의 자식들에게 어떠한 꿈도 줄 수 없어 비관적이라고 했다.
그 상담장면을 보면서 그 남자가 말도안되는 허황된 고민에 빠져있는 공황증인가보다 했다. 도저히 그의 생각에 공감할 수가 없었다. 결국 그 상담은 결론도 없이, 그 남자는 상담자에게 어떠한 위안도 얻어내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그날 그 상담장면을 보았던 관찰자 대부분은 아마도 나와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내담자가 지나친 일반화를 하고 있다고.
2007년 태안반도에 기름유출 사고가 있었다. 그때 자원봉사한답시고 집에서 헌옷가지 챙겨들고 가족들이 모두 태안의 한 해수욕장으로 달려갔었다. 끝이 없는 검은 바다에, 검은 돌들, 검은 새들, 심지어는 조그만 게들도 다 검었다. 주저앉아 돌들을 하나하나 닦으며 끝도없는 검은 기름에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났다. 환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토록 시커멓기만 했던 주변경관이 두려웠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아껴야 하고 자연은 보호해야 하며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재산이라고.
막연한 상식같은 이야기 외에 환경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그저 길에 쓰레기 안버리면 되겠거니, 일주일에 한번 분리수거 잘하면 되겠거니.
우리는 너무 모른다.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라지만, 몰랐어도 저지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뒤따른다. 모르고 저질렀던 지구 황폐화의 책임을 이제 우리가 지게 된다고 한다. 자연은 기억을 길게 한다고, 이제 우리에게 돌려줄 때가 오고 있다고.....
석유나, 석탄이나, 갈탄등의 연료가 화석연료라는 것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그리고 석유가 바닥나기까지 40년 남짓 남았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모두가 타는 차니 나에게도 당연히 있어야 하고, 모두가 펑펑 쓰니 나도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하는것인줄만 알았다.
6.25이후 우리가 그토록 좋아하는 아름다운 나라 미국인들이 그렇게 사는 것이 선진국민이 되는 길이라 하니 나는 그렇게 소비만능시대를 사는 것이 세련된 삶이라고 지금껏 알고 있었다.
개발도상국들은 너도나도 물질만이 만능이고 소비만이 미덕이라는 지금껏의 미국식 생활방식을 쫓아가려한다. 잘사는 길은 경제개발뿐이라고 우리가 믿어왔듯이.
이제와 선진국들은 말한다. 경제적으로 잘 살아봤더니 그게 아니더라. 자연은 소중하고 난개발은 지구를 덥게만들어 이상기후를 일으키고, 해수면은 점점 높아져 점점 사라지는 육지들이 생기며, 화석에너지는 이제 곧 소멸되고 말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자연을 훼손시키면 안된다고. 정작 재미는 선진국이 보고 그 덕에 굶주림과 자연재해까지 겪고 있는 아프리카 여러국가들이나 아시아의 일부인 가난한 나라의 경제발전에 우려를 표한다.
변화는 위에서 아래로 오는 것이다. 지금껏 자원 소모와 환경 파괴에 가장 큰 몫을 차지하면서 경제적인 이득을 누려왔던 선진국 사람들부터 변해야 한다. 아끼고 아끼고 아끼며, 재생에너지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고 투자해야한다.
재생에너지에는 풍력이라던가 지열, 태양열, 바이오매스 에너지 등이 있다. 곧 소멸되고 말 화석에너지는 아끼고 재생에너지를 개발함으로 미래의 희망을 키워가야 한다.
학교에서 부터 아이들에게 환경교육을 더 열심히 시켜야 한다. 막연히 자연을 보호하자가 아니라, 미래를 걱정하는 과학교사들이 더 많이 양성되어 실질적인 교육을 해야한다. 또 한사람 한사람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나 하나가 변한다고 뭐가 달라지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 달라져야겠다. 더 열심히 분리수거하고, 더 열심히 전기코드 뽑고, 대중교통을 더 열심히 이용하고....
이제는 진정으로 세련된 삶에대해 고민해 봐야 겠다.
그리고 아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야겠다. ’청소년을 위한 환경 교과서’를 꼭 읽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