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3일 목요일.

시간 한 번 잘 가는구나 그래. 어느새 10월도 중순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참 날이 좋았다. 약간 덥기도 한 것 같고. 괜히 바람막이를 들고 나갔다가 더워서 거의 들고 다녔다.

 

은행에 가서 회사에서 싱가폴로 출장가는 직원이 사용할 비용을 환전했다.

달러-엔화-유안화는 일반 은행에도 많지만, 다른 통화들은 기존의 외환은행 지금은 하나은행에 가서 바꿔야 한다. SGD 1,000 우리 돈으로 한 백만원 정도 되나 보다.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그 다음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꼬맹이가 내일 쓴다는 생밤을 사러 갔다.

이주 전에 안성으로 캠핑갔을 적에 사방천지에 밤이 떨어져 있었는데... 그 때는 개울에 들어가서 가재 잡느라 밤을 주을 시간이 없었더라고. 그 때 차에 밤을 조금만 쟁여 두었더라면 내일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을 텐데.

 

그리고 왕송호수 부근에도 밤을 주울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입만 열면 밤 따러 가자 노래를 불렀었는데 올해도 결국 가질 못했네 그래. 그렇다고 나중에 밤 따러 가는 것도 일이고. 암튼 그렇게 해서 산 밤의 단가는 6,900원이다.



다음 코스는 점심이다. 우리 동네에세 제일 갠춘하다고 생각하는 중국집 원차우. 여긴 간짜장이 진리지. 아직 손님들이 몰려 들기 전이라 빨랑 먹고 나가야지. 다행이 자리가 많아서 2인석에 앉아서 혼밥을 땡긴다. 어제 간 해장국집에서는 빈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4인석에 앉아서 먹었다. 서빙하시는 분에게 혼자인데 자리가 없어서 4인석에 앉아도 되냐고 물으니 상관 없다고 하신다. 장사하시는 분들의 입장도 생각해야지. 혼자 와서 떡 하니 4인석을 차지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지.



내 고향은 인천이다. 우리 인천에서는 간짜장을 시키면 무조건 계란 후라이를 하나 앵겨 주었었는데... 그건 인천에서만 통하는 이야기였나 보다. 예전에는 삶은 계란 반쪼가리 아님 메추라기 알이라도 하나 주었었던 것 같은데 물가폭등의 여파인지 이젠 국물도 없어져 버렸다. 그런 게지.

 

타라~ 짜장을 때려 붓고 잘 비빈 다음, 흡입하기 전의 찬란한 자태를 찍어 봤다. 어려서는 단무지랑 같이 나오는 생양파를 누가 먹나 싶었는데 나이가 들었는지 이젠 생양파도 잘 먹는다. 춘장을 찍을 필요는 없고. 생양파의 알싸한 맛이 간짜장의 느끼함을 잡아 준다고나 할까. 마라팜에 게눈 감추듯 바로 흡입해 버렸다. 단가는 7천원, 나름 갠춘한 가격이다. 아 이젠 간짜장도 거의 만원에 육박하게 되었구나 싶다.




하나머니라고 하나은행/카드에서 몇 원씩 적립하는 앱이 하나 있는데...

다음달에 자동차 보험 갱신할 때가 돼서 견적이 얼마나 나오나 견적만 받아도 바로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하나머니를 만원 준다고 한다.

이미 삼성화재 견적으로 지난 주에 만원 받아 먹었지.

 

오늘 짜장면은 케이비손보로 간닷!

아침에 악사에서 받은 견적보다 이십만원이나 비싸다. 십년 탄 똥차인데 뭐 보험료가 이래 비싸나 그래. 웃기는 건, 새차는 새차라서 보험료가 비싸고 똥차는 똥차라서 보험료가 비싸댄다. 웃기지 참. 그러니까 결국 보험료는 내리지 않고, 낼만큼 내라는 말이겠지. 만원이라도 이렇게 빼먹어야 내 속이 시원하겠다. 짜장면 고마워요 케이비 손보.



, 이제 밥을 먹었으니 커피 한 잔 때려줘야겠지. 짜장면집으로 가다 새로 생긴 커피집을 하나 발견했다. 너트커피라고 한다. 닝겡들이 없어서 잽싸게 아이스라떼 한 잔을 주문하고 자리를 잡아서 핸드폰 게임질에 전념한다. 내가 주문하자마자, 열댓명이나 되는 이들이 몰켜 들었다. 하마터면 큰 일날 뻔 했다. 옆에서 들어 보니 래스베리 에이드가 만난다고 하던데, 다음 번에 한 번 도전해 봐야 하나 어쩌나.



며칠 전까지만 해도 겨울이 왔나 싶을 정도로 추웠는데 오늘은 다시 덥더라. 온도는 21, 체감 온도는 22도라고 한다. 그러니 더운 커피를 마실 수는 없고 바로 아이스라떼를 주문해서 한 모금 빠니 얼음만 둥둥 뜬다. 커피하우스에서 버티려면 좀 배정을 해가면서 마셔야 하는데...

 

옆에서 주워 들으니 클래식은 산미가 있다고 한다. 아마 좀 신맛이 나는 모양이다. 옆에 쪼끄만 커피나무도 있다고 하던데... 커피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녀석들이 아니었나. 신기했다. 참 단가는 4,500.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기증할 책들을 둘 곳을 찾아 삼만리. 중앙공원에 책장 생각이 나서 발걸음을 그리로 돌렸다. 예전에는 시내 곳곳에 이런 곳들이 많았는데 책을 멀리하는 시장님의 등장으로 기존의 좋았던 시스템들은 죄다 사라져 버렸다. 좋은 건 사라지고, 무언가 새로운 건 보이지 않는 그저 그런 삶들의 연속이 아쉽다.

 

내일 아침에 먹을 이탈리언 고로케를 사들고, 사무실로 복귀.

 

참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아민 말루프의 신간 이야기도 해야 하는데, 좀 귀찮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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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10-13 15: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냥반은 싱가포르에서 유명한가보죠?^^;;
암튼 잘 읽어 내려가다가 짜장면 사진,, 더구나 비비시고 찍은 사진 보고
먹고잡아서 눙물이 나오려고,,,ㅠㅠ
전 오늘 아들 생일 저녁으로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고
생일 케이크에 지난번에 먹고 맛있다며 사온 티라미쑤까지 먹었는데도
눙물이,,,
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츄릅

근데 생각해보니 저 어릴적 짜장면이 500인가? 1000원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 여긴 인플레이션 심각합니다요.ㅠㅠㅠㅠ

근데 2, 매냐님 아침에 드실 고로케까지 챙기셨다는 부분 읽고
동질감이!!! 저도 가끔 그런 닝겐이라,,,^^;;;

레삭매냐 2022-10-13 15:22   좋아요 1 | URL
저도 싱가폴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ㅋㅋ

해외에서 자주 접할 수
없는 음식 중의 하나가
짜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간짜장은 더더욱 !

맞아요, 짜장면이 예전에는
저렴이의 대명사였었는데...

제가 레이와진이라는 한미
커플 너튜브를 즐겨 보는데
그 집의 돌아가신 어머님이
미국이 40년만에 최악의 인
플레라고 하는 걸 듣고 실감
이 가더라구요.

고로케는 양이 많아서 아침
에 다 못먹습니다. 이틀에
노나 먹는답니다.

얄라알라 2022-10-13 15: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장이 바뀌면 도시 풍경이 미묘하게, 특히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서비스며네서 변하더라고요 ...흑흑 왜 하필 책을 멀리하는 시장님이 2022년 등장하신 건지, 제가 그 지역 살지는 않지만 안타까움을 느낍니다....흑흑...

레삭매냐 2022-10-13 15:24   좋아요 3 | URL
그렇습니다 -

이번 선거 끝나고 시장님이
바뀌었는데, 시장실 집기와
리모델링에만 5천만원을 썼
다고 하더라구요...
세상에 - 이거 너무 하시는
거 아입니까 !!!

책은 돈 없다고 안 사주면서
리... 에잉 ~

얄라알라 2022-10-13 15: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근데, 원차우....이거 상호가 딱 맛집일거 같은 느낌^^입니다 가격도 딱 좋아요

레삭매냐 2022-10-13 15:32   좋아요 2 | URL
갠적으로 다른 건 몰라도
간짜장 하나 만큼은 저희
동네 쵝오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넵.

아까 카페에서 근처 남기
짬뽕의 가성비가 최고라
서 해서 검색해 보니,
원차우보다도 천원 더 비
싸네요 ^^

거리의화가 2022-10-13 15: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간짜장 소스가 아주 푸짐해보입니다~ 면도 정갈해보이구요^^ 근데 뭔가 양이 작아보이는데 사진이라 그렇겠죠?ㅎㅎ
저는 원래도 생양파를 좋아했어요. 이상하게 양파가 익히면 왜 더 저는 맛이 없는지ㅋㅋㅋ 본연의 맛을 즐깁니다. 춘장 찍는 것도 안 좋아해서 그냥 우걱우걱 씹어먹어요~^^
매냐님 말씀에 동감해요. 좋은 건 왜 금방 사라져버리는 걸까요?ㅠㅠ

레삭매냐 2022-10-13 16:06   좋아요 3 | URL
빅사이즈 저희 동료가 항상
부족해 보인다고 곱배기
들어갔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어서요 ㅋㅋㅋ 양이 적은
저로서는 충분합니다.

맞아요, 양파를 볶아서 캐러
멜라이징을 하는 것도 좋지
만 쌩양파 특유의 맛도 아주
좋아라한답니다. 맛을 아시는
분이시군요.

아쉽게도 좋은 건 그렇게 사라
질 운명인가 봅니다.

미미 2022-10-13 15: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점심으로 연어덮밥을 먹고
새로 오픈한 가게에서 흙당밀크티를 사먹었어요.
오늘은 정말 날씨가 좋아서 마음이 붕떠 입맛도 돌았던 느낌?

밤이 아주 토실해보이네요ㅎㅎ
책 기증하러 다녀오셨군요.
아민 말루프 이야기 기다립니다.^^*

레삭매냐 2022-10-13 16:07   좋아요 2 | URL
흙당밀크티 하시니,
언젠가 마신 오키나와 어쩌구
밀크티 생각이 나네요. 넘나
달아서 그만...

접 때 광명동굴 갔다가 체포
해온 밤들은 너무 부실해서
통통한 녀석들로 수배를 했답니
다.

아직은 아니구요, 앞으로 기증
하기 위한 사전답사였답니다.

아민 말루프 열심으로 읽고 있
습니다. 기대해 주셔요.

파이버 2022-10-13 15: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중앙공원 작은북까페 사진에 있는 웅진 어린이 백과사전 제가 어릴때 집에 있던 책인데 넘 추억이네요. 어제까지만해도 추웠는데 오늘 낮은 더워서 땀 송글송글...

레삭매냐 2022-10-13 16:08   좋아요 3 | URL
여윽시 대단하십니다.
울 책쟁이들이 보유한 매의
눈은 피해나갈 수가 없군요 !

저도 유심히 책장에 뭔 책들
이 꽂혀 있는지 살펴 보았답
니다.

넵 오늘 낮에 정말 더웠어요.

stella.K 2022-10-13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칙입니다. 반칙!
어제 오늘 계속 먹을 것만 올리시고! ㅠ

역시 밤은 힘들더라도 까먹는 재미가 있어야죠.
저희집은 깐밤을 사다 먹는데 편하긴 하지만.
잘못하면 입천장이 까질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하는디…
짜장이 7천원이면 정말 싼 거죠. 인천은 계란후라이를 얹는군요.
그것도 없어지다니 어찌살아야 좋을지 모르겠슴다. ㅠㅠ

레삭매냐 2022-10-14 09:07   좋아요 1 | URL
접 때 안성으로 캠핑갔을 적에
산에 밤이 지천으로 깔려 있더
라구요. 밤껍질 까는 게 빡시긴
하지만 생밤 맛이 지기더라구요.

살이가 점점 팍팍해지는 그런
너낌입니다.

서니데이 2022-10-13 2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싱가포르 지폐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요즘 드라마에서 잠깐 싱가포르 화면을 보았는데, 좋은 곳 같았어요.
간짜장 주문하면 계란 후라이 주는 거 아니었나요?? 늘 그렇게 주시던데.^^
레삭매냐님, 맛있는 음식 사진 잘 봤습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레삭매냐 2022-10-14 09:07   좋아요 1 | URL
제가 아는 누군가는 싱가폴
좋다고 노랠 부르더라구요.
추위가 싫다며 싱가폴 가서
살고잡다고요.

저도 싱가폴 달러는 처음 봤
답니다.

저희 동네에서는 간짜장에
계란 후라이 안주네요 힝~

coolcat329 2022-10-14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싱가폴 넘 가고 싶은 나라에요. 돈조차도 깨끗하네요. ㅋ
저는 간짜장도 라떼도 안좋아하지만 사진만 보면 너무 먹고 싶어요. 😂

레삭매냐 2022-10-14 10:20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러시군요 :>

싱가폴에는 가보지 못했는데 -
저도 한 번 가보고 싶더라구요.

래플스인가에서 싱가폴 슬링
한 잔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