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채집활동에 열심이다.

아마 난 예전에 원시인이었다면 적어도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주에는 수원 만석공원으로 새뱅이 사냥을 갔었다.

작은 수로에 새뱅이라는 민물새우 녀석들이 살고 있는데, 참 신기했다.

 

그짝 동네에서는 친구들 사이에 연락망이 잘 되어 있는지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 들어 새뱅이 사냥을 하는 걸 보고는 다른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갑자기 아이들이 많아졌다.

 



원래는 그냥 흐르는 물에 발이나 담그고 물놀이나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가만 있을 수 있을소냐. 마침 가지고 있던 채집통과 잠자리채를 이용해서 새뱅이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일단 그렇게 담아서 피티병에 담아서 물고기(아마도 밀어?)를 관찰하고 있었는데 저짝에서 불법단속 조끼를 입은 두 명의 아자씨들이 등장해서 아이들을 수로에서 다 쫓아냈다. 무섭기도 하여라. 우리는 잡아서 관찰한 다음에 다시 자연으로 방생하는데, 그렇지 않고 데려가는 사람들도 있는가 보더라.

 

아니나 다를까 니가 뭔데 가라마라냐며 옥신각신하는 모습도 보이고... 다투는 이들은 심각하겠지만 멀리서 보니 또 팝콘각이었다. 여튼 불법단속 아재들의 파워로 그 많던 아이들이 모두 내쫓기고 수로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그렇게 단속 아재들이 두 번인가 다시 돌아온 다음에는 마음 놓고 다시 새뱅에 사냥에 나섰다. 새뱅이가 도심에 그렇게 많이 살고 있다니 그야말로 놀랄 노자였다.

 


_어제 만난 올챙이 녀석, 9월 중순에 올챙이라니! 너 너무 늦은 거 아니냐?_


오늘은 동네 다슬기 사냥에 나섰다. 그것도 가장 뜨거운 시간에. 내가 미쳤지 미쳤어. 가는 길에 대야를 하나 주워서 그 안에 다슬기 녀석들을 체포해 넣었다. 대야가 처음에는 참 지저분했었는데 대야 안에 수북히 쌓인 다슬기 녀석들이 슬러지들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게 아닌가 말이다. 오호라 -

 

실컷 구경한 다음에 체포한 다슬기 녀석들은 죄다 풀어주었다. 구경 잘 했다.

 

그럼 다음에는 집에 복귀하는 길에 산을 타면서 도로리와 밤을 줍기 시작했다. 밤은 이미 철이 지났는지 사람들이 죄다 훑어 갔다. 도로리는 쬐간하게 주워왔다. 내가 아무리 산에 사는 다람쥐가 먹어야 한다고 해도 듣지 않는 1인이 있어서... 어디서 보니 싹을 틔워 화분에 심는 이도 있던데. 나도 한 번 따라해 볼까 생각 중이다.

 

참 아까 점심 먹고 나서는 나팔꽃 씨앗도 아마 데려왔지. 어디에 두었더라. 예전에 얻어온 고무나무는 생각처럼 쑥쑥 자라지 않던데. 아마도 나의 미숙한 실력 때문이겠지 뭐.




_요건 어제 왕송호수 커피트레인 앞에서 찍은 해바라기 사진_



_들개미취를 코스모스라 벅벅 우기는 1인과 아옹다옹. 역시 가을에는 코스모스지._



_이건 이름을 모르는 꽃인데, 아주 화려하고 이뻐서 한 컷트.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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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9-19 1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도토리 너무 반질반질 하게 예쁩니다^^!
고향 떠나 있으니 도토리를 못본지 몇년 된 것 같아요… 도토리 줍기도 새뱅이 사냥도 나팔꽃씨앗 채집도 잘하시는걸보니 진짜 능력자 같으세요!

레삭매냐 2021-09-19 20:37   좋아요 3 | URL
능력자는 아이고 기냥 -

도토리는 한 번 싹을 틔어서
심어 보려구요 :>

나팔꽃씨는 어디에 두었는지
못 찾고 있네요 ㅠ

미미 2021-09-19 1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싸움구경할때 누군가 팝콘 팔면 정말 웃길거 같아요ㅎㅎ

레삭매냐 2021-09-19 20:38   좋아요 2 | URL
저도 가끔 그런 상상을 해본답니다.

그런데 막상 쌈하는 내용을 보면
별 것 아니더라구요.

새파랑 2021-09-19 1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삭에냐님 책에 이어 이제는 도토리까지~!!

레삭매냐 2021-09-19 20:39   좋아요 3 | URL
반질반질 도토리 멋지지요.

밤은 누구 먼저 다 털어 갔더
라구요 세상에나. 역시나 선
빵이 무섭습니다.

막시무스 2021-09-19 19: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 추석연휴는 순수 자연주의 하셨네요!ㅎ 가을 하늘 아래 해바라기꽃이 너무 인상적입니다!ㅎ

레삭매냐 2021-09-19 20:39   좋아요 4 | URL
어젯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달이
정말 환하더라구요 ^^

막시무스님도 즐거운 명절되세요 ~

해바라기 사진은 간만이라 그런지
더 반갑네요.

그레이스 2021-09-19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상사화 아닌가요?
모양은 그렇게 보이는데...
아니면 석산

레삭매냐 2021-09-20 09:46   좋아요 2 | URL
알려 주신 대로 검색해
보니 석산이 아닌가 추정
되네요.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bookholic 2021-09-20 0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토리를 볼 때마다 누가 맨처음 도토리를 도토리묵으로 해먹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ㅎ

레삭매냐 2021-09-20 09:47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

도대체 누가 도로리묵을 해
묵을 생각을 하였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요런 신기한 내용들과 그 기
원을 모아 책으로 내도 재밌
지 않을까 싶네요.

mini74 2021-09-20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바라기 사진 참 좋아요. 씨까먹음 맛있는데 ㅎㅎ 어릴 적 동네 남자애들이 싸운다그러면 쭈쭈바 물고 구경했던 기억이 ㅎㅎ 근데 그애들도 말만 실컨하고 딱히 싸우진 않았던 기억이 나요.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

레삭매냐 2021-09-21 09:30   좋아요 1 | URL
그렇죠, 해바라기 씨 볶은 게
전 참 맛있더라구요. 자꾸만
먹게 되는 중독성이 있더라구요.

하드각이네요... 원래 입으로만
하는 쌈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메리 추석입니다.

chika 2021-09-21 0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
마지막 사진 꽃은, 꽃무릇이라 알고있습니다. 우리집 마당에도 해마다 피네요 ^^

레삭매냐 2021-09-21 09:32   좋아요 2 | URL
꽃무릇인가 봅니다 :>

이명으로 석산에 붉노랑상사화
도 있네요.

마당에 매년 핀다고 하니 부럽
삽니다. 감사합니다, 치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