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주차장 찾기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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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무료 주차장 찾기』라는 작품은 분명 소설인데 소설 같지 않은 이 묘한 느낌의 글은 뭘까? 작가님이 자신의 이름을 작품 속에 써서일까? 아니면 자신의 상황인것 같은 이야기를 그대로 차용한것 같은 느낌 때문일까? 

마치 소설인데 에세이 같은 묘한 느낌의 작품이다. 그래서 상당한 몰입감이 생기는 작품인데 특히 작품 속의 여러 상황들이 꽤나 사실적으로 그려져서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작가님 진짜 자신 이야기 아닌가요?



연작소설집답게 책에서 총 3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먼저 소설가인 주인공이 대기업 정규직 마케터인 아내 진진을 대신 주말 부부로 지내며 서울에서 딸 주동의 육아를 책임지고 동시에 다른 부업으로 생계에 보태는 동시에 틈틈이 글쓰기도 하는 상황이 그려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무료 주차장을 찾는다면 유치원 차를 타고 사라져버린 유치원 기사님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무료 주차장 찾기」는 도심 속 특히나 서울이라는 곳에서 무료로 주차를 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말하는 것 같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그 무료라는 공간이 주는 어떤 당연한 몫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였다.

이어 나오는 「숲 체험」은 주말 하루 3시간 가량의 올림픽공원 북문 근처에서 진행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숲 체험에 주동을 보내고 난 뒤 무료 주차나 저렴한 주차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묘하게도 무료 주차라는 포인트가 첫 번째 이야기에 이어서 진행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 과정에서 이를 소재로 한 글쓰기로 블로그 광고 수익까지 얻고 나중에는 그 수익이 줄어들어 진진의 소개로 장과장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무인 문구점을 관리하는 일을 하는데 수익을 창출하려는 일환으로 아이를 돌보는 일까지 전개되는 과정이 독특한 발상이란 생각이 든다. 



마지막 「반품 알바」에서는 발을 다쳐 깁스를 하게 되고 병원에 입원한 그에게 어느 날 예전 알았던 선배가 찾아와 반품 알바를 제안하고 마침 진진도 정리해고를 당한 뒤라 결국 부부가 함께 이 일을 하게 되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상황은 기대했던 바대로 흘러가지 않는데...

연작소설 중 한 편의 제목이겠거니 싶었던 '무료 주차장 찾기'는 놀랍게도 세 편의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좋게 말해 프리랜서지 현실은 비정규직에 언제 수입이 중단될지 알 수 없는 불안정한 상태의 작가 오한기가 온갖 부업을 전전하며 수입을 만들려는 모습, 그런데 정작 본업이라고 생각했던 글쓰기는 등한시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려지면서 작가와 생업이라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오가는 그 고민이 생생하게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 소설 곳곳에 작가님의 진짜 작품이 언급되고 이외에도 여러 설정이나 과거 등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시종일관 이것은 에세이를 빙자한 소설인가 아니면 소설 보다 더 소설 같은 자신의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 쓴 자전소설인가 싶을 정도로 묘하게 몰입해서 보게 되는 작품이라 상당히 재미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연작소설집이였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고 싶어질 정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을 고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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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라는 세계 -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
켄 베인 지음, 오수원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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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공부한다고 하면 우리는 가장 먼저 시험에서 합격하거나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공부는 그런 의미이고 이미지다. 하지만 진정으로 공부한다는 의미는 배움을 의미하는 것이다. 

『공부라는 세계』에서는 이런 배움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말하고 있는데 이 책이 하버드대학교에서 우수도서로 선정이 된다면 어떻게 보면 진정한 의미의 배움을 배울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배움의 본질은 아주 간단명료하다. 바로 '지적이고 성숙한 삶을 위한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결국 우리로 하여금 공부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한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인지 책에서는 흥미롭게도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있다. 보통 우리가 공부를 한다고 하면 초반 이야기 한대로 좋은(높은) 점수를 받고 좋은 대학, 좋은 회사 내지는 직업을 얻어 성공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이러한 성공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먼저 알아봄으로써 우리가 이런 성공을 위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을 위해 우리는 어떤 배움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결국 공부의 본질에 대해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특히 이 부분에서 저자는 '심층적 학습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탐구적 자세를 말하고자 함일 것이다. 

분명 표면적인 성과도 중요하다. 그건 확실히 성취 욕구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인데 이것에 너무 매몰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며 이때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단순히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학습자가 아니라 질문을 하고 스스로 주도권을 가진 심층적 학습자가 되어서 종국에는 자신을 찾는 공부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깊이 있는 배움에 대한 주장이 바로 이런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일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깨달음을 거친다면 우리는 결국 배움을 단순한 학습의 차원을 넘어 인생의 목표와 삶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 변화로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새삼 공부라는 단어가 지닌 무게감과 깊이를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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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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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유폐하는 겁니다.(p.47)


프랑스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 2023년 수상작이 바로 『그녀를 지키다』이다. 이 작품은 현재 프랑스 내에서도 굉장히 주목받고 있는 장바티스트 앙드레아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그 배경이 흥미롭게 느껴져서 더욱 기대되었던 소설이기도 하다. 

피에타 석상은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를 찾았을 때 관람을 하고자 하는 작품일텐데 이 소설에서는 바로 이 피에타 석상에 얽힌 비밀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뭔가 소설이 아닌 사실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것 같다.



보호하기 위해 유폐를 결정했다는 바티칸의 주장 속 피에타 석상은 수도원의 지하에 감춰진다. 과연 보호라는 목적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그 석상을 조각한 것으로 알라진 미모라는 인물이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면서 과연 어떻게 지금의 순간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미켈란젤로 같은 위대한 조각가가 되길 바랐던 어머니의 바람은 아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결국 아이를 어린 나이에 석수장이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러 오겠다고 했지만 20년이란 시간이 그들 사이에 존재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왜소증을 가진 이 미모라는 아이는 그 긴 시간을 지나며 알베르토라는 조각가 밑에서 일을 하지만 주변의 무시와 굶주림에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것인지 분명 조각에는 재능이 있어 보인다.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 날 미모는 오르시니라는 부유한 명문 가문의 비올라를 마주하게 되고 두 사람은 친구가 된다. 두 사람은 집안 등의 모든 것에서 너무나 차이가 났지만 각자가 꿈꾸는 바가 있었고 서로의 꿈을 공유한다. 

비올라는 부유한 명문가의 여식이였지만 당시의 상황은 마치 조선시대의 양반가의 여성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여성에겐 배움의 길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과연 둘의 꿈은 어디로 향할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미모가 조각했다는 피에타 상을 둘러싼 파문 아닌 파문은 결국 그녀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지하에 유폐를 시키게 되는데 과연 어떠하길래 보는 이들로 하여금 동요와 혼란을 일으키게 되는지 마치 소설인듯 사실인듯한 느낌은 만약 실제로 존재하는 피에타 조각상과 맞물려 묘한 상상을 하게 만들어 영화로 만들어도 상당히 재미있을것 같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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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도둑과 악인들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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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도둑과 악인들』는 『교수 상회』로 제6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한 유키 하루오의 작품으로 그의 데뷔작이라고도 한다. 작품은 현대가 아닌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져 더욱 흥미로운데 총 여섯 편의 단편이 수록된 본격 미스터리 연작 단편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가자 먼저 나오「가에몬 씨의 미술관」은 화가인 이구치의 아버지가 가에몬이라는 한 사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에게 과거 화랑(네덜란드) 왕족으로부터 구한 괘종시계를 팔았는데 그것이 진품이 아닌 모조품이였고 거래를 한 두 당사자가 죽음을 앞둔 가운데 이구치가 진품을 돌려주고 모조품을 가져오려고 하는 이야기다. 이 일에 동행하게 된 이가 절도의 이력이 있는 하스노라는 점에서 과연 이 두 사람은 진품과 모조품을 무사히 교환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악인 일가의 밀실」은 미노다 일가의 당주인 아키요시가 영국에서 귀국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별관을 정리하던 중 벌어진 밀실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당주의 자식들이 하나같이 제대로된 인간이 없는 가운데 그나마 유일하게 멀쩡하다 싶었던 차남이 살해되었다는 점에서 과연 이구치와 하스노는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지 기대된다.

「유괴와 대설 유괴의 장 / 대설의 장」은 이구치의 처형 부부 딸 미네코의 유괴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로 유괴범의 편지를 둘러싼 흥미로운 하스노의 추리가 펼쳐지고 그 가운데 유괴된 조카인 미네코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뒤이어 나와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하루미 씨의 외국 편지」는 화가인 이구치를 후원하는 하루미 사장의 아내의 죽음 이후 그녀에게 보내져 온 불어로 쓰인 편지를 둘러싼 이야기다.



「미쓰카와마루호의 요사스러운 만찬」은 대형 화물선인 미쓰카와마루호의 사장인 히로카와 사장의 하녀인 데루에라는 여성이 시체를 발견한 이후 발생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작품인「보석 도둑과 괘종시계」는 언뜻 보면 첫 번째 이야기 아니였던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데 그렇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진품인 괘종시계와 루비 보석 도난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이쇼 시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당시의 용어들이 등장하는 것도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냉철한 탐정과는 거리가 먼 도둑 탐정이라고 해야 할지 개성있는 캐릭터의 등장은 뭔가 그 시대의 분위기와도 묘하게 어울리고 6편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단편소설 같지만 또 이 작품들이 연작소설이라는 점에서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작품 같은 느낌도 들게 해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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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 LOGOS 일과 선택에 관하여 조우성 변호사 에세이
조우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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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인 변호사의 활약이 그려지는데 천재성을 띈 주인공이라 더욱 화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즌 2가 만들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과연 언제쯤인지는 알 수 없는 가운데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에피소드 원작이 수록된 작품이 있다고 해서 드라마 성공과 함께 화제였던 책이 바로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이다. 

이 책은 총 2권으로 이뤄져 있다. ‘LOGOS 일과 선택에 관하여’와 ‘PATHOS 삶과 태도에 관하여’가 그것으로 먼저 만나 본 책은 그중에서도 시리즈 두 번째 도서라고 하는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 LOGOS 일과 선택에 관하여』이다.

나 역시도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전편을 꼼꼼하게 본 건 아니여서 책을 읽으며 드라마의 어떤 에피소드가 이 책에 실려 있나 싶어 관심있게 보았다. 


책에는 총 25개의 에피소드가 소개되는데 그중 두 업체의 계약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보면 기한 내에 계약한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하고 이미 지불한 돈을 반환하라는 측과 상대방이 오히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며 잔금을 지급하라는 대립은 사실 많은 계약 관계에서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볼 수 있는 분쟁이라는 점에서 과연 이때 관건인 ‘입증책임’은 어떻게 되는가를 다룬 이야기는 흥미롭다. 


또 한 건설회사와 중앙부터 공무원 간의 뇌물 수수를 둘러싼 투서에 대한 이야기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뉴스에서도 볼 수 있는 내용이라 이런 내용을 검사실로 투서로 보내는 경우가 실제로 있구나 싶어 신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권력에 심취해 누군가의 역린을 건드린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에 대한 댓가는 분명 따라온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에피소드 같아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은 실제 발생했던 사건을 중심으로 무려 26년차 변호사인 저자가 썼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사고의 유형과 법적 분쟁 과정 그리고 결과 등을 알 수 있어서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법은 상식’이라든가 ‘착한 마음’이라는 것이 모두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인상적이였다. 때로는 상식의 허를 찌르거나 선의가 함정이 되거나 진심이 족쇄가 되기도 한다는데 선의가 항상 법률 앞에서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보면 그래서 더 현명하게 행동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서 선의와 현실은 분명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평판은 삶의 결정적인 순간에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보면 그럼에도 삶을 성실히 그리고 선하게 살아야 할 필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것 같고 나름 인과응보의 결과를 볼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라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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