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이 쓴 작품이자 영화화된적도 있는 『오만과 편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야기가
바로『파이와 공작새』이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읽어보질 않았다고 해도 이 작품을 읽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느나 전체 목차나 내용 등을 생각하면
그래도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읽고 읽어보면 좀더 상황설명 등이 더 잘 이해되어 훨씬 재미있을것 같긴 하다.
책은 유명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남자친구로부터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받고 마치 안식년을
가지듯이 버지니아의 작은 마을 서머힐에 와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출장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케이시가 어느날 자신이 세들어 사는 작은
집 베란다에 나타나 거리낌없이 샤워를 하는 한 남자와의 악연에서 시작된다.
그 남자는 케이시가 세들어 사는 집 옆에 위치한 대저택의 주인이자 유명한 할리우스 스타로,
주로 시대극에서 멋진 왕자님 같은 역활로 뭇 여성들로부터 상당한 구애를 받고 있는 인기남 테이트다.
어린시절부터 연기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온 테이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어머니가 살았던
저택을 다시 사주려 했지만 끝내 그의 성공을 보지 못한 채 돌아가신다. 그래도 그는 결국 번돈으로 저택을 구매하고 어머니가 어릴 적 들려주시던
이야기에 의지해 저택과 케이시가 사는 집을 수리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어머니가 돌아시기 전에 이 일을 해드리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느껴 저택
수리가 끝난 뒤에도 이곳을 찾지 않다가 여동생인 니나의 부탁 아닌 부탁에 결국 저택에서 쉴 요량으로 온 것이였다.
다만, 저택을 관리해주다시피 한 아버지 같은 존재인 키트가 케이시와 테이트 모두에게 서로에
대해 이야기해주지 않아 단단히 오해가 생겼다. 테이트는 케이시를 파파라치로, 케이시는 그를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왕자병에 스타병까지 걸린 최악의
남자로 말이다.
그런 두 사람이 키트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자선단체의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각색한 연극에 참여하게 되고 여기에 니나의 전남편이자 테이트로부터 거액의 돈을 뜯어낸 바 있었던 질 나쁜 남자였던
데블린까지 합세하고 어딘가 모르게 키트와는 사연이 있는 듯한 올리비아라는 중년 여성(예전에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한 경력이 있다)과 테이트의
친구이자 역시나 배우인 잭, 그가 한 눈에 반한 인물이자 케이시의 이복 자매이기도 한 지젤 등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말 그대로 현대판 『오만과
편견』에 조금 더 구체적인 로맨스가 덧입혀져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케이시를 보고 첫눈에 반했으나 자신의 감정조차 잘 몰랐던 테이트, 단단히 그를 오해해 좀처럼
테이트의 진심을 보려하지 않는 케이시, 이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테이트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 못된 남자 데블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활약이 순식간에 이야기를 읽어나가게 하기 때문에 제인 오스틴 식과는 또다른 매력을 지닌 로맨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