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유전자가 온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6
안덕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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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들의 이기심이다. 나만 아니면 된다거나, 반대로 나를 위해서만 행동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고 심하게는 사회문제화 되기도 하는데 이번에 만난 『이타적 유전자가 온다』는 제목부터가 마치 오타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처음엔 당연하다시피 이기적 유전자로 읽었는데 이는 아마도 소위 말하는 사람의 고정관념 때문이 아닐까 싶다.)로 독특함을 풍기는 작품이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일환 중 하나로 발표된 재개발 정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은 바로 이 재개발, 특히나 뜨거운 감자인 서울의 재개발을 소재로 하고 있고 이에 해당되는 반석연립 세입자들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담아내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게다가 어찌보면 지극히 어른들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재개발에 관련된 문제를 고등학생인 이다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데 이다네 가족은 반석연립 302호에 살고 그야말로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는 마이웨이 가족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어찌됐든 표면상으로 가족애를 보인다.

 

이 책의 매력은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고 있는 소재도 그렇지만 이다네 가족 구성원의 매력도 한 몫하는데 무려 서울대를 나왔으나 현재는 백수인 큰삼촌은 운동권 출신이며 작은삼촌은 용역 깡패이자 보수꼴통으로 불리며(어찌보면 형제가 상극인 셈이다), 섹시한 것과 예쁜 것도 무기라고 생각하는 엄마,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센 언니 격인 할머니와 이런 집안 구성원과 그들의 싸움에 벌써부터 이골이 난 고등학생인 이다까지 그야말로 콩가루 집안의 피 씨 가족이다.

 

운동권 출신, 색깔론자, 이념과 사상의 대립, 여기에 재개발로 졸지에 거리에 나앉게 된 가족들과 이런 상황마저도 돈벌이로 활용하는 사람의 극명한 대비와 갈등은 그저 문학작품으로만 보기엔 부족할 것이다.

비록 제각각으로 살았으나, 그 과정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다투었을지언정 재개발과 그로 인해 직면하게 되는 공통된 문제 앞에서 이들은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 속에서도 이타적 유전자를 끄집어내게 되고 어느새 하나의 목소리를 내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계란으로 바위치기격일지도 모를 이야기, 그렇기에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결국엔 그렇게 될 것이라는 당연한 결말이 먼저 보이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는 결코 뻔하지 않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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