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 공주 살인 사건』은 작품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읽게 된 책인데 이미 동명의
<백설 공주 살인 사건>으로 영화가 제작되었고 제18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의 초청작이라고 하니 왠지 더욱 기대되었던 책이다.
개인적으로 작가인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은 『고백』과 『왕복 서한』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 책은 표지에 적힌 문구라든가, 제목 자체가
주는 기대감이 컸던게 사실이다.
이 책은 화장품 회사에서 근무했던 미키 노리코라는 여성의 죽음과 현대의 SNS가 불러온
파급력, 그리고 피해자의 아름다운 외모가 그녀의 직장과 연결되면서 '백설 공주 살인 사건'이라는 상당히 극적인 내용으로 대중에 비춰지면서 화제가
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잔혹한 범죄의 희생양처럼 보이는 미키 노리코. 과연 이 사건을 취재하게 된 주간지의 기자인
아카보시 유지는 미키의 주변인들을 인터뷰하면서 어떤 진실을 밝혀내게 될 것인가?
사실 누군가가 비운의 죽음을 맞이하면 보통 사람들은 그 사람에 대해 비교적 좋은 점을 말하려고
하면서 망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도 하지만 극적인 요소들이 다수 포함된 사건의 경우 명확한 진실이 밝혀지지 전까진 추측에 추측이 더해져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부추기는 동시에 보다 더 자극적인 카더라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는데 이 사건에서 미키를 살해했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유력한 용의자는 바로 입사 동기인 시로노 미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둘은 이름에는 '미키'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얼핏 시노로는 미키를 죽이기에
충분한 살인 동기를 지녔을지도 모르고 점차 상황도 그녀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여기에 더해 소위 웹상에서는 시노로에 대한 마녀사냥이 시작되기까지
하는데...
예쁜 입사 동기로 인해 늘 비교당하고 애인까지 빼앗긴데에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죽였다는 추측은
그럴듯한 포장(과거 그녀가 누군가를 저주하는 의식을 했고 그에 대한 효과도 있었다는)이 더해져 점차 시노로로 범인이 굳혀지는 상황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를 이용해 과거라면 결코 힘들 억울한 사정을 불특정 다수에 토로해 여론의
힘을 얻고 종결된 수사의 재수사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제대로된 수사조차 받지 못했던 피해자가 그나마 뒤늦게라도 피해를 보상받기도 하지만
간혹 무고죄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먼저 사실 판단을 통한 이성적인 비판을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타인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지도 못하기에 상대방을 나의 기준이나 내가 그
사람과의 경험에서 얻은 단편적인 정보를 통해서 판단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충분히 자의적인 해석으로 그 사람을 평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득 '과연 내가 지금껏 행한 행동 중에서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그 뜻을 해석한 사람들은 없었을까?' 그래서 '혹시라도 그들 중에서
나에 대해 비난의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