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휴대전화 카메라의 성능이 뛰어나기 전에는 디지털 카메라를 많이 사용했고(실제로 TV
속에서도 광고를 많이 했었다) 디지털 카메라 이전에는 필름 카메라가 있었고 이 필름 카메라가 있던 시절에는 어딘가에 놀러갔다오면 의례적으로
사진을 뽑기 위해서 동네 사진관으로 향했다.
지금의 동네 사진관과는 그 분위기도 사뭇 다른 그 당시의 동네 사진관은 어딘가 모르게 친근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마리 종활 사진관』은 어딘가 모르게 어릴적 추억이 떠오르게 하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소위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고들 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의 경험이나 다녀온 추억, 소중한
사람들과의 기억들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늘 자리할 수 있지만 그것을 이미지화 시킨 것이 사진이고 때로는 기억이 가뭇거리는 경우에 남겨진 사진을
통해서 우리는 그때를 회상하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완전히 틀린말도 아닌것 같다.
요즘은 너무나 쉽게 찍고 또 마음에 안들면 삭제해 버릴수도 있게 된 것이 사진이며 필요하다면
보정도 가정해져버려 때로는 추억마저도 수정이 가능해져버린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여전히 사진을 보면서 떠올리게 될 그 사진에 담긴 이야기는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아마리 종활 사진관』은 영정사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죽음 이후 세상에 남겨진
사람들을 나를 대신해 맞이하게 될 이 세상에서의 진짜 마지막 내 모습이기도 할 영정사진, 최근엔 이런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도 종종 들을 수 있는데 책에서는 이런 영정사진과 관련한 네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미스터리 연작소설로서 '종활'이라는 말이
'인생을 마무리 짓기 위한 활동'의 줄임말임을 감안하면 미스터리라고는 하지만 무섭지 않은, 오히려 잔잔한 감동을 주며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리 종활 사진관을 운영과 관련된 사람들도 평범하지 않은 가운데 이곳은 딱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라기 보다는 '종활'을 위한 사람들을 배려해주는듯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사랑에 배신을 당하고 잘나가던 직장까지 그만 둔 가운데 아마리 종활 사진관의 헤어
스타일리스트로 취직하게 된 하나의 경우, 외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그녀가 남긴 유언장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야기가 무겁지 않게 그려지는
것만 봐도 이 책이 담고 있는 분위기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사진관과 관련된 손님들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어느새
몰입하게 만들어서 좀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할 정도이기 때문에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