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빠와 여행을 떠났냐고 묻는다면
안드라 왓킨스 지음, 신승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45세의 딸이 80세 아빠와 떠난 여행기 『왜 아빠와 여행을 떠났냐고 묻는다면』. 사실 두 사람 모두 적은 나이는 아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들 하지만 34일간 714킬로미터를 걷는다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문가가 걷기에도 쉽지 않아 보이는 거리이자 기간도 결코 짧지 않다. 게다가 아무리 좋은 사이도 여행의 과정에서는 다양한 돌발변수가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럼 사람이란 것이 감정의 동물이다보니 서로 마음이 상할수도 있고 그러나 좋은 사이가 더 나빠져서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과연 이 두 부녀는 714킬로미터에 달하는 길을 걷는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하는 것이 가장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 책의 저자인 안드라 왓킨스가 자신의 첫 소설 출간을 기념해 '나체즈 트레이스 파크웨이(Natchez Trace Parkway)' 길을 여행하고자 결심한다. 그리고 함께 떠날 사람들을 찾던 중 이런저런 이유로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마지막에 남은 사람이 바로 여든 살의 아빠였던 것이다.

 

뭔가 자신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길을 여행에 관심이 없는 아빠와 걷는다는 것, 시작전부터 뭔가 기대감이 커지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이런 아버지와의 동행을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공개하게 되고 이는 곧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된다.

 

사실 저자 자신의 이야기만도 해도 마치 소설 속 주인공 같다. 소위 공인 회계사로서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으나 그렇게 열심히 일한 안드라에게 남은건 위궤양, 결혼 실패와 같은 상처가 가득하다.

 

그리고 아빠와 떠난 여행은 역시나 쉽지 않다. 마치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떠올리게 하는 기간과 거리는 제 아무리 아름다워도 34일간 이어지다보면 이젠 현실적인 문제가 다가올 것이고 이런 때일수록 사람들은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또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상기시켜 볼 수 밖에 없어진다.

 

실제로 저자는 평소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그런 두 사람이 동행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였을텐데 마치 한편의 성장 소설을 보듯이 저자는 대자연 속을 묵묵히 걸어가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의 시간들을 보내며 아버지와의 관계 또한 개선해가며 화해를 하게 되고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이런 사실적이면서도 다소 극적으로 보이는 과정이 보는 이로 하여금 삶에 대한 열정과 도전의식, 나아가 자신과 좋지 않은 이와의 관계 개선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아울러 바로 이러한 점들이 두 부녀의 여행기를 지켜 본(그리고 읽어 본) 사람들들에겐 새로운 경험이자 한번쯤 도전해보고픈 도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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