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말할걸 그랬어
소피 블래콜 지음, 최세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살면서 자신이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는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 직후일 수도 있고 때로는 수 년(또는 수 십년)의 시간이 지나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일들 말이다. 그중에는 아마도 첫 눈에 반한것 같은, 한 눈에 호감을 갖게 했던 상대방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당장 말을 걸어보지 못했던 일에 대한 후회도 있을텐데 『그때 말할걸 그랬어』는 바로 그런 상황들을 일컫는, '놓친 인연(MIssed Connection)'에 대해 담아내고 있다.

 

이 책의 작가인 소피 블래콜은 현재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다수의 어린이 책에 삽화를 그렸고 그중 『루비의 소원』으로 에즈라 잭 키즈 그림책 상을 수상,『위니를 찾아서』로 칼데곳 대상을 수상한 바 있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책의 발단은 자신이 인터넷 블로그에 '놓친 인연'에 대해 글을 올린 것이 계기였고 이 글을 통해 실제로 맺어진 커플들에게서 27통의 이메일을 받기도 했으며 그중에는 사진을 보낸 커플과 청첩장에 삽화를 부탁한 커플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소피 블래콜은 어떻게 '놓친 인연'에 대해 글을 쓸 생각을 했을까?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패턴을 가진 그녀가 그래도 빼놓지 않고 나름의 규칙으로 삼은 것이 바로 일주일에 한 번은 작업실을 나서는 것이였고 그날도 그렇게 필요한 물건을 사서 돌아오던 중 한 남자를 전철 같은 공간에서 마주한다.

 

잠시 후 그가 전철에서 내렸을 때 창문 앞에서 무슨 말인가를 하게 되고 곧 알게 된 그 말은 바로 '놓친 인연(MIssed Connection)'이였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인터넷으로 '놓친 인연'을 검색한 그녀는 온갖 사연들을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고 장봐 온 가리비를 냉장고에 넣는 것조차 잊은 채 사연에 몰두하게 된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 흥미로운, 온갖 사람들의 놓친 인연에 대한 사연을 읽으면서 곧 사라질 이 사연들을 간직하고자 어렵게 블로그까지 개설하게 되고 점차 블로그 내의 글들이 세계 곳곳으로 알려지게 된다. 실제로 사연을 올린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사연에 대한 보다 여러 궁금증을 묻기도 하는 열정을 보이게 되고 어느새 메시지들을 종류별로 분류하기에 이른다.

 

결국 여기에 점점 더 빠져들자 역발상으로 자신이 관심을 갖게 된 이 일을 진짜 자신의 일로 만들어보려는 계획에 이르게 되며 이것이 지금 독자들의 많은 호응을 받게 된 『그때 말할걸 그랬어』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책에는 다양한 '놓친 인연(MIssed Connection)'에 대한 사연이 들장한다. 대부분의 글들은 남자가 여자를 찾는 사연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인 여자가 자신이 놓쳐버린 인연의 남자를 찾기도 하고 남자가 남자를 찾는 경우도 있다.

 

그 사연에는 찰나의 만남을 이룬 장소에 대한 정보부터 상대방에 대한 구체적인 외양적 모습이라든가 그 사람의 특징, 그때의 상황부터 사연을 적은 당사자에 대한 소개까지 여러 정보가 담겨져 있는데 때로는 두루뭉실하게 적혀도 있다.

 

사실 요즘처럼 각종 범죄가 발생하는 때에 (게다가 어쩌면 사연을 적은 사람이 상대방과의 교감이라고 착각해 사연을 올렸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낯선 이의 사연에 응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중에는 진짜 그 짧은 순간에도 마음이 오가서 상대도 놓친 인연에 대해 안탄까워하며 혹시라도 하는 생각에 이런 사이트를 검색해본다면 분명 그것은 놓친 인연이 아니라 평생을 이어갈 인연이 아니라곤 해도 어떻게서든 만날 인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한쪽의 일방적인 감정, 즉 상대방의 눈빛이나 행동 등을 오해한데서 오는 상호 교류의 오작동이라면 아마도 사연을 올린 이는 그 상대와 말 그대로 놓친 인연으로 끝날 것이다. 아니면 또다른 인연으로 다시 만나 이번에야말로 인연을 이어갈 수도 있고 말이다.

 

어찌됐든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봄직한 놓친 인연에 대해서 담아낸 책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고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작가의 역량을 한 컷의 이미지에 잘 담아내고 있다는 점도 높이살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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