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 자서전』묘하게 빠져드는 책이다. 글을 참 맛깔나게 잘 쓰신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를
날개와 생식기능이 없는 일개미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딘가 모르게 비애적인 느낌도 들지만 마냥 불쌍한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라는 점에서 이
땅의 수 천만 일개미들의 모습을 비교적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자기 인생에서는 주인공이나 이 사회에서는 대부분이 조연이자 단역이라는 표현은 사실 씁쓸하기도
하지만 아울러 솔직한 표현이기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다고도 하고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국에서는
이로 인해 폭력 시위까지 일어나고 있는 마당이다. 점점 더 좁아지는 취업문에 예전 같으면 학점과 외국어 시험 점수만 있으면 되었던 스펙이 어느새
하나 둘 늘어나면서 이제는 인터쉽, 해외어학연수, 외국어도 한 가지론 부족하며 면접을 위해서 성형까지 포함될 정도이니 실로 취업을 위한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준비를 해도 취업의 문을 통과하는 사람은 지원자에 비하면 소수이며 그들 역시도
천만다행으로 입사를 한다해도 이후의 삶이 탄탄대로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또 그 정글 같은 경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나가야하니 과연 무엇을 위해 우리는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나 싶은 자괴감까지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런 가운데 스스로를 일개미로 표현하며 자신이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경험담, 그 절실했던
면접 후기, 그러나 실상은 황당하기도 하고 허무했을지도 모를 실제 상황들을 이 책은 상당히 자세히 표현한다. 모든 기업이 이런 모습들은
아닐테지만 한편으로는 절박한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어찌됐든 그들이 원하는 요구대로 따를 수 밖에 없으니 점차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진정한 을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취업을 위해 수 백통의 이력서를 쓰고 미신 같아도 왠지 이렇게 하면 합격할 것 같아 남들은
모를 행동도 간절함을 담아 의미를 두고 하지만 또 실패해서 되돌아 나올 때 어느 새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아내는 모습이 참 안타깝기도
하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다행히 입사를 해도 자신이 적응하지 못해 나오기도 했고 돈은 적으나
여가생활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싶었지만 동시에 여가생활을 하려면 또 돈이 필요했고 월급은 괜찮다 싶으나 자신이 그곳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던
여러 상황들을 겪으면서 현재는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하며 글쓰기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작가다.
요즘 말로 왠지 웃픈 현실을 잘 담아내고 있는 이야기이여서 단순히 재미있었다고
말하기엔 뭣하지만 이 땅의 일개미는 물론 일개미를 넘어 더 높은 곳을 꿈꾸는 다양한 이들에게도 분명 재미 이상의 묘미를 선사할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