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이블 - 지나가는 마음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더 테이블』은 하루 동안 같은 카페의 똑같은 카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네 커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동명의 영화 <더 테이블>의 시나리오이자 영화 제작 이야기, 그리고 주인공들의 뒷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사실 영화를 보질 않아서 어떨까 싶기도 했는데 이 책을 보고나니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도 나처럼 아직 안 본 사람에게도 충분히 흥미로울것 같은 책으로 작가이자 감독인 저자가 작정하고 썼다기 보다는 언제 영화를 만들지 알 순 없으나 한가한 신년 연휴를 틈타 무려 사흘 만에 완성한 순수한 창작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 짧은 기간에 썼다고 하기엔 놀라울 정도로 흥미로운데 마치 하루의 시간을 4등분 해서 얼마 전 몇 달간의 여행을 다녀 온 민호와 그런 민화를 기다렸으나 어떤 명확한 관계라고도 할 수 없는 경진의 대화가 이어진다.

 

직장을 구해야 할지, 음식점을 차릴지를 놓고 진지한지 아니면 경진의 하고 싶었던 음식 잡지 만드는 일에 대한 관심을 표하기 위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둘은 살며시 시작되는 연인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한 대화를 선보이며 카페를 나선다.

 

두 번째 커플은 유명 연예인인 유진과 그녀의 옛연인이였던 남자 창석의 이야기로 지금 각기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근황을 묻고 너무나 달라진 모습을 서로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다.

 

세 번째 커플은 유일하게 젊은 여성인 은희와 60대의 숙자라는 여성으로, 은희는 남자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해 가짜 결혼을 하는 사기꾼이였다. 그런 은희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지금까지와는 달리 자신의 사기 행각을 위한 가짜 가족 연기가 아닌 전혀 다른 의미의 가짜 가족 연기를 부탁하기 위해 숙자를 만나 나누는 대화가 이어진다.

 

네 번째 커플은 현재 연인과 결혼할 사람이 있는 운철과 혜경의 이야기로 결혼을 앞둔 혜경이 운철에게 만남을 계속할 것을 요구하나 그는 단호히 거절한다. 어쩌면 혜경은 운철에게 자신을 붙잡아 줄 것을 부탁하는 것이였을까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되고 만약 운철이 진짜 혜경을 붙잡았다면 그녀는 그 결혼을 말처럼 그만둘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후 이야기는 은희가 가짜의 인생을 그만두고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지고 유진이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한 사진 작가와 메일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 운철이 혜경과의 인연을 마무리짓던 순간의 이야기들이 덧붙여져 있다. 아울러 이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영화 제작의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순수한 호기심과 기대에서 읽게 된 책이지만 하루의 시간, 하나의 공간이 테이블을 무대로 펼쳐지는 네 커플의 이야기가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해서 기대 이상의 재미가 있었던 그래서 영화로 제작된 모습은 어떨까하는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해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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