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포함 *
정지유 님의 작품은 이번에 만나게 된 봄미디어에서 출간된 『입장 정리』가 처음이다.
그런데 달콤한 아이스크림 가득 그려진 표지만큼이나 달달함이 기본 베이스로 깔린 책이여서 그 느낌이 참 좋았던것 같다.
대학시절 쓴 짧은 글이 단막에 채택된 이후로 3편의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소위
스타작가로 자리매김한 여주인공 박재영과 무려 2년이라는 시간동안 죽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두문불출하며 파파라치에도 머리카락 한올 잡히지 않다가
재영의 사극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다시 세간의 화제에 오르게 된 스타 배우인 남주인공 이강현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사극을 아예 강현을 염두해두고 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영이 새롭게 선보일
작품은 화제다. 그녀의 탄탄한 대본으로 인해 그녀와 함께 작업한 배우들은 드라마 종영 후 주가가 치솟아 그해 연말 연기 시상식에서 수상은 물론
수많은 광고 촬영과 차기작 선정까지 탄탄대로를 달리기 때문이다.
그런 재영은 오로지 남자 주연을 강현을 떠올리며 썼고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그를 캐스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사실 그는 재영이 이번에 이사 온 집의 윗층에 살고 있었다. 그리고 총각이라 알려진 그에게는 무려 6살된 예쁜, 강현을 아빠라
부르는 딸이 있었는데...
도무지 종적을 찾을 수 없는 강현 때문에 점점 조여오는 촬열 시작일과 캐스팅의 압박 때문에
힘던 어느 날 재영은 자신이 맞은편 집 현관 앞에 한 여자 아이가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되고 딱 봐도 어린 아이가 혼자있다는 말에 잠시 집으로
데려가 돌봐주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앞집 아이 하린이와의 인연, 아빠는 바쁘고 엄마는 원래 없으나 돌봐주는 아줌마가
있다는 아이의 이야기에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자신이 그토록 찾던 이가 바로 하린이의 아빠임을 알게 된다.
형의 아이이자 자신의 유일한 조카였던 하린이 형의 죽음으로 홀로 남게 되자 데려오고 결국
아빠가 되어 주었으나 세상의 관심이 아이를 헤칠까 두려워 스스로를 꽁꽁 감춰두었던 강현은 뜻하지 않게 재영과 마주치면 칠수록 철벽 같은 자신의
마음이 그저 마음뿐임을 알게 된다.
엉뚱한 매력이 철철 넘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하린이를 감싸안아주는 마음은 곧
강현에게도 전달되고 남들 눈에도 예뻐 보이는 재영이지만 자신의 눈에는 더 예뻐 보여 끊임없이 예쁘다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마음을 고백한다.
사랑하지만 자신과 하린의 존재가 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망설이던 강현은 누구보다
강단있게 그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재영을 만나 자신들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하나 둘 헤쳐나간다. 까칠대마왕 같지만 자기 여자에게는 누구보다 다정하고
예쁘다는 오글거리는 말도 눈하나 깜짝 않고 하는 매력남이다.
게다가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예쁜 얼굴보다 마음이 더 예쁜 재영은 특유의 친화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강현과의 멋진 케미를 선보인다. 둘의 닭살 돋는 애성씬이 그닥 많이 나오지 않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알콩달콩한 모습이 너무 예쁜 로맨스
소설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