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야기는 시작된다!'
엄천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띄지에 적힌 이 한 문장, 그리고
역시나 뒷편에 적혀 있는 '나는 그 남자의 뒤를 캐지 말았어야 했다!'는 문장이 무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거미집 짓기』는 바로 그런 책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읽기도 전에 충분한 기대감과 호기심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줄 수 있을텐데 전체적인 스토리도 매력적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는 범죄 스릴러 작가로 등장한다.
작품을 위해 캐릭터를 연구하는 그는 그 일환으로 낯선 사람들과의 인터뷰도 하는데 그 남자 '김정인' 역시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분명 처음에는 말이다.
우연히 마주친 한 남자. 얼굴에는 처음보는 사람들이라면 분명 눈길을 다시 돌릴 수 밖에 없을
정도의 끔찍한 화상 자국이 남은 남자를 나는 발견하게 되고 결국 작가로서의 호기심이 발동해 그에게서도 평소와 같은 인터뷰를 해보려고 한다.
김정인이라는 남자의 직업은 사회복지사로 처음엔 시간까지 정해두고 무탈하게 인터뷰가 진행되는
듯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나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게 하는 폭력을 행사한 채 가버린다. 결국 나는 한 인간으로서의 무너진 자존심에 대한 복수와
작가로서의 호기심 때문에 본격적으로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그저 시작은 그에 대한 복수심이 조금 더 큰데서 나온 행동이였을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김정인의 뒤를 캐면 캘수록 그가 감추고 있던 진짜 비밀에 다가서기 시작한다. 2012년의 이야기는 이렇게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또 하나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훨씬 전에 일어난 1963년, 그것도 삼척 도계의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삼척의 도계 탄광촌에 살고 있는 서희연이라는 여자아이. 마치 탄광촌과 대비를 이루는 듯한
그녀의 모습은 처음부터 이질적으로 보이는 동시에 어딘가 모르게 그녀의 순백이 쉽게 오염되어 버릴것 같은 불길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묘한 구도를
이룬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무기력해 보이는 엄마 사이에서 자신은 그런 삶을 살지않겠다며 도계를 떠나
간호사가 되고 싶었던 희연은 어느 날 도계로 돌아 오게 되고 마치 정해진 운명인것 마냥 그녀의 삶은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모습으로 전개된다.
각기 다른 두 이야기, 시대와 장소적 배경까지 다른 두 이야기의 접점은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며 아울러 이들의 관계를 추리해가면서 작가가 그속에 숨겨놓은 연결의 고리를 찾아가는 것도 묘미라면 묘미인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