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기쁨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류재화 옮김 / 열림원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검은 기쁨』은 프랑스 출신의 작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세 번째 소설집으로 지난 2010년에는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콩쿠르상의 단편소설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프랑스 작가 중 한 명으로 소개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의 작품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인것 같다.

 

책에는 총 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먼저 표제작이기도 한 「검은 기쁨」을 보면 두 젊은 음악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피아니스트인 크리스와 바이올리니스트인 악셀. 크리스는 숱한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 장본인이지만 정작 스스로는 자신의 실력이 악셀에 비해 부족하다 생각하며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중 둘은 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게 되고 마치 운명처엄 둘은 1위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순간에 놓이게 된다. 이야기는 마치 모짜르트를 질투했던 살리에르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결정적인 사건 이후에는 오히려 분위기가 반전되어 크리스가 아닌 엑셀의 심리가 묘사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다.

 

첫 번째 작품인「생 소를랭의 이상한 여인」은 70세로 세 번의 결혼과 사별을 거치면서 전남편들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은 마리 모레스라는 한 노부인이 등장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마리의 사연은 주변에서 볼때엔 화젯거리로 누군가는 그녀가 남편들의 유산을 노리고 독살을 했을거라 말하기도 하지만 마리는 무죄판결을 받아 법적으로 자유로운 상태.

 

오히려 마리는 사람들의 의구심에 어린 눈초리에도 당당하게 행동한다. 하지만 어느 날 마을에 부임한 젊은 주임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하게 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는데...

 

「귀환」은 바다 위에서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한 가장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레그는 화물선을 수리하는 기술자로 그에게는 네 명의 딸이 있는데 그중 어떤 딸이 죽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그레그는 어떤 딸이 죽었는지 알지 못한 채 항해 중인 화물선에서 육지에 도착할 때까지 이에 대해 생각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속담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그 정도에는 분명 차이가 있음을 우리는 안다. 소위 더 예쁘거나 아니면 더 속을 썩이거나 아니면 아픈 손가락이 있는 것이다. 결국 그레그 역시도 딸이 죽었다는 소식 이후 서로 연락이 닿지 않는 가운데 각기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네 딸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이다.

 

마지막 「엘리제의 사랑」은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앙리와 카트린의 이야기로 앙리는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프랑스의 대통령이며 카트린은 영부인이다. 둘의 모습을 보면 마치 쇼윈도 부부의 전형 같기도 하고 정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지극히 사적인 내용까지도 활용하는 앙리의 모습과 한순간에 파트너에서 적으로 돌아서버린 카트린의 관계가 흥미롭기까지 하다.

 

4편의 이야기 모두 재미있다는 점에서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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