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물거품 - 위대한 정신 칼릴 지브란과의 만남
칼릴 지브란 지음, 정은하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모래 · 물거품』은 시인이자 철학자 그리고 화가이기도 했던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의 작품으로 아마도 그를 떠올리게 하는 대표작이라고 하면 국내에서도 다수의 출판사를 통해 출간된 바 있는 『예언자』가 있을 것이다.

 

그가 태어났을 당시만 해도 레바논은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그의 고향 사람들도 학살을 피해 산 속으로 피난을 떠나 생활했다. 그리고 16,000명의 희생자를 낸 대학살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던 그는 초반 넉넉했던 살림이 곤궁해지면서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다.

 

다행히 어머니는 칼릴 지브란의 예술적 심성을 깊이 이해했고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자 고향이기도 했던 브쉐리의 대자연 속에서 그는 고독과 사색을 추구하는 아이로 자란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어린시절의 성장 배경이나 성장지의 자연 풍경이 이후 성인이 되어 창작해낸 그의 작품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던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결국 지브란의 가족들은 곤궁한 살림을 견디다 못해 미국 이민을 결심하고 떠날지에 대한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아버지를 두고 미국 보스턴으로 향한다. 원래 그의 이름은 지브란 칼릴 지브란이라고 하는데 이 즈음에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고 역시나 이 시기에 출판업자이자 예술가인 프레드 홀랜드 데이의 눈에 띄어 그림에 정진하게 된다.

 

이후 레바논을 다녀오기도 했고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와 다른 가족들의 죽음을 목격하기도 하고 프랑스로 가서 예술가적인 삶에 동화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성장기 이후 그리고 죽을 때까지 그의 주무대는 미국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그동안 여러 작품들을 발표했던 칼릴 지브란은 건강이 나빠졌고 뉴욕에서 48세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3개월이 흐른 후 그는 마침내 고향으로 향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시에 그의 귀향을 환영했다고 하는데 『모래 · 물거품』은 그가 1926년에 출간한 우화와 경구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역시나 진선출판사에서 출간한 『어느 광인의 이야기』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것 같다.

 

시라고 봐도 좋을것 같고 우화 모음집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고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삶에서 다짐하고 싶은 잠언들을 모아놓은 것 같기도 한데 칼릴 지브란 특유의 사색과 고뇌가 고스란히 녹아 든 작품인것만은 확실해서 짧지만 깊은 무게감마저 느껴지는 책이다.

 

삶에 대한 진정한 가치와 함께 그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할 바르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책이기도 해서 마치 한 자 한 자를 음미하듯 읽어보면 참 좋을것 같다.

 

게다가 칼릴 지브란하면 문학가로서만 알고 있었는데 그가 처음 예술계에서 돋보였던 것은 어쩌면 그림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화가로서의 칼릴 지브란은 어떠했을까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는게 사실인데 『모래 · 물거품』에는 고맙게도 그가 그린 그림들이 글 사이사이에 자리하고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미쳤다고 말합니다.

내가 내 삶을 팔아 금을 사지 않는다 하여.

그러나 나는 그들이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나의 삶에 값을 매길 수 있다고 여기므로.

 

……

 

나는 꿈도 소망도 없는 위대한 인간보다

성취할 꿈과 소망을 가진 보잘 것 없는 한 인간이고 싶습니다.

 

우리네 인간 중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자신의 꿈을 팔아 금과 은을 사는 사람입니다.(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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